Home / 로맨스 / 다시, 너를 붙잡다 / Chapter 141 - Chapter 150

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141 - Chapter 150

276 Chapters

제141화

심미연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강지한은 해도 해도 너무했다.강지한은 그녀의 떨리는 몸을 안은 채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심미연, 얌전히 말 들어. 그렇지 않으면 꽤 힘든 날을 보내게 될 거야.”심미연이 박유진을 좋아한다면, 그는 그녀의 옷을 모조리 벗겨 박유진의 앞에 내던져서 박유진과 엮이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심미연은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런 수모를 겪고 어떻게 박유진과 연락하겠는가?그는 언제나 결과만을 중요시할 뿐 과정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목적만 달성할 수 있다면 수단이 얼마나 잔인하든 상관없었다.이 끔찍한 상황 속에서, 심미연의 마음속에 싹튼 절망은 덩굴처럼 그녀를 옥죄어 숨 막히게 했다.‘지한 씨는 진심으로 나를 벗겨서 유진 오빠 앞에 내보이려는 걸까? 내 존엄은 안중에도 없는 건가?’만약 심미연이 아닌 온지유라면 결코 이토록 잔인하게 굴지 않았을 것이다. 강지한은 항상 그녀에게만 가차 없었다.“내 옆자리를 힘들게 손에 넣었으면 평생 그 자리를 지켜야지.”강지한은 그녀의 귀가에 낮게 속삭였다. 자신을 건드려놓고도 다른 남자에게 갈 생각은 어림없다는 뜻이었다.굴욕감에 몸서리치며 심미연은 목구멍에 차오르는 쓰라림을 꾹 삼키고 흐트러진 옷을 정돈했다. 정돈을 마친 후 고개를 들어보니 강지한은 여전히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이었다. 그런 그와 그녀의 초라한 모습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다.심미연은 몸을 약간 틀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옆자리로 가도 돼?”방금 겪은 굴욕으로 확실히 알았다. 사람들이 그를 염라대왕으로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그를 정말로 분노케 하면 진짜 염라대왕보다 더 무섭다.오늘은 억지로 그의 비위는 맞추는 데 그쳤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동시에 그녀는 강지한과의 결혼을 끝내야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심미연, 너 내가 무서워?”강지한은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그녀의 눈앞엔 두려움이 역력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일 정도였다.심미연은 조수석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Read more

제142화

심미연은 재빨리 감정을 추슬러내고 강지한을 돌아보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우리 엄마가 전화해서 오늘 저녁 너랑 나 보고 집에 와서 밥을 먹으라는데, 심서연의 결혼 문제를 의논하겠다나 봐.”“오늘 저녁 몇 시? 어디서 먹는데?”강지한은 연달아 물었다.심서연과 박유진의 결혼이라니 당연히 직접 개입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내일 당장 결혼식을 올린다고 해도 박수를 칠 것이다.“난 안 가.”부모가 자신을 미워한다는 걸 아는데 뭐 하러 가겠는가.“근데 네 엄마가 나를 초대했잖아?”강지한은 손을 뻗어 심미연의 뺨을 살짝 집으며 물었다. 박유진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기분 상한 건 아닌가 싶었다.“심씨 가문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봤자 사람들 심기만 불편해질 테니 갈 이유가 없지.”이미 슬픈 감정을 털어낸 심미연은 말할 때 옅은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어릴 적 심서연이 실종됐을 때 그녀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그들은 어린 그녀를 독종이라며 증오했다. 명백히 그녀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강지한은 그녀의 담담한 표정을 보며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잠시 후 입을 떼며 말했다.“집안사람들이 널 안 좋아하는 건 네가 나를 본가에 자주 데리고 가지 않았기 때문이야. 날 데려가기만 하면 너한테 아부하느라 바쁠걸?”심씨 가문 입장에서는 그에게 부탁할 일들이 있을 테니, 그가 심미연을 아낀다는 태도만 보이면 그녀에게 굽실거릴 게 뻔했다.“난 굳이 아부 받고 싶지 않고, 잘 지내고 싶지도 않아. 평생 이렇게 살 거야. 굳이 누굴 기쁘게 할 생각 없어.”강지한과 결혼한 지난 3년간 심미연은 깨달았다. 아무리 잘해줘도 진심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자신답게 사는 게 낫다는 것을 말이다.그녀의 아무렇지 않은 태도에 강지한은 잠시 불안해졌다. 혹시 앞으로는 자신도 비위를 맞춰주지 않겠다는 뜻인가 싶었다.시간을 확인한 심미연은 안전벨트를 매며 말했다.“일단 날 로펌에 데려다줘. 이러다 늦겠어.”더 이상 이 주제를 이어가고 싶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Read more

제143화

임현은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재빨리 심미연을 사무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변호사님은 우선 사무실로 들어가요. 제가 상황을 알아볼게요.”목소리만 들어도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낀 임현은 혹시라도 누군가 심미연을 해치려는 게 아닌지 걱정되었다.“그러지 말고 차라리 경찰을 부르는 게 어떻겠어요?”심미연이 말을 꺼내는 순간 한 그림자가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이 못된 년! 내가 이혼 소송을 맡겼더니 감히 내 남편을 유혹해?!”이 말에 로펌 내부는 금세 소란에 휩싸였다.의뢰인의 남편을 빼앗다니? 변호사가 상대편과 짜고 의뢰인을 배신한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이 삽시간에 퍼졌다. 도덕적으로 파탄 난 변호사는 자격이 없지 않냐는 비난도 터져 나왔다.임현은 급히 심미연 앞으로 나서서 그녀를 막아섰다. 거칠게 달려든 여자는 문틀을 붙잡고 가까스로 넘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이 상황을 참지 못한 임현은 낮은 목소리로 쏘아붙였다.“증거도 없이 이런 말씀을 하시면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 저희도 법적 대응이 가능합니다.”“증거 있어! 둘이 식사하는 사진이 내 손에 있다고!”여자는 증오로 불타는 시선으로 임현 뒤에 선 심미연을 노려보았다.“못된 년, 남의 남편을 꼬셨으면 당당히 나와서 나랑 맞서 보란 말이야!”여자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었다.‘내가 돈 주고 고용한 변호사가 내 남편 편을 들어 내 등을 치다니!’그렇게 생각할수록 한이 치밀었다.심미연은 임현의 어깨를 살짝 젖히고 앞으로 나섰다.“그 사진에 나온 사람이 정말 저입니까?”며칠 전만 해도 의뢰인은 정서적으로 불안해 심야에 상담까지 할 정도였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무슨 오해나 음모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누가 뒤에서 나를 음해하려는 건가? 정말 악랄하네.’여자는 심미연의 담담한 태도에 더 화가 났다.‘이 여자가 합의를 자꾸 권유했던 게 내 재산을 빼앗기 위한 속셈이었나?’분노가 가슴속에서 다시 치밀어 올랐다.“사진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Read more

제144화

심미연은 여자가 누군가에게 끌려 나가는 광경 따위에 신경 쓰지 않았다. 로펌 안에서 함부로 그 여자를 어떻게 할 리도 없었으니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가 사라진 이상 이제 본격적으로 이 일을 누가 꾸민 건지 밝혀내면 될 뿐이었다.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 넘긴 심미연은 인파 속에 숨어 있던 주아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은근한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뻗어 주아연의 가발을 확 잡아당겼다.“전에 도 대표님 차에서 정사하다가 사모님한테 딱 걸려서 머리를 밀리셨다던데... 가발을 쓰고 계셨군요.”이 업계에선 누군가 비밀을 만들면 또 누군가 그 비밀을 알아내기 마련이다. 한번 소문이 나면 금세 퍼져나가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된다.주아연은 항상 그녀보다 못했다. 그래서 돈 많은 유부남이라도 꼬셔보려고 했던 것인데, 하필이면 상대가 아내를 무서워하는 사람이었다. 아내가 나타나자마자 그는 꼬리를 내렸다.주아연이 그런 일을 당한 날로 누군가 그녀에게 영상을 보냈다. 주아연이 가만히 있었다면 그녀도 이 영상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백현지 때처럼 말이다.주아연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고 로펌 내에서 아무 소문도 듣지 못했기에 아무도 모르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심미연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줄이야. 증거까지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해졌다.“그리고 아까 나간 제 의뢰인께 제가 그분 남편을 꼬셨다고 부추긴 사람도 주아연 변호사님 맞죠.”심미연은 여자가 보내준 사진을 휴대폰으로 열어 보였다. 사진 속 여성의 등에 있는 붉은 점을 짚으며 말했다.“주아연 변호사님 등에도 똑같은 붉은 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사진 속 얼굴은 분명 주아연이었지만 몸은 다른 여자였는지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단숨에 달라졌다.“아까 의뢰인이랑 주아연 씨가 비상계단 쪽에서 속닥이던데 한패였나 봐.”“또 심 변호사랑 동시에 들어왔잖아. 심 변호사는 벌써 유명 변호사가 됐고 주아연 씨는 아직 재판도 못 나가봤다던데... 질투였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8
Read more

제145화

진아리에게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심미연은 요즘 계속해서 증거를 모으고 진아리 남편 주변 인물들을 몰래 조사하고 있었다. 그녀는 진아리를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돌아온 건 뒤통수에 칼을 꽂는 배신이었다.그런 사람이라면 평생 고통받아 마땅하다고 여겼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사람을 힘든 상황에서 구해줄 필요도 없었다.임현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변호사님, 이제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심미연은 옷차림을 가다듬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차를 기다리며 심미연은 신하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신하린의 목소리에는 죄책감이 묻어났다.“미연아, 미안해!”“나 배 아파. 의사한테서 약 받아서 법정으로 좀 가져와 줘. 지금 당장. 재판 시작 전에 꼭 먹어야 해!”아까 그 여자가 달려들었을 때 손으로 막은 덕에 그나마 이 정도로 끝났다. 아니었으면 더 심하게 아팠을 것이다.요즘 들어 왜인지 자꾸 배를 다치는 일이 많았다.‘이러다 뱃속 아이가 언젠가 견디지 못하고 사라지면 어쩌지...’그녀는 속으로 불안감이 스쳤다.“배 아픈데도 법정에 가겠다는 거야? 그렇게까지 해야 해?”신하린은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심미연이 안쓰러워서 한마디 했다.임신한 사실을 강지한에게 들키지 않으려니 입원조차도 미리 가짜 진단서를 준비해야 했다. 배가 아파도 일을 미룰 수 없었고, 혹시라도 임신 사실이 드러날까 매일 전전긍긍이었다.“지금은 참을 만해. 걱정 말고 빨리 병원 가.”심미연은 미간을 짚으며 살짝 쉰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몸 상태 계속 신경 쓰고 이상하면 당장 병원 가는 거다, 알지?”신하린은 조바심 가득한 목소리로 당부했다.“응, 알겠어.”마침 차가 도착하자 심미연은 전화를 끊었다.차에 오르자 임현이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물었다.“변호사님, 어디 불편하신가요? 제가 대신 신청이라도...”“아니에요, 괜찮습니다.”오늘 이 재판은 반드시 치러야 하고 미룰 수 없었다.임현은 더 묻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9
Read more

제146화

심미연은 무심결에 휴대폰을 꽉 쥐었다.시어머니가 그녀에게 리우를 떠나라고 하는 건, 온지유를 위해 걸림돌을 치워주는 걸까? 마치 이전에 그녀가 누군가를 시켜 수액에 유산약을 주입했던 것처럼 말이다. 온지유가 임신했으니 그녀의 아이는 죽어야 하는 건가 싶었다.“내가 통보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 어머님한테 직접 전화하게 할게!”수화기 너머로 거칠어진 숨소리를 들은 온지유는 속으로 크게 흡족해하며 말했다.“내가 임신했으니, 넌 무조건 나한테 양보해야 해. 알겠어?”심미연은 힘껏 심호흡을 하고 나서 답했다.“지한 씨가 리우의 대표예요. 해고 건은 지한 씨가 직접 말하라고 하세요!”강지한이 가라고 하면 그녀는 주저 없이 떠날 것이다.온지유는 콧방귀를 뀌었다.“심미연, 너 지금 어머님한테 대놓고 대드는 거야? 아니면 강씨 가문의 늙은이가 널 지켜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그녀는 속으로 심미연이 문소영과 갈라서길 바랐다. 그래야 강준형이 보호하고 싶어도 못 보호할 테니까. 심미연이 집안에서 쫓겨나는 것도 시간문제다.그렇게 되면 그녀가 강지한의 합법적인 아내가 될 수 있고, 뱃속에는 강지한의 아이까지 있으니 강씨 가문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 지위는 강지한 바로 다음이다.온지유는 강지한과 함께하는 수많은 장면을 마음속에서 그려봤다. 하나같이 아름다운 장면들이었고, 강지한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갈수록 강렬해졌다.심미연은 온지유가 강준형을 그렇게 험담하는 걸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지한 씨와 결혼한 3년 동안, 제가 여기까지 온 건 할아버지 도움 아니라 제 힘입니다! 팀장님, 마지막으로 말씀드릴게요. 본인 위치를 똑바로 하세요! 지한 씨와 저는 부부고, 리우는 저희 거예요! 제가 떠나는 건 아무나 결정할 수 없고 오직 지한 씨만 할 수 있어요!”온지유가 리우에 온 첫날부터 심미연은 자신이 언젠가 해고당하리란 걸 예감했다. 다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을 뿐이다. 그렇지만 온지유 앞에서만큼은 절대 기죽지 않을 것이다.임현은 그 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0
Read more

제147화

자신처럼 존재감이 없는 사람은 리우에 온 첫날부터 심미연이 봐줬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임현은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감히 심미연의 사과를 받겠는가.“전에 제가 리우에서 어떤 신분이었든 앞으로도 마찬가지고, 이건 임현 씨 혼자만 알고 계시면 돼요. 절대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요!”심미연이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사모님이라고 부르지도 말고 계속 변호사님이라고 부르면 돼요.”사모님이라는 호칭도 그저 하나의 호칭일 뿐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임현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로펌의 다른 사람들은 줄곧 온지유를 미래의 사모님으로 떠받들어왔는데, 진짜 사모님은 이미 모두 곁에 있었다고 말이다.심미연이 너무 꽁꽁 잘 숨기고 있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즉 온 세상에 알리고 싶어 안달이었을 소식을 말이다.하지만 임현은 걱정되었다. 이제 심미연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되었으니 예전처럼 함부로 대할 수는 없고, 당연히 어느 정도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로펌 사람들은 눈치가 빠른 편이라 언젠가 이 변화를 눈치챌 수도 있었다. 그러면 심미연의 비밀을 지키기 어려울지도 몰랐다.“임현 씨, 오늘 사건 꼼꼼히 검토해 봤나요?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면 승률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심미연이 임현에게 물었다.법정에서는 순간적인 대처 능력이 관건이다. 상대방이 언제든 새로운 증거나 증인을 내세울 수 있다. 강한 멘탈과 빠른 대응력이 없으면 승소하기란 정말 어렵다.“아니요...”임현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 심미연을 따라 법정에 나갔을 때는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갑자기 의견을 묻자 당황스러울 뿐이었다.“생각해 보지 않았어도 괜찮아요. 다음에 사건 자료를 정리할 때는 좀 더 고민해 보세요.”만약 심미연이 리우를 떠나게 된다면 임현은 혼자 성장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가능한 한 많은 걸 익혀두는 게 그녀에게 유리했다.임현은 심미연이 진지한 표정을 짓는 걸 보고 괜히 마음이 불안해졌다.“변호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1
Read more

제148화

심미연은 한참 지나서야 천천히 숨을 내쉰 뒤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이유가 뭐야?”‘온지유가 한마디 했다고 바로 휴가를 주는 거야?’“몸이 안 좋다며. 병원에 좀 더 있어.”강지한의 답변은 배려심 많은 이유처럼 들렸지만 심미연은 발밑에서부터 한기가 스며들 뿐이었다.예전이라면 감동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몸속까지 싸늘해지는 기분이었다.“지한 씨, 편애는 당연히 할 수 있어. 근데 아무것도 모르고 남 말만 믿고 날 죄인 취급하는 건 아니지 않아? 이번 일은 리우 직원 중 누군가가 일부러 날 곤란하게 했고, 난 그냥 조금 반격했을 뿐이야. 근데 온지유 전화 한 통에 내일 출근하지 말라고? 이게 말이 돼?”심미연은 억울함에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자신이 잘못한 게 없는데 왜 휴가를 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지한 씨가 날 사랑하든 말든 난 아직 지한 씨 아내야. 내 체면은 지한 씨와도 이어져 있어. 온지유가 정신을 못 차린다 쳐도, 지한 씨 머리까지 안 돌아가는 건 아니잖아?”리우 직원들은 온지유를 미래 사모님으로 여기며 알랑대고 있다. 평소 심미연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이들은 얼른 그녀가 나가떨어지길 바라며 온지유에게 험담을 부풀려 전했을 것이다.온지유는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써서 심미연을 겨냥하고, 강지한은 심미연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인물이다.강지한의 한 마디로 온지유는 목적을 달성하고, 심미연은 온지유가 권력을 과시하는 희생양이 된 꼴이었다. 생각만 해도 우스웠다.“심미연, 넌 왜 자꾸 지유 탓만 해? 너 자신부터 돌아봐. 지유는 줄곧 네 칭찬을 하면서 나한테 너랑 싸우지 말라고 했어. 근데 넌 지금 하는 말이나 행동이나 그게 뭐야?”심미연은 헛웃음을 지었다.“그럼 이렇게 하자. 내 손에 있는 사건들 다 처리한 뒤에 휴가 들어갈게. 그러면 됐지?”‘온지유가 나를 칭찬을 했다고?’웃기는 소리다. 그건 그냥 겉치레 말일 뿐이다. 눈치 있는 사람이면 바로 알 텐데, 강지한은 진짜 몰라서 이러는 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2
Read more

제149화

심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알겠어. 이제 들어갈게. 너 먼저 가.”신하린은 등 돌리고 두어 걸음 갔다가 다시 달려와 심미연을 꼭 안으며 숨 가쁘게 말했다.“미연아, 나 그 사람한테 부탁해서 네 병원 바꿨어. 이제 병실에 몰래 들어와서 널 해치려는 사람 걱정 안 해도 돼!”그렇게 말한 뒤 신하린은 재빨리 달려가 버렸다.심미연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가가 붉어졌다.겨우 그 사람에게서 벗어난 신하린이 그녀를 위해 다시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성인이 된 그녀가 둘 사이에 무슨 거래가 오갔는지 모를 리 없었다.‘신하린, 정말 바보 같아...’...인하병원, VIP 병실.온지유는 아직 얼굴이 부어 있어 좀 우스꽝스럽게 보였다.뱀독은 제거했지만 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상태였다.요 며칠 뱃속이 불편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스러웠다.그녀는 이 모든 불편과 고통을 심미연 탓으로 돌리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지한 씨, 미연 씨가 한 말 너무 신경 쓰지 마. 오늘 리우에서 기분 상했다잖아. 지한 씨가 남편이니까 화풀이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아? 이따 가서 좀 달래줘.”온지유는 살기가 서린 강지한의 얼굴을 보고도 나긋나긋하게 말했다.“넌 계속 걔 편만 들고, 걔는 널 마음에 안 들어 하잖아! 앞으로 내 앞에서 걔 칭찬하지 마. 듣기 싫어!”강지한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얼굴빛도 점점 험악해졌다.요즘 심미연은 왜 이렇게 성질이 거센지 의아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온 배짱이란 말인가?“둘이 부부잖아. 서로 이해하고 품어줘야지.”온지유는 강지한의 말을 듣지 않고 듯 계속 부드럽게 말했다.“이번에 미연 씨가 리우에서 의뢰인이랑 싸우고 소란 피운 건 사실 영향이 커. 며칠 쉬게 한 뒤, 일이 잠잠해지면 다시 출근하게 하는 게 오히려 보호하는 거야.”강지한은 미간을 주무르며 답했다.“심미연은 네가 말한 대로 처리할게. 의뢰인 쪽은 네가 사람 시켜서 얘기할 거야. 리우가 무료로 소송 맡아준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3
Read more

제150화

온지유는 속으로 깜짝 놀라며 무심결에 침대 시트를 움켜쥐었다.‘둘이 사이 안 좋았잖아. 지한 씨가 왜 심미연 편을 들어주지? 심미연 그 천한 년이 분명히 나 몰래 지한 씨를 유혹한 거야. 뻔뻔하네!’“몸조리 잘하고 회복되면 퇴원해. 어머니한테 말해뒀으니 네가 가서 같이 지내. 성 비서한테 영양사랑 도우미 구하라고 했어. 돌아가면 널 보살펴줄 사람 있으니 신경 쓸 거 없어.”강지한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나갈 준비를 했다.요즘 회사가 정말 바빴다. 지자체 입찰 건도 마쳐야 하고 해외 지사도 상장 준비를 해야 한다.“지한 씨, 나 어머님이랑 같이 살기 싫어. 혼자 살면 안 돼?”온지유는 정말 문소영과 한집에서 지내기 싫었다.문소영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서 시간이 지나면 뱃속 아이에 대한 비밀을 알아챌까 걱정이었다. 이 아이는 애초부터 강지성의 아이가 아니니까.강지한은 그녀 말을 듣고 돌아보며 물었다.“왜?”그는 전에 온지유가 일 안 하면 굶는다길래 먹고살 걱정 없게 해주려고 한 말이었다. 이제 와서 왜 또 싫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됐다.“의사가 임신 기간 내내 기분 좋게 지내야 한다고 했어. 그래야 아이한테 좋대. 근데 어머님이랑 같이 있으면 사이가 안 좋을 것 같고, 그러면 아이 키우는데도 안 좋아!”온지유는 다급하게 설명했다.그녀는 강지한이 진짜로 문소영과 살게 할까 봐 두려웠다.강지한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성 비서한테 매달 생활비 넣으라고 할게.”온지유는 잠시 안도했지만 곧 다시 불안해졌다.“네가 내게 생활비 보내는 건 명분이 없잖아. 나중에 미연 씨가 알면 법적 수단으로 돈 돌려달라 할 거야!”온지유는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사실 빨리 강씨 가문의 정식 안주인이 되고 싶었지만 이런 말은 못 했다.강지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일단 갈게. 이건 다시 생각해 보자.”병실을 나서며 강지한은 이번 달 심미연에게 생활비 2000만 원 더 주라고 성무진에게 말하는 걸 깜박했다고 생각했다.‘회사 돌아가면 바로 송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24
Read more
PREV
1
...
1314151617
...
2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