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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121 -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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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임혜자는 강지한이 심미연을 안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둘의 관계가 좋아진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이젠 사모님이 떠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심미연은 얼굴을 강지한의 가슴에 묻고 머리를 급히 굴렸다.그녀가 아직 딴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지한은 벌써 그녀를 안고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몸에 스며드는 한기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이미 욕실 거울 앞에 서 있었고 옷은 이미 반쯤 벗겨진 상태였다.심미연은 마음이 다급해져서 말했다.“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강지한은 눈을 가늘게 떴다.“음?”높아지는 말꼬리에는 위험한 기운이 담겨있었다.심미연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며 짙은 욕망으로 불타오르는 그의 눈을 마주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떨렸다.“금... 금방 다녀올게.”강지한은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에 큰 손을 올려놓았다.“나 가지고 노는 거야?”“부끄러워서 그래!”심미연은 수줍은 듯 얼굴을 돌렸다.강지한은 그녀의 말에 기분이 좋아져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3년이나 같이 살았는데, 내 몸에 뭐 볼 게 남았다고 부끄러워해?”하지만 수줍어하는 여자의 모습은 꽤나 매혹적이었다. 그의 마음이 간질거렸다.그의 말을 들은 심미연의 얼굴은 더욱 붉어졌다.“내가 언제!”사실 막 결혼했을 때는 그의 몸을 몰래 자주 훔쳐보곤 해서 그의 몸에 있는 점의 위치까지 모두 알고 있었다.물론 이 사실은 강지한에게 말할 수 없었다.강지한은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참을 수 없어. 일단 한 번 하자.”두 사람은 아주 가까이 붙어 있었기에 심미연은 그의 몸의 변화를 확실히 느꼈다. 그가 막무가내로 나올까 봐 그녀는 심호흡하고 작은 손으로 거기를 잡았다.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인 적은 없었다.매번 강지한이 그녀를 이리저리 뒤집으며 괴롭혔을 뿐이었다.하지만 배 속의 아기를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었다.강지한은 순간 멍해졌다.여자의 작은 손은 너무 부드러웠다.그가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촉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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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심미연은 몸은 피곤했지만 정신은 멀쩡했다. 그의 말을 듣고 그녀는 붉은 입술을 달싹였다. “나 너무 힘들어. 손목도 아프고.”강지한은 그녀의 나른한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다.“누가 그렇게 열심히 하랬어?”3년이나 결혼했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아마 그녀가 처음으로 그에게 이렇게 적극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내가 열심히 안 했으면, 네가 좋았겠어?”피곤했지만 심미연은 마음속 경계를 풀지 않았다. 그가 다시 달려들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강지한은 목울대를 움직이며 낮게 웃었다.그는 꽤 좋았다.하지만 여자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 이유가 자신에게 부탁할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심미연은 미소 짓는 그의 얼굴을 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지한 씨, 지금... 기분 좋아?”그녀가 열심히 그를 섬긴 데에는 목적이 있었다. 강지한은 그녀의 목적을 짐작했지만 모르는 척했다.“왜? 한 번 더 해 주려고?”그는 일부러 노골적으로 말하며 마디가 뚜렷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을 휘감았다.심미연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강지한, 이 자식, 날로 먹으려고 하네! 정말 너무했어!’하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심미연은 울상을 지으며 허리를 곧추세우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지한 씨, 내가 잘못했어. 제발 하린의 작업실은 좀 봐줘.”“네가 뭘 잘못했는데?”강지한은 일부러 물었다. 사실 심미연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신하린의 작업실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 줘. 당장 고칠게! 제발 하린이 좀 봐줘. 응?”그녀는 다급하게 말했다.강지한의 비위를 거스를까 봐 그녀는 전전긍긍했다.“이제 겨우 한 번만 했는데 벌써 요구를 하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강지한은 일부러 굳은 얼굴로 낮은 목소리를 냈다.심미연은 당황한 얼굴로 입술만 달싹거렸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남자는 멍하니 있는 그녀를 샤워기 아래로 끌고 가서 수도꼭지를 틀었다.차가운 물이 머리 위로 쏟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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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심미연은 잠시 생각하다 물었다. “이혼하고 그 여자가 세운 회사의 수익을 분할 받고 싶으신 거죠?”“네! 남편이 투자한 돈으로 그 회사가 번 돈을 나눠 받고 싶어요!”그녀에게 그 돈은 혼인 기간 동안 형성된 공동 재산이었으니 분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였다.“지금은 좀 늦었으니 내일 저희 사무실로 오시면 자세히 상담해 드리겠습니다.”전화로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우니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네,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몇 시쯤 편하신가요?”“내일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서요. 오전 중에 전화 주시면 시간을 정하도록 할게요.”내일 재판이 예정되어 있어 시간이 빠듯한 걸로 기억하고 있었다.“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연락드릴게요. 안녕히 계세요.”여자가 전화를 끊자 심미연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드레스룸으로 향했다.두 벌의 섹시한 시스루 잠옷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그녀의 입가에 차가운 조소가 스쳐 지나갔다.돈도 아깝고 공들인 시간과 정성도 아까웠다.결국, 그녀는 면 소재 잠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도 말리지 않은 채 노트북을 켜고 일을 시작했다.내일 재판을 위해서는 좀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했다.소송은 이겨야 할 뿐만 아니라 멋지게 이겨야 했다.남자는 샤워를 마치고 수건을 두른 채 나왔다가 노트를 보고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꽤 보기 좋았다.하지만 그의 표정은 굳어졌다.‘이젠 내 앞에서 가식조차 떨지 않겠다는 거야? 오후에 분명 섹시한 잠옷을 두 장이나 샀잖아? 근데 왜 안 입어?’그는 머리를 닦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허리를 굽혀 그녀의 노트를 빼앗았다.심미연은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노트를 빼앗기자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곧 정신을 차리고 남자의 손에 들린 노트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빨리 노트 돌려줘! 나 일해야 한다고!”다른 작전을 막 떠올린 참이라 빨리 메모해야 했다.강지한은 노트를 닫으며 물었다.“네 잠옷은?”심미연은 자신도 모르게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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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심미연은 그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하린이 말고 내 친구가 또 누가 있는데?”‘나는 지금 분명 하린이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 인간은 또 누구를 끌어들이려는 거야? 유진인가?’“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강지한은 그녀와 박유진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박유진에 관한 이야기를 피하며 그의 말을 못 알아들은 척했다.이 여자는 분명 뭔가 숨기고 있었다.심미연은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나와 유진은 예전에 이웃이었고 지금은 그냥 아는 사이일 뿐이야.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그녀의 이런 설명이 강지한을 만족시킬지는 알 수 없었다.강지한은 웃으며 말했다.“듣자 하니, 박씨 가문에서 널 며느리로 점찍었다던데?”심미연은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의 속마음을 읽어 내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 능숙하게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있어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생각하다가 진지하게 물었다.“남들이 하는 농담에도 그렇게 신경 쓰여?”그녀와 박유진 사이의 농담은 아주 오래전 이야기였고 지금은 다시 꺼낼 만한 가치도 없었다.게다가 열다섯 살에 처음 강지한을 본 이후로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직 그만이 자리하고 있어 다른 누구도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그녀에게 박유진은 오빠 같은 존재일 뿐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너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었어?”강지한은 그녀의 눈을 보며 비웃듯이 말했다.심미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난 당신이랑 결혼했잖아?”만약 그녀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박유진이었다면 어떻게든 그와 함께하려고 했을 것이다.그런데 중요한 건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은 강지한이었으니 박유진과 결혼할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는 것이다.강지한이 오늘따라 이 얘기를 꺼내는 건 혹시 그녀가 쓴 이혼 서류 때문인가?그녀는 이혼 서류에 강지한을 유책 배우자로 명시하고 재산분할을 요구했다.만약 그녀가 외도해서 유책 배우자가 된다면 재산분할을 요구할 자격이 없어진다. 이런 생각에 심미연은 웃음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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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남자의 차가운 숨결이 코끝으로 스며들었다.심미연은 의사의 말이 떠올라 깜짝 놀라 그를 밀어내며 소리쳤다.“지한 씨, 배 누르지 마! 아파!”어제 강지한 때문에 배가 아팠던 기억이 떠올랐다.다시는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았다.강지한은 인상을 찌푸리며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분명 자신에게도 호감이 있는 것 같은데 자꾸만 거부하는 모습이었다.아까도 그랬다. 차라리 손으로 해결해 줄지언정 그와 잠자리를 하려 하지 않았다.그러니 이 여자가 다른 마음이 없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강지한의 시선에 심미연은 등골이 오싹해져 다급하게 말했다. “나... 배 아파.”“어제도 배 아프다더니 오늘 또 아프다고? 내일 무진에게 연락해서 병원 검진 예약해 놓으라고 할게.”강지한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당연히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잠자리할 때마다 배가 아플 리가 없었다.분명 거짓말을 하거나, 아니면 그와의 관계를 거부하기 위한 핑계였다.심미연은 반사적으로 즉시 거절했다.“아니... 괜찮아!”성무진이 병원 검진을 예약하면 임신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만약 강지한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낙태를 강요할 것이 뻔했다.이 아이는 그녀의 아이이니 그녀는 반드시 낳을 것이다.강지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미연아, 너 나한테 숨기는 게 있지?”이 여자의 반응은 너무 이상했다.심미연은 몰래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했다.“요즘 재판이 몇 건이나 잡혀 있어서 자료 준비에 현장 조사까지 해야 돼. 너무 바빠서 병원 갈 시간도 없는데 일 끝나고 검사받으면 안 될까?”그녀는 어떻게든 빨리 강지한과 이혼해야 했다.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은 관계를 하면 안 되는데 그는 그쪽으로 워낙 혈기왕성한 사람이라 한두 번 거절하는 건 가능해도 여러 번 거절하기는 힘들었다.자칫 잘못하면 아이를 유산할 수도 있었다.설사 3개월 동안 강지한과의 관계를 피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배가 불러오기 시작할 것이고 그때는 임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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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지한 씨, 나 피곤해. 자자.”심미연은 예쁜 눈을 깜빡이며 이불 속에서 웅얼거렸다. 마치 어린아이가 애교를 부리는 듯 나른하고 달콤했다.하지만 속으로는 온지유가 빨리 강지한에게 전화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강지한은 잠옷을 들고 침대에 올라 이불을 잡아당겨 심미연을 앞으로 밀었다.그 바람에 그녀는 침대 위에서 굴렀고 이불은 풀어졌다.그녀는 황급히 잠옷을 움켜쥐었다.끝났다!더는 버틸 수 없었다.온지유는 정말 도움이 안 돼!“지...”심미연이 입을 열자 남자는 그녀의 팔을 잡아끌어 품에 안았다.“내가 갈아입혀 줄까, 아니면 네가 갈아입을래?”그는 꼭 보겠다는 심산이었다.심미연은 입술을 깨물고 그를 유혹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안 갈아입으면 안 돼?”아까 그녀는 강지한을 유혹해서 신하린을 봐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근데 열심히 유혹했더니 결국 손만 더럽히고 신하린도 구해내지도 못했다.만약 이제 와서 이 잠옷을 입는다면 강지한은 순식간에 짐승으로 돌변할 것이다.그녀는 그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배 속의 아기를 위해서라도 절대 입을 수 없었다.강지한은 그녀와 길게 말하기 귀찮아 그녀의 옷을 벗기고 빨간색 잠옷을 억지로 입혔다.심미연은 어쩔 수 없이 잠옷을 입었다.그러자 남자는 그녀를 안은 채 화장대 거울 앞으로 데려가 뒤에서 껴안고 그녀의 귓불을 깨물며 속삭였다.“오늘 밤, 거울 속에 비친 네 모습을 보면서 널 괴롭혀 줄게!”야한 빨간 잠옷은 그녀의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와 묘하게 어우러져 남자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었다.심미연은 부끄럽고 분해서 미칠 지경이었다.함정을 판 결과, 강지한에게 묻히게 생겼으니 말이다.강지한은 말을 마치고 그녀의 상체를 화장대에 밀어붙였다.심미연의 몸이 순식간에 뻣뻣하게 굳었다.그는 인상을 찌푸리고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미연아, 긴장 풀어.”심미연은 배 속의 아기를 생각하며 몸을 더 웅크렸다.강지한은 아픔에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그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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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지유가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을 왜 집안에 숨겼어? 그 애가 지금 임신 중인 거 몰라! 그것도 네 형의 아이를! 잘못되기라도 하면 미연은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라!”문소영은 따지듯이 물었다.강지한은 인상을 찌푸렸다.“별일 없었는데 왜 호들갑이에요?”그는 성무진에게 온지유의 교통사고 소식을 막으라고 지시했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네가 숨긴 건 미연을 감싸주려는 거잖아! 네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알아?”심미연 이야기만 나오면 문소영의 기분은 나빠졌다.강지한은 차분하게 말했다.“내 일에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지유가 걱정되면 사람을 많이 붙여서 돌보던가요.”그는 온지유의 교통사고를 조사하고 있었다.심미연의 행동을 보면 그녀가 사고를 낸 것 같지는 않았다.비록 그녀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억울한 누명을 씌우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네 엄마인데 어떻게 네 일에 신경을 안 써! 그리고 너 미연이랑 언제 이혼할 거야? 그날 백화점에서 이씨 가문 사모님을 만났는데, 그 집 막내딸이 돌아왔대. 지금 그 애한테 어울릴 만한 집안 아들을 찾고 있다던데, 예전에 걔가 너 쫓아다녔던 거 기억나? 차라리 너희 둘이 잘해 보는 건 어떻겠니?”문소영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강지한은 코웃음을 쳤다.“내 가정을 박살 내고 나를 다른 여자에게 넘기려고 이 밤중에 여기까지 온 거예요?”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밤중에 찾아오다니, 정말 어이없었다.“넌 미연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가정은 무슨 가정이야!”강지한은 짜증을 냈다.“늦었으니까 가보세요. 나 잘 거예요!”“미연은? 내가 왔는데 인사도 안 해? 꼭 거지 같은 집안에서 자란 티를 낸다니까. 예의도 모르고!”문소영은 위층을 보면서 빈정거렸다.그녀의 말에 강지한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미연은 내 마누라인데 그녀를 무례하다고 하는 건 나를 무례하다고 욕하는 거랑 마찬가지예요. 한밤중에 와서 왜 미연에게 시비예요? 걔가 뭘 잘못했다고?”그의 면전에서 아내를 욕하다니, 정말 어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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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가까이 다가간 강지한은 여자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채고 허리를 굽혀 침대에 앉아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았다.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지만 열은 없었다.“미연아, 왜 그래? 어디가 안 좋아?”강지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방금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잠깐 사이에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까.심미연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본능적으로 남자의 품으로 파고들며 나긋나긋하게 말했다.“지한 씨, 배가 아파.”정말 너무 아팠다!병원에 가고 싶었다.“병원에 데려다줄게!”강지한은 말과 동시에 그녀를 안아 올리고 일어서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이때 심미연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눈을 크게 뜨고 강지한을 바라보며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내려줘, 병원에 안 갈 거야!”병원에 가면 임신 사실이 들통날 것이다.그러면 아이를 지킬 수 없게 된다.그럴 순 없었다!강지한은 그녀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병원에 가기를 거부하자 얼굴이 굳어지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죽고 싶어도 내 집에서는 안 돼! 밖에 나가서 죽어!”아파도 병원에 안 가다니, 이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건가!심미연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화를 냈다.“살살 하라고 했잖아! 꼭 그렇게 힘을 줘야 했어? 지금 내 배가 아픈 게 누구 때문인데! 왜 나한테 화를 내!”다 그가 저지른 일인데 이제 와서 밖에 나가 죽으라니, 정말 너무했다.강지한의 얼굴에 잠시 어색한 기색이 스쳤지만 금방 평정심을 되찾고 말했다.“병원에 가서 검사받아 보자.”‘부부끼리 조금 친밀한 행동을 했다고 병원에 가야 할 정도라니, 정말 유난스러운 여자야.’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그렇게 말하는 사이, 두 사람은 이미 아래층에 도착했다.심미연은 초조해졌다.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바로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강지한은 눈썹을 치켜올리고 심미연에게 말했다.“내 바지 주머니에서 휴대폰 좀 꺼내 줘.”심미연은 알았다고 대답하고 마지못해 남자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휴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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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심미연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응, 안 아파.”지금 그녀는 어떻게든 남자를 보내고 싶었다. 그러니 배가 아파도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강지한은 입술을 깨물더니 허리를 굽혀 그녀를 바닥에 내려놓고 말했다.“혼자 방으로 돌아가. 난 간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가버렸다.심미연은 남자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재빨리 배에 손을 얹었다.“아가야, 얌전히 있어. 엄마가 금방 병원에 데려가 줄게!”이때 임혜자가 방에서 나와 심미연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다급하게 물었다.“사모님, 괜찮으세요?”심미연은 심호흡을 하고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임혜자는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사모님, 정말 괜찮겠어요?”심미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그런데 지금 잠깐 나갔다 올게요. 만약 내가 돌아오기 전에 지한 씨가 먼저 오면, 거짓말 좀 해 주세요.”임혜자는 이유를 묻지 않았지만, 속으로 무슨 일인지 몹시 궁금했다.임혜자와 작별 인사를 한 후, 심미연은 서둘러 신하린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하린은 전화를 곧바로 받았다.“미연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급한 일이야?”보통, 그들은 늦은 시간에 통화하지 않았다.그러니 분명 심미연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짐작했던 것이다.“하린아, 빨리 나 좀 데리러 와 줘. 방금 너한테 위치 보냈어!”심미연은 다급한 목소리로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배가 너무 아파. 빨리 병원에 가야 해. 안 그러면, 아기가 위험할지도 몰라!”아이가 이런 때에 오기로 했다면 그건 인연이 있다는 뜻일 테니, 그녀는 당연히 아이를 잘 보살펴야 했다.“강지한은 집에 없어?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 안 들어왔어?”신하린은 연달아 물었다.심미연은 매정하게 떠나버린 강지한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이 씁쓸해졌다.“방금 온지유한테서 전화가 와서 가버렸어.”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신하린이 수화기 너머로 욕을 퍼붓는 소리가 들렸다.“개자식, 진짜 머리가 돌았나! 자기 마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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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지한이 녀석, 어떻게 엄마보다 남을 더 챙겨!’하지만 그녀는 온지유에게 이 말을 할 수 없었다.“어머니, 지한 씨가 진짜 그렇게 말했어요?”온지유는 눈이 번쩍 뜨이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안 돼! 지한 씨는 심미연을 사랑할 리가 없어! 설령 사랑한다고 해도, 난 두 사람이 함께하게 둘 수 없어. 축복해 준다고? 절대 못 해!’“어. 그렇게 말했어! 자, 이제 시간이 늦었으니 넌 어서 자!”문소영은 온지유와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온지유, 이 여자는 강지한에게 너무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뭔가 이상해! 설마...’문소영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그만두었다.온지유는 전화를 끊자마자 화를 냈다.이때 간병인이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 하마터면 그녀가 던진 재떨이에 맞을 뻔했다. 간병인은 혼비백산하여 벌벌 떨며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온지유의 더러운 성질머리에 돌보던 사람들은 거의 다 떠나고 없었다.다만 그녀는 아버지 병원비 때문에 온지유가 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참고 견디고 있었다.그녀가 한창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온지유 씨 주무세요?”“온지유 씨는... 지금 화내고 계세요!”간병인은 말을 마치고 어깨를 움츠렸다. “방금 던진 재떨이에 하마터면 이마에 맞을 뻔했어요!”그녀는 고자질하고 있었다.강지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쉬러 가세요. 다른 사람이 올 거예요.”그의 기억 속 온지유는 상냥한 여자였다. 말투도 나긋나긋하고 큰 소리로 말하는 법이 없었다.그런 그녀가 화를 낸다고?간병인이 헛소리하는 게 틀림없다.“네!”간병인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온지유의 간병인은 여러 명이라 교대로 돌봤는데, 금방 다른 간병인이 왔다.강지한을 보자마자 간병인은 인사했다.“오셨어요.”간병인은 강지한과 온지유가 약혼한 사이라고 생각했고 그의 비싼 옷차림을 보고 부자인 것을 눈치채고는 아주 공손하게 대했다.강지한은 간병인을 흘끗 보고 병실 문을 열었다.온지유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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