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은 심미연의 안색이 안 좋아진 모습에 재빨리 사무실에서 나왔다.그렇게 전화가 세 번이 울린 뒤에 심미연은 전화를 받았는데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누군가의 짜증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언니, 간이 부었네? 감히 내 전화도 안 받고!”심미연은 한껏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무슨 일이야?”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친여동생인 심서연이었다. 어릴 적 잃어버리면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다시 찾게 된 뒤로부터 계속 태클을 걸어왔다. 심미연이 시집가기 전, 심서연은 심씨 가문에서 아주 고통스럽게 지냈다.“방금 유진 씨가 우리 집에 와서 파혼하겠다고 하더라. 이 빌어먹을 계집애, 언제 나 몰래 또 박유진까지 꼬신 거야!”대갓집 규수다운 면모는 온데간데없이 심서연은 수화기에 대고 거침없이 욕설을 퍼부었다.심서연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날 박유진이 자신과 만나자고 했던 게 차 사고에 대한 증거는 미끼였고 진짜 그녀와 하려 했던 말은 파혼에 대해서였던 것 같았다.다행히 그날 박유진과 만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심서연의 성격에 찾아와 일을 더 크게 벌였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유진과 심미연의 관계도 풀기 힘들어 지게 된다.사실 다른 사람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하지만 혹시나 강지한이 미쳐서 박유진을 찾아갈까 봐 두려웠다.“지금 대답하지 못한다는 건 너도 마음이 찔린다는 소리고, 찔린다는 건 맞다는 소리야!”심서연은 이를 악물고 다시 말을 이었다.“이 나쁜 계집애, 네 남자가 성에 안 차면 널린 게 남잔데 그 남자들한테 들이대지, 왜 하필 내 남자한테 꼬리 쳐!”열일곱 살의 심서연을 되찾은 뒤로부터 거의 매일 이런 심술과 투정을 받아줘야 했다. 3년 전, 박유진이 갑자기 출국하고 심미연이 뜻밖에 강지한과 결혼하게 되면서 그나마 소란이 잦아들었다.하지만 지금 박유진이 파혼을 먼저 제기하면서 또다시 심서연이 매일 찾아와서 괴롭힐까 봐 너무 걱정되었고 생각만 해도 짜증이 몰려왔다.“그런 짓을 벌이고도
Last Updated : 2024-12-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