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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101 - Chapter 110

249 Chapters

제101화

박유진의 물음에 심미연은 어리둥절해 있다가 되물었다.“무슨 증거?”온지유 차 사고에 대한 증거를 말하는 건가?근데 그 일은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고 심지어 신하린 조차 모르고 있을 텐데...“네 형님의 차 사고에 대한 증거 말이야.”순간 심미연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진짜네? 근데 이걸 박유진이 어떻게 알고 있지?“걱정하지 마. 증거들은 모두 합법적인 방식으로 알아낸 거니까.”심미연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박유진은 냉큼 그녀에게 해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증거들을 모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았다.“지금 내가 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이따가 다시 연락하면 안 될까?”심미연도 알다시피 지금 당장 모든 증거를 강지한 쪽으로 돌려도 이 일을 자신이 했다고 믿지 않을 것이고 그저 그녀가 증거를 위조했다고만 여길 것이다.강지한도 당연히 그녀를 보호해 줄 것이다. “그래. 그럼 네 전화 기다릴게.”박유진은 더 이상 캐묻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심미연은 핸드폰을 손에 꼭 쥔 채 문득 박유진이 알아낸 증거가 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박유진이 뭐라고 했기에 이렇게 혼이 빠진 상태야.”강지한의 싸늘한 목소리에 심미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나랑 유진이는 거의 친남매 사이란걸 알잖아. 근데도 그렇게 질투하고 싶으면 말리지는 않을게.” 심미연을 믿는 사람은 그녀가 굳이 해명하지 않아도 다 믿어줄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해명해도 듣지 않는다. 하여 쓸데없이 구구절절 해명할 필요가 없다.“이 강지한의 여자라면 파멸할지언정 다른 남자에게 절대 양보하지 않아!”강지한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박유진이 돌아온 뒤로부터 심미연은 이틀이 멀다 하고 이혼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참나...그의 말대로 그가 얻지 못하는 여자일지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심미연은 사실 이 말을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들을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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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심미연은 활짝 웃으며 답했다.“네!”강준형은 그제야 시름 놓고 밖으로 나갔다.강지한이 어떻게 행동하든, 그는 심미연이 기분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다.온지유는 강준형이 병실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재빨리 강지한에게 눈치 줬다.“지한 씨도 나가 있어. 나랑 미연 씨가 조용히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 강지한이 뭐라고 말하려던 순간 심미연이 말을 끊었다.“아니, 나가지 말고 여기에 증인으로 있어!”심보가 고약한 온지유가 자신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강지한을 시켜 또다시 찾아와 난리 칠 것 같았다. 강지한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이 여자가 대체 무슨 꿍꿍이지?심미연은 머리를 뒤로 깔끔하게 넘긴 뒤 사뿐사뿐 온지유의 침대 쪽으로 다가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미안해.”사실 여기에 오기 전까지 이 세 글자를 입 밖에 꺼내기 매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뱉고 나니 별것 아닌 것 같았다.그저 감정 없이 내뱉으면 되는 것이었다.온지유는 고개를 들고 한껏 창백한 얼굴과 아직 그렁그렁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물었다.“미연 씨, 왜 그런 일을 벌인 거야? 내가 그렇게 미웠어?”심미연이 여기까지 와서 사과했다는 건 분명 그 일을 자신이 했다고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온지유가 이렇게 물어보는 건 당연했다.심미연은 허리를 다시 곧게 세우더니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에게 되물었다.“사과했으니 이제 가도 되지?”사과만 하러 왔기에 굳이 다른 물음에 대답할 필요까지 없다고 생각했다.또한 온지유의 이 두 가지 질문을 한 목적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나중에 증거를 손에 넣고 나서 다시 온지유한테 따지리라 다짐했다.온지유는 한치의 죄책감도 없이 덤덤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슬슬 화가 치밀어 올랐다.대체 뭘 믿고 이리도 뻔뻔하고 당당한 걸까?“미연 씨, 요즘 지한 씨가 자주 나한테 와있어서 미연 씨가 많이 섭섭하다는 걸 잘 알고 있어. 근데 내가 임신하면서 몸도 안 좋고 옆에 있는 사람이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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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하지만 강지한은 단번에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아직 몸도 성치 않은데 얌전히 누워있어. 그리고 네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사과까지 하는 거야?”그는 한껏 다정한 말투로 그녀를 탓했다.심미연은 자기 남편이 자기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살뜰히 챙기는 모습에 가슴 쓰라렸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온지유는 그녀가 떠나려는 모습에 재빨리 강지한을 밀치고 침대에서 내려왔다.“쿵!”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는데 그녀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심미연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미연 씨, 내가 미안해.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 말이야. 지한 씨한테 너무 섭섭해하지 말아줘.”눈물을 흘리면서 호소하는 모습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심미연은 잠시 걸음을 멈칫했다가 얼굴을 찌푸린 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걸어갔다.온지유, 저 여자는 워낙 불쌍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인데 오늘 옆에 강지한까지 있으니 더 오바하는 것 같았다. 하여 여기서 입씨름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느낀 심미연은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강지한은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한껏 차갑고 매서운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심미연, 거기 서!”그의 목소리에는 화가 잔뜩 나 있었다.심미연도 짜증 났지만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았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온지유는 본 체도 하지 않고 오직 강지한을 향해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강지한 씨, 아까도 말했는데 분명 난 여기에 사과만 하러 온 거야. 그럼 이제 가도 되는 건데 여기서 뭘 더 바래?”심미연이 오늘 여기에 사과하러 온 건 오직 강지한이 외할머니의 일주일 치 약을 끊어줬기 때문이다.근데 온지유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무릎을 꿇은 걸 그녀더러 어쩌라고?설마 이 상황에 온지유를 위로하라는 건 아니겠지?“지유가 지금 말하고 있잖아? 사람이 말하는데 가버리는 건 무슨 매너야?”그러면서 냉큼 온지유를 일으켜 세웠다.“바닥이 차가운데 일단 일어서서 말해.”하지만 온지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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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강지한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지금 배속에 태아가 아직 불안정해서 무슨 일이 있든지 다 양보해 주고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이러다가 혹시나 뱃속의 아기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땐 아주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명심해!”강지한의 단호한 말투에 심미연은 무섭기고, 또 서럽기도 해서 울음이 왈칵 터져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고개를 들고 애써 눈물을 삼킨 뒤 다시 남자를 보며 덤덤하게 답했다.“지한 씨, 날 한 번이라도 자기 아내라고 생각해 본 적 있어? 날 아내 취급해 준적이 있냐고. 어떻게 우리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는데 애인보다 더 못한 취급을 할 수 있어?”밖에 남자들은 자기 아내한테 꽃은 물론이고 집이랑 자동차까지 통 크게 선물하고 또 접대 자리에도 꼭 데려간다는데 심미연은 여태껏 그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강지한은 한껏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에게 되물었다.“왜? 사모님 소리라도 듣고 싶었나 보지? 심미연 씨, 너무 욕심이 많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심미연은 그의 말에 갑자기 모든 게 재미없어졌다.“내일 시간 있으면 동사무소에 가자. 이제부터 어차피 사모님도 아니니까 내가 뭘 하든 상관하지 마.”두 사람은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심미연의 존재에 대해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하여 별로 득 본 것도 없었거니와 하루가 멀다고 강지한에게 모욕이나 당하면서 살아왔는데 더 이상 이런 삶을 살아가는 게 너무 지겨웠고 일찍이 이혼해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이혼? 꿈도 꾸지 마!”강지한은 차갑게 이 말을 내뱉은 뒤 온지유를 안고 다급히 병실 밖으로 나갔다.그렇게 심미연은 두 주먹을 꼭 쥔 채 병실에 홀로 남겨졌다.무슨 일이 있어도 저 사람과 이혼할 거야!이렇게 살다가는 언젠가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미연아, 괜찮아? 지한이 저놈이 널 괴롭힌 건 아니지?”귓가에 강준형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리자 심미연은 재빨리 표정을 감추고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전 괜찮아요. 할아버지!”그리고 그에게 다가갔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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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그녀고 강준형이 이렇게 해야만 마음이 놓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저 말없이 들어줬다.로펌에 도착 후, 심미연은 강준형을 다시 돌려보냈다. 차가 떠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돌아섰는데 주아연이 멀지 않은 곳에서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아이고, 우리 심 변호사님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언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까지 꼬셨대?”방금 심미연이 차 문을 열었을 때 분명 차 안에는 백발을 한 강준형이 있었는데 자기 실적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벌이고 다닌다고 생각했다.나이가 한참 많아 보이는 늙은이를 어떻게 설득했는지도 의문이었다.하지만 심미연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했다.매번 주아연과 입씨름하고 나면 후회스러웠다. 저런 사람한테도 인정을 베풀었던 자기 자신이 매우 미련해 보였기 때문이다.주아연은 심미연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모습에 더욱 기고만장해서 말을 이었다.“혹시 제가 정곡이라도 찔렀나요? 미연 씨, 전 미연 씨의 그 가증스럽고 쿨한 척하는 모습이 제일 싫어요!”언제나 주아연의 앞에서는 담담하고 여유로운 모습만 보여줬기에 그런 심미연이 질투 나기도 했고 또 그녀의 진짜 면모를 언젠가 드러내게 만들고 싶었다.주아연의 듣기 싫은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울리자 심미연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저는 그쪽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지 않은데요? 하루 종일 저를 감시하고 제 잘못을 잡아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은데, 제가 아무리 리우에서 나온다고 해도 당신은 여전히 지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 같네요. 제 자리는 언젠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주아연 씨, 예전에 그나마 당신에게 잘 대해줬던 것을 봐서라도 우리 이제 남남으로 지내면 안 될까요? 제발 인사도 하지 말아줘요.”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회사에는 친구보다도 적이 많아지기 마련이라 대부분의 사람이 시기와 질투로 가득 차 있다.그녀도 이해하지만 주아연한테만큼은 당하고 싶지 않았다.주아연은 심미연의 단호함에 할 말을 잃고 멍하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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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임현은 심미연의 안색이 안 좋아진 모습에 재빨리 사무실에서 나왔다.그렇게 전화가 세 번이 울린 뒤에 심미연은 전화를 받았는데 받자마자 수화기 너머에서 누군가의 짜증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언니, 간이 부었네? 감히 내 전화도 안 받고!”심미연은 한껏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무슨 일이야?”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친여동생인 심서연이었다. 어릴 적 잃어버리면서 헤어지게 되었는데 다시 찾게 된 뒤로부터 계속 태클을 걸어왔다. 심미연이 시집가기 전, 심서연은 심씨 가문에서 아주 고통스럽게 지냈다.“방금 유진 씨가 우리 집에 와서 파혼하겠다고 하더라. 이 빌어먹을 계집애, 언제 나 몰래 또 박유진까지 꼬신 거야!”대갓집 규수다운 면모는 온데간데없이 심서연은 수화기에 대고 거침없이 욕설을 퍼부었다.심서연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날 박유진이 자신과 만나자고 했던 게 차 사고에 대한 증거는 미끼였고 진짜 그녀와 하려 했던 말은 파혼에 대해서였던 것 같았다.다행히 그날 박유진과 만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심서연의 성격에 찾아와 일을 더 크게 벌였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박유진과 심미연의 관계도 풀기 힘들어 지게 된다.사실 다른 사람이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하지만 혹시나 강지한이 미쳐서 박유진을 찾아갈까 봐 두려웠다.“지금 대답하지 못한다는 건 너도 마음이 찔린다는 소리고, 찔린다는 건 맞다는 소리야!”심서연은 이를 악물고 다시 말을 이었다.“이 나쁜 계집애, 네 남자가 성에 안 차면 널린 게 남잔데 그 남자들한테 들이대지, 왜 하필 내 남자한테 꼬리 쳐!”열일곱 살의 심서연을 되찾은 뒤로부터 거의 매일 이런 심술과 투정을 받아줘야 했다. 3년 전, 박유진이 갑자기 출국하고 심미연이 뜻밖에 강지한과 결혼하게 되면서 그나마 소란이 잦아들었다.하지만 지금 박유진이 파혼을 먼저 제기하면서 또다시 심서연이 매일 찾아와서 괴롭힐까 봐 너무 걱정되었고 생각만 해도 짜증이 몰려왔다.“그런 짓을 벌이고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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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말을 마친 뒤 심서연은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강지한의 목소리가 너무 무서웠지만 그가 심미연한테 가서 난리 치겠다고 생각하니 또 기분이 좋았다.모든 이야기를 들은 강지한은 낯빛이 매우 어두웠다.심미연, 어디 두고 봐!바로 이때, 응급실 문이 열렸고 강지한은 재빨리 다가가 의사에게 물었다.“괜찮나요?”“상황이 많이 안 좋습니다.”의사는 한숨을 한번 쉬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이대로 가다간 뱃속의 아이도 지켜내기 힘들 것 같습니다.”하루가 멀다하고 넘어지고 차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는 임산부는 여태껏 본 적이 없었다.아직 임신한 지 석 달도 안 됐는데 이렇게 다치면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한테도 분명 안 좋을 것이다.강지한은 핏기 없는 얼굴로 누워있는 온지유를 한번 바라보더니 어렵게 대답했다.“제가 조심하겠습니다.”의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자리를 떴다.뒤따르던 간호사는 그제야 강지한의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훤칠하고 잘생긴 외모에 갑자기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헉!잘생겼다! 하지만 강지한이 차가운 눈빛으로 간호사를 쏘아보자 그녀는 냉큼 시선을 거두고 의사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온지유를 병실로 데려다주고 그녀의 침대 옆에 앉은 강지한은 또다시 아까 심서연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자기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어쩐지 최근에 심미연이 이혼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있더니 진작에 박유진과 뭔가 있어 보였다.이때, 온지유가 천천히 눈을 뜨더니 한껏 힘없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지한 씨...”“내가 간병인을 불렀는데 이따 올 거야.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야 할 것 같아.”강지한은 말을 마친 뒤 문 쪽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온지유는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다급히 그를 불렀다.“지한 씨!”강지한이 왜 그냥 가겠다고 하지?원래 옆에서 그녀를 간호해 줄 텐데?분명 심미연, 그 불여우가 또 옆에서 뭐라고 했겠지?강지한은 그길로 로펌에 갔다.주아연은 한창 로펌 사람들에게 심미연의 그 백발노인에 대해 헛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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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강지한은 어두운 얼굴로 서류를 넘겨받고 자세히 읽어보더니 다시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우리 사모님께서 아주 욕심이 지나치시네요. 이노 하이브의 주식이랑 구연궁도 다 넘기라고? 너무 간절하게 이혼을 요구해서 난 홀몸으로 나가는 줄 알았는데.”심미연은 목을 어루만지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그에게 말했다.“난 변호사야. 이혼은 당연히 자기 권익부터 보장하고 봐야지. 더구나 이혼 사유가 당신인데 이만한 위자료는 당연히 내놔야지 않겠어?”심서연이 그에게 뭐라고 나불댔는지는 모르겠으나 분명 그녀의 말을 듣고 지금 여기까지 와서 화를 내고 있다.하여 심미연은 아까 전화를 끊자마자 재빨리 이혼 서류를 작성해서 일부러 강지한의 주의력이 박유진이 아닌 이혼 서류에 쏠리게 했다.위험해 보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고 꽤 괜찮은 방법인 것 같기도 했다.“나 때문에 이혼한다고? 내가 뭘 했는데?”강지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며 물었다.“지유 씨는 시험관 임신인 거야? 혹시 상상임신은 아니지?”심미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그녀는 반드시 강지한이 박유진한테 주의를 돌리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했다.그런 강지한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변호사라 그런지 상황 파악이 빠르고 또 감정 조절도 잘하는 것 같았다.이런 식으로 대화의 주제를 돌리려 하다니.“이혼 서류를 들고 온지유의 임신에 대해 묻는 걸 보면 지금 너랑 박유진과의 사이에 대해 말하기 싫은 것 같은데 심미연, 대체 뭐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야?”강지한은 단호하게 물었다.심미연은 그의 입에 들리는 박유진이라는 단어에 또다시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표정을 보아하니 진짜 그 인간이랑 뭔가 있었네? 하, 네 입으로 지금 불래, 아니면 내가 가서 알아볼까?”강지한은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가 직접 알아보다가 뭔가 찾아내기라도 하면 그 후과에 대해 감당할 수 있겠어?”심미연은 눈앞의 남자가 한 모든 말을 가만히 듣자니 가슴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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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임현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심미연이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재빨리 문을 닫고 그녀에게 달려갔다.방금 사장님이 화가 잔뜩 난 채 사무실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고 급히 들어온 건데 역시나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고 간 것 같았다.설마 사장이 주먹을 휘둘러 심 변호사가 다친 건가?신고라도 해야 할까?임현은 한껏 복잡해 보이는 얼굴로 심미연을 바라보자 그녀는 눈치채고 어렵게 한마디를 꺼냈다.“저 좀 일으켜줘요.”다리에 힘이 풀려 스스로 일어서기 힘들었다.임현은 그녀를 소파까지 부축해 준 뒤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여기요.”심미연이 먼저 말하지 않으니 임현의 입장에서 대놓고 묻기도 힘들었다.어디까지나 이건 심미연의 사생활이기 때문이다. 심미연은 물컵을 건네받으며 말했다.“고마워요.”물을 마시자 심미연도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그리고 방금 벌어진 일들에 대해 해결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임현은 골똘히 생각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저 말없이 옆에 앉아 기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미연은 컵에 든 물을 한꺼번에 입으로 털어 넣은 뒤 말했다.“내일 열리는 재판 자료는 정리해서 메일로 보내주세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네요.”그리고 다급히 사무실을 나섰다.임현은 한껏 어두운 얼굴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심미연이 뭔가 사장한테 잘못한 것 같은데 혹시 이대로 잘리는 건 아니겠지?바로 이때, 심미연은 1층 로비에 내려오자마자 신하린에게 전화를 걸었고 곧바로 수화기 너머에서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미연아, 무슨 일이야?”“지금 바빠?”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몇 초간의 침묵이 흘렀는데 심미연은 단번에 이상한 점을 느끼고 당황해서 되물었다.“하린아, 무슨 일이 있는 거지?”강지한이 시킨 일이라면 성무진은 아주 빠르게 실행할 것이다.하여 신하린의 사무실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건 시간문제였다.“미연아, 내가 지금 좀 바빠서 이따 저녁에 전화할게.”신하린은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듯 매우 조급해 보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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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그럼 그 여자가 일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할아버지께서 감싸주는 건가요?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어요?”옆에 있던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여자도 같이 화를 냈다.“지유 씨가 너무 착해 빠져서 그래요. 그러니까 자꾸 다른 사람에게 당하는 거라고요!”이때, 포니테일을 한 여자가 허리를 짚고 앙칼진 목소리로 말했다.“기다려요. 우리가 아주 본때를 보여줄 테니까.”옆에서 듣고 있던 박인우가 더는 참지 못하고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지유 씨가 당신들처럼 악독한 사람인 줄 알아요? 그런 결정을 한 것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겠죠!”“인우 씨,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니에요? 심미연은 사람을 시켜서 지유 씨를 차에 치여 죽이려 했는데 아직도 그 여자 편을 들고 싶어요? 그럼 받아들일 만한 이유였다면 차에 치여 지유 씨가 죽어도 상관없겠네요?”아까 그 베이지 코드를 입은 여자가 못마땅한 듯 반박했다.박인우가 다시 그 여자를 빤히 보며 물었다. “보아하니 그쪽은 지한이 형을 마음에 두고 있네요.”그의 말투는 확신에 차 있었다.순간 그 여자는 정곡이 찔린 나머지 얼굴은 새빨개진 채 버벅거리며 소리쳤다.“당, 당신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그의 말이 헛소리인지 아닌지, 그녀의 당황스러운 표정을 보면 알 수 있다.순간 온지유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감히 강지한을 마음에 두고 있다니!육현성은 온지유의 어두워진 얼굴을 발견하고 박인우에게 눈치 줬다.“그만 돌아가!”모두가 심미연의 흉을 보고 있는 와중에 박인우 혼자만 그녀를 두둔해 말하니 여기에 더 남아있어봤자 사람들에게는 눈엣가시처럼 느껴질 것이다.박인우는 그의 말에 재빨리 일어났다.“네, 그럼 저는 이만 돌아갈게요.”두 사람은 원래 사이가 좋았고 육현성은 자주 박인우 앞에서 심미연의 흉을 봐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박인우도 자연스레 심미연이 별로라고 느껴졌다.하지만 온지유의 교통사고는 경찰 쪽에도 아직 심미연이 범인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는데 저 사람들은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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