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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다시, 너를 붙잡다: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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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심미연은 한 바퀴를 다 돈 뒤 강지한에게 넥타이를 선물해 주기로 다짐했다.3년이라는 결혼 생활 동안 매일 강지한의 옷을 직접 골라줬기에 이미 어떤 색의 타이를 사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가게에 들어서니 매점 직원이 활짝 웃으며 그녀를 맞이했다.“어떤 넥타이를 골라드릴까요?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심미연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혼자서 둘러보고 결정되면 부를게요!”그러자 점원은 냉큼 답했다.“네. 알겠습니다.”심미연은 둘러보다가 와인색 넥타이를 골랐다.강지한의 양복은 대부분 검은색, 하얀색, 회색으로 나뉘어있어 와인색이면 어떤 색의 정장이든지 다 잘 어울릴 것 같았다.결제하려고 핸드폰을 꺼내보니 강지한한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찢기에는 너무 적은데?]노골적인 그의 답장에 심미연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지더니 재빨리 결제하고 서둘러 가게에서 나왔다.하지만 너무 급히 빠져나온 관계로 웬 여자가 자신을 지나쳐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보지 못했다.그리고 그 여자는 점원에게 말했다.“방금 저 여자가 샀던 넥타이랑 똑같은 걸로 주세요.”백화점에서 나온 뒤 심미연은 시장으로 향했다.3년이라는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녀가 가장 많이 찾은 곳이 바로 시장이었다.그렇게 장을 다 본 뒤 심미연은 집으로 돌아와 침실을 꾸미기 시작했다.그리고 정원에 나가 한 바구니가 되는 꽃을 따와서 잘 다듬은 뒤 이쁜 물병에 꽂아 식탁 위에 올려다 놓고 주방에서 저녁을 하기 시작했다.도우미인 임혜자도 조용히 옆에서 거들었다.한 시간 후, 네 가지 맛있는 요리가 식탁 위에 올려졌다.그리고 그녀는 와인 한 병을 꺼내 잔에 부었다.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심미연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강지한에게 전화하려는데 갑자기 박유진한테서 먼저 전화가 걸려 왔다.심미연은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오빠.” “미연아, 미안해. 괜히 네가 오해를 받게 했네.”박유진은 한껏 다정한 말투로 사과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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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강지한은 성큼성큼 거실로 들어오더니 한껏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쏘아봤다.순간 심미연은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는 것 같았고 재빨리 핸드폰을 뒤로 감추면서 떨리는 목소리 맞이했다.“왔어?”하지만 강지한은 그녀 앞에 가만히 서서 그녀를 말없이 뚫어져라 바라만 보았다.심미연은 신하린의 회사만 생각해서 모른 척하고 다시 물었다.“아니면 먼저 올라가서 옷부터 갈아입어. 국만 뜨면 밥 먹을 수 있어.”순간 강지한은 그녀의 턱을 잡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방금 박유진이랑 통화하는 것 같은데 왜 내가 오는 소리를 듣고 바로 끊었어? 뭔가 찔리는 게 있나 봐?”심서연이 아까 심미연과 박유진은 죽마고우이고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온 사이인지라 박씨 가문에서는 심미연을 거의 며느리로 생각했고 심미연도 박유진을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정도라고 알려줬다.또한 3년 전, 박씨 가문에 재정위기가 닥치고 박유진이 행방불명이었을 때도 심미연은 박씨 가문에 가서 반드시 가문을 다시 살려내고 박유진을 찾아오겠다고 약속까지 했다고 심서연이 말했다.원래 강지한은 굳이 심미연을 뒷조사할 마음이 없었는데 최근 그녀의 행동을 고려해 봤을 때 무조건 알아봐야 했다.그러나 진실은 더욱 놀라웠다.알고 보니, 3년 전 심미연과 박유진은 혼인 신고했고 당일에 강준형이 박씨 가문에 돈 200억을 넘겼다.그렇게 박씨 가문은 다시 일어섰고 지금 이노하이브의 유일한 적수로 되었다.또한 박유진이 다시 경성으로 돌아오면서 심서연이 했던 모든 말이 사실로 증명되었다.당연히 이 모든 게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분명 다 계획되었으리라 생각했다.예전에 그는 심미연이 이토록 사모님 자리에 앉으려는 목적이 그저 허영심과 명예 때문이라고 여겼다.하여 심미연과 혼인 신고를 한 뒤, 일부러 결혼식도 올리지 않고 외부에도 알리지 않아 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였다.그래도 3년 동안 심미연은 이 일에 대해 별로 언급하지 않았고 또 줄곧 이게 그녀에 대한 벌이라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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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그녀와 박유진 사이...한두 마디로 해명할 수 없다.그러다가 강지한은 배를 어루만지고 있는 심미연을 보더니 차갑게 물었다.“배는 왜 쓰다듬고 있어, 임신이라도 했어?”순간 심미연은 심장이 바닥으로 내려앉는 것 같았지만 애써 차분하게 해명했다.“그저 위가 불편할 뿐이야. 그리고 매번 조심했는데 임신했을 리가 없잖아!”어딘가 많이 당황해 보이는 모습에 강지한은 눈살을 찌푸리고 다시 말했다.“좋기는 임신이 아니어야 할 거야. 아니면 진짜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심미연의 말대로 두 사람은 매번 열심히 피임했고 어쩌다 너무 급해서 콘돔을 사용하지 못한 날에도 이튿날 꼭 약을 먹었다.그런데도 만약 심미연이 임신한다면 그 아이의 아빠는 누구일까?심미연은 그런 강지한의 마음도 모른 채 그저 어떻게 하면 임신 사실을 속일까만 고민하고 있었다.혹시나 들키기라도 하면 분명 병원에 데려가 애를 지워버리라 할 것이다.이 아이는 오직 심미연의 아이였고 누구도 뱃속의 아이를 다치게 할 수 없다.임혜자가 국을 들고 왔는데도 심미연은 여전히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사모님, 식사하세요.”그녀의 작은 속삭임에 심미연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강지한의 팔을 끌며 말했다.“같이 올라가서 옷부터 갈아입자.”심미연은 일부러 그의 비위를 맞춰주는 척, 고분고분한 모습이었는데 강지한은 입맛을 다시다가 그녀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두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임혜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강지한의 성질은 날이 갈수록 살벌해지는 것 같았는데 다행히 심미연이 마음이 넓어서 그나마 그의 화를 받아준다고 생각했다.만약 온지유였다면 진작에 집에서 뛰쳐나갔을 것이다.이토록 살가운 사모님이면 소중히 받들어 모셔도 모자랄 판에 왜 저리도 냉정하게 구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강지한이 위층에 올라가자마자 침실 문을 열어보니 은은한 장미향이 코를 간지럽혔고 침대 위에도 장미꽃으로 하트가 그려져 있었다.심미연은 강지한을 힐끔 쳐다보더니 그에게 물었다.“우리 정원에서 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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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깜짝 놀란 심미연이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남자는 한껏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쏘아보고 있었는데 심미연은 숨을 한번 깊게 들이쉬고 낮은 소리로 해명했다.“배고파서 그러는데 먼저 먹고 하면 안 될까?”“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대체 왜 그래? 설마 박유진 때문이야?”강지한은 그녀에게 따져 물었다.그의 말대로 예전에는 남자가 신호만 보내면 심미연은 순순히 협조했다.그리고 두 사람은 유달리 속궁합이 잘 맞았다.하지만 며칠 전, 그녀가 이혼 얘기를 꺼낸 후로부터 계속 남자와의 잠자리를 거절했다.이러면서 딴마음이 없다고 하니 믿을 수가 있나!강지한이 의심의 눈초리로 심미연을 빤히 쳐다보자 그녀는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워낙 의심도 많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바로 알아차린다.순간,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 배를 또다시 어루만졌다.설마 임신한 사실을 눈치챈 건 아니겠지?“왜 말이 없어? 내 말이 맞다는 건가?”강지한은 또다시 화가 치밀어 올라 당장에라도 그녀의 목을 조르고 싶었으나 겨우 참았다.심미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그게 아니라 난 진짜 배가 고픈 것뿐이야. 그 사람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지금 절대로 강지한의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된다. 아니면 신하린의 회사가 한순간에 없어지는 건 물론이고 박유진한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강지한은 또다시 그녀의 얼굴을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았다.심미연은 당황한 기색을 애써 감추고 다시 변명하려던 순간, 강지한의 핸드폰이 울렸다.불구덩이 속에서 겨우 빠져나온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급히 강지한에게 말했다.“핸드폰!”그러자 강지한은 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차갑게 경고했다.“심미연, 좋기는 방금 했던 말들이 거짓이 아니어야 할 거야. 아니면 진짜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확인해 보니 온지유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아까까지 살벌하던 그의 눈빛이 순간 핑크색 하트로 변했다.심미연이 다른 남자랑 통화만 했는데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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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심미연 이 여자, 설마 지금 강지한한테 꼬리치려는 건 아니겠지?어림도 없어!“저녁에 회사로 또 나가봐야 해서 시간이 없어.”“아니면 내 옆에서 회사 일 보면 안 될까? 지한 씨, 나 너무 무서워...”온지유는 말하다가 눈물을 글썽거렸다.“이따 저녁에 다시 보자. 지금 밥 먹어야 해서 끊을게.”강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이렇게 시도때도 없이 우는 온지유가 가끔은 짜증났다.하지만 이 시각, 수화기 너머의 온지유는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핸드폰을 꽉 쥐었다.심미연, 그 여우같은 계집애가 강지한 앞에서 무슨 험담을 늘어놨기에 여기로 오지도 않겠다고 하지?간병인 안현자는 밥을 배달해 오다가 그녀의 어두워진 낯빛을 보고 순간 깜짝 놀라 물었다.“지유 씨...”이때 온지유가 갑자기 옆에 있던 물컵을 그녀에게 던지며 불같은 화를 냈다.“전 사모님이지 지유 씨가 아니에요!”안현자는 어깨를 맞고 그만 손에 힘이 풀려 들고 있던 쟁반 위의 음식들을 바닥에 쏟으면서 순간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쟁반 하나를 못 들어서 이 난장판을 만들어요? 이런 쓸모도 없는 사람을 간병인이라고, 그냥 꺼져요!”온지유는 신경질적으로 안현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강지한에게 받은 설욕을 전부 그녀에게 풀었다.그렇게 안현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쫓기듯 병실 밖으로 뛰쳐나왔다.더 있었다가는 목숨마저 위험할지도 모른다.정말 이상한 여자라니까.안현자가 떠나간 뒤에도 온지유는 분이 안 풀려 병실안의 물건들을 집히는 대로 다 깨부셨다.심미연 저 빌어먹을 계집애, 감히 온지유가 입원해 있는 틈에 강지한한테 꼬리치려 들다니!...박씨 가문의 식사자리.식탁에는 박유진의 부모님과 심서연의 부모님이 앉아 있었다.박유진이 파혼하겠다는 소식을 듣고 심서연의 부모는 재빨리 자기 딸을 데리고 여기까지 쫓아왔다. 하여 식사 분위기는 다소 어두웠다.박지훈은 박유진을 한번 힐끔 보더니 먼저 입을 뗐다.“저희쪽에서 먼저 파혼을 제기했던 원인은 확실히 제가 점쟁이한테 여쭤보고 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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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이미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일은 나중에 처리하면 안 되겠니? 지금은 너와 서연의 일을 이야기해야지!”사실 그녀가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심미연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와는 고부가 될 인연이 없었다.이미자는 심서연과의 결혼도 바라지는 않았지만 박씨 가문과 심씨 가문은 오랜 이웃이자 사업 파트너였기에 혼사가 깨지면 바렐 그룹도 큰 손해를 볼 터였다.그녀는 그런 결과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도 있었다.결정을 내릴 수 없었던 이미자는 아들에게 결정권을 넘기기로 했다. 어차피 결혼 생활은 아들이 할 것이고 아들의 감정이 가장 중요했으니까.“잠깐 택배 받고 올게요. 금방 올게요!”박유진은 말을 마치자마자 황급히 나갔다.“유진 오빠, 같이 가!”심서연도 따라 일어서며 다급하게 불렀다.그러자 심동현은 그녀를 쏘아보며 호통쳤다.“앉아!”심서연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아빠!”‘어렵게 유진 오빠를 만나서 좀 더 같이 있고 싶은데 아빠는 왜 따라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조은하는 심서연의 팔을 잡아끌며 말했다.“얌전히 앉아 있으렴!”박지훈은 입술을 오므렸다. 겉으로는 온화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심서연은 버릇없이 자랐고 속이 좁았다. 그런 아이가 며느리로 들어온다면 아들에게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게 뻔했다.남자에게 좋은 아내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었다.현명한 아내는 남편이 더 높이 올라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돕지만 어리석은 아내는 남편의 발목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며 패배자로 만들어 버린다.심씨 가문의 두 딸 중 아들이 심미연과 결혼한다면 그의 앞날은 탄탄대로일 것이지만 정말 심서연과 결혼한다면 그의 미래는 뻔했다.“엄마, 난 그냥 누가 오빠한테 택배를 보냈는지 궁금해서요.”방금 박유진이 허둥지둥 나가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심미연이 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심미연 그 몹쓸 년은 결혼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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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집사는 발걸음을 뒤로 물리며 그녀가 내민 손을 피했다.박씨 가문에서 이미 파혼을 제안했는데, 이 심서연 씨는 어디서 이런 자신감으로 자신을 이 집의 안주인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택배를 빼앗지 못한 심서연은 극도로 분노하며 손을 들어 집사를 때리려고 했다.“넌 박씨 가문에서 기르는 개일 뿐이야! 주인도 못 알아보는 주제에!”박유진은 참을 수 없어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호통쳤다.“심서연, 당장 입 다물어!”그도 집안의 도우미들을 결코 낮게 본 적이 없는데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욕한단 말인가.심서연은 손목이 부러질 듯 아파 엉엉 울었다.“박유진, 감히 날 괴롭혀! 미연이가 우리 사이를 이간질한 거 맞지!”그녀의 말에 박유진은 마음이 심란해졌다.“너는 꼭 모든 일에 미연이를 끌어들여야겠니! 미연이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네게 이런 모함을 당해야 해?”분명 심미연은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인데 심서연의 입에서는 마치 극악무도한 죄인처럼 매도당하고 있었다.심서연은 경악한 눈으로 눈앞의 온화한 남자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봤다.“오빠가 감히 그 천한 계집 때문에 나한테 소리를 질러! 박유진, 너 아직도 마음속에 그년을 품고 있는 거지?”박유진은 천천히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손을 놓았다.“약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 생각 정리되는 대로 연락할 테니 미연이를 찾아가거나 방해하지 마. 오늘 같은 일은 두 번 다시 없었으면 좋겠어!”심미연을 위해 그는 타협했다.그의 바람은 언제나 그녀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비록... 그녀를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이 자신이 아니더라도 말이다.그의 말을 똑똑히 들으며 심서연은 가슴속의 분노가 온몸을 덮치는 것을 느꼈다.박유진이 심미연 때문에 자신에게 경고하다니.“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조용히 계시는 걸 좋아하시니 앞으로는 어머니를 방해하지 마.”박유진은 분노로 일그러진 심서연의 얼굴을 못 본 척하며 나지막이 말했다.“식사 끝나면 돌아가. 바렐 그룹에 들어간 지 얼마 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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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박지훈은 복잡한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 박유진을 보며 말했다.“이건 네 인생이 걸린 중요한 문제이니 네 생각을 말해 보거라.”박유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하겠습니다.”어차피 심미연과 결혼할 수 없다면 누구와 결혼해도 상관없었다.그의 대답에 심서연은 마음이 설렜다.이제 드디어 박유진과 결혼해 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이다.“천천히 드세요. 저는 서재에 가서 이메일 답장 좀 하고 오겠습니다.”박유진이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그는 빨리 택배를 뜯어보고 싶었다.“나도 갈래!”심서연은 박유진을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녀는 한시도 그의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서연아, 그만 좀 해!”심동현이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유진은 일하러 가는 데 방해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그는 박유진이 이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사랑에 빠진 그의 딸은 박유진의 마음속 거부감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유진 오빠, 같이 가면 안 돼?”심서연은 집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데 익숙해져 부모님도 두려워하지 않았다.게다가 곧 박유진과 결혼할 사이인데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정을 쌓는 게 뭐가 잘못됐다는 말인가?박유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회사 기밀이 관련된 일이라 개인적인 감정으로 처리할 수 없어.”“나는 봐도 몰라. 그러니 회사 기밀을 누설할 걱정은 안 해도 돼.”심씨 가문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먹고 마시고 놀기만 했을 뿐 회사에는 단 하루도 나가지 않았다. 그러니 재무제표는 물론 전문 용어는 외계어처럼 느껴질 뿐이었다.어차피 집에 돈이 있으니 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앞으로는 또 박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테니 더더욱 일할 필요가 없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몰라도 상관없었다.박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겉으로는 표정 변화가 없었지만 속에서는 분노가 용암처럼 부글거리고 있었다. 마치 끈질긴 파리처럼 그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심서연은 정말 짜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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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소포 안에는 상자가 하나 있었다. 상자를 꺼내 열자 카드 한 장이 떨어져 나왔다.상자를 내려놓고 카드를 집어 들자 박유진은 카드에 적힌 '심'자를 한눈에 알아보았다.기쁜 마음에 얼른 상자를 열어보니 안에는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조심스레 넥타이를 꺼내 든 그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찼다.심미연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걸 보니 그녀가 보낸 게 분명했다.그는 넥타이를 맨 후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었다.심미연에게 사진을 보내고 싶었지만 결국 그만두었다.그녀에게는 이제 강지한이 있으니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조용히 선물을 간직하기로 했다.*강지한은 오랜만에 심미연이 해 준 음식을 먹었다. 그래서인지 저녁을 유난히 많이 먹고 와인 한 병도 다 비웠다.물론 와인은 전부 그 혼자 마셨다.임신 중인 심미연은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다행히 기분이 좋았던 강지한은 심미연이 물을 마시는 것에 대해 굳이 트집을 잡지 않았다.저녁 식사 후, 심미연은 강지한의 손을 잡고 소화를 시키기 위해 산책을 나갔다.정원에는 꽃이 많이 심어져 있어 꽃향기가 코를 찔렀다.심미연은 고개를 들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감탄했다.“향기 너무 좋다!”강지한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렴풋한 그림자 속에서 심미연의 얼굴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떴다.이 여자의 얼굴은 의심할 여지 없이 아름다웠다.그렇지 않았다면 로펌의 사람들도 그렇게 그녀의 미모와 재능을 질투하지 않았을 것이다.“지한 씨, 이 꽃들은 당신이 좋아하는 꽃이야?”정원의 꽃들은 모두 강지한이 심은 것이었다.그녀는 이 꽃을 심은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좋아하는 꽃이라서 심은 걸까?남자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지 마. 다쳐!”정원의 모든 꽃은 예전에 죽은 형의 것이었다.이전에는 아무도 그 꽃들의 유래를 묻지 않았지만, 지금은 알아도 말해줄 생각이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심미연이 알게 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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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심미연은 속으로 당황했다.이대로 강지한에게 안겨 방에 들어가면 그는 틀림없이 바로 잠자리를 가지려고 할 것이다.그리고 오랫동안 참아왔으니 얼마나 격렬할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미리 생각해 둔 계획을 실행할 틈도 없었다.“왜? 싫어?”강지한은 그녀의 거부를 느끼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심미연은 황급히 그의 목을 껴안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그의 목젖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오랜만인데 당연히 좋지... 근데 배가 좀 아픈 것 같아. 생리인 것 같기도 하고.”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그녀는 이미 이 핑계를 생각해 두고 있었다.어쨌든 실제로 관계를 갖지 않으면 아이에게는 해가 없을 테니까.강지한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지난번에도 생리라고 하지 않았나?”한눈에 그는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심미연은 들킨 것 같아 마음이 불안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하며 물었다.“지난번이라니 언제?”생각해 보니 지난번에도 똑같은 핑계를 댔었고 그때 마침 온지유의 전화가 와서 강지한을 불러나갔던 것 같았다.지금도 온지유가 전화를 걸어와 강지한을 데려가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지한은 입술을 오므리며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보았다.“미연아, 나랑 자기 싫어?”요즘 그녀는 그를 밀어냈고 다가가려 하면 슬쩍 피했다. 그는 그녀의 이런 변화를 뚜렷하게 느끼고 있었다.대체 누구 좋으라고 정조를 지키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심미연은 다급하게 대답했다.“당연히 아니지!”너무 다급한 대답은 오히려 거짓처럼 들렸다.강지한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녀의 수상쩍은 행동은 그를 바보 취급하는 것 같았다.심미연은 그의 날카로운 시선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강지한은 속이기 쉬운 남자가 아니었다.그녀는 몰래 심호흡을 하고 그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지한 씨, 정말 당신이랑 자기 싫은 거 아니야!”남자가 이미 의심을 사버렸으니 생리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이제 두 번째 계획을 써야 할 때였다.먼저 그의 흥미를 돋운 다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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