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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를 붙잡다의 모든 챕터: 챕터 161 - 챕터 170

280 챕터

제161화

박유진은 단번에 그녀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품에 안더니 심서연을 향해 차갑게 경고했다.“넌 닥쳐! 만약 일을 크게 만들면 너랑 바로 파혼이야!”그 말에 심서연이 고개를 들고 그에게 물었다.“유진 씨, 지금 이딴 계집애를 돕기 위해서 우리 결혼으로 나를 협박하는 거야?”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심서연은 당장 어딘가에 분풀이해야 할 것 같았다. 어렸을 때 그녀는 심미연에게 버려진 뒤 어느 한 시골로 팔려 가 10년 동안 힘들게 살아왔다.그녀가 고생하고 있을 때 심미연은 심씨 가문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먹고 잘살았는데 이게 평생 심서연한테는 뼈에 사무치는 한으로 남았다.박유진은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자이고 또 곧 자기 남편이 될 사람이다. 박유진이 심미연을 얼마나 아끼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는데도 질투 나 미칠 지경이었는데 그 모습을 오늘 눈앞에서 보게 되자 당장에라도 달려가 그녀의 목을 졸라 죽여버리고 싶었다.박유진은 살기가 돋친 심서연의 눈빛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심미연과 두 사람을 비교하게 되었다.심미연의 눈빛은 티 없이 맑고 깨끗했지만 심서연은 포악하고 험상궂어 보였다.“유진 씨, 아직도 심미연 그 빌어먹을 계집애를 생각하는 거야?”남자의 시선은 분명히 심서연한테로 향하고 있지만 얼굴을 보면 분명 다른 생각하고 있었다.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 사람은 심미연이라고 생각하니 짜증 나 미칠 것 같았다.박유진은 심미연에게 욕설을 퍼붓는 심서연 때문에 가슴이 아팠고 또 그녀의 저속함이 치가 떨리게 싫었던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한 번만 더 미연이를 욕하면 당장 쫓아내 버릴 거야!”그래도 자기 친언니인데 걸핏하면 욕하는 심서연의 인성이 참 못돼 보였다.“유진 씨, 저 여자가 그렇게 좋아? 이미 유부녀란 사실은 알고 있는 거지?”심서연은 자기 가슴을 남자 쪽으로 바짝 붙인 뒤 그의 반응을 살폈다.오랫동안 박유진을 사랑하면서 둘이 잠자리를 갖는 건 고사하고 손도 매번 그녀가 먼저 잡았다.박유진은 그녀의 말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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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속옷이 비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진이경은 재빨리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면서 그녀에게 말했다.“그럼 실례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재빨리 그녀를 소파에서 안아 올렸다.그러자 심서연은 깜짝 놀랐다가 곧바로 진이경의 뺨을 한 대 때렸다.“이게 무슨 짓이에요! 당장 내려줘요!”진이경은 방금 맞은 게 귀까지 윙윙 울리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그녀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유진 씨, 난 유진 씨 여자인데 어떻게 다른 남자가 이러는 걸 가만히 내버려둘 수 있어! 내 남자가 맞긴 해?”심서연은 욕설을 퍼부었지만 박유진은 그저 눈살을 찌푸린 채 담담하게 노트북을 켰다.설령 심서연과 결혼한다고 해도 어차피 그녀와 잠자리도 가지지 않을 것이기에 다른 남자가 그녀를 안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못 본척하는 그의 모습에 심서연은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유진 씨, 날 이따위 취급했다가 내가 심미연한테 가서 해코지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그제야 박유진이 시선을 심서연에게 돌리더니 차갑게 말했다.“일단 내려줘.”심서연은 내리자마자 진이경을 발로 세게 걷어찼다.“다시 한번 내 몸에 손을 댔다가는 사람을 시켜서 당신을 매장해 버릴 거야!”그리고 매서운 얼굴로 진이경을 쏘아보았다.하지만 진이경은 본 체도 하지 않고 그대로 병실 밖을 떠났다.심서연은 한껏 짜증이 섞인 얼굴로 몸을 탈탈 털더니 입으로 중얼거렸다.“비서인 주제에 감히 나한테 손을 대다니, 역겨워 죽겠어!”박유진은 입술을 달싹거리면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어디 봐서 이런 사람이 대갓집 규수란 말인가, 시장 바닥에서 막말을 퍼붓는 아줌마들이랑 전혀 다를 게 없는데!인성이 참,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근데 남은 인생을 이런 여자와 함께해야 한다니...“유진 씨, 방금 저 인간 당장 해고해.”심서연은 그의 앞에 다가가 짜증을 냈다.이때, 박유진은 단번에 그녀의 목을 힘껏 졸랐다.삶의 철칙이 죽어도 여자한테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었지만 오늘 심서연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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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심서연은 그의 말을 듣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유진 씨, 심미연이 그렇게 좋아?”그 여자는 그저 자기보다 얼굴만 더 예쁘장하게 태어났을 뿐인데 박유진이 이토록 죽자 살자 매달리는 게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녀는 심미연도 밉고 박유진도 미웠다.“심서연, 네가 했던 말을 잊지 마!”박유진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지금 심미연을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중요한 건 자신이 심미연에게 무얼 해줄 수 있냐는 것이다.“절대 심미연을 괴롭히지 않을게. 그러니까 저녁에 식사 자리고 뭐고, 그냥 다음 주에 결혼하자!”심서연은 어느새 눈가가 빨개진 채 그에게 말했다.박유진이 심미연을 위해 이 결혼을 하는 거라면 어디 해보자고!앞으로 평생 서로가 괴로워하면서 살아가 보자!“그래.”박유진이 그제야 손에 힘을 풀었다.“심서연, 다시 한번 말하는데 그 약속 꼭 지켜.”말을 마친 뒤 그대로 화장실에 가서 마치 불결한 물건을 만지기라도 한 듯 손을 빡빡 씻기 시작했다.심서연은 그의 행동을 보더니 또다시 화가 올라오는 걸 간신히 참았다.박유진은 지금 그녀와 살이 닿는 것조차 혐오스러워할 정도였다.손을 닦으며 나오다가 여전히 제자리에 서 있는 심서연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왜 아직도 안 갔어?”그는 심서연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싫었다.“지금 당장 우리 부모님께 다음 주에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려야겠어. 근데 유진 씨, 우리 결혼식에 심미연도 꼭 데려와!”심서연의 말에 박유진이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불행하게 살아가는 심미연에게 자신이 행복한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하지만 박유진은 그대로 심서연을 지나쳐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우리 결혼식에 어떤 분들을 초대할지는 우리 어머니가 결정할 거야.”당연히 심미연은 초대하지 않을 것이고 오는 걸 바라지도 않는다.“왜? 심미연이 보고 속상해할까 봐 걱정돼?”그러다가 호탕하게 웃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어쩌면 홀가분해할지도? 애초에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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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박유진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들었다.이때 심서연이 허리를 숙이고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됐다. 이제 갈게. 저녁에 봐.”역시나 남자는 물티슈를 급히 뽑아내더니 불쾌하다는 듯이 얼굴을 벅벅 닦았지만 어차피 이제 곧 자기 남편이 될 사람이라 상관없었다.결혼하기만 하면 이런 스킨십은 할 기회가 많으니까.박유진은 얼굴을 닦은 뒤 티슈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이런 갑작스러운 행동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았다.하지만 너무 덤덤한 그의 반응에 심서연은 또다시 짜증이 슬슬 몰려왔다.그렇게 한참 동안 박유진을 쏘아보다가 결국 병실 밖으로 나갔다.그녀가 떠나간 뒤 박유진은 곧바로 진이경에게 전화를 걸었고 얼마 안 돼서 그는 병실 안으로 쭈뼛거리면서 들어왔다.“대표님... 저는...”“말해. 왜 그 소식을 퍼뜨렸는지.”박유진은 단호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사모님께서 협박하셨어요...”진이경은 한껏 낮은 소리로 답했다.그 소식은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자기 회사 대표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어머니한테는 당연히 말해줘야 하지 않나?“당장 인수인계 시작하고 넌 내일부터 해고야.”한번이 쉽지, 나중에는 계속 이런 실수가 반복될 게 뻔한데 그의 곁에는 이런 사람을 두면 안 된다.“대표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진이경은 회사에서 붙여준 비서인데 같이 일한 시간이 짧다 보니 박유진의 성격이 어떤지 잘 모르고 있었다. 하여 이미자가 그를 협박했을 때도 솔직하게 다 말해줬다.박유진은 단호하게 다시 그에게 말했다.“그만 돌아가.”그는 한번 결정한 일은 쉽게 번복하지 않는 사람이다.하여 진이경은 어쩔 수 없이 돌아서야 했다.“대표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진이경마저 떠난 뒤 박유진은 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내일부터 네가 내 비서로 일해.”전화를 끊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심미연이 로펌에 도착해보니 회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이때 임현이 다급히 다가오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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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변호사님, 근데 사장님은 왜 또 오셨어요? 할 일이 그렇게도 없으신지.”임현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심미연은 그녀의 모습에 싱긋 미소를 짓더니 그녀에게 말했다.“그만 나가서 일 봐요.”강지한이 그녀를 찾는 원인은 아까 병원에서 그를 못 본척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다가도 혹시나 온지유를 달래주기 위해 온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근데 표정이 너무 무섭던데 혹시 변호사님께 손을 대는 건 아니겠죠?”임현은 살기 어린 모습으로 들어오던 강지한을 발견하고 걱정되어 냉큼 달려왔다.들어보니 명문가에는 비뚤어진 마음가짐을 가진 남자들이 많다고 하던데 보통 가정 폭력이나 바람피우는 방법으로 여자들을 괴롭힌다고 했다.근데 자기 회사의 잘생긴 사장님이 이런 변태적인 성격을 가진 사실은 생각지도 못했다.심미연은 왠지 모르게 이 상황이 매우 웃겼다.“빨리 가요. 사장님께 들켰다가는 이대로 해고당할지도 모르니까.”임현도 참 대담한 것 같다.혹시나 강지한이 듣게 되면 바로 그녀를 해고할 텐데.“그럼 이만 나가볼게요. 혹시나 사장님께서 손찌검이라도 하면 바로 저를 부르세요.”임현은 그래도 심미연이 걱정되었다.“그래요.”그렇게 임현은 빠르게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그녀가 황급히 뛰어가는 모습을 본 심미연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러자 강지한이 그녀에게 다가와 차갑게 물었다.“뭐가 웃겨?”심미연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아니야.”그를 보자마자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이때, 갑자기 강지한이 그녀를 품에 안으면서 물었다.“미연아, 오늘 왜 병원에 간 거야?”충분히 사람을 보내 알아낼 수 있었지만 그는 심미연이 하는 말을 직접 듣고 싶었다.얼굴이 남자의 가슴팍에 부딪혔는데 순간 코끝이 찡해졌다.심미연은 고개를 들고 그에게 되물었다.“유진 씨 보러 갔어. 나도 묻고 싶은데 왜 유진 씨랑 술 마시게 된 거야?”강지한은 심미연 입에서 박유진의 이름이 들리자 순간 얼굴이 일그러졌다.“박유진이 너한테 뭐라고 했어?”설마 박유진이 심미연한테 모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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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강지한은 욕망에 사로잡혀 그녀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었다.심미연은 마음속의 불안을 억누르며 다급하게 말했다.“지한 씨, 여기는 로펌이고 내 사무실이야. 언제 누가 들어올지 모른다고! 우리 관계를 공개하고 싶다면 난 상관없어. 다만 온지유가 로펌에서 웃음거리가 될까 봐 걱정이지!”온지유를 향한 강지한의 사랑은 맹목적이었으니 그녀가 조롱당하는 꼴은 절대 못 볼 터였다.강지한의 손길이 멈췄다. 그는 심미연의 귓불을 물며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미연아, 너 사실 무서워하고 있는 거지?”만약 이 여자가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그들의 관계를 아는 걸 개의치 않는다면 지금쯤 온갖 방법으로 그를 유혹해야 할 것이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그를 막기 위해 급하게 애쓰고 있다.이혼을 제기한 후 이 여자의 행동은 완전히 달라졌다.예전에는 그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이것은 그녀가 정말로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는 원래 그녀와 마음을 나누고 싶은 생각 따윈 없었다. 그러나 심미연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마음속에 허전함을 느꼈다.심미연은 그의 말을 듣고는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맞아, 무서워. 나는 온지유가 내연녀라고 욕먹고 되려 내가 그녀의 사랑하는 남자를 빼앗았다고 거짓말을 퍼뜨릴까 봐 두려워!”온지유는 거짓말과 피해자 코스프레에 능숙해서 결국에는 온갖 거짓말로 그녀를 모함할 것이었다.그럼 로펌 전체에 또 뒷말이 무성할 테고 바닥이 좁은 업계 특성상 소문은 순식간에 퍼질 것이다.심미연은 절대 남들이 자신과 강지한이 부부라는 사실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눈은 맑고 투명했고 말투는 당당했다. 이에 강지한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가 소송에서 이기는 이유는 말을 잘하는 것 외에 연기까지 잘하기 때문이군... 저런 청순한 얼굴로 거짓말을 하면 누가 의심이나 하겠는가.’강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말에 끓어오르던 욕정은 가라앉았지만 이상하게도 키스하고 싶은 욕망이 솟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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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강지한의 가슴에 심미연은 토사물을 쏟아냈다. 시큼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미연아...”강지한은 이를 악물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그가 키스하는 게 이렇게 싫단 말인가? 토하기까지 하다니!심미연은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휴지를 뽑아 그의 옷을 닦아주었다.“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옷을 닦자마자 속이 다시 메스꺼워졌다. 그녀는 강지한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사무실을 뛰쳐나가 화장실로 달려갔다.다행히 점심을 시어머니와 함께 먹어 많이 먹진 않아서 한 번 토하고 나니 속이 편해졌다.심미연이 세면대 앞에 서서 수도꼭지를 틀자마자 뒤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정말 고고한 줄 알았더니! 뒤로는 남자한테 배까지 불리셨군요! 가식 좀 그만하시지.”심미연은 물을 받아 입을 헹구고 세수를 한 후 천천히 돌아서 백현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내 사생활에 관심이 많네요. 설마 나 좋아하세요?”“미연 씨, 임신했네요!”백현지는 심미연을 훑어보며 비꼬듯 웃었다. “어떤 늙은 남자 거예요?”심미연은 고고한 척했지만 임신 사실을 퍼뜨리기만 하면 그녀는 바로 나락으로 떨어져 영원히 재기 불능이 될 것이다.심미연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 백현지가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다니.하지만 겉으로는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임신했다고? 증거 있어요? 증거도 없이 함부로 말하지 마시죠!”백현지는 코웃음을 쳤다.“지금 나랑 병원 가서 피검사 하면 30분 안에 임신 여부를 알 수 있어요. 감히 할 수 있겠어요?”전에 두 번 임신했을 때 입덧이 굉장히 심했기 때문에 방금 심미연이 화장실에서 토하는 소리를 듣고 바로 임신을 떠올렸다.심미연은 손을 닦으며 말했다.“지원 씨가 본가로 돌아간다던데 현지 씨나 잘하세요. 내 일에 신경 끄시고.”휴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그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버렸다.심미연이 나가자마자 백현지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온 팀장님, 방금 미연 씨가 임신한 걸 발견했어요...”온지유는 그 말에 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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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강지한은 눈꺼풀을 들어 올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심미연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마음이 불안했다.“미연아, 왜 자꾸 토해? 혹시 임신한 거 아니야?”온지유도 임신했을 때 자주 토하고 입맛도 없었다.심미연은 눈꺼풀이 심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마음속 불안을 억누르며 태연한 척 말했다. “아까 키스할 때 혀를 깨물어서 입안 가득 피 맛이 났거든. 그게 너무 역해서 토할 수밖에 없었어. 왜 자꾸 임신 얘기를 꺼내는 거야? 설마 나한테 애 낳아달라는 건 아니겠지?”그녀는 강지한을 속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만약 속이지 못하면 그는 분명 병원에 가라고 할 것이다.피검사 한 번이면 모든 게 다 들통날 테니까.일단 강지한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낙태는 불 보듯 뻔했다.이런 생각에 심미연은 불안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며 머리를 급히 굴렸다. 어떻게 해야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강지한은 손을 뻗어 심미연의 턱을 들어 올렸다.심미연은 바로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었다.분홍빛의 작은 혀에는 상처가 나 있었고 피가 배어 나와 혀끝을 붉게 물들였다.“깨문 자국 보이지?”심미연이 물었다.강지한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손으로 그녀의 혀끝을 꼬집으며 코웃음 쳤다.“유난은.”여자의 피부는 약해서 조금만 세게 힘을 줘도 멍이 들고 며칠씩 가는 법이었다.아까는 너무 화가 나서 힘 조절을 못 했더니 혀를 깨문 줄도 몰랐다.그의 말에 심미연은 안도하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나 깨물랬어!”이제 그는 임신에 대해 캐묻지는 않을 것 같았다.강지한은 그녀의 귀엽고 순진한 모습에 마음이 좀 누그러졌다.“박유진하고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마. 좋은 사람이 아니야!”심미연은 그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오랜 시간 박유진과 함께해 온 그녀는 강지한보다 그를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박유진은 마음이 착하고 여려서 심서연과 이렇게 된 것도 다 자기 때문이었다. 평생 갚아도 모자랄 만큼 그에게 큰 빚을 진 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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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소리를 듣고 백현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강지한을 본 순간, 그녀의 심장은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것처럼 빨리 뛰었다.‘잘생겼다! 목소리도 좋아! 몸매도 짱이네! 이 사람이 대표님이라고?’심미연은 빠른 걸음으로 강지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회사로 돌아간다며? 빨리 가!”지금 문이 열려 있는데 백현지가 큰소리로 외치기라도 하면 로펌 사람들이 모두 구경하러 몰려들 게 분명했다.그녀는 강지한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알릴 생각이 없었다.어차피 곧 그와 이혼할 텐데 애초에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필요는 없었다.강지한은 초조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심기가 불편해졌다.이 여자는 자신과 엮이는 게 그렇게 싫은 건가?“미연아, 너...”강지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미연은 그를 밖으로 밀어내고 이어서 백현지까지 밀쳐낸 후 문을 쾅 닫았다.하마터면 문에 코끝을 부딪칠 뻔한 강지한은 반사적으로 코를 만지며 눈빛이 차가워졌다.이 여자가 감히 그를 내쫓다니.정신을 차린 백현지는 달려들어 심미연을 잡아끌었다.“비켜요! 대표님을 만나야겠어요!”대표님이 심미연과 잘 수 있다면, 분명 그녀와도 잘 수 있을 것이다.그녀가 심미연보다 더 예쁘고 몸매도 더 좋으니까.백현지는 속으로 계속해서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고 되뇌었다.심미연은 그녀를 밀치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대표님과 온 팀장이 무슨 사이인지 잊었어요? 감히 온 팀장님 남자를 건드렸다간 가만 안 둘 텐데?”백현지는 굳어버렸다.조금 전까지 그녀는 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어때요? 정신이 좀 들어요?”심미연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겁먹었다는 것을 알았다.온지유에게 잘 보이려고 하면서 어떻게 온지유를 화나게 할 수 있겠는가.백현지는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누가 온 팀장의 남자를 빼앗겠다고 했어요! 미연 씨, 그쪽이야말로 대표님과 단둘이 뭐 하는 거예요? 온 팀장님에게 다 이를 거예요!”온지유에게 비밀을 많이 알려줄수록, 그녀는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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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정말 무서웠다.백현지가 가고 심미연과 강지한 두 사람만 남았다.“방금 둘이 무슨 얘기 했어? 미연아,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강지한은 심미연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그런데 뭐가 이상한지는 딱 짚어 말할 수 없었다.심미연은 가슴이 철렁했지만 곧 태연한 척 웃으며 말했다.“내 일은 당신이 원하면 다 알아낼 수 있는데 뭘 숨기겠어?”역시 이 남자는 의심이 많기에 그녀의 비밀은 언젠가 들키고 말 것이다.그러니 비밀이 밝혀지기 전에 강지한을 떠나서 배 속의 아이를 지켜야 한다.심미연의 미소는 어딘가 어색해 보였고 강지한의 의심은 더욱 깊어졌다.‘이 여자는 도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걸까?’그가 심미연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뒤에서 여자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지한 씨, 내가 병원에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여기까지 나 찾으러 온 거야, 참!”심미연은 목까지 차올랐던 긴장이 순식간에 풀렸다.온지유가 있으면 강지한은 그녀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으니 마침 그의 추궁을 피할 수 있었다.“두 분 얘기 나눠. 나는 바빠서 이만!”심미연은 말을 마치고 문을 닫았고 강지한은 또다시 문밖에 내버려 졌다.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숯처럼 검게 변했다.온지유는 다가와 그의 팔에 매달렸다.“지한 씨, 내 사무실로 가자!”백현지의 전화를 받자마자 온지유는 심미연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급히 로펌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강지한이 여기에 있을 줄이야.강지한은 자연스럽게 팔을 빼내며 그녀의 부은 얼굴을 보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여기 왜 왔어?”온지유는 팔짱을 끼려다 실패하자 얼굴이 굳었지만 금세 표정을 바꾸고 나긋나긋하게 말했다.“급한 일이 있어서 왔어. 지한 씨, 내 사무실로 가서 얘기하자. 여긴 사람들이 많아서 이상한 소문이 날지도 몰라! 미연 씨에게 할 얘기가 있다면 내 사무실로 부르도록 할게. 내가 너희를 도와 감싸줄 테니까.”온지유는 마치 본처인 양 굴었다.마치 심미연이야말로 떳떳하지 못한 내연녀인 것처럼 말이다.강지한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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