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이젠 정말 후회가 밀려왔다. 장은후를 만난 것도, 그 뒤로 발생한 이 모든 일도, 또한 죽기 전에 아빠랑 대판 싸운 것까지 사무치게 후회됐다.장은후는 몇 년 동안 나랑 연애하면서 좀처럼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아빠는 그런 나에게 이별을 권했고 이 못난 딸이 부모님 마음에 대못을 박으며 대판 싸웠다.부모님은 절대 나를 해치지 않는다. 결국 나 스스로 이 궁지에 몰아붙인 것이다.엄마, 아빠가 허리가 구부정한 채 서로를 부축하며 돌아가는 뒷모습에 나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장은후가 밉고 안정원도 밉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제일 원망스러웠다.한편 장은후는 문을 닫고 인상을 찌푸린 채 잠깐 고민하더니 또다시 내게 전화를 걸었다.통화는 당연히 연결되지 않았고 음성사서함으로 변경됐다.“반서윤, 언제까지 투정 부릴래? 연로하신 부모님까지 속상하게 할 거야? 네가 이러고도 인간이야?”전화를 끊고 장은후는 성큼성큼 경찰서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안시완과 정면으로 마주쳤는데 안정원이 여태껏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했다.그의 집 앞에서 잠복하던 사람은 줄곧 안정원의 그림자도 못 봤다고 한다.장은후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 사람 분명 뭔가 있어. 아무 일 없는데 왜 집에 안 돌아와?”“맞아. 그래서 이미 주요 용의자로 내걸고 도시 전역을 수색하고 있어.”장은후는 한숨을 내쉰 후 안시완에게 물었다.“딸 실종 됐다고 제보 들어오는 사람은 또 없었어?”안시완이 고개를 내저었다.“몇 가구가 있었는데 시신 확인하러 왔다가 다들 본인 딸이 아니라고 부인했어.”장은후의 미간이 저절로 구겨졌다.“급선무는 안정원 잡는 거야. 일단 걔부터 잡아야 모든 진실이 밝혀져.”바로 이때 경위 한 명이 성급하게 달려왔다.“어떤 노부부한테서 신고가 들어왔는데 사망자가 본인들 딸과 너무 유사하다고 하네요. 시신 확인하러 모셔올까요?”안시완이 머리를 끄덕였다.“그래요, 들어오라고 하세요.”5분 뒤, 나의 부모님이 여경과 함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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