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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장은후는 한참 넋 놓고 있다가 끝내 휴대폰을 챙겨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나도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장은후가 진실을 알게 되면 나도 이만 벗어날 수 있겠지.

웨딩숍 화장실은 남녀 구분이 없어 모두가 들어갈 수 있었다.

이때 오인아의 거만을 떠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그저 안정원이 폭탄을 터트려서 반서윤 죽이면 속이 후련해질 줄 알았는데 그 여자 하도 부질없는 존재인 거야. 오빠는 아예 반서윤 사랑하지도 않았어. 오빠가 사랑한 사람은 결국 나였지. 그래서 안정원도 끝내 또다시 날 납치해간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그렇게 진지하게 나오지도 않았을 텐데, 괜한 짓만 했잖아.”

얘기를 다 들은 후 장은후는 다시 드레스 숍 홀에 돌아왔다.

이때 나는 충격적인 현상을 발견했다. 내가 더 이상 장은후를 따라간 게 아니라 되레 오인아 옆에 남아버린 것이다.

순식간에 내 시점이 뒤바뀌어버렸다.

오인아와 몇몇 친구들이 홀에 돌아왔을 때 장은후는 한창 드레스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녀를 본 장은후가 뜻밖에도 활짝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아까 이거 입으니까 예쁘던데 그냥 이거로 정할까?”

오인아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지만 곧이어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여보 말 들을게. 드레스는 원래 여보한테만 보여주는 거잖아.”

드레스를 다 고른 후 이어진 며칠 동안 장은후는 아예 딴 사람으로 변해버린 것만 같았다.

결혼식 준비에 매우 열성적이었고 오인아한테도 너무 자상했다.

오인아는 그런 장은후가 갑자기 철든 거라 여기며 더욱 거만을 떨었다.

그렇게 다가온 결혼식 전날, 장은후가 그녀에게 전화해 빅 이벤트를 준비했다면서 지금 바로 집으로 오라고 했다.

오인아는 이 남자가 결혼식 전에 프러포즈라도 준비한 줄 알았다. 둘 사이에 늘 그녀만 적극적이었으니까.

결국 풀 메이크업을 마치고 장은후의 집으로 달려갔는데 집안이 온통 어둠으로 뒤덮였다.

장은후도 어두컴컴한 곳에 떡하니 서서 그녀를 보더니 거실 한가운데 놓인 의자를 가리켰다.

“자기야, 저기 가서 앉아.”

오인아
Chapitre verrouill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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