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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1년 뒤, 장은후는 오인아와 함께 결혼 준비에 돌입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인아 홀로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장은후는 수사에 완전히 빠져들어 밤낮없이 바삐 돌아쳤다.

안시완은 그런 장은후가 너무 걱정되어 좀 쉬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장은후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시신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1년 동안 줄곧 그를 따라다녔다. 이 남자는 낮에 아무 일 없듯이 멀쩡한 사람처럼 지내지만 밤만 되면 내 사진을 부둥켜안고 서글프게 울었다.

나를 사랑한다고 수없이 말하고는 또다시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나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고 심지어 원망의 감정도 차오르지 않았다.

오직 그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갖은 방법을 써봐도 그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

신비한 힘이 꼭 마치 나를 그의 옆에 묶어두는 것만 같았다.

나도 서서히 절망감에 휩싸였다. 어쩌면 나랑 장은후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악연인가 보다. 이 남자가 죽어야 나도 해탈할 수 있을 듯싶었다.

안시완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경찰서장에게 장은후의 현재 상황을 보고드렸고 서장은 그 자리에서 장은후에게 한 달 동안 휴식하라는 강제 명령을 내렸다. 한 달간 결혼 준비나 잘하라고 그를 타일렀다.

왜냐하면 오인아가 일찌감치 경찰서에 찾아와 청첩장을 돌렸으니까.

1년 전 폭파 사고에서 도망쳐 나온 이후로 오인아는 곧장 경찰서에 찾아와 장은후와 결혼할 거라며 동네방네 소문냈다.

그 뒤로 모두가 이 혼사를 서서히 받아들이며 장은후에게 결혼을 서두르라고 종일 다그쳤다.

장은후는 너무 귀찮은 나머지 마침내 결혼에 동의했다.

그가 한 달 동안 휴식한다는 소식에 제일 기뻐하는 사람은 바로 오인아였다.

그녀는 장은후를 데리고 백화점에 가서 결혼식에 입을 웨딩드레스를 골랐다.

한편 장은후는 정신이 딴 데 팔려있어 그녀에게 제멋대로 휘둘려 다녔다.

오인아는 오늘 또 절친들을 몇 명 데려와 신부 들러리 드레스를 골라주었다.

피팅을 마친 몇 사람들은 나란히 화장실로 향했다.

지난 1년 동안 나의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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