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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나는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눈물이 다시 앞을 가렸다.

‘엄마, 아빠 미안해. 이생에 못 해드린 효도 다음 생에 꼭 보상할게요.’

장은후는 며칠 밤을 꼬박 지새우다 보니 한창 피곤하고 짜증이 밀려온 상태였다.

“본인 딸은 본인이 알아서 찾아야죠 왜 나한테 뭐라고 해요?!”

“지금 수사 중이라 엄청 바쁘다고요.”

아빠는 착잡한 마음에 시큰둥한 장은후의 말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너 경찰이잖아. 지금 신고할게. 얼른 가서 우리 서윤이 찾아. 애가 진짜 안 보여. 벌써 며칠째 내 전화도 안 받아!”

장은후는 점점 더 짜증이 밀려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래요? 실종된 애가 나한테 문자 와서 평생 안 보겠다고 하는 건 뭐죠? 세상에 어떤 실종자가 이딴 짓을 벌여요? 걔 그냥 일부러 숨은 거예요.”

“그리고 난 단지 감식반 경찰이지 실종 신고를 받는 경찰이 아니에요.”

“서윤이 다시 나타나거든 바로 헤어질 거예요. 앞으로 더 이상 서윤의 일로 날 찾아오지 마세요. 걔 때문에 공적인 일로 사욕을 채울 순 없잖아요!”

나는 부모님 목소리를 더 듣고 싶었지만 장은후가 전화를 툭 꺼버렸다.

당장 다시 걸라고 그에게 외치고 싶었다.

부모님께 남은 생을 나 때문에 슬퍼하시지 말라고 전하고 싶었지만 아무도 내 목소리가 안 들렸다.

장은후는 의아한 눈길로 뒤를 힐긋 쳐다봤다.

“왜 꼭 뒤에 누가 있는 것 같지?”

그는 내 몸을 한참 보다가 목에 건 목걸이를 대뜸 잡아당겼다.

이 목걸이가 아직 그대로였다니.

이건 장은후가 생일선물로 내게 준 목걸이이니 아마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뇌고 있을 때 안시완이 그에게 물었다.

“왜 그래? 목걸이에 무슨 문제 있어?”

장은후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그냥 좀 눈에 익어서.”

이때 또 다른 여경 한 명이 목걸이를 힐긋 살폈다.

“그럴 수 있죠. 길바닥에 널리고 널린 디자인이니까요.”

장은후는 그제야 목걸이를 내려놓고 돌아서서 다른 일에 몰두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다 잊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내 생일날 장은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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