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조정아는 부드럽고 대범했는데 이는 시시콜콜 따지기만 하던 성연과 사뭇 달랐다.“미안한데 임경준 씨, 당신과 친하지 않으니 누구를 데려오든 나랑 상관없어.”나는 쌀쌀하게 말하며 조정아를 힐끗 보았다.“계속 치근덕거리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성연아, 난 정말 너의 남자친구야.”임경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나를 향해 걸어오는 주지훈을 보며 나는 임경준을 밀쳐버렸다.“미안해, 내 남자친구가 왔어.”나는 앞으로 다가가서 주지훈과 팔짱을 꼈다.“지훈아, 어디에 갔었어? 오랫동안 기다렸어.”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는 얼굴로 주지훈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봤다.주지훈이 임경준을 바라보며 내 질문에 대답하려던 참에 마침 사업가들이 다가와 그를 둘러쌌다.“주 대표님께서 여자친구를 데려오는 것을 거의 못 봤어요. 이 여자분은 좀 눈에 익네요.”“우리 회사 직원, 성연씨에요.”주지훈이 소개하자 임경준은 더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나를 별장 문 앞으로 끌어갔다.사람들은 어리둥절해졌다.“성연 씨는 임 대표님 여자친구가 아닌가요? 그럼 이 여성분은...”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조정아에게 쏠렸다.당황해진 조정아는 치맛자락을 들고 서둘러 별장을 나섰는데 문 앞에 이르자 임경준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들었다.“성연아! 넌 너무한 거 아니야? 날 잊은 것도 모자라 임성 그룹 직원인 것도 잊었어? 왜 주현 그룹에 취직했어?”임경준은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병이 나은 후 주현 그룹에서 일한 지 한 달이 됐어. 이젠 정규직이야.”내가 담담하게 말하자 임경준은 멍해졌다.한 달 동안 조정아의 꽁무니만 쫓아다니다 보니 다른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하이힐이 바닥을 밟는 소리가 울리자 조정아가 기세등등해서 그들의 옆을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조정아가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귀띔한 것이 틀림없다.조정아가 불쾌한 기색을 보이자 임경준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붙잡았다.“정아야, 어디 가?”임경준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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