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표정을 잠시 멈칫하다가 입을 살짝 벌리고 뭔가 말하려 했지만 주지훈이 나를 말렸다.“쇼핑하다가 목걸이가 예쁜 걸 보고 사 왔어.”그는 내가 거절하든 말든 박스에서 꺼내서 조심스럽게 걸어주었는데 마치 내가 거절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동작이 느리고 조심스러웠다.회사에서 그가 매우 활기찬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평소에는 거의 웃지 않다가 갑자기 이렇게 소심하니 나는 조금 적응이 안 되었다.하지만 그는 겸사겸사 많은 일을 했다.병원에 날 보러 가고 밥도 사주고 꽃도 사주고 목걸이도 사 주고 있다.“예쁘네. 마음에 들어.”나는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다가 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그의 얼굴이 여전히 굳은 것을 본 나는 그에게 벤치에 앉자고 했다. 앉자마자 그는 내 손을 잡았고 어두운 눈빛으로 나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내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나는 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들어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을 쳐다보며 눈빛도 차츰 어두워졌다.“지훈아, 나도 생각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잠시 후, 나는 그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려서 달래며 말했다.“부탁이 있어.”주지훈이 엄숙하게 대답했다.“말해.”“앞으로 목걸이를 버리지 말아 줄래? 뭐가 떠오르든 절대 버리지 마.”주지훈의 말투는 애원을 조금 띠고 있었다.“이렇게 예쁜데 내가 왜 버려?”나는 서둘러 목걸이를 가리고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주지훈을 바라보며 웃었다.“밥을 먹든, 잠을 자든, 샤워하든, 어디로 가든지 착용할 거야.”주지훈은 이 말을 듣고 나서야 안색이 조금 좋아졌다.“자, 사진 찍자.”나는 그의 팔을 껴안고 그와 함께 많은 사진을 찍고 예쁜 사진을 몇 장 골라 카카오 스토리에 올렸다.밤이 되자 임경준이 직접 찾아왔는데 사진 얘기가 아니라 조정아를 위해서였다.“성연아, 너 왜 이렇게 악랄해? 조용히 있다가 학교에 찾아가서 모욕주다니! 바다에 한 번 빠졌을 뿐인데 머리도 나빠진 거야? 나를 잊으면 그만이지 조정아처럼 이렇게 순수한 여자를 왜 괴롭혀? 늘 씩씩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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