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가지고 있는 이중인격의 남자?그게 내가 얻은 것일까.고현성은 내가 그를 사랑할 동안 조금씩 우리 사랑을 갉아먹고 있었다.나는 문득 임지혜가 그를 차로 차는 장면을 떠올렸다.그때는 나도 고현성이 나를 떠날까 봐 많이 무서워했는데, 마치 지금 내가 석지훈의 빈자리를 무서워하는 것처럼.나는 그때 고현성을 지키지 못한 것처럼 이번에도 석지훈을 지키지 못했다.그뿐만이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그가 한평생 일궈놓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그를 감옥에 집어넣었다.석지훈 생각을 하자 또 가슴이 아파 난 나는 고현성을 노려보며 소리쳤다.“이거 놔요!”하지만 내가 그럴수록 고현성은 점점 더 나를 결박해왔고 남자의 힘을 이길 수 없었던 나는 고개를 젓는 것으로 내 이마에 입을 맞추려는 그를 밀어내고 있었다.“하지 말라고!”“나 힘들어 수아야. 네가 석지훈 그놈 옆에 있는 걸 보는 게 난 너무 힘들어. 나 자신도 싫고 석지훈 그놈도 싫은데 가장 미운 건 너야... 내 마음이 너무 아파...”“나 좀 그만 괴롭혀요! 나 임신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흥분하면 안 좋아요. 아이 가지는 게 나한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나 좀 놔줘요...”“뭐라고?”나를 떼어놓고 빨개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남자에 나는 몸을 웅크린 채 말했다.“임신했다고요, 내 몸 상태가 아주 안 좋대요. 임신도 불가능한 몸에서 기적처럼 생긴 아이예요. 이번에도 유산하면 나는 평생 엄마가 되지 못할 거에요. 고현성 씨,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당신이 날 아주 조금이라도 사랑한다면 내가 이 아이라도 지킬 수 있게 좀 도와줘요.”그의 동정심이라도 얻어보자고 한 말에 고현성은 차갑게 물어왔다.“석지훈 애야?”“네.”내 말을 들어주려는 건지 고현성은 눈을 감으며 뒤로 한발 물러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네 첫 아이는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니까 일단은 네 말대로 할게. 그러니까 너도 약속 하나만 해줘.”“무슨 약속이요?”고현성이 나를 건드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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