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온은 내 제안을 받아들이고 석씨 가문의 비서가 돼주기로 했다. 나는 그와 함께 석지훈이 7년 동안 운영해왔던 그 회사로 향했다.처음 와보는 곳이었다. 회사는 웅장하고 거대했는데 광활한 비즈니스 단지 전체가 석씨 가문의 소유였다.회사 책임자는 내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마중 나왔다.나는 회사 문 앞에서 용기가 없어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발을 내디뎌야 했다.나는 강해온의 팔을 잡고 석지훈의 옛 사무실로 향했다. 차갑고 절제된 색조의 인테리어는 영락없이 그의 스타일이었다.나는 사무실에 들어간 뒤, 모든 직원을 내보냈다.석지훈이 7년을 보낸 이곳에서 나는 마침내 견고한 껍질을 벗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음속에 슬픔이 밀려왔다.이제 내 곁에는 배 속의 아이밖에 없었다. 만약 아이가 무사히 세상에 나온다면...그건 이 아이의 아빠를 만난 것 다음으로 큰 행복일 것이다.소파에 한참 앉아 있다가 안쪽 방으로 갔다. 침대, 옷장, 바가 있는 열린 공간이었다.옷장을 열어보니 석지훈의 옷이 가득했는데 검은 정장과 흰 셔츠뿐이었다.나는 옷장 문을 닫지 않고 침대에 누웠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들었다.두 시간 정도 짧게 잤지만 무척이나 편안했다.일어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고 나가려는데 문 앞에서 강해온과 책임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미안해요.”책임자는 바로 답했다.“아닙니다, 가주님.”나는 책임자에게 강해온을 소개했다.“이분은 나의 전 비서입니다. 앞으로 회사의 모든 업무를 이 사람에게 알려주세요.”“알겠습니다, 가주님. 다른 지시사항은 없으십니까?”책임자가 물었다.“없어요. 몸이 좋지 않아 당분간 회사에 자주 오지 못할 거예요.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 주세요.”“알겠습니다. 가주님의 안전을 위해 석씨 가문 사람들을 배치해 항상 가주님 곁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고현성을 경계해야 했기에 나도 거절하지 않았다.그리고 다른 위험 요소도 배제할 수 없었다.“몇 명이나요?”“스무 명입니다. 모두 최고의 경호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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