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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Penulis: 동과
석만호는 석지훈의 최측근들이 나를 오해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그래야 나와 석지훈의 사이가 완전히 끝날 수 있을 테니까.

그가 바란 대로 내가 아무리 해명을 해도 원태웅은 믿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기댈 곳은 진유겸뿐이라 서둘러 그에게 연락하려 했다.

“진유겸 씨한테 지금 연락할게요.”

진유겸이라면 석지훈을 꺼내줄 수 있을 테고 그가 자유로워진다면 석만호도 이 정도로 그를 괴롭히지는 못할 테니까 여러모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석지훈을 사지로 몰아넣은 게 진유겸인데 지금 이런 상황에 누구보다 기뻐할 그가 나를 도와줄 리가 없을 것 같아 나는 결국 전화를 걸지 못했다.

“네가 진유겸을 알아?”

“네. 알아요.”

“그러니까 형을 가둔 게 진짜...”

“나 아니라고요!”

“이딴 회사 너나 가져!”

나는 아니라고 해명을 했지만 내 말은 들을 생각도 없는 원태웅은 회사에 나를 혼자 남겨두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

12월 23일, 나는 마침내 핀란드로 가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가 스물 일곱 살 생일을 맞기전 석지훈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다들 나를 안 믿는다 해도 상관없었고 다들 나를 오해한다 해도 상관없었다, 그저 그 다들에 석지훈만 포함되지 않으면 나는 그걸로 충분했다.

내가 핀란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9시라서 그의 생일까지는 고작 세 시간밖에 남지 않아 있었다.

생일 선물을 챙겨 든 나는 바로 한민수에게 연락을 해봤지만 그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설마 그도 원태웅처럼 나를 오해한 걸까?

눈 내리는 핀란드의 겨울 속에서 나는 그렇게 절망에 빠져버렸다.

나와 석지훈 사이에 마치 큰 강이 생겨버린 것만 같은데 그 강을 만든 건 나지만 어떻게 해봐도 건너지지 않았다.

연씨 집안의 힘을 잃자 아무런 권력도 없던 나는 이 외진 핀란드에서 석지훈의 위치를 알 길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쩔 수 없이 진유겸에게 연락을 했다.

“진유겸 씨랑 아직 연락해?”

“응.”

“나 좀 석지훈한테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줘...”

최희연은 내 말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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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차 문을 열고 들어가 병원을 떠났다.석지훈을 따돌렸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나는 시내 아파트로 돌아가지 않고 하늘이 밝아오는 틈을 타 산꼭대기 별장으로 차를 몰았다. 뒤에는 현정우의 차량 행렬이 따라오고 있었다.산꼭대기 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았다. 나는 차를 별장 입구에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잔디밭에 세워진 헬리콥터를 보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나는 뒤따라온 현정우에게 물었다.“누구 거예요?”현정우도 당황하며 말했다.“모르겠습니다.”나는 주저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있는 남자를 보자 가슴이 답답해져 짜증이 밀려왔다.“짜증나게 이럴 거예요?”그는 내 행적을 꿰뚫고 있었다.그래서 헬리콥터를 타고 별장에 직접 온 것이었다.석지훈은 나를 흘끗 쳐다보면서 말했다.“어른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이런 상황에서 그는 어른인 척 훈계까지 했다.나는 심기가 매우 불편해져서 현관에 서서 말했다.“전에 지훈 씨가 헤어지자고 했고 나도 동의했어요. 그런데 지금 이게 무슨 짓이에요?”석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태웅이가 설명 안 해줬어?”원태웅이 설명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지?내가 따지려던 참에 석지훈은 갑자기 일어서더니 나에게 다가왔다. 점점 가까워지는 그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가락이 내 뺨에 닿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석지훈의 외모는 매우 수려했다. 예전에 그를 천상계에서 내려온 신선 같다고 말한 적이 있듯이 나는 이 얼굴을 보면 정말 화를 낼 수가 없었다.나는 고개를 돌리고 그의 가슴을 찌르는 말을 했다.“예전에 현성 씨도 해명했지만 내가 용서하던가요?”석지훈은 내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손으로 내 머리를 잡고 그의 티 하나 없이 아름다운 얼굴을 보도록 강요했다.나는 심장이 점점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곧 터질 것만 같았다. 석지훈은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정말 나를 떠날 거야?”헐?!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그가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83화

    그 말에 발걸음이 휘청거렸다. 마침 옆에 있던 남자가 잡아주었고 나는 애써 기운을 차리고 현정우를 따라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차에 타자 현정우는 계속 차 문을 닫지 않았다. 그래서 의아함에 물었다.“왜 안 가요?”현정우가 대답했다.“석 대표님께서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시려는 것 같은데 가주님이랑 같이 가려는 것 같습니다.”“문 닫아.”나는 지시했다.“가주님, 전...”현정우는 망설이며 말끝을 흐렸다.그는 예전에 석지훈의 밑에서 일했었기에 그를 두려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내가 직접 차 문을 닫으려는데 남자의 손바닥이 이미 차 문에 닿았다. 나는 멍하니 물었다.“무슨 뜻이죠?”석지훈은 내 말을 무시하고 거만하게 내 차에 올라탔다.나: “...”계속 말도 안 하고 예전처럼 과묵 모드로 돌아간 것 같아서 진짜 짜증 났다.“내 차예요.”내가 경고했다.석지훈은 정곡을 찌르며 말했다.“친구 걱정 안 해?”나: “...”이 사람한테 시간 낭비할 겨를이 없어서 나는 기사님께 빨리 가자고 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보니 수술실 앞에는 진유겸이 지키고 있었다.그의 온몸은 피투성이였는데 그 피는 최희연의 피였다.지금은 누가 그랬는지 따질 상황이 아니었고 다들 최희연이 살아남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새벽까지도 그녀는 수술실에 있었고 석지훈은 신기하게도 병원을 떠나지 않았다.최희연이 수술실에서 나온 것은 새벽 네 시였다. 눈을 꼭 감고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폭발로 인한 흉터가 가득했다. 갑자기 마음이 너무 아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지만 그녀는 죽은 듯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진유겸이 의사에게 물었다.“어떻습니까?”“일단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환자는 내일쯤 의식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얼굴의 흉터는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리에 파편이 많이 박혀서 제거하는 과정에서 구멍이 많이 생겼습니다.”나는 의사의 말뜻을 이해했다. 구멍 하나하나가 흉터가 될 것이었다.그래도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82화

    현정우가 말리려고 했지만 나는 그에게 이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나는 그녀의 몸에 바로 발길질을 했다. 새하얀 드레스에는 순식간에 발자국이 남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를 때리지는 못하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지시했다.“최희연을 패!”그들을 화나게 한 것은 나였지만 그들이 때리려는 사람은 최희연이었다.요즘 세상은 이렇게 삭막했다.강한 자는 약한 자를 괴롭히고 어른은 아이를 괴롭혔다.나는 2층에서 두 남자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고 있는 것을 곁눈질로 보고 목소리를 높여 소리쳤다.“유겸 씨, 당신 여자 안 챙길 거예요? 안 챙길 거면 평생 챙길 생각 말아요!”왠지 모르게 석지훈의 눈가에 미소가 어려있는 것 같았다.진유겸과 석지훈이 아래층으로 내려오기도 전에 그 재벌가 아가씨들의 어른들이 와서 그녀들을 끌어갔다. 최희연은 짜증 난다는 듯이 말했다.“저 사람들 파리처럼 엄청 귀찮게 구네.”“아까 무슨 말을 들었길래 얼굴이 그렇게 안 좋아 보여”내 질문에 최희연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솔이.”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왜?”“아까 계속 그녀가 유겸 씨를 차버렸다고 말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엄청 곤란했지. 마치 내가 둘 사이를 갈라놓은 것 같잖아!”“정말 네가 그랬다 해도 너도 피해자야!”최희연은 우울하게 말했다.“맞아. 난 유겸 씨에게 약혼녀가 있는 줄 몰랐어. 그리고 나랑 유겸 씨는... 우린 1년 전에 혼인 신고를 했단 말이야. 나는 그의 법적인 아내라고!”나는 놀라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한 번도 말 안 했어?”“혼인 신고할 때 유겸 씨는 별로 날 사랑하지 않았어. 그래서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저 우리 사이가 앞으로 더 굳건해지길 바랐었지! 수아야, 난 지금 유겸 씨가 나랑 이혼하자고 할까 봐 제일 두려워. 혼인 신고할 때 약속했거든. 누구든 더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그만둘 수 있다고. 그건 내가 그에게 한 약속이야. 지금은 너무 후회되지만!”나: “...”최희연은 어떻게 진유겸에게 그런 바보 같은 약속을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81화

    방금 고현성의 이름을 부른 건 일부러 석지훈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다. 우리 사이는 이제 돌이킬 수 없으니까.그가 찌른 칼 때문이 아니라 가장 큰 이유는 내 병 때문이었다...이렇게 헤어지는 것도 좋은 것 같았다.서로에게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켜줄 수 있으니까.나는 그에게 등을 돌린 채 말했다.“난 현성 씨를 선택할게요.”난 고현성을 따라 아까 그 방으로 돌아갔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욕실에서 따뜻한 수건을 찾아 그에게 건넸다.그는 수건을 받아 얼굴에 대고 사과했다.“미안해, 방금 그 말들은... 일부러 그를 힘들게 하려고 한 말이야.”“괜찮아요. 나도 방금 당신 이용했으니까.”나는 그를 이용해서 석지훈을 밀어내려고 했다.고현성은 이해하는 듯했지만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알아, 네 몸 때문이라는 거. 2년 전처럼... 근데 2년 전엔 날 밀어내지 않고 사귀자고 했잖아. 근데 왜 지금은 그때만큼 용기가 없는 거야?”나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당신은 그때 날 사랑하지 않았으니까.”이 말에 고현성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고현성이 날 사랑하지 않았으니 그와 연애를 해도 상관없었다. 적어도 내가 떠날 때 그가 너무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테니까.하지만 석지훈은 날 사랑했다. 그래서 난 그가 나를 잃는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을 떠나야 할 때, 난 석지훈과 완전히 인연을 끊고 어딘가에 숨을 것이다.“찜질 좀 하세요. 희연이도 이젠 왔을 테니 내려가 볼게요.”난 서둘러 방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 도착하자마자 최희연이 여러 재벌가 아가씨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보았다.그들은 웃고 떠들고 있었지만 최희연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해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말이다.나는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누군가 묻는 말을 들었다.“솔이 씨는? 조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솔이?!설마 진유겸의 그 약혼녀인가?아무도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자 그녀는 최희연을 바라보며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80화

    석지훈: “...”고현성이 나를 말하고 있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고현성의 이 말은 석지훈의 마음을 깊이 찔렀다.석지훈을 화나게 하기 딱 좋은 말들이었다.고현성은 나지막이 말했다.“난 예전엔 걔가 내 평생 마누라가 될 거라고 확신했었어. 날 사랑했으니까. 비록 그때 그녀는 자신이 엉뚱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걸 몰랐지만 난 그녀를 되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지! 그런데 나중에... 난 그녀를 계속해서 실망시켰고 바로 그때 네가 그녀 옆에 나타나서 그녀가 원하는 따뜻함을 줬어. 난 그녀가 왜 널 선택했는지 항상 이해할 수 있었어.그녀라는 사람을 내가 너무 잘 아니까. 그녀는 따뜻함이 엄청 부족해서 조금이라도 따스하면 꼭 붙잡으려고 했어!”“그래. 그녀는 연씨 가문의 대표로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린 나이에 유명하고 권력이 대단했지만 결국은 애에 불과했지.”이렇게 말한 건 석지훈이었다.나는 그가 고현성의 말에 대답할 줄은 몰랐다.그의 성격답지 않았다고현성은 후회와 억울함이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그때 난 그녀를 살리고 싶었어. 그녀가 잘 살기를 바랐기에 서정과 결혼했던 거지. 근데 그게 오히려 그녀를 무너뜨리는 마지막 계기가 돼서 그녀를 너한테 보내버렸어. 결국 난 아무것도 못 하고 그녀를 잃었던 거야! 그때 내가 뭘 할 수 있었겠어? 다 내가 그때 너무 쉽게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탓에 그녀랑 남이 돼버린 거야!”멀리서 석지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마워.”고현성은 약간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뭐가?”“그녀를 내 곁으로 보내줘서.”두 사람의 대화에서 석지훈은 먼저 화내지 않았다. 오히려 고현성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넌 그저 줍줍남일 뿐이야! 너희 사랑이 순탄할 거 같아? 지금 그녀는...”석지훈은 담담하게 경고했다.“뒷말은 닥쳐.”고현성은 겁 없는 남자였고 제일 싫어하는 게 위협이었다. 그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석지훈에게 물었다.“내가 길들인 여자, 만족스러워?”석지훈은 몸을 돌려 고현성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고현성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79화

    내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원태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성으로 돌아온 후 형이 말하더라. 널 칼로 찔렀다고. 너도 알잖아. 형은 무슨 일이 있어도 혼자 꾹 참고 말 안 하는 성격이라는걸. 그런데 이번에는... 네가 오해할까 봐 엄청 걱정하더라.”석지훈은 원태웅에게 말했고 원태웅은 내게 설명해주러 온 것이었다. 나는 그날 송 어르신이 석지훈에게 나를 찌르라고 시켰던 게 떠올랐다. 그 얘기를 하자 원태웅은 잠시 침묵하더니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사람은 타이탄의 새 두목인데 형한테 기술은 많이 가르쳤지만 질투가 심하고 잔인해서 누구도 형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꼴을 못 봐. 그 상황에서 형은 너한테 관심 없는 척해야 널 살릴 수 있었어. 송 어르신의 질투심 달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지.”잠시 말을 멈춘 후, 원태웅은 다시 설명을 이어갔다.“송 어르신은 네가 석씨 가문 사람이라는 게 좀 껄끄러웠겠지만 형이 너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을 드러냈다면 그는 석씨 가문과 척질 각오였어.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 상황에선 형이 너한테 차가운 척해야 송 어르신의 질투심이 약해지고 네가 석씨 가문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널 보내줄 수 있었던 거라고.”그럼 석지훈이 날 찌른 건 날 살리기 위해서였던 건가?그럼 내가 그동안 힘들어했던 건 다 부질없는 짓이었단 말인가?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나를 위한답시고 날 구했다.그야말로 따귀를 때리고 사탕을 주는 격이었다.이게 그 당시 고현성이랑 뭐가 다르단 말인가?원태웅은 내가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아직도 속으로 형을 원망해? 그런 상황에서, 네 생사가 걸린 선택 앞에서 형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비록 칼은 네게 꽂혔지만 형 가슴에 꽂힌 거나 마찬가지지! 형도 똑같이 아프고 괴로웠다고. 윤아야, 형이 널 얼마나 아끼는지 우린 다 알아. 넌 형이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고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야! 형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네가 다치거나 그로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78화

    고 씨 저택은 환한 불빛에 잠겨 있었고 2층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석지훈은 너무나 낯설었다. 낯설고 차가워서 온몸에서 음침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이다.석지훈은 진유겸을 무시했다. 나는 진유겸을 흘끗 쳐다보고는 정중한 말투로 말했다.“본인 일이나 신경 쓰시죠.”“허, 협박하는 거예요?”나는 협박이 아니라 정중한 충고를 한 것이었다.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는 순간, 나는 진유겸이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묻는 소리를 희미하게 들었다.“또 저 여자를 화나게 한 거야?”석지훈은 대답하지 않았고 진유겸은 계속해서 말했다. “여자는 정말 귀찮아.”그의 말투를 들으니 어젯밤 최희연이 그를 괴롭혔던 것 같았다.하지만 최희연의 성격상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돌아서서 방에 있는 생수를 찾아 한 모금 마시고 한참 후에 가방에서 항암제를 꺼내 두 알을 먹었다.내 병세는 확실히 악화됐다. 지금 내 상태로는... 그저 이 상태에서 더 나빠지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의사는 자궁 적출을 권유했다.자궁 적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남겨둬도 별 소용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임신할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이번에는 완전히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나는 내 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난 이번 생에 엄마가 되긴 글렀다.한숨을 쉬며 소파에 앉아 있는데, 문밖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 나는 나지막이 물었다.“정우 씨, 누구세요?”“가주님, 원태웅 씨입니다.”원태웅?맨발로 일어나 문을 열어보니 원태웅이 품에 붉은 장미꽃다발을 안고 있었다. 내가 나오자 그는 꽃다발을 내 품에 안겨주며 즐겁게 웃으며 말했다.“오랜만이야. 이건 형이 너에게 주는 거야.”“오빠가 주는 거면 오빠가 준 거라고 해요.”원태웅은 웃으며 말했다.“형에게 점수 따주려고 그러는 거잖아.”나와 석지훈은 헤어졌지만 원태웅과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항상

  • 너만을 향한 애틋한 사랑   제477화

    [핀란드예요. 석지훈의 지시를 받고 일하러 왔어요.]나는 이 페이지를 캡처해서 고정재에게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정재의 답장이 왔다.[고마워. 꼬마 아가씨.]그와 한민수 사이에서, 결국 난 고정재 편을 들었다.나는 그가 행복하기를 바랐다.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욕실로 가서 세수하고 나와 주방에서 컵라면 하나를 끓였다. 혼자 있을 때는 항상 컵라면을 먹었다.식사 후 고현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금은 의외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나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고씨 가문 경축 행사에 나를 초대하려는 걸까?어젯밤 나는 최희연에게 저녁에 그녀를 따라 경축 행사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주인의 초대 없이 함부로 가는 건 곤란했다.나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세요?”“오늘 밤은 고씨 가문 20주년 기념행사인데 널 초대하고 싶어. 수아야, 고씨 가문은 결국 네가 발전시킨 곳이잖아.”역시 그랬다.나는 대답했다.“알겠어요. 저녁에 갈게요.”내가 이렇게 흔쾌히 승낙하자 고현성은 조금 놀란 듯 말했다.“너...”“희연이랑 같이 갈게요.”전화를 끊고 손목시계를 보니 지금 화장하고 가면 시간이 딱 맞을 것 같았다. 이때 마침 최희연에게서 문자가 왔다.고 씨 저택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그래. 이따 봐.]나도 답장했다.나는 화장대 앞에 앉아 느긋하게 화장을 했다. 진한 화장이 아니라 창백한 얼굴을 가리려고 볼 터치만 살짝 한 뒤, 어제 최희연이 선물해 준 흰색 드레스를 입었다.코트를 들고 집을 나서니 현정우 일행이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 타면서 나는 현정우에게 제안했다.“함 집사에게 내 옆집 아파트 두 채를 사두라고 하세요. 내가 외출하지 않을 때는 거기서 쉬시고요.”현정우는 감격하며 말했다.“알겠습니다, 가주님.”그들도 온종일 나를 지키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나는 현정우만 데리고 고 씨 저택으로 들어가 익숙하게 뒤뜰로 가서 사람들을 기다렸다.몇 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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