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리영과 한창 이야기 나누고 있을 때, 맞은편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집주인 아줌마가 오늘 입주할 수도 있다더니, 지금 왔나 보네.’“리영아, 새로 오신 이웃분한테 인사해야 하나? 어제 같은 일이 벌어지면 도움을 청하기도 좋잖아.”내가 안리영한테 물었다.“이웃이 남자라면서. 이제 막 입주했는데 바로 문 두드리러 가면 변태라고 생각하지 않겠어?”안리영의 말에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그런가?”안리영이 대답했다.“당연하지.”‘그래. 그러면 우연한 만남을 기대해 보지, 뭐. 이웃과 만날 확률은 그래도 많으니까.’하지만 예상했던 거와는 달리 앞으로 며칠동안 만나보지 못했고, 진정우 역시 다시는 오지 않았다.‘소개팅남이 다시 찾아와서 복수할까 봐 걱정되지도 않나?’나는 갑자기 진정우에 대한 호감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주말 저녁까지 해고통지 전화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도 내일은 정상적으로 입사하기로 했다.출근룩을 정리하고 있을 때, 이소희한테서 연락이 왔다.“언니, 왜 놀이동산 일을 하나도 관심하지 않는 거예요?”“신경 쓰지 않으려고요.”사실 신경 쓰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진정우가 건넨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쪽지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나는 그제야 진정우를 많이 믿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때 이소희가 콧방귀를 뀌더니 말했다.“언니, 진 기사님 이제는 저희 야간근무 못하게 해요.”“네?”나는 의문이 가득했다.‘조명 테스트를 하려면 낮에 1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저녁에 2차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야간근무를 안 하고 어떻게 한다는 거지?’“진 기사님께서 마지막에 한 번에 테스트하자고 하더라고요.”이소희 말에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이러면 어떡해.’‘마지막 테스트 때 문제가 생겨서야 수습하다 보면 다른 테스트가 통과된 부분에도 영향이 미칠 텐데. 테스트하면서 진행하자고 했던 거, 나랑 같이 상의한 뒤에 결정 내린 일이었잖아. 왜 갑자기 바꾸는 거지?’나는 말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소희와
최신 업데이트 : 2024-11-1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