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그의 몸이 살짝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나는 급히 그의 팔을 붙잡았다.“삼촌...”그러자 삼촌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지원아, 갑자기 왜 이런 걸 묻는 거야?”진정우가 했던 말이 떠올랐지만, 삼촌에게 그대로 말할 수는 없어서 그냥 대충 얼버무렸다.“그냥 궁금해서요.”삼촌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고 그의 무거운 표정에 나까지 긴장되었다.“지원아, 네 부모님의 사고는 그저 안타까운 사고였어. 내가 현장에 직접 갔었고 당시 경찰 보고서와 부검 결과도 다 확인했어.” 삼촌의 목소리에는 깊은 슬픔이 묻어 있었다.그때 나는 너무 어렸고 삼촌이 나를 사고 현장에 데려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지 못하지만, 삼촌이 나를 보호하려고 현장에 데려가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은 제일 큰 아쉬움으로 남아있다.“지원아, 만약 네가 의문이 있거나 믿지 못하겠다면, 그 당시의 기록을 직접 열람해 봐도 좋아.” 삼촌의 얼굴은 창백해 보였고 조금 전까지 밝았던 표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삼촌과 아버지와 가까운 사이였다는 건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거의 친형제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내가 부모님의 사고를 언급한 것이, 그때의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 듯 보였다.나는 삼촌의 팔을 붙잡으며 말했다.“삼촌, 아니에요. 전 믿어요. 그냥 한 번 물어본 거예요.”삼촌은 내 말을 듣고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결국 아무 말 없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지원아, 먼저 내려가 있어라. 난 잠깐 혼자 더 있을게.”함께 내려가기로 했던 삼촌이 갑자기 말을 바꾸자, 내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삼촌...”“괜찮아, 어서 내려가.” 삼촌은 손짓하며 나를 보내려 했다.나는 서재를 나왔지만, 바로 아래층으로 가지 않고 벽에 기대어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삼촌의 반응이 예상 밖이라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혹시 그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그의 진심 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1-20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