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창피했다!이런 일이 두 번째라니, 전에는 진정우가 샤워하고 나올 때 마주쳤고, 이번엔 그의 몸을 상상하다가 그대로 들켜버렸다.아무래도 이건 진정우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닐까? 내가 이렇게 오래 두드렸는데 왜 이제야 문을 여는 거지?이 상황에서 덜 민망해지려면, 술에 취한 척하고 필름이 끊긴 것처럼 연기하는 게 낫겠지. 그럼 내가 덜 민망하고, 오히려 보는 사람이 곤란할 테니까.“여기 있잖아. 안에 있었네?”나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진정우를 가리키며 자연스럽게 말했다.안리영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진정우에게 말했다.“얘가 좀 취했어요.”“안 취했거든!”나는 안리영의 말에 연기를 시작했다. 왜냐하면 원래 취한 사람일수록 자기는 안 취했다고 하니까.그녀는 내 허리를 슬쩍 꼬집으며 말했다.“아, 맞네. 너 겨우 와인 한 잔 마셨잖아. 취할 리가 없지.”이 말을 듣고 나는 순간 멈췄다. 어디 두고 보자, 안리영! 믿었던 친구에게 이렇게 당하다니.나는 진정우 쪽으로 눈길도 못 주고 있는데, 그가 먼저 물었다.“날 찾은 이유가 뭐죠?”“아니, 아무 일도 없어요.”말을 얼버무리며 재빨리 돌아서서 안리영을 끌고 나가려 했다. 그런데 진정우가 한마디 더 했다.“저는 할 말이 있어요.”정말 이러다 숨 막혀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머리가 아파요. 얘기는 내일 해요.”나는 그에게 더 말할 틈을 주지 않고 서둘러 내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갔다.“하하, 너 정말 너무 귀엽다!”안리영은 문을 닫자마자 나를 보며 웃었다.나는 당황해서 그녀를 째려보았다. 안리영은 전혀 죄책감 없는 얼굴로 말했다.“좋아하면 더 용감해져야지! 차라리 이번 기회에 다 들켜버리고, 앞으로는 방문을 활짝 열고 한 침대에서 지내면 되잖아? 그러면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그녀의 농담에 얼굴이 화끈거리며 나는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나가! 빨리 나가! 우리 절교야!”“그럼, 진정우랑 정말 잘 되면 나중에 나한테 감사 인사해야 한다?”안리영은 진정으로
Last Updated : 2024-11-2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