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봉구안이 소욱의 잘못된 말을 바로잡으려 했으나,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났다.그 자리에 선 그녀는 온몸이 싸늘해졌다.그녀가 완부옥을 두려워한 이유는 그녀의 끈질긴 집착 때문이었다.아무리 차갑게 거절해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런데 이제 황제까지 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그러나 봉구안은 확신했다.권력과 풍요 속에서 자란 황제가 얼마나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있겠는가.아마 주방 도구조차 제대로 구분하지 못할 것이다.그녀는 다시 화신제 준비를 하기 위해 처소로 돌아갔다.이 축제야말로 중요한 일이었다.이를 통해 맹교먹의 죽음으로 불거진 불리한 상황을 해결해야 했다.한 시진 후.소욱이 돌아왔다.그 뒤로 몇 명의 시위가 각자 접시를 들고 따라왔고, 그 접시들은 정갈하게 식탁 위에 놓였다.다섯 가지 반찬과 한 가지 국, 고기와 채소가 균형 잡혔고, 색과 향, 모양이 모두 흠잡을 데 없었다.봉구안은 어리둥절했다.이 모든 걸 정말 소욱이 했다는 말인가?소욱은 옷에 묻은 연기 냄새를 풍기며 호위들에게 물러가라 명했다.봉구안이 의아하게 쳐다보는 가운데, 그는 태연히 입을 열었다.“내가 농사나 밭일을 모를 것 같으냐?”“이 모두가 내의 손끝에서 나온 것이니, 한번 맛보아라.”봉구안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젓가락을 들었다.먼저 초록빛 채소를 집어 한 입 먹었다.맛이... 괜찮았다.궁중의 대령숙수가 만든 화려한 음식이 아니라, 군영에서 먹던 소박한 음식이 떠오르는 맛이었다.그녀는 국을 한 모금 들이켰다.생선은 부드럽고, 국물은 신선하며 깊은 맛이 났다.고개를 들어 소욱을 바라보았다.그는 여유로웠다.“내가 어릴 적 궁을 떠나 무술을 익혔으니, 그리 여린 황자는 아니지.”“하늘을 나는 새도, 물속의 물고기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믿기 어렵거든, 내가 직접 나서는 것을 보여주마.”이 모습은 봉구안의 눈에 더 이상 폭군도 아니었고, 오히려 평범한… 요리사 같았다.“믿습니다.”그녀는 그의 소매 끝에 묻은 기름 자국과, 튀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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