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의 변고는 봉구안의 예상밖의 일이었다.오래 전에 그녀는 완부옥과 상의를 거쳤고 남제가 양국 간의 모순을 해결하겠다고 확답을 주었기에 전쟁까지 갈 이유가 없었다.그렇다면 현재는 남강 내부에 문제가 생겨서 완부옥이 설득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수도 있었다.봉구안이 정색하며 말했다.“폐하, 전쟁을 원하는 것은 북연이고 어쩜 남강은 그들의 이간질에 넘어갔을 수 있습니다. 속히 궁으로 복귀하시어 대신들을 불러 상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소욱은 하늘을 수놓은 공명등이 아쉬웠다.그가 그녀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무려 삼천 개나 되는 공명등이었다.그리고 그는 아직 하고 싶은 얘기가 남아 있었다.하지만 남부에서 전쟁 보고가 들려온 이상은 사적인 일은 미뤄둘 수밖에 없었다.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궁으로 복귀한다!”그날, 서재의 불빛은 밤새 꺼지지 않았다.서왕이 제안했다.“폐하, 북연 놈들이 너무 괘씸하지 않습니까. 남강을 이용하려 들다니요. 저는 남강 측과 잘 소통을 한다면 전쟁까진 치를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다른 무장들은 의견이 각자 달랐다.“폐하, 소국인 남강이 이토록 건방지게 나오니 이번 기회를 빌어 소탕해 버리는 게 좋겠습니다! 양나라처럼 남제의 부속국으로 거두어 버리지요!”“폐하, 소신도 의견에 동의합니다!”“폐하, 남강은 이방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입니다. 남제에 귀순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굴복할 리 없으니 협상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북연이 압박을 가하니 남강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입니다. 전쟁은 피할 수 없어요. 폐하, 지금 고려해야 할 것은 이 전장을 누가 통솔하느냐입니다.”대신들은 각자 견해가 달랐다.자시쯤 되었을 때까지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자, 소욱은 그들을 모두 물리고 측문을 향해 말했다.“이제 나오거라.”곧이어 문 안쪽에서 봉구안이 숙연한 표정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소욱은 미간을 매만지며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다 들었으니 의견을 말해보거라.”후궁은 정치에 간섭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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