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2화

작가: 일설연우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17 20:00:00
봉구안은 지도를 보며 술술 자신의 의견을 얘기했고 소욱은 진지한 얼굴로 조용히 듣고 있었다.

상의가 끝난 후, 그가 말했다.

“대신들이랑 그렇게 오랜 시간 상의한 게 무색하군. 다음번엔 차라리 바로 너의 의견을 묻고 결정하는 게 빠르겠어.”

봉구안은 겸손하게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

“대신들의 의견에서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그들이 없었다면 저도 이렇게 빨리 생각을 정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소욱은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재차 물었다.

“정말 동행 안 할 생각이냐?”

계약 기간은 고장 일년이고 이번에 남부에 다녀오려면 최소 두세 달 정도 소요될 것이다.

봉구안은 살며시 그의 손을 뿌리치고 말했다.

“저는 남아서 황후의 본분을 다해야지요.”

“아직도 모르는 척할 것이냐? 내 그런 계약을 제안한 이유는 본디 너와 매일을 함께하고 싶어서이거늘.”

소욱은 조금씩 그녀를 압박했다.

물론 그의 의도를 알기에 동행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었다.

봉구안은 겉으로는 공손히 그에게 말했다.

“폐하, 현재로서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폐하를 독해하려던 자도 찾아야 하니까요.”

“짐이 굳이 너와 동행을 하겠다면…”

봉구안은 정색해서 그의 말을 잘랐다.

“그럼 폐하는 우매한 군주라는 오명을 얻게 되겠지요. 이번에 폐하께서 친히 군사를 이끌고 나가게 된다면 민심을 달래고 백성들 사이에서 위엄을 높이는데도 큰 작용을 할 것입니다. 저와 동행한다면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거고요.”

소욱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대체 내가 얻을 게 뭐지? 손가락 하나 못 건들게 하면서!’

영화궁.

봉구안이 처소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묘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곧 있으면 비빈들이 아침 문안을 올 터이니 기껏해야 한 시진 정도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녀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침상에 벌러덩 누웠다.

연상은 조용히 다가와 그녀의 시중을 들고 침상 옆을 지켰다.

아침 조회.

소욱이 친히 군대를 이끌고 남강으로 간다는 말에 대신들은 저마다 반대했다.

“군주의 자리는 비워둘 수 없습니다. 어찌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3화

    연상은 꿈속에서 아주 잔혹한 장면을 보았다. 귓가에 아우성소리가 귀를 찢을 것 같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앞에서 죽어갔다.연상은 두려움에 떨었다.갑자기, 그녀는 구명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언가를 꽉 잡았다.곧이어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따뜻한 목소리에 그녀는 고통스러운 꿈에서 깨어났다.연상은 마치 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아이처럼 본능적으로 봉구안의 따뜻한 품으로 파고들었다.“피! 수많은 피가 뿌려져 있었어요…”봉구안은 자리에 서서 자신을 부둥켜안고 있는 연상의 야윈 등을 부드럽게 다독여주었다.“이제 괜찮다.”연상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마치 그 환경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너무도 생생한 살육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옆에 있던 늙은 의원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 아가씨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한번에 기억을 되찾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봉구안은 자세를 숙이고 연상과 눈을 맞추었다.“연상아, 내 말을 듣거라. 만약 두렵다면 지금 돌아갈 것이다. 굳이 네가 해야 할 일이 아니야. 너무 무리하진 말거라.”연상은 멍하니 상전을 바라보다가 그녀의 옷깃을 꽉 잡고 말했다.“할 수… 있습니다.”이어지는 며칠간, 봉구안은 매일 연상을 데리고 궁밖으로 외출을 나갔다.연상은 하루하루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그렇게 드디어, 그녀는 모든 일들을 기억해냈다.잠에서 깬 그녀는 깊은 슬픔에 잠겨 눈물을 흘렸다.그녀의 가족들은 그 대란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했다.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포대기에 싸여진 남동생도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봉구안은 조용한 객잔을 세 맡고 연상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었다.연상은 한시도 기다리기 싫어 떨리는 목소리로 봉구안에게 사실을 전했다.“마마, 소인이 봤어요. 그 구미사 도안을 소인이 봤어요! 그 인간이 조부님을 죽였어요!”봉구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말해보거라.”연상은 슬픔이 가득 담긴 눈으로 봉구안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그날 밤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4화

    봉구안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진가의 사건 일지에서는 진 태부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죄책감을 느껴 독을 먹고 자결했다고 썼습니다.”“하지만 연상의 기억을 토대로 돌이켜 보면 진 태부는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했습니다.”소욱이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확실하냐?”봉구안은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거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씨 가문이 무고한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필히 누군가가 배후에 숨어서 사건을 조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소욱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그 말도 일리가 있군. 하지만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이 많아. 그리고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진범을 잡으려고 해도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봉구안은 솔직히 계획을 말했다.“조사는 관부에서 해야 할 일이고 저는 반지의 주인을 찾을 것입니다.”만약 모든 일을 그녀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면 관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었다.소욱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만약 가능하다면 진보산을 죽인 진범을 찾아서 진실을 밝히고 억울함이 있다면 풀어주고 죄가 있다면 다시 벌을 내릴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에게 더 중요한 일은 남부의 상황이었다.내전을 나오는 소욱의 앞에 연상이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폐하 진씨 가문은 필히 억울함을 당했을 것입니다. 소인, 감히 청을 드리건대, 사람을 보내 사건을 재조사해 주십시오!”그녀는 소욱의 앞에 정중히 큰절을 올렸다.소욱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네 어린시절의 기억 하나로 어찌 사건의 재조사를 가동할 수 있단 말이냐? 황후의 시종인 걸 봐서 이번은 눈감아 주겠지만 앞으로 궁에서 생활할 땐, 항시 본분을 잊지 말고 말을 삼가거라.”연상은 입술을 깨물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소욱이 떠난 후, 봉구안도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문 앞에 서서 여전히 무릎을 꿇고 있는 연상을 바라보며 말했다.“일어나거라.”연상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구슬피 울고 있었다.“마마, 소인이… 무능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그녀의 목소리에는 깊은 슬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5화

    무려 20일이 걸려 소욱이 이끄는 대군이 남부에 도착했다.남부의 병사들은 대오를 정렬하고 제왕을 맞이했다.소욱은 잠깐의 휴식도 없이 앞장서서 양국의 변경으로 갔다.해가 저물 때에야 그는 비로소 막사로 돌아왔다.지금의 그는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였다.진한길의 허리춤에서 흔들리는 향낭을 보자 그는 또다시 분노가 치밀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황후를 원망할 일이 못되었다.황후의 마음에 그가 없으니 당연히 그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것이고 직접 향낭을 수놓는 일은 바랄 수 없었다.“폐하, 밖에 누군가가 알현을 청하옵니다!”순간 소욱은 인상을 찡그렸다.이 늦은 시간에 누굴까?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황후가 몰래 온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곧이어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생각을 바꾸었다.전쟁 중에는 절대 다른 것에 신경이 팔려서는 안 된다. 과거 그 역시 병사를 이끌고 출정을 나간 적 있었지만 그때는 이렇게 감정적이지 않았다.그는 잡생각을 떨쳐버리려고 고개를 흔들었다.방문자는 놀랍게도 완부옥이었다.완부옥은 소환과 관계가 밀접한 여인이자 남강인이었다.양국이 곧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는 마당에 여긴 왜 찾아온 걸까?소욱은 근엄한 표정으로 상석에 앉아 싸늘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봤다.야행복을 입은 완부옥의 얼굴은 요염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소욱을 상대할 때 그녀는 전혀 교태를 부리지 않고 사무적인 어투로 입을 열었다.“소환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저에게 서신을 보냈습니다. 남제 대군에게 해독에 좋은 단약을 보내라고 하더군요. 약이 바깥에 있으니 필요할 때 한 알만 드시면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소욱의 눈빛이 급변했다.소환이 지인의 부탁을 받고 완부옥에게 서신을 보냈다면… 설마 황후?적국의 군주에게 호의를 표한 완부옥의 행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진한길이 옆에서 말했다.“폐하, 조심하십시오.”남강인이 남제의 군주에게 이렇게 살갑게 대할 리가 없었다.완부옥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못 믿으시겠다는 거지요?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6화

    그날 이후 영화궁은 북적북적해졌다.비빈들은 함께 모여 변방의 전사들을 위해 신발을 만들고 겨울을 날 겨울 옷도 준비했다.“황후마마, 이런 것들도 전쟁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겠지요?”가빈이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고 봉구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일부 곱게 자란 비빈들은 수놓이는 가능하지만 두터운 신발굽을 만들기에는 많이 힘들어 보였다.하지만 그들은 엄살을 부리지 않고 겸손하게 배웠다.모용선도 그들 틈에 섞여서 처음으로 진심 어린 미소를 짓는 비빈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그제야 그녀는 과거 자신 역시 비빈들과 가까워지려고 했지만 그때 봤던 미소는 지금처럼 진실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가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기에 상대 역시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던 것이다.태황태후 역시 그럴 것이다.한때는 태황태후가 과거 영비를 아꼈을 때부터 진심으로 조카손녀인 자신을 아껴준다고 생각한 적 있었다.하지만 태황태후는 그녀가 회임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그녀를 버리고 단 한마디의 위로도 해주지 않았다.제왕가는 무정하다고 하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모용선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녀는 서왕의 말을 듣지 않고 고집을 피워 황궁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다.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을뿐더러, 오히려 그녀는 많은 걸 잃었다.만약 궁밖이었다면 분명 좋은 사내를 만나 그와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을 것이다.모용선은 처음으로 황궁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영화궁 밖.지나가던 녕비는 안에서 들리는 즐거운 웃음소리에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황후는 참 대단한 수완이야. 우리한테 병사들을 위해 신발과 의복을 만들게 하다니.”옆에 있던 시종이 아부 섞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른 비빈들이 멍청한 거죠. 폐하께서 만약 저들이 다른 사내를 위해 신발을 만들었다는 걸 아신다면 필히…”“멍청한 건 너야! 저들이 저런 일을 안했다고 해도 폐하는 저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거다.”“예, 현명하십니다, 마마.”곧이어 녕비는 걸음을

    최신 업데이트 : 2024-12-17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7화

    찻잔을 내려놓은 소욱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말했다.“싸우는 건 내가 아니야. 남강 왕 자네지.”“자네는 타고난 싸움꾼이야. 비록 작은 부족이긴 하지만 북연과 맞설 담량을 가졌어. 북연 대군이 남강을 도와 같이 남제를 공격하기로 합의를 보았겠지. 하지만 자네와 내가 손을 잡는다면 북연을 칠 힘이 얼마든지 있어. 남제는 남강에 죽화총 백 대를 지원하겠다. 그거면 북연의 5만 대군을 쉽게 물리칠 수 있을 거야.”“그렇게 되면 북연을 가지고 논 남강은 천하에 이름을 알리게 되겠지. 남강 왕, 아주 좋은 그림이지 않은가.”소욱의 구상은 전부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었다.남강 왕은 그의 말에서 자신이 이미 연극 무대에 올랐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남강이 북연과의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일약 영웅이 되는 그런 연극이었다.그렇게만 된다면 다른 국가들도 더 이상 남강을 얕잡아보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패배한다면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었다.남강 왕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침착하게 물었다.“5만 대군이 이곳에서 죽어나간다면 북연의 황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또 다시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남강은 어찌해야 합니까? 남제 폐하께서는 저희를 불구덩이로 떠미는 격이 아닙니까!”소욱은 미리 준비한 대사를 읊었다.“남강과 남제는 연맹을 맺고 남부에 견고한 방어선을 구축하면 돼. 북연이 다시 남강을 침공하려고 할 때에 남제에서 즉시 군을 파견해 그들의 천군만마를 막아줄 것이야.”남강 왕은 순간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북연의 5만 대군이라니, 참으로 매혹적인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남강 왕이 음침한 눈으로 소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남강에만 이득이 되는 제안이군요. 남제는 저희에게서 뭘 원하나요?”남제가 밑지는 장사를 할 리가 없었다.소욱은 매력적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남제가 원하는 것은 전장을 치르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그제야 남강 왕은 그의 의도를 알아

    최신 업데이트 : 2024-12-18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8화

    오백은 찾아낸 단서를 그녀에게 자세히 설명했다.“천용회가 금방 창설되었을 시, 보옥 한조각을 우연히 얻었다고 합니다. 몇몇 원로들은 보옥을 반지로 만들고 그 위에 칠색 보석을 끼워넣었다고 해요.”“반지를 보유한 자는 천용회에서도 꽤 높은 위치에 있는 인물로, 살인을 하더라도 절대 자기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강호에 떠도는 소문만 있고 실제로 그들을 본 자는 없었습니다. 이 반지도 정말 오랫동안 추적해서 겨우 찾아낸 단서입니다.”봉구안은 싸늘한 시선으로 전방을 응시했다.천용회가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몇 년 전 그 대란에서 다 죽은 게 아니었단 말인가.그녀가 신경 쓰이는 것은 과거 북부에서 그들이 죽이려던 사람이 맹 소장군이냐, 아니면 소환이냐였다.소환은 천용회와 원한이 있고 맹 소장군은 별다른 원한관계가 없었다.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봉구안은 오백을 통해 무림맹에 조심하라는 경고의 서신을 보냈다.어쩌면 천용회는 몰래 부흥을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궁으로 복귀한 봉구안은 서신에 이 일을 써서 소욱에게로 전했다.서신을 보낸지 며칠 안 지나서 남부에서 전장 상황이 전해졌다.장공주는 영화궁으로 달려와 봉구안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이겼답니다! 남강은 병사를 물렸고 남제는 전장을 치르지도 않고 승리했답니다. 그리고 남강과 북연이 전장을 치렀는데 남강에서 5만 북연군을 전부 소멸했다고 합니다.”“또 있어요. 듣기로 북연에서도 죽화총을 사용하려고 했었는데 웅염이라는 인간이 그린 도면으로 만들어낸 죽화총은 한번 사용도 못해보고 전부 폭파했다고 합니다. 너무 통쾌하지 않습니까!”이 모든 것은 봉구안이 예상했던 바였다.이 기세대로라면 소욱은 곧 복귀할 것이다.어차피 이 전장에서 남제는 죽화총 백 자루만 빌려줬을 뿐이다.병사 한 명 희생하지 않고 남강 대군을 물리고 남강을 이용해 북연에 타격을 입힌 것이다.한편, 북연.북연 황제는 갑자기 고질병이 재발하여 태자가 나랏일을 대리하고 있었다.상

    최신 업데이트 : 2024-12-18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59화

    서왕은 문무백관들 앞에서 근엄한 얼굴을 하고 재차 물었다.“식량을 운반할 감독관을 자처할 사람 없는가?”평소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조급함만이 남았다.황제가 남부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이리도 사람이 없다니 짜증이 안 날 수가 없었다.나랏일을 감독하는 업무를 맡지 않았더라면 친히 나가고 싶었다.“전하, 이미 여러 명의 감독관이 죽었습니다. 지금 시급한 건 식량을 강탈한 도적을 소탕하는 일입니다. 안 그러면 저희가 나선다고 해도 돌아올 수 없단 말입니다!”서왕 역시 이를 모르지 않았다.진작에 병사를 보내 도적을 소탕하게 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었다.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전쟁을 치르는데 식량은 필수 요소였다. 식량을 남부로 운반하지 못하고 있으니 시간을 끌수록 황제의 신변 안전이 걱정되었다.“송 장군…”서왕은 조급한 얼굴로 송 장군을 호출했다.“전하, 소신도 가기 싫은 게 아닙니다. 다만 소신은 전쟁터에서 병사를 파견하는 병법에만 능하지 정면에서 싸운 경험은 부족합니다.”“듣기로 도적들은 지형에 익숙하고 매복에 능하다고 하니 소신은 자신이 없습니다. 차라리 소신이 병사를 이끌고 남부로 나가는 것이 더 승산이 있지 않겠습니까.”또 한 명의 장수가 앞으로 나섰다.“전하, 소신 병사를 이끌고 남부에 지원을 가겠습니다.”파병지원도 시급한 문제였지만 서왕은 고개를 끄덕일 수 없었다.일찍이 두 달 전, 황제는 마지막 서신에서 남부에 파병하지 말라는 명확한 지시를 전했다.영화궁.장공주는 불만 가득한 얼굴을 하고 영화궁을 찾았다.내전에는 그녀와 봉구안 둘뿐이니 굳이 말을 가려서 할 필요도 없었다.“식량 운송 때문에 조정이 아주 시끄럽습니다. 하나같이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니, 어이구 겁쟁이들!”“서주성에 있는 진왕은 소식을 전해 듣고는 폐하의 신변 안전이 확실하지 않은 지금 나라에 주인이 없으면 안 된다는 명목을 내세우더니 꿈에 선황이 나타나셔서 나라를 감독하는 일을 맡아달

    최신 업데이트 : 2024-12-18
  • 폭군의 장군 황후   제460화

    진왕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대전 안으로 들어왔고 그의 옆으로 호위무사 두 명이 따르고 있었다.그를 본 관원들의 반응은 각자 상이했다.누군가는 든든한 아군을 만난 것처럼 아부 섞인 웃음을 지었다.서왕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형님, 서주성에 계셔야 할 분이 황성엔 어쩐 일입니까. 폐하의 부름이 없이는 황성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나이 서른이 넘은 진왕은 선황의 장자였다.소욱은 즉위한 후, 왕권을 휘어잡기 위해 황위 경쟁에 이름을 올렸던 황자들에게 모두 영지를 하사하고 성 밖을 못 나가도록 조치했다.그런데 황제가 남부에서 조난을 당했다는 소문을 듣고 진왕이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서왕으로서는 그를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진왕은 아래턱을 매만지며 자신 있게 말했다.“태황태후의 명이 있었다!”서왕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진왕은 성큼성큼 서왕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맹수의 이빨을 드러내고 비아냥거리듯 말했다.“폐하께서 위험에 처하셨다고 하여 태황태후께서 근심이 많으시다. 누군가가 이 기회에 권력을 탐하지 않을까 걱정해서 나를 황궁으로 불러 상황을 통제하라 하셨다.”“어쨌거나 폐하와 나는 피를 나눈 형제 아니겠더냐. 이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건 가족뿐이지. 내 아무리 무능하다고 해도 적어도 나는 폐하의 친 형님 아니더냐. 서왕 너는 뭐지?”서왕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잡았다가 다시 폈다.그리고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폐하께선 저를 믿으시어…”진왕이 냉소를 지으며 그의 말을 잘랐다.“하지만 너는 그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더냐?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정녕 몰라?”“남부의 식량이 근 한달간 끊어졌고 폐하와 뭇 병사들은 우리가 가서 구원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넌 소극적이고 태만하게 직무에 임하여 여러 차례 식량 운반에도 실패했지. 그 많은 식량들은 다 어디 갔느냐?”“말로는 도적들의 소행이라지만 내가 보기엔 너 서왕의 뒷주머니에 들어간 게 틀림없다!”그 말이 나오자 여러 관원들이 동요하기 시

    최신 업데이트 : 2024-12-18

최신 챕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51화

    봉구안은 찌푸린 얼굴로 이른바 예물이라 불리는 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곁에 있던 맹부인이 말했다.“선물을 보낸 사람이 특별히 말했다구나. 이건 미래의 황후에게 주는 것이라고… 며칠만 지나면 3월이 되는구나. 보아하니 폐하께서는 네가 다시 궁으로 돌아올 것이라 확신하신 모양이야…”봉구안은 평온한 표정으로 맹건 장군 부부에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스승님과 사모님께 폐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말이 끝나자 밖에서 사람이 알렸다.“부인, 누군가가 소공자를 찾으러 왔습니다.”봉구안의 마음이 흔들렸다. 마치 바람이 호수를 스치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듯이……장군부.봉구안이 보니 방문객은 몸에 딱 맞는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남자였다.그는 그녀에게 공손히 예를 갖추었다.“저는 은육이라 합니다. 황제 폐하의 명을 받아 물건을 전달하러 왔습니다.”그는 즉시 긴 모양의 비단 상자를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하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비록 그가 스스로를 소욱의 사람이라고 칭했지만, 그녀는 본래 신중한 성격이라 그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남자는 그녀의 반응을 보고 상자를 한 손으로 열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여주었다. 기계 장치나 속임수는 없었다.비단 상자 안에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봉황 비녀가 들어 있었다. 매우 귀하고 아름다운 물건이었다.비녀를 본 순간, 봉구안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이 봉황 비녀는 과거 소욱이 그녀에게 선물했던 것이었다.그들이 이혼한 뒤, 그녀는 그것을 가져가지 않았다.남자는 상자를 닫고 다시 그녀에게 내밀었다.“한 치의 거짓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안심하고 받으셔도 됩니다.”봉구안은 비단 상자를 내려다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날 밤.방 안에는 등불이 켜져 있었고, 한 남자가 책상에 앉아 있었다.그의 준수한 얼굴은 등불 빛에 비춰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겼다.그때 진한길이 문을 열고 들어와 공손히 말했다.“폐하, 북방으로 보낸 사람이 돌아왔습니다.”소욱의 시선이 손에 들고 있던 공문에서 문 밖으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50화

    송가의 정원에서 송가와 봉가의 사람들은 함께 성지를 들었다.“황제 폐하의 성지가 내려졌습니다. ‘봉장미라는 여자가 있으며, 지혜롭고 아름다운 모습이 있다. 나는 그녀의 외로움을 안타까워하며, 이제 맹 소장군과 의논하여 그녀를 양녀로 삼고, ‘맹’ 성을 하사한다…’”이 조서를 들은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다.봉 대인은 분노하며 이해할 수 없었다.그는 이미 한 딸을 송가에 보냈는데, 또 다른 딸을 보낸다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황제는 이전에 이혼을 명령하고 아내를 빼앗아 갔더니, 이제는 자식도 빼앗으려 하는 것인가!반면, 다른 사람들은 두려움과 충격을 느꼈다.황제는 정말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혹시 그가 뒤에서 사람을 보내 이곳의 일을 감시하고 있었던 것일까?그 생각에 봉 대인은 식은땀이 흘렀다.봉 부인은 딸이 무엇이라 불리든 상관없었다. 이제 성지가 내려졌으니, 봉장미는 명분이 확실해졌다.송가 사람들도 안심하며 기뻐했다.그들은 이제 더 이상 걱정할 일이 없었다.그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은, 황제가 성지를 내려 이 혼인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더 이상 황실의 보복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중요한 것은, 봉장미가 이제 ‘맹가의 딸’이 된 것과 같은 신분이 아니라, 황제의 조서를 통해 이 혼인에 대한 황제의 입장이 명확히 드러났다는 것이었다.객잔으로 돌아온 봉 대인은 봉구안을 한쪽으로 불러 조용히 말했다.“너와 이혼하기 전, 폐하께서는 이미 네 신분을 알고 있었고, 지금까지도 이를 폭로하지 않고, 장미를 보호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알고 있다. 폐하께서 이렇게 하는 이유는 모두 너를 위해서일 것이다.”“구안아, 내가 하나만 조언하겠다. 황궁으로 돌아가서 황제 폐하와 함께 있거라.”“네가 여기서 떠도, 황후로서의 생활이 더 편하지 않겠느냐?”봉구안의 얼굴은 차가웠다.“그것은 제가 결정할 일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더 이상 제 일에 걱정하지 마십시오.”봉 대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9화

    송려는 사당을 나서며 여전히 꿈만 같다고 느꼈다. 봉가에서 사람들이 왔고, 부모님과 결혼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장인, 장모님을 만나기 전에, 송려는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그는 뜰을 나서며, 문 밖에서 마치 오래 기다린 듯한 봉구안을 보았다.“소…” 그가 그녀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랐다.봉구안의 시선은 차갑고, 가벼운 듯이 그에게 내려앉았다. 마치 신경 쓰는 듯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다친 것이오?”송려는 조금 놀랐다. 그녀가 사람을 걱정하는 걸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녀와 봉장미는 쌍둥이지만 성격이 매우 달랐다.봉장미는 이해심이 많고, 온화하고 세심했다.하지만 소환, 즉 봉구안은 약한 사람을 싫어하고, 뒤처지는 사람을 용납하지 않았다.그는 그때 그들이 공격을 받았을 때, 자신이 조금만 느려졌을 뿐인데 소환이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송려! 빨리 빨리 움직이지 못하겠소?”그래서 그는 그녀가 동정심이 없고,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개의치 않을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송려는 쓴웃음을 지었다.“혹시 내 집안에 해를 끼친 건 아니겠지?”봉구안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런 일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소.”송려는 놀랐다.아직 그런 일은 아니지만, 그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그는 알지 못했다. 봉구안이 그의 혼인 문제를 위해 송 부인을 부추겨서, 송 대인이 밤새 여덟 명의 여자와 싸우게 만들었던 일을 말이다...곧 두 사람은 앞마당에 도착했다.양가 부모는 여전히 혼인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송가는 이 혼인을 승인했지만, 여전히 몇 가지 걱정했던 점들이 있었다.그들은 말했다.“대신, 이 혼인은 절대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왕실과 연관되므로, 혼인식 당일, 장미가 봉가를 떠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그리고 그녀는 더 이상 봉가의 딸로 간주하지 마십시오.”봉 대인과 봉 부인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묘하게 찡그렸다.이 말은 결국,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8화

    밤.송가의 의관.이 시간에는 병자가 찾아오는 일이 드물었다.송 대인은 약재를 만지며 몰두하고 있었다.그러다 보니 벽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알아채지 못했다.쾅!순간, 그는 둔기로 머리를 얻어맞고 앞으로 고꾸라졌다.머리가 약재 그릇 속에 처박힌 채로 정신을 잃었다.송 대인이 깨어났을 때, 자신이 침대에 묶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더구나, 그곳은 그의 방이었다.그는 몇 번 소리쳐 보았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이때 하인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내보내진 상태였다.끼익…문이 열렸다.드디어 누군가 들어왔다.송 대인은 목을 빳빳이 세우며 바라보았다.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아내였다.“부인,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요!”송 대인은 놀랐으나 동시에 안도했다.도둑이 아니라 다행이었다.그러나 송 부인은 싸늘한 표정이었다.남편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대신 그녀는 익숙하게 향을 피우기 시작했다.곧이어 그녀가 명령하자 몇몇 젊은 여자가 연이어 방 안으로 들어왔다.송 대인은 그제야 한숨 돌렸던 마음이 다시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부인! 당신…”송 부인은 갑자기 남편을 돌아보았다.그 눈빛에는 젊었을 때의 동경이나 애정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어머니로서의 고뇌와 결단만이 남아 있었다.“폐비 봉씨의 말이 맞았습니다. 자손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있죠.”송 부인은 싸늘하게 말했다.“남편, 아들을 위해서 당신이 좀 고생해 줘야겠어요.”그녀는 남편이 알던 모습과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송 대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부인, 설마… 아니, 안 돼!”송 부인은 서글픈 웃음을 터뜨렸다.마치 막다른 길로 몰린 사람이 모든 이성을 놓아버린 듯했다.향을 다 피운 그녀는 천천히 남편을 바라보았다.“아들을 보러 갔었습니다.”“그 몸에 난 수많은 상처… 다 당신이 그렇게 만든 것이죠…” “당신 아들이잖아요. 어떻게 그렇게 무정할 수 있나요.”송 부인은 말에 힘을 주었다.“당신이 원하는 자손 문제.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7화

    송 대인과 송 부인은 동시에 봉구안을 바라보았다. 이 폐비를 말이다.봉구안은 진지하게 말했다.“듣자 하니, 송 대인께서 보태 신약을 지어 태아를 안정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두 분께서는 틀림없이 아들을 하나 더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이 말이 떨어지자, 모두 침묵에 빠졌다.송 부인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가 창백해졌다.봉 대인은 즉시 딸을 꾸짖었다.“어디 감히 남의 집 자손 문제에까지 참견하느냐! 당장 나가거라!”송 부인은 남편을 향해 말하려다 말았다.이 모든 것이 봉구안의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아무 준비 없이 이런 말을 할 인물이 아니었다.송가에 오기 전, 이미 오백에게 정보를 알아보게 했다.송 대인은 다른 취미도 없고, 오로지 의학 연구에 몰두하며 자신의 의관에서 밤낮을 보내는 사람이었다.그는 집에 거의 들르지 않았고, 아내를 방치했다.부부의 잠자리가 없으니, 자식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송 부인은 최근 몇 년간 얼굴에 기미가 짙어지고 월경도 불규칙하다는 소문이 있었다.봉구안은 확신했다. 송가에 자식이 한 명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송 대인이 남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였다.좌중에서 송 대인의 표정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냉랭하고 딱딱했다.그는 한 마디로 단호했다.“봉 대인,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이 말은 곧 손님을 내보내겠다는 뜻이었다.봉 대인 역시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봉구안은 송 부인을 바라보았다.“부인, 아까 말씀은 당신을 모욕할 뜻이 아니었습니다.”“결론적으로 자손 문제는 해결책이 없는 게 아닙니다.”“하지만 진정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억지로 떼어놓는다면, 공자께서는 평생 고통 속에 살게 될 것입니다.”“그건 부인께서 누구보다 잘 아실 겁니다.”“송 공자께서는 고집이 대단합니다.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분이시죠.”송 부인의 마음 한 켠이 시큰거렸다.그녀는 아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아들은 사당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6화

    봉구안이 전에 편지에서 대략적으로만 말했던 것을, 이번에는 모든 일을 세세히 설명하며 봉 부인과 이야기를 나눴다.그 후, 어머니와 두 딸은 송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하기 시작했다.봉구안이 먼저 입을 열었다.“양가 부모님이 솔직히 대화를 나누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머니와 이견이 없으시다면, 제가 직접 가마를 준비하여 장주에 있는 송가를 방문하겠습니다. 성의를 보이는 것이 먼저니까요.”봉 부인은 연달아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맞다. 우리가 직접 송가에 가야지.”“그런데 아버지는…” 봉장미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봉 부인의 얼굴에 불쾌함이 스쳤다.그가 저지른 일만 떠올려도 그녀는 그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봉구안이 먼저 나서며 말했다.“아버지께는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옆방.봉 대인은 기가 막히고 분통이 터진다는 듯 봉구안에게 따졌다.“왜 우리가 장주로 가야 하는데? 송가에서 와서 우리를 뵙는 것이 도리 아니냐? 나는 안 간다! 우리 딸이 시집을 못 가서 안달이라도 난 것 같구나! 송가 따위는 필요 없다, 딸을 데려가겠다는 놈은 줄을 섰으니 말이다!”봉구안의 태도는 냉랭했다.“아버지가 가고 싶지 않으시다면, 어머니 혼자 가셔도 됩니다.”“송가가 원하는 건 봉가의 성의입니다.”“가구원 중 한 명쯤은 빠져도 아무 상관없습니다.”봉 대인은 순간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이 망할 년아! 내가 가장인데, 딸이 시집가는 일은 내가 결정할 일이다!”“봉가에서는 내 말이 곧 법인 것을 네가 모른단 말이냐!”그날 밤.맹가 부부가 선물을 들고 찾아왔다.하지만 봉 대인은 삐쳐서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그들을 왜 만나야 한단 말이냐! 내 착한 딸을 그런 꼴로 만든 걸 감사히 여기라고? 천만의 말씀이다!”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은 홀에서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눴지만, 봉 대인은 홀로 방 안에서 모든 이들에게 고립된 채 시간을 보냈다.누군가 자신을 부르러 오겠지 싶었지만, 맹가 부부가 떠날 때까지도 아무도 그를 부르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5화

    다음 날, 봉구안은 장군부로 가서 맹 부인을 찾아뵙고 안부를 물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장기양이 들어섰다.“사모님, 장군께서 물건을 가져오라 하셔서 왔습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는 맹 부인 곁에 앉아 있는 소환을 보았다.“스승님! 저를 보러 오신 것입니까!”장기양은 봉구안이 기억하던 그보다 훨씬 키가 커졌고, 체격도 커졌으며, 더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동방세보다도 더 까맣게 보였다.사제가 다시 만났으니 기쁘게 시간을 보내야 마땅했지만, 장기양은 임무를 받고 온 터라 오래 머물 수 없었다.“스승님, 꼭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좋은 술을 묻어두었는데, 내일 반드시 찾아뵙겠습니다! 스승님, 꼭 기다려 주세요!”장기양은 떠날 때 한 걸음에 세 번 뒤돌아보며 스승이 사라질까 봐 아쉬운 눈길을 보내며 나갔다.맹 부인은 웃으며 말했다.“저 아이는 너와 참 닮았어. 전쟁터에서 목숨을 아끼지 않던 그 모습 말이야.”이내 그녀는 앞서 나눈 대화로 돌아가 봉구안에게 말했다.“세 달이란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것이다. 네가 남의 일에만 몰두하다 폐하와의 약속을 잊을까 염려되는구나…”봉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다음 날, 장기양은 약속을 지켜 술을 가지고 왔다.“장군께 하루 휴가를 받았습니다. 스승님, 이건 제 제자로서 드리는 작은 정성입니다!”봉구안은 오랜만에 술을 마셔보았다. 정말 맛있는 술이었다. 입안에서 풍미가 가득 퍼졌고, 목넘김은 강렬했으며, 뒤끝은 길게 이어지는 여운이 있었다.장기양은 더 이상 과거의 가난했던 소년이 아니었다. 그는 봉구안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스승님, 이 술은 제가 호룡부를 칠 때 그들의 주막에서 빼앗은 겁니다. 이 호룡부 사람들은 술을 잘 빚는 걸로 유명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술은 단 한 병뿐입니다. 장군께서 달라고 하셨지만 제가 드리지 않고 스승님을 위해 남겨뒀습니다!”봉구안은 그를 보며 일찍 세상을 떠난 그의 부모를 떠올렸다.그들이 하늘에서 이 모습을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4화

    봉 대인은 그 뺨을 맞고 한동안 멍해 있었다. 눈앞의 이 여인이, 평소엔 늘 온화하고 말조차 부드럽게 하던 자신의 아내라니 믿을 수 없었다.“당신, 미쳤소?!” 밖에 하인들이 있는데 봉 대인은 몹시 화가 났다.하지만 오백은 흥미롭게 이 광경을 지켜보며 생각했다. ‘봉 대인은 한 대로 부족해. 몇 대 더 쳐야 속이 시원할 텐데.’봉 부인은 분노와 슬픔이 한데 얽혀 거의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녀는 의자에 앉아 깊은 한숨만 내쉬며 머릿속에 오직 자기 딸,‘봉장미’밖에 떠오르지 않았다.‘하루라도 빨리 장미를 만나야겠어.’봉 대인은 손에 들린 편지를 흔들며 오백에게 물었다.“지금 이 아이들은 어디에 있느냐!”그녀들을 당장 잡아다가 다리를 부러뜨려 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다음 날, 봉 대인은 병을 핑계로 관직에서 휴가를 내고 집을 떠날 준비를 했다.어차피 자신은 별 쓸모 없는 관직에 있었고, 자신이 빠져도 나라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었다.하지만 그 두 아이들을 떠올릴 때마다 그의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그는 집안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을 치료하러 가는 것이라며 핑계를 대었다. 집안일은 큰아들과 그의 부인에게 맡겼다.출발하는 날, 서자 봉명헌이 울며불며 그의 옷에 매달렸다.“아버지, 꼭 살아서 돌아오셔야 해요! 아버지 없으면 이 집은 망해요!”그러면서 콧물을 그의 옷에 문대는 모습에 봉 대인은 황급히 발길질하며 그를 날려버렸다.“이 놈아, 썩 꺼지지 못할까!”뒤이어 봉 대인의 첩, 임이랑이 그의 품에 안겨 흐느끼며 말했다.“서방님, 가신다면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제가 서방님을 보살필게요…”봉 대인은 이미 가마에 올라타 있었고, 차창을 열고는 차갑게 말했다.“언제 떠날 셈입니까? 서둘러 출발하십시오.”봉장미가 북방에서 고생하고 있을 걸 생각하면, 남편의 이런 작태가 기가 막혔다.봉 대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요즘 들어 이 여인이 정말 말버릇이 없어졌군!’그는 속으로 부글거렸지만 차마 말을 내뱉지

  • 폭군의 장군 황후   제643화

    태황태후는 황제가 후궁의 수많은 미인을 두고 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즉시 영비에게 물었다.“그 남자가 누구냐!”그러면서 눈에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영비는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강호 출신으로, 이름은 ‘소환’이라 합니다. 폐하께서 그를 구하려 몇 차례나 위험을 무릅쓰셨습니다.”태황태후는 얼굴이 점점 더 분노로 물들었고, 영비는 더욱 견디기 힘든 사실을 전했다.“그 소환이 제법 능력이 있어 밤에 황궁에 잠입했고, 그날 밤 자진궁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들었습니다.”순간 태황태후는 너무 화가 나서 가슴이 터질 듯했다.“터무니없구나! 한 나라의 군주가… 어찌 이토록 방탕할 수 있단 말이냐!”이 일을 소씨 가문의 선조들에게 어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그녀는 죽고 싶을 만큼 비통했다.영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할마마마께서는 지금 당장 폐하께 이 일을 직접 묻지 마옵소서. 폐하께서는 절대 인정하지 않으실 것입니다.”태황태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그 소환이라는 자, 내가 반드시 그 자를 죽일 것이다!”황제는 이전에는 정상적인 남자였다. 그러니 분명히 소환이 먼저 유혹했을 것이다.영비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이틀 후.궁에서 연회가 열렸다. 참석자는 황제와 후궁들뿐이었다.연회의 분위기는 무척 침울했으며, 마치 홍문연에 비견될 정도였다.소욱은 차가운 눈빛을 띠며, 서리 같은 표정으로 여느 때보다도 냉정한 목소리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성지가 이미 내려졌으니, 짐은 그대들을 억지로 내쫓지 않겠다. 그러나, 출궁할 기회는 이번 한 번뿐이다. 출궁하지 않으면, 조정이 그대들을 종신토록 부양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뿐이다.”후궁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황제의 뜻은 분명했다. 궁에 남는다 해도 더 이상 황제의 총애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순간, 그녀들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망설였다.이때, 모용선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낮추어 절하며 말했다.“신첩은 출궁을 원하옵니다.”그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