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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폭군의 장군 황후: Chapter 461 - Chapter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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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화

영화궁.서왕은 병풍을 사이에 두고 황후와 마주앉았다.“이렇게 되었습니다. 마마, 진왕이 계속 압박을 가하니 저도 어쩔 방법이 없었습니다.”“이번 식량 운송은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관건이니 인력은 필요한 만큼 말씀하세요.”“무슨 일이 있어도 식량이 안전하게 남부에 도착해야 합니다.”봉구안은 담담히 입을 열었다.“인원은 그리 많을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믿을만한 자들이어야 하고 지시에 잘 따라야 합니다.”서왕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마마의 무공 실력이 뛰어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요. 어쩌면 이번에 진왕이 나서서 식량 운반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뚜렷한 목적이 있으니 마마께서 무사히 남부에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인원을 많이 데려가는 편이 안전합니다.”봉구안은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다.“진왕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사를 해야 합니다. 식량 운반은 저에게 다 생각이 있습니다.”서왕은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예, 마마.”다음 날, 뭇 비빈들이 영화궁에 모였다.“마마, 정말 식량을 운반하러 떠나시는 겁니까?”“마마, 이런 일을 왜 굳이 마마께서 나서야 하나요? 남제에 쓸만한 사내가 그리도 없단 말입니까!”“너무 위험합니다. 가지 마세요, 마마!”비빈들은 진심으로 황후를 걱정하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도 식량 운반대를 이끌려 하지 않는다면 폐하는 어떻게 되나요?”아주 미약한 소리가 질문을 던졌지만 곧 다른 비빈들의 목소리에 묻혀 버렸다.그렇게 비빈들을 돌려보내고 봉구안은 녕비를 따로 불렀다.녕비는 이에 대해 약간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봉구안이 정색해서 말했다.“내가 궁을 떠나 있는 동안 후궁 업무는 너와 현비가 맡아서 해야 할 것이다.”녕비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신첩,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곧이어 봉구안이 말을 이었다.“현비는 원가 몸이 안 좋으니 네가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그 성격 좀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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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모용선은 간절함을 담아 말했다.“소첩의 시녀 유서는… 애초에 저의 죄를 뒤집어쓰고 신형사로 끌려갔습니다.”“오늘 여기에 온 것은 저의 죄를 자백하고… 유서를 풀어주십사 간청드리러 온 것입니다.”봉구안이 어두운 표정으로 물었다.“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이치 정도는 알고 있겠지?”모용선은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알고 있습니다. 소첩은 처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유서는 무고한 아이예요.”“소첩은 입궁한 이래 줄곧 집념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집념을 내려놓고 저 자신을 구하려 합니다.”봉구안은 담담히 말했다.“네가 원하는대로 해주겠다.”모용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큰 절을 행했다.“황후마마, 소첩은 마마를 쓰러뜨리고 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이제는 그게 잘못이라는 것을 압니다. 마마는 저의 무례함을 항상 너그러이 대해주셨고 저에게 잘해주셨습니다…”봉구안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구나.”모용선은 고개를 들고 의아한 눈으로 황후를 바라봤다.봉구안은 평온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진실을 말할 생각이 없었으나 이제 이렇게 된 이상 너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의 간청과 반성은 시기가 너무 늦었다. 두 달 전에 유서는 신행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모용선은 순간 벼락맞은 기분이 들었다.“뭐… 뭐라고 하셨습니까?”봉구안은 계속해서 말했다.“그 아이가 나에게 서신을 남겼더구나. 간절하게 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잘 이끌어주라고 간청을 하였다.”“나도 그 아이가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보호하려고 했던 사람이 과연 그럴 가치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러니 모용선, 너에게 잘해준 건 내가 아니라 유서 그 아이였다.”모용선은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유서… 그 아이가 어떻게… 저는 그럴 가치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일부러 그 아이를 내치고 신형사에 보냈는데… 그 아이는…”봉구안은 연상을 시켜 유서의 서신을 가져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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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식량 운성을 떠나기 전, 오백은 모든 조사와 준비를 미리 마쳤다.서양성 군수가 이번 여정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그는 검역을 핑계로 몰래 일부 군수물자를 탐오하고 있었는데 그 행위가 무척이나 괘씸했다.봉구안은 일단 먼저 시위를 시켜 통행증을 보여주게 했다.시위가 책임자로 보이는 관원에게 말했다.“여기 서왕 전하의 밀서가 있습니다.”그런데 그 관원은 바로 통행증과 밀서를 쳐내더니 더 기고만장한 태도로 호통쳤다.“서왕의 사람이라고 해도 여기 도착했으면 이곳 규정을 따라야지!”시위도 화가 나서 호통쳤다.“무엄하다! 서왕 전하의 밀서가 여기 있는데 어찌 이런 무례를 범하느냐!”짝!관원은 그대로 그 시위의 귀뺨을 쳤다.“무엄한 건 너지! 내 말 한마디면 너희는 이 성문을 절대 나갈 수 없는 거 몰라?”봉구안과 동행한 시위들은 황궁 금위군으로 황제의 심복들이었다. 황제는 출정하기 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황후를 잘 보호하고 그녀의 지시를 따르라고 명하고 떠났다.상대의 적의를 느낀 그들은 본능적으로 황후를 보호하려는 마음에 검을 빼들었다.그 모습을 본 관원들은 오히려 더 건방지게 굴었다.“내 이럴 줄 알았어! 진짜 도적떼들이었네! 말해! 전에 사라진 식량들도 너희가 강탈한 거지!”봉구안은 싸늘한 목소리로 명했다.“검을 내려라.”시위들은 그녀의 지시에 따라 검을 내리면서도 살기등등한 눈으로 관원들을 주시했다.맨 앞에 선 관원이 싸늘하게 명령했다.“여봐라! 저들의 화물을 모두 내리거라!”그런데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검 한자루가 그의 목에 닿았다.너무도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미처 대비할 틈도 없었다.봉구안은 안정적으로 검을 잡고 상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가 조금만 힘을 준다면 바로 그 관원의 목을 그어버릴 수 있었다.관원은 당황한 얼굴로 양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이… 이러지 마! 진정해… 관원을 죽이는 것은 중죄라고!”봉구안이 싸늘한 목소리로 명령했다.“너희 군수를 데려오너라.”“아… 알았어!”관원은 발 빠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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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진왕은 홧김에 새장을 바닥에 패대기쳤다.안에 있던 새가 날개를 펄럭이며 밖으로 날아가다가 벽에 부딪혀 그대로 추락했다.진왕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 새를 짓밟고는 말했다.“죽화총이라면 소욱이 그리도 아끼던 물건 아니냐. 그게 적국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 옆사람은 만지게도 못한다더니, 황후가 왜 그걸 갖고 있지?”“서왕과 군기감이 황제의 명을 어겼나 보군! 여봐라! 서왕부로 간다!”서왕부.진왕이 찾아와서 소란을 부릴 것을 미리 알고 있던 서왕은 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죽화총이요? 저도 모르는 일을 진왕 전하께선 어찌 아셨을까요?”서왕은 특유의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진왕에게 물었고 진왕은 홧김에 책상을 쾅쾅 두드렸다.“황후에게 죽화총을 줘서 보내다니! 그러다 적국의 손에 넘어가기라도 하면 그 책임을 네가 질 것이냐! 당장 죽화총을 되찾아와야 한다!”서왕은 담담히 차를 마시며 답했다.“알겠습니다. 이 일은 제가 책임지고 철저히 조사하지요. 만약에 사실이라면 죽화총은 되찾아와야 합니다.”진왕은 꾸물거리는 서왕의 태도를 보며 조바심이 났다.“당장 사람을 파견해야 한다!”서왕이 유유히 물었다.“지금이요? 때가 너무 늦었지 않습니까. 성문도 닫혔을 텐데...”서왕이 일부러 시간을 끈다고 인식한 진왕은 홧김에 책상을 엎어버리고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 말거라. 내가 널 대신해 죽화총을 되찾아오겠다.”떠나는 진왕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서왕의 두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시위 유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전하, 진왕은 대놓고 황후마마를 치겠다는 소리 아닙니까.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서왕이 그에게 되물었다.“넌 황후 일행이 어디까지 도착했는지 알고 있느냐?”순간 유화는 당황해서 입을 다물었다.식량 운반대가 순조롭게 남부에 도착하게 하기 위해 그는 며칠 전, 황후의 행적을 추적한 적 있었다.하지만 보낸 수하가 돌아와서 하는 말이 황후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서왕은 침착하게 찻잔을 내려놓고 부드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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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눈앞의 사람을 바라본 소욱의 표정은 예전의 냉철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칠흑같이 검은 눈동자가 휘둥그레 커지고 저도 모르게 입술이 떨렸다.“황후! 네가 어찌…”경악한 건 진한길도 마찬가지였다.황후가 왜 이런 곳에 나타난 것인가!눈앞에 무언가 그림자가 스치고 가더니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황후의 앞으로 달려간 황제가 보는 앞에서 황후를 품에 안았다.그 모습을 본 진한길은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소욱은 그녀의 온기를 느끼려 더 으스러지게 끌어안았다.이 전쟁은 그가 치렀던 중에 가장 승부가 묘연한 전쟁이었다.북연의 태자는 병법대로 싸우는 게 아닌 잔인하고 음험한 수단만 취했다.봉구안이 그를 밀치자 그가 말했다.“조금만 안고 있게 해주렴. 너무… 춥구나.”때는 어느덧 9월, 황성은 날씨가 싸늘한 시간이지만 남부는 전혀 춥지 않았다.봉구안은 그를 밀치며 말했다.“일단 식사부터 하세요.”그는 괜찮을지 몰라도 그녀는 배가 고팠다.어제 밤새 수많은 적군을 처리하고 겨우 운수통로를 다시 장악한 그녀였다.오늘 낮에는 식량을 운반하고 오느라 한시도 쉬지 못했다.소욱은 그제야 이상함을 눈치채고 버럭 화를 냈다.“어찌하여 너에게 식량 운수 일을 맡긴 것이냐!”남제에 이리도 사람이 없단 말인가!일국의 황후를 전장에 내몰다니!봉구안은 아무렇지도 않은 말투로 말했다.“상황이 시급하여 어쩔 수 없었습니다.”소욱은 참지 못하고 다시 그녀를 안았다.이때, 덤벙대는 장수 한 명이 무턱대고 안으로 들어왔다.“폐하! 먹을 게 생겼습니다! 조정의 식량이 도착…”하지만 말을 끝맺기도 전에 황제의 싸늘한 시선이 날아왔다.다시 보니 황제와 황후가 서로 부둥켜안고 있었다.장수는 다급히 시선을 돌리며 짐짓 모르는 척 중얼거렸다.“폐하는 어디 계시지? 내가 막사를 잘못 찾았나? 주변이 어두워서 보이지를 않네.”소욱은 봉구안을 껴안은 그대로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넌 짐이 죽는 게 싫었던 것이다.”봉구안은 다시 그를 밀치고는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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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남제와 북연 양군이 대립하고 있는 사이에는 광활한 죽음의 계곡이 있었다.지세가 준엄하여 수풀도 자라지 않아 죽음의 계곡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결국 어느 한쪽이 계곡을 건너기만 한다면 승리할 수 있는 구도였다.남제는 방어를 위주로 하고 북연은 인해전술을 썼다.지금 형세로 보면 북연이 약간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봉구안과 소욱은 몸을 숨기고 죽음의 계곡으로 다가가는 북연군을 바라보고 있었다.계곡의 바람은 뜨거운 열풍을 지니고 얼굴을 간지럽혔다. 봉구안은 북연군 깃발을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적어도 한 달을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소욱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지?”봉구안이 말했다.“식량을 운반하기 전에 북연에 사람을 보냈었습니다. 이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북연 태자에게 있습니다.”“그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북연 황제뿐이지요.”“북연 황제가 태자를 다시 불러들이길 바라는 것이냐?”소욱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북연 황제는 오랜 지병으로 앓아 누웠고 이미 목숨이 경각을 다투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지 않다면 태자도 30만이나 되는 대군을 데리고 이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을 테지.”봉구안은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병세는 북연 태자가 대외적으로 말한 핑계일 겁니다. 북연 태자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동궁에 구금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대권을 장악한 것부터 이상합니다.”소욱은 뭔가 떠오른 듯, 동공이 확 흔들렸다.“태자가 친부를 시해하였다고 생각하느냐?”봉구안은 고개를 끄덕였다.“예.”소욱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고 흐뭇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전쟁 방면에서 짐은 너를 따라갈 수가 없구나.”봉구안은 멀리 보이는 횃불들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폐하, 북연의 애가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소욱이 묘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소장군은 적군을 흔들 수 있는 수단을 잘 알고 있군.”반 시진 후.남제의 대영에 북연의 애가가 울려퍼졌다.그 노래는 제사를 지낼 때 부르는 노래로 북연 사람이라면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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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봉구안은 벌떡 몸을 일으키고 경계 어린 표정으로 소욱을 바라봤다.소욱은 전혀 잠기가 없는 얼굴로 담담히 그녀에게 물었다.“더 자지 않고 왜 깼느냐?”봉구안은 한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물었다.“왜 아직도 안 주무시고 계셨습니까?”“내일의 역공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봉구안은 속으로 투덜거렸다.‘이런 자세로 그런 말씀하지 마시라고요!’한편, 북연군 군영.북연 태자가 보낸 첩자가 돌아와 남제의 식량 운송대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그제야 그들은 왜 남제가 그렇게 힘차게 애가를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하지만 남제의 운송통로는 북연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대체 어떻게 빠져나간 것일까?한참 후, 한 첩자가 그 답을 내놓았다.“태자 전하,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남제가 이미 운송통로를 다시 장악하고 우리 병사들을 모조리 죽였다고 합니다!”침상에 앉아 있던 북연 태자의 얼굴이 음침하게 굳었다.광기가 넘실대는 그의 얼굴에서는 진한 살기가 요동쳤다.“아군이 남제 군영과 대치하고 있는데 대체 무슨 수로 통로를 장악했단 말이냐!”그 첩자가 계속해서 아뢰었다.“현장에 잔여 독안개의 흔적이 보였습니다. 필히 남강인들이 몰래 돕고 있는 것입니다!”북연 태자는 냉소를 지었다.“남강이라. 하, 약소국 주제에 이리도 주제파악이 안 되다니!”“태자 전하, 남강은 이미 남제와 연맹을 맺었으니 아마 남제가 쓰러지면 자신들도 화를 면치 못할 것이 두려워서 나선 듯합니다. 남강이 이 전장에 끼어드는 게 싫으시다면 소신이 가서…”북연 태자는 단호하게 고개를 젓고는 거만하게 말했다.“고작 남강 따위를 내 무서워할 것 같으냐? 남제를 소탕한 다음에 남강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것이다!”맹목적인 자신감은 아니었다. 현재 20만이나 되는 병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 남제를 집중 공격하는 게 승산이 있었다.그는 남제가 보급 물자를 받지 못한다면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다.부하가 할 말 많은 표정으로 쳐다보자 태자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또 무슨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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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이게 바로 하늘의 뜻인 걸까?남강 왕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서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단지 하루 늦었을 뿐이다.만약 어제 식량을 가져왔더라면 남제의 황제와 혼인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억울하고 분했다.조금 전까지 고고하고 교만하게 굴던 왕녀는 마치 서리 맞은 가지처럼 축 늘어져서 돌아갔다.진한길은 저도 모르게 식은땀을 훔쳤다.황후가 어제 늦지 않게 도착했으니 망정이지 고귀한 황제가 남강 왕의 사위가 될 뻔하지 않았는가.소욱의 얼굴에도 불쾌감이 가득했다.남강 핏줄이라 그런지 몰라도 참으로 당돌하고 주제 분별이 안 되는 여인이었다.“남강 왕녀요?”막사에서 소욱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봉구안은 약간 놀랍다는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눈이 엄청 높다고 들었는데 왜 그랬을까요?”소욱이 발끈하며 반박했다.“짐이 어디가 못났다고!”일반인이었다면 모두가 남강 왕녀가 주제를 모른다고 욕했을 것이다.봉구안은 태연자약하게 해명했다.“폐하가 못났다는 얘기가 아니라 남강 왕녀는 보수파라서요. 일부일처제를 희망하고 절대 다른 여인과 부군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폐하처럼 수많은 후궁을 거느린 황제는 보수파의 눈에는 절대 좋은 선택지가 아니지요.”사실을 말한 것이지만 소욱이 듣기에는 무척이나 불편했다.그는 울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너 역시 남강 왕녀처럼 보수파였던 거군.”봉구안은 바로 화제를 돌렸다.“오늘은 어떤 식으로 역공을 진행하실 겁니까?”소욱의 표정도 사뭇 진지해졌다.“3천 병력을 파견해 죽음의 계곡을 정면 돌파할 것이고 양측에 각 1만 병력을 배치해 엄호할 계획이다.”봉구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사색에 잠겼다.“총 2만 3천 병력이로군요. 이 전역의 목표는요?”소욱이 단호하게 말했다.“북연군을 죽음의 계곡에서 몰아내는 것이다.”죽음의 계곡에 주둔 중인 북연군은 총 3만이었다.미치광이와 천재는 종이 한장 차이라고 했던가. 북연 태자는 겉보기에 그냥 인원수로 밀어붙이는 것 같아도 사실 상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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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죽음의 계곡 높은 곳.전방에서 돌아온 진한길이 보고를 전했다.“폐하! 북연군이 화룡을 가동하고 있습니다!”소욱의 옆에 서 있던 손덕방 장군이 그 말을 듣고 바로 말했다.“폐하, 쌍방은 화기를 들지 않아야 서로 대등한 정도입니다.”“저희가 죽화총을 사용하니 북연 쪽에서 화룡을 내놓은 것이지요! 당장 죽화총을 철수해야 합니다!”소욱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계속 공격하거라!”손덕방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미친 북연 태자가 진짜로 화룡을 가동한다면 다 같이 죽자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다른 장군들도 같은 생각이었다.죽음이 두렵지 않는 사람은 없다.화룡이 가동된다면 반경 백리 안에 생존자가 없게 되는데 지금 사정거리는 고작 십리 정도이니 다 같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건 북연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아무리 기다려도 화룡이 정식 가동되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네 시진 후, 전방에서 승전보가 들려와서야 장수들은 잠깐 숨을 돌릴 수 있었다.죽음의 계곡에 주둔 중이던 북연군은 절반의 사상자를 냈다. 사실 남제가 쳐들어올 때 곧바로 뒤로 철수할 수 있었지만 북연 태자는 계곡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철수했다면 살 수 있는 병사들이었다.하지만 눈앞에는 남제군이, 뒤에는 병기를 들고 자신들을 겨누고 있는 아군이 있었다.그들이 철수한다면 아군의 손에 죽게 되는 상황이었다.어쩔 수 없이 만여명의 북연군은 꼭두각시처럼 어거지로 전장에 임했다.반면 북연 태자는 진작에 후방의 본진으로 돌아간 후였다.“태자 전하, 3만 대군이 전군복멸 되었습니다!”쾅!북연 태자는 치미는 짜증에 책상을 두드렸다.“우리가 3만이고 저쪽이 2만인데 어찌 졌단 말이냐!”옆에 있던 장군이 조심스레 말했다.“태자 전하, 저희 북연군 모두가 용맹하고 굳센 의지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비열한 남제군이 신형 죽화총을 사용하는 바람에… 저희가 화룡을 꺼내들어도 전혀 기죽지 않더군요.”“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건가.”북연 태자의 눈동자가 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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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반 시진 후, 밀실 밖으로 나온 서왕의 표정은 음울했고 목덜미에 여인의 손톱자국이 나 있었다.유화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서왕은 구겨진 옷매무시를 정돈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입맛이 없다고 하니 이틀 정도 굶기거라.”“예.”남부.오백은 몰래 북연군 진영에 들어갔지만 화룡의 위치를 알아내지는 못했다.더 있다가는 들통날 수 있기에 그는 일단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봉구안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북연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태자가 아니라 화룡을 가진 태자였다.남제가 지금까지 그들의 압박을 참아주면서 소규모의 역공만 하고 있는 것도 정말 큰 전쟁을 치를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화룡 때문이었다.봉구안은 대담한 의견을 내놓았다.“안 된다!”그녀의 계획을 들은 소욱은 당장에서 반대했다.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네가 위험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건 허용할 수 없다!”봉구안은 여전히 침착한 표정으로 의견을 피력했다.“북연이 강대국으로 불리는 이유는 화룡 때문입니다. 전에는 줄곧 꽁꽁 숨기고 있어서 아무도 그 실체를 보지 못했지요. 만약 가능하다면 그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소욱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내 화룡은 없지만 북연이 두렵지 않다!”봉구안은 단호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그 말이 진심이십니까? 멀리까진 아니더라도 현재 상황만 놓고 보아도 결국에 압박을 못이긴 북연 태자는 화룡을 사용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기 전에 저희가 그것을 파괴해야 합니다.”비록 그녀가 북연에 사람을 보내 북연 황제가 이 전쟁에 간섭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성사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그러니 한곳에 모든 희망을 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소욱도 그녀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녀가 위험을 자처하는 걸 허용할 수는 없었다.봉구안은 결연한 표정으로 그에게 약속했다.“저를 믿어주십시오. 꼭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그가 여전히 말이 없자, 그녀는 강조해서 말했다.“폐하, 전시는 지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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