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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장군 황후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701 챕터

제341화

며칠 만에 교먹은 유능한 수하 세 명을 잃었다. 그들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간 것이 틀림없었다. 이 억울함을 가슴속에 품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언니는 내가 내 사람을 잃는다면, 내가 손발이 묶일 것이라 생각했나 보지?’‘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큰 오산인걸…’교먹은 손에 쥔 찻잔을 꽉 쥐고 있었고, 끝내 그 찻잔을 산산이 부수며 눈에 강렬한 살기를 띄었다.이틀 후, 봉 부인은 며느리와 함께 사찰에 향을 피우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봉 대인의 가슴은 불안으로 가득했다. 그가 잊을 수 없는 것은 예전 장미가 납치되어 큰 비극을 맞았던 일이었다. 이번에도 아내와 며느리가 도적에게 끌려간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워 그는 곧바로 하인에게 지시를 내렸다.“어서 안진이를 관아에서 불러오너라! 빨리!”잠시 후, 봉안진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머니와 아내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어찌 이런 일이? 실종된 지 얼마나 되었사옵니까? 함께 간 호위들은 어떻게 되었사옵니까?”봉 대인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너를 부른 건 함께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서다. 내가 어찌 이 모든 걸 일일이 다 답할 수 있겠느냐!”봉안진은 그런 아버지를 차갑게 바라보며, 무작정 급해하는 모습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어머니와 제 부인이 어디 사찰에 갔는지 정도는 아시지 않사옵니까!”“그거야… 한번 말한 적이 있긴 한데, 까먹었다.” 봉 대인은 난처해하며 변명했다. “나도 나름 공무가 바쁜 사람인데 어찌 그런 것까지 일일이 기억하겠느냐. 네 아내가 어딜 가는지 네가 모르는 것이 이상하지 않느냐?”봉안진은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대꾸했다.“아버님! 요즘 공무가 많아 집에 들어온 지 사흘이 지났다는 걸 모르셨사옵니까!”이대로 기다리는 것은 방법이 아니었다. 봉안진은 먼저 말을 타고 어머니와 아내가 자주 찾는 사찰 두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혹여 길을 잘못 든 것일지도 모르니 직접 확인하러 나섰다.한편, 봉 대인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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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자매의 인연으로 엮인 두 사람이지만, 이미 예전의 따스함은 남아 있지 않았다. 교먹은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물었다. “언니, 이렇게 급히 날 부른 이유가 뭐야?” 전각 안에는 그녀 둘뿐이었다. 봉구안은 거침없이 말을 꺼냈다. “오늘 벌어진 일, 혹시 네가 한 짓이니?” 교먹은 순진무구한 얼굴로 말했다. “언니, 난 언니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봉구안의 날카로운 장풍이 뻗어 나와 그녀의 가슴을 강타했다. “퍽!” 교먹은 충격을 받고 뒤로 날아가, 둥근 기둥에 등을 부딪쳤다. 그녀는 고통에 찡그렸지만, 화난 봉구안을 보고는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언니, 먼저 날 건들인 건 바로 언니야.” “나를 붙잡아 두고, 내 사람들을 잡아가지 않았어?” “그렇다면, 이제는 언니도 잘 알아야 할 거야. 내가 결코 쉽게 당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오늘은 그저 작은 경고를 했을 뿐이야.” “만약 내 사람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다음엔 봉가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나도 장담할 수 없어.” “사실 궁금하기도 해. 봉장미와 같은 일을 겪게 되면, 사모님이 어떤 표정을 지으실지 말이야…”교먹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말에는 도발적인 의미가 충분했다.그녀는 할 말을 다 했고, 그 말대로 행할 자신도 있었다. 봉구안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눈앞에 서 있는 이 광기에 찬 사람을 바라보며, 그녀의 눈은 냉혹하고 살기를 띄웠다. “네 사람들은 내가 모두 죽였어.” 교먹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냉소를 터뜨렸다. “언니, 나를 너무 과소평가했구나.”“설마 내가 딱 세 명의 부하만 거느리고 있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지?”봉구안의 눈에 싸늘한 광채가 서렸다. 교먹은 다시 입을 열었다. “설령 그 세 명이 죽었더라도, 언니가 봉장미의 대타 혼인을 한 사실은 내 다른 부하들도 잘 알고 있어…”“언니, 내 모든 부하들을 전부 찾아내지 않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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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소욱의 차가운 눈빛이 봉구안을 꿰뚫듯이 응시하고 있었다. 그 시선은 마치 그녀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러나 봉구안은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하게 대응했으며, 전혀 거짓을 숨기려는 기색도 없었다. 그녀는 황후이기에, 어찌 황후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지 못할 이유가 있단 말인가?교먹을 처벌하는 데 있어 유일한 걸림돌은 소욱이었다. 아마도, 자신의 부상만으로는 부족할 수도 있을 터였다. 봉구안은 이미 준비해 둔 말을 꺼내려 했으나, 그때였다. 황제의 냉혹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맹교먹을 감옥에 가두거라!”봉구안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잠시 침묵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결정할 줄이야.궁 밖. 자신에 대한 황제의 처벌을 전해 들은 교먹은 충격과 당혹감에 빠졌다. 자신은 남제의 공신이었다. 하물며 그녀가 이런 일을 하지 않았을지라도, 황제는 그럴 자격이 없는 자에게 이런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어야 했다. 황제는 어찌 그녀의 변명을 들어보지도 않고, 황후의 말이 진실이라고 단정한 것인가!“황제 폐하, 신은 그러지 않았사옵니다. 신은 결백하옵니다!”그녀가 아무리 외쳐도, 단 한 마디의 응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로 인해 교먹은 커다란 실망을 느꼈다. 자신은 분명 맹 소장군의 신분을 획득하고, 남자 못지않은 명성을 얻었으며, 황제의 총애를 받는 신하가 되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언니를 이기지 못한단 말인가! 단지 언니가 황후라는 이유로, 황제의 권위를 함부로 넘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가? 교먹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감옥에 들어갈 수 없었다.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황제의 얼굴조차 뵐 수 없었다. 그 누구도 그녀의 해명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설령 실상을 털어놓는다 하더라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었다. 결국 황후라는 여인을 백전노장인 여장군이 이길 수 없단 말인가……한편, 영화궁.소욱은 교먹을 처벌했으나, 봉구안에게 일러두었다.“네가 이 화를 푸는 것은 허락하겠다. 그러나 두 달 후에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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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봉구안은 자신의 귀를 의심할 뻔했다. 그녀가 바로 황후가 아닌가. 그런데, 완부옥이 언제 그녀를 해친 적이 있단 말인가? 완부옥이 해치려 한 건, 아마도 소욱일 것이다! 봉구안은 손에 든 술병을 내려놓고, 소욱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확실하십니까?” 소욱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소환이라는 자가 이미 전말을 알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소욱은 철저히 준비해왔다며, 한 나무 상자를 꺼내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그날 밤 영화궁에서 발견된 천주충이 들어 있었다. 봉구안은 잠시 얼떨떨했다. 언제부터 완부옥이 사람을 죽이며 덤으로 다른 사람까지 해치는 존재가 된 것인가? 게다가, 영화궁에 있는 천주충을 소욱이 어떻게 찾아냈단 말인가?봉구안은 문득 생일 연회 당일, 소욱이 자신을 자진궁으로 불렀던 일을 떠올렸다. 혹시 그때… 소욱의 눈에는 매서운 냉기가 가득했다. 그는 조금도 타협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봉구안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원인을 따지고 보면, 이는 양국 국방 문제에서 비롯된 일이옵니다.” 소욱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봉구안이 말을 이어가게 했다. 진상을 들은 소욱의 눈에는 서늘한 살기가 번져 나왔다. 남방의 상황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아랫사람들은 하나같이 겉만 번지르르하게 꾸며온 것이 분명하다! 봉구안은 진심으로 그에게 권유했다. “남방 사람들은 모두 편안히 살아가고 있사옵니다. 전쟁을 바라는 마음도 없고요. 국방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들도 남제와 불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리고 완부옥 또한 명령을 따랐을 뿐이니, 죽을 죄는 없사옵니다.” “부디 폐하께서 그가 마교를 평정하는 데 공헌했던 것을 감안하시어, 그녀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이번 일은 남제 병사들의 잘못이었기에, 소욱도 도리에 어긋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준엄하게 말했다. “황후가 무사하니 다행으로 여기시오. 앞으로는 그 여인을 잘 단속하도록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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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완부옥, 대체 날 무슨 사람으로 보는 게냐!” “내가 어찌 남자의 첩 따위가 될 수 있다 생각하는 거지?”봉구안의 분노 어린 외침에도 완부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 속에서 섬뜩한 살기가 번뜩였다. “역시 그 비루한 자식이 오라버니를 빼앗아 간 게 분명하군요!” 황제를 비루한 자식이라 욕하는 자는 완부옥이 처음이었다. 봉구안이 거듭 부정하려 했으나, 그녀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답을 내린 듯한 얼굴로 더욱 흥분하며 말을 이었다. “오라버니는 이전에 남자를 좋아한다 했었죠!” “그리고 그 상대가 비루한 황제라면, 저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어요…”“제가 듣기로 황제는 여자를 좋아하지도 않는다던데요?” “삼궁육원도 허울뿐이라 하고, 황 귀비란 여인도 아마 방패막이었겠죠!” “모두 오라버니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것이었던 거예요! 그렇죠!”그녀의 억측은 기막히게도 절반은 맞아떨어졌다. 봉구안은 그녀의 말을 듣다 못해, 황당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너…” 그러나, 완부옥은 이미 흥분이 절정에 달한 상태라, 봉구안은 말참견조차 할 틈이 없었다. “그 비루한 자식이 오라버니를 꼬드긴 거겠죠?”“오라버니가 그 삼 년 동안 대체 어떤 꼴로 살았을 지 생각하면…” 말을 잇던 완부옥의 눈빛은 어느새 아련한 슬픔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곧 표정이 싸늘하게 식으며, 섬뜩한 미소와 살기를 띠었다. “차라리 그자를 베어 버리는 것이 낫겠어요!” 봉구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단호히 외쳤다. “그만둬라! 황제와 나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 “네 말이 사실이었다면, 어찌 내가 궁 밖에서 황제를 만났겠느냐?” 완부옥은 봉구안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지금 제 앞에서 황제를 감싸는 건가요?”“제가 정말 황제를 해칠까 두려워서, 저를 속이는 것이죠!” 봉구안은 답답함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네가 뭐라 생각하든 상관없다.” 봉구안은 더 이상 상대할 기력도 없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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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봉구안은 봉 부인의 편지를 한 자 한 획 놓치지 않고 정성스레 읽어 내려갔다. 그 눈빛에는 점차 차디찬 냉기가 서려 들었으니, 마치 녹지 않는 얼음과도 같았다. “이 모든 것이 정말 교먹의 짓이란 말인가!” 봉구안은 손에 쥔 편지를 꽉 움켜쥐었고, 그 표정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궁중 감옥으로 달려가 교먹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내 이성이 격렬한 충동을 억눌렀다.이런 때일수록, 더욱 침착해야 한다. 만약 완벽한 계획이 없다면 섣불리 나설 수 없는 법. 설령 교먹을 죽인다 한들, 그녀의 죄를 인정하게 만들 순 없지 않은가. 용호군의 참극부터 봉장미와 관련된 일까지 모든 죄를 단번에 교먹과 계산해야만 했다. 봉 부인의 편지에는 장기양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그는 용맹하며 두려움을 모르는 인물이나, 단 하나의 공을 세울 기회가 부족할 뿐이다.]봉 대인과 봉 부인은 봉구안의 뜻을 알아차렸고, 장기양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오직 하나, 바로 면사금패를 확보하는 것이다. 봉구안은 교먹의 모든 죄를 폭로할 준비를 하며, 그녀와 함께 생을 마감할 각오를 굳혔다. 다만, 그녀의 진정한 신분이 드러나면 봉가 또한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에 대비하여, 그녀는 철저한 준비를 마친 후에야 마지막 일격을 가할 수 있었다. 봉구안의 눈빛에는 단호한 결심이 깃들어 있었다.……어느덧 봉구안의 생일이 다가왔다. 그녀는 황후로서 생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봉구안은 일찍이 내명부 궁인들에게 당부를 했었다.지난 몇 해 동안 궁중 연회는 끊이지 않았다.최근 황제의 생일 연회도 막 지난 상태였다.만약 이번 본인의 생일에 또 다시 연회를 연다면, 이는 국고를 무의미하게 낭비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차라리 그 비용을 아껴 새로운 죽화총을 제작하는 데 쓰길 원했다. 이는 공적으로도 타당한 일이었다. 그리고 사적으로, 봉구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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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궁녀의 지목을 받자, 녕비는 한사코 부인하였다. “황후마마, 신첩은 저 여인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봉구안은 눈을 들어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네 차례는 아직 아니다.” 궁녀는 몸을 떨며 녕비를 힐끗 보고는, 이내 머리를 깊숙이 숙이고 눈을 감은 채 입을 열었다. “녕비마마께서 소인에게 정비마마의 생신 선물에 손을 대게 하셨사옵니다. 그 선물에 불임을 일으키는 독향을 심어두라 하셨사옵니다…” “허튼소리!” 녕비가 화를 내며 궁녀를 꾸짖었다. 그녀는 억울함을 호소하였다. “황후마마, 어찌 이런 천한 여인의 말 한마디로 신첩의 죄를 단정 지으십니까?”“그녀가 방금 한 말은, 신첩이 결코 하지 않은 일이옵니다!” 하지만 궁녀는 증거를 내놓을 수 없었다. 그저 계속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할 뿐이었다. “황후마마, 소인은 만 번 죽어 마땅하나, 이는 진실이옵니다! 소인이 반쯤의 거짓말이라도 했다면 하늘이 소인을 내려치실 것이옵니다!” 봉구안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물러가거라.” 궁녀는 덜덜 떨며 물러났고, 녕비는 여전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봉구안이 냉랭한 목소리로 명했다. “무릎을 꿇어라.” 녕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황후마마, 신첩은 억울하옵니다…” “무릎을 꿇으라!” 봉구안의 어조는 한 치의 거역도 허용하지 않았다. 녕비는 불복하였다. 그러나 봉구안의 눈빛에 담긴 서늘한 위압감에 눌려, 결국 마지못해 무릎을 꿇었다. 봉구안이 말했다. “이기고자 한다면, 떳떳하게 이겨야 하느니라. 이런 비열한 수작을 다시 저지른다면, 이 물건과 그 궁녀를 폐하께 그대로 올릴 것이다.” “정비가 마마를 해치려 하였사옵니다! 저 궁녀도 틀림없이 정비의 사주를 받은 것이옵니다. 마마, 신첩은 정말 결백하옵니다!” 봉구안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그녀가 어찌 모르겠는가. 녕비의 이번 술책은 한 번에 자신과 정비, 두 사람을 제거하려는 계략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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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신첩, 폐하를 뵙사옵니다.” 소욱은 직접 봉구안을 부축하며 말했다. “예를 갖추지 않아도 좋소.” 그녀의 팔을 스치는 순간, 그는 그녀의 미묘한 반감을 감지하였다. 그녀는 즉각적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피했다. 소욱은 한순간 미간을 찌푸렸으나,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황후는 원래부터 사람과의 접촉을 싫어했으니, 아마 그녀의 지난 경험과 연관이 있을 터였다. “오늘은 그대의 생일이니, 당연히 짐이 그대와 함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황제의 은총은 봉구안이 당연히 예를 갖추어 감사드려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침묵에 빠지고 말았다. 기억 저편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가 떠올랐다. “앞으로 그대의 생일마다 짐이 항상 함께하겠소.” 순간, 봉구안은 자신에게 있어선 안 될 감정을 억지로 눌렀다. “감사하옵니다, 폐하.” 소욱은 그녀의 이상함을 알아차렸으나, 더 묻지 않았다. 그는 이미 아침 일찍 귀중한 장신구들을 보내도록 명을 내렸었다. 이번에는 유사양이 궁인 10여명을 이끌고 들어왔다. 그들은 각자 손에 칠안을 들고 있었다. 유사양은 하나씩 천을 걷으며 설명했다. “황후마마, 이것은 부광금이라 하옵니다. 궁에서도 한 자락을 얻기 위해서라면 줄을 서야할 정도로 진귀한 비단이옵니다.” “이 바둑알은 흑자는 먹옥, 백자는 최상급 양지백옥으로 제작된 것이옵니다. 완성되기까지 삼 년이 걸렸사온데, 가히 천금을 호가하옵니다…” 이처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광경은 최 상궁조차도 궁에서 좀처럼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황후마마는 어찌하여 웃음기 하나 없이 평온하기만 하단 말인가? 유사양이 설명을 끝내자, 봉구안은 그저 담담히 예를 표했다. “감사하옵니다, 폐하.” 그녀는 영욕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얼굴에 어떠한 파장도 없었다. 소욱은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오?” 봉구안은 부인하였다. “아니옵니다. 신첩… 매우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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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소욱의 행동이 갑자기 멈추었다. 방금 전까지의 따스함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그는 봉구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짐은 남자일 뿐이다. 그뿐이다.” 말을 마치고 그는 다시 입을 맞추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입맞춤이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두 번 세게 물고는 곧바로 떨어졌다. 봉구안은 속에 화가 가득 차올랐다. 그가 물러나자, 그녀는 그의 옷깃을 붙잡아 거침없이 되갚아 물어버렸다. 소욱은 순간 그대로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봉구안은 그의 입술을 세게 물었고, 피가 맺혔다. 소욱의 얼굴은 새파랗게 변했다. 젠장!황제인 자신에게 대체 무슨 짓을... 소욱은 한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단단히 붙잡고 그녀를 단단히 혼내줄 기세였다. 봉구안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가 또 덤벼온다면, 이번엔 반드시 그를 피투성이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때 밖에서 진한길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목소리가 급했다. “황제 폐하, 급히 아뢸 일이 있사옵니다!” 소욱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는 밖으로 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연상이 대전에 들어와 말했다. “마마, 폐하께서 진한길의 보고를 들으신 후 심히 노하셨어요. 아마 큰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봉구안도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진한길은 소욱의 심복으로, 언제나 냉정하고 침착한 자였다. 그가 이처럼 다급해할 정도라면, 이는 평범한 일이 아님이 분명했다. 그날 밤 자진궁의 불빛은 밤새 꺼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여러 비빈들이 영화궁으로 문안을 오며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하룻밤 사이에 수많은 사람이 죽었사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사옵니다.” “심지어 자진궁의 금군들까지 모두 매질을 당했다고 합니다. 폐하께서 오늘 조회도 열지 않으셨다니, 정말 등골이 오싹합니다.” “듣자하니 간첩 하나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녀들의 이야기로 인해 분위기는 점점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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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봉구안이 첩자의 시신을 살펴보니, 그의 팔 안쪽에 작은 문신 하나가 있었다. 언뜻 보면 태반처럼 보이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문신이었다. 봉구안은 그 문양을 종이에 옮겨 그려보았다. 마치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한 마리 뱀처럼 생긴 그림. 그 문양, 어디서 본 기억이 있는 듯하였으나, 지금 당장 떠오르지 않았다. 그 후 각 방면으로 탐문하여 알아본 끝에, 이 문양이 조 나라의 초기 토템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조 나라는 남제의 동쪽에 위치한 나라로, 수십 대에 걸쳐 토템이 여러 번 변화를 겪었다. 하지만 이 원시 토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조 나라의 정왕뿐이었다. “부맹주, 이로 보아 첩자는 틀림없이 조 나라 사람이옵니다!” 평안 전당포의 주인이 마침내 실마리를 잡은 듯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부맹주께서 눈썰미가 뛰어나지 않았다면, 늙은 소인이야 어찌 이 조그마한 것을 알아보았겠사옵니까.” 방향을 잡았으니 이제 일이 풀릴 조짐이 보였다. 봉구안은 곧장 말을 몰아 동쪽으로 떠났다. ……이틀 후. 황성 교외의 한 객잔. 진한길이 문을 열고 들어가 안에 있는 황제에게 공손히 절을 올렸다. “폐하, 평안 전당포에서는 여전히 아무 소식도 없사옵니다.” 소욱은 창가에 서서 손을 뒤로 하고 멀리 산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엄숙하였고, 분위기는 한겨울보다도 더 서늘하였다. “기다려라.” 진한길은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신은 소환조차 찾지 못할까 우려되옵니다.” “우리 쪽 사람들은 어찌 되었느냐?” 소욱은 여전히 창밖을 응시한 채 물었다. 진한길이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무 소식도 없사옵니다.” 사방으로 그물을 넓게 쳐 놓았으나, 확실한 정보를 얻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소욱은 한동안 침묵했다.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그의 옆머리카락이 헝클어졌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명령을 내렸다. “서왕과 이 장군을 부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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