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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폭군의 장군 황후: Chapter 351 - Chapter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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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진길은 중상을 입은 소환을 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다가 황제의 시위인 자신의 신분을 기억해내고 황제의 안위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제 자리로 돌아갔다.“소 공자, 의원을 불러올까요?”소욱 신변의 사람이라서 그런 건지, 진길도 인정머리가 없는 사람이었다.사람이 다쳤는데 의원을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인데도 덤덤한 얼굴로 의중을 묻다니.봉구안은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폐하께 전해주십시오. 폐하께서 지시하신 임무를 완수하였다고요.”말을 마친 그녀는 죽첩으로 된 서신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진길은 곧장 그것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서 아뢰었다.“폐하, 소 공자가 돌아왔습니다.”곧이어 문이 열렸다.소욱은 그가 오기 전까지 한창 서왕, 이 노장군과 함께 새로운 방어진을 상의하고 있었다.그는 소환의 복귀에 약간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밖을 내다보았지만 소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진길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잠깐 등을 돌린 사이에 사라지다니!그는 더 생각할 여유 없이 소환이 건넨 죽첩을 황제에게 건넸다.죽첩을 펼친 소욱은 바로 그 안의 내용을 확인했다. 잃어버린 방어도였다.남제 변경의 방어도가 완전하게 그 안에 들어 있었다.소환이 그것들을 모두 되찾아온 것이다.서왕과 이 노장군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폐하, 잃어버린 방어도를 찾아온 사람이 누굽니까?”아무런 단서도 없는 정황에서 단 5일만에 방어도를 되찾아왔다는 건 일반인은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그는 그들의 목숨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남제까지 살린 영웅이었다.소욱은 신속히 방어도를 보관한 후에 밖으로 나갔다.하지만 문밖에 나가도 소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단지 복도에 흘린 피만 있을 뿐이었다.소욱은 텅 빈 복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진길에게 물었다.“중상을 입었더냐?”진길이 답했다.“그런 것 같습니다.”소욱의 눈빛이 착잡하게 변했다.정의로운 사람에게 면죄부 금패 정도 내어주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그 시각, 객장 밖.봉구안은 마차에 올랐다. 마부는 그녀의 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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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서재.화려한 차림의 장공주는 정교한 화장을 하고 냉철하지만 단호한 눈빛으로 황제를 바라보고 있었다.건조한 대하 지역에서 생활하다 보니 부드럽던 피부는 건조하고 누렇게 변했고 인상도 초췌하고 각박하게 보였다.“폐하, 과거 저를 화친을 보내면서 나중에 제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약조하셨지요. 그 동안 전 대하에서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소원을 입밖에 내지 않았습니다.”“그런 제가 지금 간청드리건대, 맹 소장군을 풀어주시지요.”소욱은 담담한 눈빛으로 누이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님은 그 여인과 아는 사이였습니까?”그게 아니라면 돌아오자마자 맹교먹 얘기부터 꺼냈을 리 없었다.장공주는 지나간 기억을 되돌리며 애틋한 표정으로 말했다.“한때 저는 수치심을 견디지 못해 대하에서 도망쳐 남제의 북부로 간 적이 있습니다. 가는 내내 암살자들의 추격을 받았지요. 그런 저를 구해주신 사람이 맹 소장군이었습니다.”“이 은혜는 꼭 갚고 싶습니다. 하물며, 맹 소장군은 남제의 공신 아닙니까. 어찌 공신에게 이리 대하실 수 있나요? 변방을 지키는 장령들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황후가 도착했다.장공주는 고개를 돌리고 봉구안을 바라봤다.완벽한 미모를 자랑하는 황후가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이런 미인이니 폐하께 베개머리 송사를 했겠지!’봉구안은 평온한 얼굴로 예를 올렸다.“신첩, 폐하를 뵙습니다.”장공주는 황제의 누이이긴 하지만 품계를 따지면 일국의 황후가 장공주에게 예를 올릴 이유는 없었다.법도를 따지면 장공주가 황후에게 예를 행해야 맞았다.하지만 장공주는 황후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못했다.알아본데 의하면 맹 소장군이 옥에 갇힌 이유도 황후 때문이라고 했다.사람들은 황후의 말을 믿었지만 장공주는 맹 소장군처럼 정의롭고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 황후를 습격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오히려 후궁에 사는 황후라면 온갖 속셈을 가지고 황제의 총애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여인이라고 생각했다.장공주는 아무리 생각해도 맹 소장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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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봉구안은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녀가 맹교먹을 석방한 일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건 알 수 있었다.장공주가 나간 후, 그는 자리에서 내려와 그녀의 앞에 다가가서 섰다. 그리고 제왕의 위엄을 내려놓고 평온한 어조로 그녀에게 말했다.“과거 짐이 즉위했을 때, 조정도 조용할 날이 없는데다가 외적들도 호시탐탐 침략을 노리는 상황이었다. 그때 누님이 자신을 희생해서 대하로 화친을 간 거야.”“짐은 누님께 많은 빚을 졌다.”“알고 있습니다.”봉구안은 땅바닥을 내려보며 덤덤히 답했다.너무도 평온한 그녀의 태도에 소욱은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 또 말했다.“짐이 약속을 어겼다고 치자꾸나. 사실 짐도 맹교먹을 그동안 가둬둔 거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이 나라의 황후이니 아량을 베풀어야 마땅하지.”“맹교먹이 너의 행적을 발설한 건 약속을 어긴 행위이지만 이 나라의 대신으로서 황후의 행방을 짐에게 전한 것이니 충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너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짐은 그녀를 북부에서 황성으로 불러들이고 감옥에 가두었으니…”결국엔 여기서 이 일을 마무리짓자는 얘기였다.하지만 봉구안은 더 이상 그의 말을 들어줄 기분이 아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소욱을 응시하며 정색해서 말했다.“신첩을 위한 일이 아니지요.”“맹교먹을 황성으로 부른 건 폐하께서도 그녀가 북부에서 패왕 행세를 하길 바라지 않고 북대영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지요.”“그녀를 옥에 가둔 것은 북대영 쪽의 반응을 시험하고 결과에 따라 그녀를 중용할지 결정하기 위해서고요.”그녀는 쉽게 속아줄 마음이 없었다.일반 남자도 여인을 위해 이익을 양보하지 않는데 하물며 일국의 황제라면 여부가 있을까!소욱의 행보 모든 것은 결국엔 그 자신을 위해서였다.만약 맹교먹을 처벌하는 것이 그의 이익에 위배되는 일이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이리도 쉽게 너를 위한 일이라고 말하니 불쾌하기 그지없었다. 결국엔 서로 원하는 바가 같아서 행한 일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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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자녕궁.태후는 오랜만에 만난 딸을 안고 눈물을 글썽였다.“내 아가, 드디어 돌아왔구나… 이 어미가 얼마나 그리워했다고… 드디어 하늘이 도우셔서 널 내 옆으로 보내준 거야…”녕비도 옆에서 반가움의 눈물을 훔쳤다.“언니, 고모께서 안 그래도 최근에 언니 얘기를 많이 했었어요. 날짜를 헤아려보니 돌아올 때도 되었는데 안 돌아온다고… 밤새 잠도 못 주무시고 기다렸답니다. 저도 너무 걱정했어요. 대하 쪽에서 갑자기 약속을 번복할까 봐… 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에요.”장공주도 눈시울을 붉혔지만 그렇다고 눈물을 흘리진 않았다.대하에 있는 동안에 이미 눈물샘이 말라버린 그녀였다.“어마마마, 대하의 늙은 황제가 죽고 그 아들이 즉위한 뒤로 저는 태비가 되었지요. 그런데 그 짐승 같은 놈이… 저를 능욕하려 했어요!”태후는 그 말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뭐라? 한 나라의 황제가 돼서 어찌 인륜을 저버리는 짓을 저지른단 말이냐! 그래서 너는...”장공주는 고개를 젓고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놈의 뜻대로 해주진 않았지요. 이번에 제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모두 맹 소장군 덕분이에요.”“그녀가 용맹히 적을 무찌르고 양나라를 수복하면서 주변국들에게 압박을 주지 않았다면 대하에서도 쉽게 저를 보내줬을 리 없어요.”태후는 딸의 손을 잡고 감개무량해서 말했다.“나도 최근에야 알았다. 그 아이가 승전보를 울리면서 간접적으로 너를 구했구나. 제대로 된 포상을 내려야겠어!”장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사실 2년 전에 전 맹 소장군과 만난 적이 있어요. 정말 좋은 사람이었죠.”녕비가 웃으며 말했다.“언니와 맹 소장군이 인연이 있었다니, 놀랍네요!”사정을 모르는 녕비와는 다르게 2년 전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아는 태후는 지금 생각해도 아찔했다.그녀는 살짝 굳은 표정으로 장공주의 손을 다독이며 감격해서 말했다.“그 사람이었구나. 그럼 더욱 더 포상을 내려야겠네!”그러던 태후가 뭔가 떠오른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맹교먹이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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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는 와중에 장공주는 가는 길에 한 여인을 만났다.딱 봐도 후궁 여인은 같지 않았다.물론 장공주는 급하게 서재로 가느라 주변을 챙길 여유 따윈 없었다.그런데 그 여인이 갑자기 다가와서 그녀에게 예를 행했다.“소신 맹교먹, 장공주 전하를 뵙습니다.”장공주는 고개를 숙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순간 과거로 돌아간 듯했다.처음 대하에 도착했을 때, 늙은 황제는 그녀를 꽤 총애하는 편이었다.하지만 두 달도 안 돼 황제는 또 새로운 여인을 후궁으로 들였다.후궁에서 황제의 총애도 없고 사람들과 어울릴 줄도 모르는 여인의 처지는 어떨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그 몇 년 동안 장공주는 온갖 수모를 겪었다.나중에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그녀는 늙은 황제의 총비를 죽이고 심복의 보호를 받으며 대하를 탈출했다.그녀는 자신이 충동적으로 그릇된 일을 저질렀고 자신의 행동이 남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때의 그녀는 오로지 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그렇게 산전수전 다 겪으며 북부로 도망쳤지만 결국 늙은 황제의 손에 붙잡히고 말았다.그녀를 추격한 자들이 받은 지시는 발견 즉시 비밀 리에 사살하라는 것이었다.이대로 죽는가 싶던 순간에 맹성주가 나타났다.그는 그녀를 구했고 앞장서서 대하와 담판을 짓고 친히 그녀를 대하의 변방까지 호송했다.참으로 과묵한 사람이었지만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다.함께한 시간은 고작 반 달이지만 장공주는 그의 자상함에 푹 매료되었다.작별할 때가 돌아오자 그가 말했다.“장공주께서는 남제의 공신이십니다. 장공주의 희생으로 남제는 2년 동안 숨을 고를 시간을 벌었지요. 언젠가는 남제가 강대국이 되는 날을 보게 될 것입니다.”그가 약속했던 강성한 남제를 그녀는 지금 보았다.그런데 자신이 기억하던 용맹하고 준수하던 소장군이 여인일 줄이야.매일 밤 그의 용모를 상상했었지만 이런 결과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제는 꿈에서 깨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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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봉구안은 담담한 표정으로 소욱에게 예를 행했다.“폐하, 신첩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장공주가 한 말은 아예 못들은 척할 생각이었다.소욱은 할 말 많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결국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황후가 나간 후, 장공주는 정색해서 황제에게 말했다.“폐하, 저에게 시간을 좀 주십시오. 내 필히 황후가 맹 소장군을 모함한 죄증을 밝혀내겠습니다!”나쁜 일을 행하였다면 분명 흔적을 남겼을 것이다.장공주는 황후가 절대 결백한 사람일 수 없다고 확신했다.그녀는 황후가 다시 맹 소장군을 건들지 못하게 어떻게든 황제의 앞에서 황후의 가면을 벗기겠다고 다짐했다.감찰부.교먹은 몰래 정보를 수집하여 끝내 과거의 일에 대해 알아냈다.“또 구명의 은혜야?”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쳤다.‘언닌 참 사람을 구해주기 좋아한다니까.’하지만 그렇다 한들 봉구안도 장공주에게 감히 진실을 알리진 못할 것이다.장공주라는 장기말은 이용할 가치가 커 보였다.촛불 아래, 맹교먹의 미소가 음산하게 빛났다.영화궁.하루동안 잠만 자고 일어나니 봉구안의 피로도 어느정도 가셨다.다음 날, 그녀는 오백을 통해 면죄부 금패를 이미 확보했다는 소식을 접했다.소욱이 약속을 저버리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이제 교먹의 죄증을 정리한 후에 연상과 아랫사람들의 갈 곳을 정해준 뒤에 교먹의 진짜 얼굴을 까발릴 일만 남았다.봉구안은 연상을 따로 불러서 물었다.“너는 집이 어디지? 아직 살아 계신 가족이 있느냐?”연상은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소인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뭔가 이상함을 느낀 연상이 다급히 물었다.“마마, 소인을 버리시려는 겁니까?”봉구안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살고 싶으면 내 지시에 따르거라.”이런 상황에서 정에 휘둘려 우물쭈물 시간을 지체하는 건 독이라 할 수 있었다.연상과 일년 같이 보내며 정이 든 것도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연상은 황후에게 버려졌다는 생각에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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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장공주의 끈질긴 추궁 끝에 교먹은 못이기는 척, 과거 황후가 도주를 시도한 적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자초지종을 들은 장공주는 큰 충격에 빠졌다.“그런 일이 있었다고?”‘정말 황당무계하군!’교먹은 짐짓 착한 척, 황후를 위해 변명했다.“황후께서도 일시적인 충동이었을 겁니다. 아마 폐하께서 돌아가신 영비마마를 그리워하고 있는 걸 보고 화를 참지 못했나 봅니다. 황후도 여인이니 질투가 나는 건 당연하지요.”장공주는 화가 나서 헛웃음을 지었다.“이렇게 오만방자할 수가! 대체 폐하를 뭐로 생각하고 황후의 자리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황후가 되어서 첩실이나 할 천한 행동을 하다니, 정말 수치스럽구나!”교먹은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고는 조심스럽게 말했다.“장공주님, 이 일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폐하께서는 절대 외부로 발설하지 말라고 금지령을 내리셨거든요. 소신이… 괜한 말을 한 것 같습니다.”장공주는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너의 충심은 내 잘 알고 있다. 황후도 아마 여인인 네가 폐하의 중용을 받으니 질투가 나서 그런 것일 게야. 너무 걱정 말거라. 내가 있는 한, 절대 황후가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을 터이니!”교먹의 입꼬리가 비뚜름하게 올라갔다.하지만 곧이어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그건 아니 될 일입니다. 장공주, 소신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지는 마십시오.”“상대는 폐하의 총해를 받는 일국의 황후 아닙니까. 소신이 더 조심하면 됩니다. 아쉬운 건 전장을 누비던 제가 지금은 높은 담장 안에 갇히게 되었으니…”교먹의 의도는 장공주를 이용해서 북대영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장공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너의 포부는 잘 알고 있다. 내가 사내가 아니라서 조정의 일에 간섭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구나.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폐하께 간언을 올렸을 터인데.”교먹은 저도 모르게 술잔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날 믿지 못하는 건가?’그녀가 알아본 바로 장공주가 조정의 일에 간섭할 수는 없지만 대신들 중에 그녀를 옹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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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장미와 용호군 사건에서 교먹은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지만 나라의 이익이 오가는 자리였기에 사사로운 감정을 섞을 수는 없었다.만약 교먹이 비무에서 지게 된다면 남제는 크나큰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비무 시작 전, 봉구안은 연상을 시켜 서여국 사신이 쌍칼에 능하니 조심하라는 전갈을 보냈다.교먹은 심드렁한 태도로 일관했다.“돌아가서 황후마마께 전하거라. 꼭 이길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그녀는 봉구안이 자신을 너무 얕잡아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오찬이 끝난 후, 비무 시간이 돌아왔다. 남제의 관료들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의 사신들까지 구경을 위해 자리했다.봉구안과 장공주도 비무장에 나왔다.장공주가 비무에 관심을 갖는 건 소욱이 예상했던 바지만 황후까지 나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는 의자를 대령하라 시키고 봉구안을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봉구안은 엄숙하고 진지한 얼굴로 비무장을 바라보고 있었다.징소리와 함께 비무가 시작되었다.교먹은 장검을 들었고 서여국 사신은 완도를 들었다.비무가 시작되자 교먹은 먼서 선수를 치고 들어갔다.봉구안과 같은 스승 밑에서 무예를 배웠기에 비록 봉구안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약한 편도 아니었다.눈깜짝할 사이에 교먹은 연속 공격을 시전하여 서여국 사신을 무대 변두리로 몰아세웠다.남제의 관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오른손에 완도를 잡은 서여국 사신은 방어를 위주로 교먹의 공격을 받아내기만 했다.칼날이 서로 부딪히며 아찔한 소리가 들렸다.교먹의 깔끔하고 신속한 공법은 너무도 빨라 눈으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였다.서여국 사신은 몇 번이고 피하지 못하고 칼을 맞을 뻔했다.관원들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감히 우리 남제의 제일 여장군에게 도전장을 내밀어서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 별거 아니로군.”“사신은 방어만 할 것이오? 이래서야 비무가 볼거리가 떨어지잖나!”“맹 소장군! 공격을 계속하시오!”무대 위의 교먹은 장검을 교묘하게 휘둘러 서여국 사신의 명치를 노렸다.사신은 뒤로 뒷걸음질치며 가까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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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서여국 사신이 쓰러진 뒤, 교먹은 재빨리 달려들어 팔꿈치로 상대의 복부를 가격했다.상대는 그 자리에서 대량의 피를 뿜으며 공중에 떠올랐다가 바닥으로 추락했다.삭막한 정적이 흐른 후에 누군가가 소리쳤다.“이… 이겼다!”장공주는 그제야 안심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교먹을 바라봤다.‘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는구나!’남제의 관원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아찔한 비무였습니다.”“질 리가 없지 않소! 상대가 맹성주인데!”교먹은 무대 위에서 손을 들고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봉구안은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교먹의 권풍은 한 사람을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교먹 역시 반칙을 사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어쩼든 남제가 이겨서 현영석을 내놓을 필요가 없었기에 봉구안은 깊이 따지지 않기로 했다.귓가에서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남제가 이겼는데 황후는 별로 기쁘지 않아보이는군.”봉구안은 고개를 돌리고 소욱의 의심의 눈초리와 시선을 맞췄다.곧이어 그녀는 시선을 내리고 공손히 답했다.“신첩 역시 기쁩니다.”갑자기 소욱이 손을 뻗더니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는 시선은 전방에 둔 채,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네가 맹교먹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남제에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니 아무리 고까워도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말거라.”그의 긴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 남들이 보기에는 친밀한 동작이었지만 사실 상 경고의 의미가 다분했다.마침 이 광경을 목격한 장공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맹교먹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비무에 임했는데 황후는 이 순간에도 황제를 유혹하려 꼬리를 치고 있으니 같은 여자로서 너무도 비교가 됐다.한편, 서여국 사신은 기절한 상태로 태의원에 실려갔다.서여국이 이기면 자신들도 묻어가서 콩고물이나 얻어먹으려고 했던 타국 사신들은 그 모습을 보고 현영석이고 뭐고 빨리 이 나라를 떠나고 싶었다.교먹 역시 부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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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황제는 숙연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보다가 정중히 입을 열었다.“맹교먹은 여장군으로서 열세 번의 전장에 참여하고 무패의 전적을 세웠으니 그 공훈은 아무도 따라올 자가 없다. 그리하여 짐은 특별 포상으로 면죄부 금패를 하사하는 바이다.”“또한, 무릇 능력 있는 남제의 사병이라면 출신, 남녀 막론하고 맹교먹을 본보기로 삼아 분발해야 할 것이다. 이 남제의 작위는 언제나 분발하는 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맹교먹은 환희에 들뜬 얼굴로 황제에게 재빨리 감사인사를 올렸다.“황은에 감사드립니다, 폐하!”장공주 역시 진심으로 기뻐하며 소욱을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현명하십니다, 폐하. 장병들도 이로써 큰 위안을 얻고 더욱 더 분발하여 폐하를 위해, 남제를 위해 목숨을 바칠 거라 믿습니다.”반면 소욱의 옆에 자리한 봉구안의 얼굴에는 미소 한점 찾아볼 수 없었다.장공주도 당연히 그녀의 이상 반응을 눈치챘다.“황후, 혹여 폐하의 결정에 이의가 있어서 그리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가요?”교먹도 고개를 들고 봉구안을 바라봤다.‘지금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테지. 그럼 뭐해, 언니가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이제 면죄부를 손에 넣었으니 봉구안도 거리낌없이 그녀를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다.봉구안은 장공주의 질문을 무시한 채, 일어서서 소욱에게 예를 행했다.“폐하, 신첩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소욱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앉거라.”대중이 보는 앞에서 장공주가 시비를 걸었는데 황후가 이대로 가버린다면 분명 사람들 사이에서 안 좋은 소문이 돌 것이다.봉구안은 자리에 앉지 않고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소욱은 곧장 그녀의 팔을 잡고 강제로 끌어다 의자에 앉히려 했다.하지만 봉구안은 이번에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고 중심을 바로잡았다.소욱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그는 낮으니 소리로 경고하듯 그녀에게 물었다.“짐이 앉으라 하였는데 못 들었느냐?”장궁주는 짐짓 모르는 척 그녀에게 물었다.“황후, 왜 그러십니까?”관료들 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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