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숙연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보다가 정중히 입을 열었다.“맹교먹은 여장군으로서 열세 번의 전장에 참여하고 무패의 전적을 세웠으니 그 공훈은 아무도 따라올 자가 없다. 그리하여 짐은 특별 포상으로 면죄부 금패를 하사하는 바이다.”“또한, 무릇 능력 있는 남제의 사병이라면 출신, 남녀 막론하고 맹교먹을 본보기로 삼아 분발해야 할 것이다. 이 남제의 작위는 언제나 분발하는 자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다!”맹교먹은 환희에 들뜬 얼굴로 황제에게 재빨리 감사인사를 올렸다.“황은에 감사드립니다, 폐하!”장공주 역시 진심으로 기뻐하며 소욱을 향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현명하십니다, 폐하. 장병들도 이로써 큰 위안을 얻고 더욱 더 분발하여 폐하를 위해, 남제를 위해 목숨을 바칠 거라 믿습니다.”반면 소욱의 옆에 자리한 봉구안의 얼굴에는 미소 한점 찾아볼 수 없었다.장공주도 당연히 그녀의 이상 반응을 눈치챘다.“황후, 혹여 폐하의 결정에 이의가 있어서 그리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건가요?”교먹도 고개를 들고 봉구안을 바라봤다.‘지금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테지. 그럼 뭐해, 언니가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이제 면죄부를 손에 넣었으니 봉구안도 거리낌없이 그녀를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다.봉구안은 장공주의 질문을 무시한 채, 일어서서 소욱에게 예를 행했다.“폐하, 신첩은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소욱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앉거라.”대중이 보는 앞에서 장공주가 시비를 걸었는데 황후가 이대로 가버린다면 분명 사람들 사이에서 안 좋은 소문이 돌 것이다.봉구안은 자리에 앉지 않고 그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소욱은 곧장 그녀의 팔을 잡고 강제로 끌어다 의자에 앉히려 했다.하지만 봉구안은 이번에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고 중심을 바로잡았다.소욱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그는 낮으니 소리로 경고하듯 그녀에게 물었다.“짐이 앉으라 하였는데 못 들었느냐?”장궁주는 짐짓 모르는 척 그녀에게 물었다.“황후, 왜 그러십니까?”관료들 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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