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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폭군의 장군 황후: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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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남강의 사신들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독특한 차림새로 궁에 들어섰다. 남자들은 얼굴에 문신으로 가득 꾸며져 있었고, 여자들은 얼굴을 가린 채 허리 부분이 살짝 드러나는 짧은 상의를 입고 있었다. 남강의 사신들은 독충을 기르는 데 능하고, 풍속이 기괴하여 여러 나라에서 배척받고 있었다. 그들이 전각에 들어서자, 모두가 피할 듯 몸을 물렸고, 원래 웃음 가득했던 분위기는 얼어붙어버렸다. 사람들의 시선에는 비웃음과 배척의 감정이 담겨 있었다. 특히나 그 여자, 허리를 드러내다니! 이 얼마나 불경스러운가!“황제 폐하를 뵙습니다!”봉구안은 눈을 들어 그들을 바라보았다.바로 그때, 시종 표정에 아무런 변화가 없던 그녀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남강의 사신들 가운데 여자라곤 오직 한 명이었다. 그 여자는 다름아닌 봉구안이 며칠 전에 만난 완부옥이었다!완부옥은 붉은 옷차림에, 얼굴을 가린 얇은 베일이 바람에 살짝 흔들리며 그 아름다운 얼굴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그 눈매는 보는 이의 혼을 쏙 빼앗는 듯하여, 남자들이 그녀를 예법을 어겼다고 비난하면서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봉구안은 태연한 표정으로 완부옥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소욱은 왕상에 앉아, 엄숙하고 위엄 있게 앉아있었다.“자리에 앉거라.”봉구안은 완부옥과 눈이 마주칠까 피하며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그때 소욱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며 다소 서늘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약간 의아함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소욱은 그녀가 들고 있는 술잔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것은 짐의 것이다.”그녀가 술잔을 잘못 집은 것이었다. 봉구안은 곧바로 술잔을 제자리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소욱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녀가 입을 댔던 그 술잔을 들어 남은 술을 한 번에 마셨다.사신들은 하나같이 남제의 국력이 강성하고, 황제의 통치가 훌륭하다는 찬사를 늘어놓았다.그러나 소욱은 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말들이 지루하기만 했다. 분명 자신의 생일이건만, 이런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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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완부옥은 용상에 앉은 남제 황후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묘하게도 황후에게서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봉구안은 아무런 내색 없이 고개를 돌려 소욱을 힐끗 보았다. 그는 마치 산에서 호랑이가 싸우는 광경을 지켜보는 듯, 한가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남강의 사신은 시선을 황후에게 고정했다.“황후마마, 이 여인이 어떻사옵니까?”궁중의 후궁들은 모두 봉구안을 바라보며 내심 황후마마께서 이 남강 사신의 요청을 거절하시길 바라고 있었다. 이미 궁궐에 여인들이 충분히 많았기 때문이다.봉구안은 조용히 사신에게 반문했다.“내가 보기에 참으로 마음에 드는구나. 다만 나의 시녀로 삼는다면, 이 여인이 억울하지 않겠느냐?”남강 사신의 얼굴빛이 순간 달라졌다. 시녀라니? 그들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완부옥은 그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남제 황제보다는 남제 황후가 더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 아주 딱 맞는 기분이랄까.남강의 사신은 속으로 깊이 고민했다. 완부옥을 남제 황제에게 바치려는 것은 남제의 국운을 끊고 은밀하게 황제를 제거하기 위함이었다.하지만 그녀가 황후의 시녀가 된다면 일이 제대로 성사될 리 없지 않은가?사신은 급히 바로잡았다.“황후마마, 본래 이 여인을 폐하께 바치려 했사옵니다.”봉구안은 이제야 알아차린 듯이 대답했다.“아, 내가 오해했구나. 하긴, 듣자 하니 남강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혼인을 중히 여기며 외족과 혼인을 맺지 않는다고 들었다. 또한 남강의 여인은 타인과 남편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 말이 과연 사실인가?”이러한 남강의 규율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남강 사신은 거짓말을 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렇사옵니다…”봉구안은 태연하게 다시 물었다.“그렇다면 우리 폐하께서 마음에 드신다 하더라도 이 여인을 받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게다가, 양국이 조공 관계를 맺은 이후로 여러 나라에서 남제가 호랑이와 이리 같은 나라라 하여 약소국을 괴롭힌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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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자국의 고유한 유산이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한 남제의 신하들이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폐하, 절대 불가하옵니다! 아직 이 현영석 광산이 제대로 채굴되지도 않았고, 얼마만큼의 현영석을 얻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사옵니다. 설령 충분히 많다 해도, 이 나라에도 주고, 저 나라에도 준다면 남는 게 거의 없을 것이옵니다!”“맞습니다, 폐하! 이것이야말로 헛된 수고만 하는 격이 아니옵니까?”이 말에 사신들은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바로 맞섰다.“헛된 수고라니요? 저희는 오십만 냥을 내어 장인들의 품삯으로 쓸 의향이 있사옵니다!”“황제 폐하, 저희 북월도 은 오십만 냥을 내겠사옵니다!”그러자 남제의 백발 노신이 기세등등하게 나섰다.“지금 이게 돈 문제는 아니지 않소! 현영석 같은 귀중한 물건이 과연 얼마의 가치를 지니는지, 그대들도 다 잘 알고 있지 않소!”물론 그들은 알고 있었다.현영석은 매우 드문 희귀한 광물이었다. 지난 백 년 동안 북연국만이 독점하고 있었고, 그 현영석의 풍부한 자원 덕분에 강력한 ‘화룡’을 주조하여 전장에서 무패의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타국에서는 현영석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 비굴한 태도로 천금의 값까지 치렀으나, 손에 쥐는 양은 얼마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북연이 아예 타국에 현영석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기까지 했다. 이제 남제에서 현영석 광산이 발견되었으니, 어느 나라라도 이 이권에 한몫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했다. 설령 자신들이 많은 이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남제가 이를 독점해 두 번째 강국으로 떠오르는 일은 용납할 수 없었다.소욱은 술잔을 홀짝이며 차가운 눈빛을 드리웠다. 오늘 생일 연회가 참으로 따분하기 그지없었다.사신과 남제의 신하들이 계속 언성을 높이며 다투고 있을 때, 서녀국의 사신이 입을 열었다.“황제 폐하, 서로 한 발씩 물러나 보는 건 어떻사옵니까?”“저희 서녀국은 현영석을 요구하지 않겠사옵니다. 다만 남제께서 새로 개발한 죽화총의 제작을 중단해 주셨으면 하옵니다. 죽화총을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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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사신들은 허리에 밧줄이 묶여 있어 몸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다. 말들이 뛰기 시작하자 목숨을 부지하려고 사신들은 다리 힘껏 달리기 시작했다. 두 다리가 네 다리의 속도를 따라갈 리 만무하여 이내 쓰러져 땅바닥에 질질 끌려 다녔다.아무리 모래 땅이라지만 이 고문을 견뎌내기란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 몇 바퀴가 지나자 사방에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옷이 닳아 살가죽이 벗겨지고, 땅바닥에 피자국이 번졌다. 사신들은 연이어 자비를 구했다.“제발,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폐하!”“폐하, 감히 다시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사옵니다!”나머지 사신들은 그 모습을 보고 다행히 함부로 나서지 않았음을 내심 감사했다. 그러나 소요하는 그들의 소리에도 불구하고, 소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술을 마시고 음식을 즐겼으며, 인명이 오가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태도였다. 연회 분위기는 차갑고 무거웠으며, 누구 하나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하지만 그런 가운데, 유독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남강의 사신이자 여장부인 완부옥이었다.그녀는 남강의 사신이 말에 끌려다니는 참혹한 광경을 보면서도 마음의 짐 없이 술과 음식을 즐겼고, 심지어 궁녀에게 술을 더 올리라 지시할 정도였다. 술에 거하게 취한 뒤, 그녀는 해장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잠시 물러나기까지 하였다.그 모습을 살피던 봉구안은 그저 묵묵히 지켜보며 눈에 냉정한 빛을 담았다.이윽고 두 잔의 차가 지나간 후, 한 나이 많은 신하가 염려의 뜻을 담아 간언하였다.“폐하, 저들은 타국에서 온 사신들이옵니다. 만에 하나 불상사가 발생하면 남제의 대국 체통이 손상될 수도 있사옵니다.”온화하고 어진 성품으로 알려진 서왕도 거들며 폐하께 자비를 청했다. 후궁 중에는 평소 자비심이 깊은 모용선이 일어나 부드럽게 조언했다.“폐하, 오늘은 폐하의 생신이옵니다. 피를 보면 길하지 않으니, 부디 액운을 피하시옵소서.”소욱은 시선을 옆으로 돌려, 봉구안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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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연상은 내전으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이 사실을 알렸다.봉구안은 암기를 정리하던 중 이 말을 듣고는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유사양이 직접 말한 것이냐?” 연상은 고개를 저었다. “직접 그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그런 낌새였어요…”“또 돌아가신 영비마마 이후로는 폐하께서 그 누구도 자진궁으로 부르신 적이 없다 하니, 더욱 그 말이 오싹했습니다…”“마마, 오늘 밤 정말 자진궁에 가실 건가요?” 봉구안은 무심하게 대꾸했다. “그건 네가 염려할 일이 아니다. 다만 당장 할 일이 있으니 어서 가서 하도록 하여라.” 연상은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있는 줄 알고 귀를 기울였으나, 봉구안이 지시한 것은 약환을 가루로 갈아 놓으라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벌레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이 계절에는 궁에 독충이나 뱀이 나오지 않을 터인데 말이다.그날 저녁, 봉구안은 자진궁으로 향했다. 환관이 그녀를 안내하였다. 황제의 침전은 다른 궁실보다 더더욱 엄숙하고 위엄 있게 솟아 있었다.정문에서 주전까지 이어진 백옥 바닥은 아흔아홉 개의 돌로 깔려 있었으며, ‘자진궁’이라 새겨진 세 글자는 황금빛으로 빛나며 젊은 황제의 포부와 위엄을 나타내고 있었다. 주전에는 용과 봉황이 정교하게 조각된 기둥이 서 있었고, 특히 용의 눈빛은 마치 진짜 용이 돌기둥을 휘감고 있는 듯 날카롭게 빛났다. 감히 정면으로 올려다보기가 어려운 기세였다.봉구안의 허리춤에는 향낭이 매달려 있었다. 어둠 속에서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지만, 그녀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 주머니에서 약가루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는 남쪽 지방의 독충들을 억제하는 약재로, 그녀가 특별히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이날 연회에서 남방에서 온 완부옥이 도중에 자리를 비운 것을 떠올리니, 궁 안에 무언가를 남겨두었을 가능성이 컸다. 남방에서 헌납한 여인의 이례적인 행동을 떠올리자, 봉구안은 그들이 소욱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되었다. 그래서 오늘 밤 황제가 그녀를 부르지 않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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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책상과 옥좌 사이의 거리는 한 사람만 간신히 설 수 있을 만큼 좁았다. 봉구안은 책상을 등지고, 소욱을 마주 보고 서 있었다. 소욱은 옥좌에 앉아 상반신을 여전히 곧게 세웠지만,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는 자세가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그녀가 갑자기 다가온 이유를 알지 못했다. 혹 투항하여 껴안으려는 건가 싶었으나, 그녀는 그저 그 자리에 직립해 있을 뿐이었다. 봉구안은 즉각적으로 다가왔지만, 그럴 새도 없이 책상 위에 벌레가 꿈틀거렸다. 그것은 갈색을 띠며 지렁이처럼 보였고, 작아서 눈에 잘 띄지도 않았다. 그러나 봉구안은 그 즉시 알아챘다. 바로 '천주충'이었다! 평범해 보이지만, 체내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번식하여 무한히 증가하는 벌레였다. 이 벌레들은 사람의 내장을 갉아 먹고 뼈에 붙어, 결국엔 사람을 껍데기만 남기고 파괴해 버렸다. 이 급박한 순간, 그녀는 가장 짧은 거리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한 손을 허리에 두고 약 가루를 움켜쥐고 내공을 이용해 뒤로 흩뿌렸다. 그러자 천주충은 그 자리에서 즉시 굳더니 바람에 사라져 버렸다. 봉구안이 책상의 천주충을 제거하자, 갑자기 허리로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소욱의 강인한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아 단번에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녀는 그대로 그의 품에 부딪힐 뻔했으나, 재빠르게 반응해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짚어 충격을 완화했다. 그러나 숨 돌릴 틈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갑작스레 닿았다. 봉구안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눈앞에는 소욱의 날카롭고 냉소적인 눈빛이 있었다. ……궁 밖에서는 유사양이 먼지떨이를 손에 쥔 채 지루한 표정으로 하늘의 별을 헤아리고 있었다. 그때, 진한길이 급히 궁으로 들어갔다. 유사양은 황후가 안에 계시다는걸 알리려 했으나, 촛불이 꺼지지 않은 걸 보고는 아무 일 없으리라 생각하며 말하지 않았다. 또한, 진한길이 너무 급히 전각 안으로 들어간 터라 그는 더더욱 그를 막을 기회가 없었다.하지만, 진한길은 곧 다소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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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침대에 눕는 순간, 봉구안은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황제의 입술을 깨물어 피를 내었다. 피비린내가 그녀를 자극하며, 그녀는 갑자기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녀는 힘껏 밀어내며, 곧바로 이성을 되찾았다.황제는 입술을 뗀 후, 힘이 빠진 듯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의 높은 콧날이 그녀의 목에 닿아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피부를 달구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보려 했으나, 황제의 거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오늘 이곳에 머무르겠느냐.” 이곳은 자진궁. 황 귀비가 아무리 총애를 받았어도 발을 들이지 못한 곳이었다. 그의 말은 곧 그녀에게 뒤를 맡기겠느냐는 뜻이었다. 봉구안은 곧바로 대답했다. “신첩은 이제 돌아가야 하옵니다.” 그녀는 너무 직접적으로 거절하지 않았다. 그를 불쾌하게 만들어선 안 되었다. 황제들의 자존심은 종종 작은 일에도 무너지고, 그럴 때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소욱이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에는 약간의 냉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몸을 일으켜 한쪽 무릎을 침상에 세우고, 여전히 그녀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봉구안은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 차분함은 오히려 그에게 불안을 일으켰다. 그의 입술 끝에는 그녀가 물어 터뜨린 피가 남아 있었고, 그로 인해 그에게 살벌한 기운이 더해졌다. 그는 그녀의 손을 붙잡아 손바닥을 펴더니, 그녀의 손목 사이를 세게 물었다. 그러나 봉구안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듯,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았고 눈살조차 찌푸리지 않았다. 소욱의 눈은 매서운 매의 눈처럼 그녀를 노려보며 손목을 깨물고 혀끝으로 그 자리를 핥았다. 갑자기 봉구안의 손끝이 저릿해졌다. 솔직히 말해, 그녀는 소욱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그녀를 시험하려 들었고, 그녀가 욕심을 부리지 않는지 확인하려 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대체 뭘 하는 걸까? 봉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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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밤은 이미 깊었으나, 완부옥은 아직 잠들지 않았다. 자시가 되어 음기가 무겁게 내려앉자, 그녀는 침상에 앉아 향로에 불을 붙여 독충을 기르고 있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그녀는 눈을 번쩍 뜨고, 서늘하고 음흉한 눈빛을 빛냈다. 잘됐다, 그녀의 새로운 독충을 그들에게 시험해볼 기회였다... 쾅!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문을 부수고 들이닥쳤다. 좁은 방안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다. 완부옥은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크게 휘저었고, 모양이 이상한 매미 같기도 하고 사마귀 같기도 한 독충이 튕겨져 나갔다. 그 독충은 날아서 한 검은 옷의 사람에게 붙었다. 단 한 순간에 그 사람은 온몸이 불타오르는 듯 뜨거움을 느꼈다. 그는 곧바로 비명을 지르며 옷을 벗기 시작했고, 연신 뜨겁다고 외쳤다. 그 불타는 고통은 몸 안에서부터 솟아오르는 것이었기에 아무리 벗어도 달아오름이 멈추지 않았다. 그는 견디다 못해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진한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남강 여인, 정말 악독하다! 절대 살아남아서는 안 될 존재였다. 그 독충은 순식간에 두 사람을 해쳤다. 침상 위에 있던 완부옥은 자세를 바꾸어, 마치 투계놀이를 구경하듯 흥미롭게 반쯤 누워 있었다. 독충이 세 번째 사람을 해치려 하자, 진한길은 독충의 비행 방향을 예측하고는, 검을 번뜩이며 움직였다. 검이 번뜩이는 순간, 독충은 바닥에 떨어져 죽었다. 황제의 곁을 지키며 호위하는 진한길의 무술 실력은 단연 최고였다.게다가 완부옥이 방금 길들인 독충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진한길의 검에 죽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완부옥은 그제야 눈을 번쩍 뜨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눈은 서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내 보물을 죽이다니, 죽고싶은 게로구나!” 수십 명의 검은 옷의 사람들이 즉시 진을 쳐 그녀를 포박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그녀를 막을 수는 없었다. 완부옥은 내력을 뿜어내어 그물을 치더니, 그물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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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봉구안은 별안간 눈을 들어 완부옥을 바라보았다.그녀의 평온한 눈빛 속에는 경고의 기색을 띄었다. 완부옥은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딱 걸린 것처럼 어색해졌고,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그의 가면을 쓰다듬었다. 마치 그의 얼굴을 만지는 듯이, 손끝으로 살며시 가면을 더듬었다. “참 차갑고도 차갑네요...”“혹시, 오라버니 얼굴을 한 번만 볼 수 있을까요?” 그녀는 거칠고 막무가내였지만, 지킬 것은 지킬 줄 알았다. 소환과 다투더라도, 그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며 인연을 끊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규칙을 어기고 가면을 마음대로 벗긴다면, 그들의 인연은 거기서 끝일 터였다. 봉구안은 말없이 그녀의 상처를 정성스레 싸매기만 했다. 완부옥은 약간 기운을 되찾자, 다시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제 몸을 다 봤으니, 책임을 져야되지 않겠어요?” 봉구안은 손을 씻으며 무심하게 물었다. “듣자하니, 궁에 들어가 후궁이 된다던데.” 완부옥은 놀리듯 반문했다. “왜, 질투라도 나세요?” 봉구안은 차갑고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남녀 간의 감정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제가 후궁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완부옥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참으로 무정해요.” “실은, 정말로 궁에 들어갈 뻔했어요.” “하지만 오라버니를 위해 마음을 돌렸죠.” “부족의 배신자가 되더라도, 오라버니와 함께 있고 싶었거든요. 오늘 밤 제게 덤벼든 자들은, 저를 죽이기 위해 그 늙은이들이 보낸 자들일 거예요.”“이젠 갈 곳도 없어요. 오라버니, 절 버리지 마세요...” 그녀는 봉구안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애틋한 사랑이 눈에 어렸다. 봉구안은 손을 씻고 물기를 닦으며, 여유롭고 차분한 태도를 보이며 물었다. “그들이 널 궁에 들게 해서 하려는 일은 무엇이냐. 황제를 암살하려는 것이냐?” 방 안에는 아직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았다. 완부옥은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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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남강의 사신이 깨어나 완부옥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다음 날 정오였다.완부옥은 길에서 종종 일행과 떨어지는 일이 있었기에 사신들은 그러려니 했다. 이번에도 그녀가 또 소환을 만나러 갔으리라 생각하였다.전날 말에 끌려 다니며 온몸이 멍투성이가 된 사신은 몸이 말을 듣지 않았고, 차마 완부옥을 찾아 나설 겨를이 없었다. 다른 사신들도 침상에 누워 신음하며, 후회와 원망으로 가득했다.서녀국의 사신들은 특히나 고집스러웠다. 그들은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다쳤으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우리 서녀국은 남제의 현영석 광산 독점을 결단코 허락할 수 없다!”“여러 나라가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남제가 굴복할 것이다!”“이 문제는 중대사이니라! 남제가 제멋대로 굴도록 내버려 둔다면, 양 나라의 오늘이 곧 우리의 내일이 될 터이다!”북월의 사신은 바로 옆방에서 상처로 몸이 쑤시고 아파 쉬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고함 소리에 참다못해 짜증이 일었다.감찰위.서녀국이 보낸 두터운 선물을 받은 교먹은 마음이 흔들렸으나, 황제마저 그 사신들에게 진노한 상황이니 선물을 받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요즘 그녀는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몇일 전 보낸 자객들이 장기양을 암살하려다 죽었고, 심지어 그녀의 수하 몇 명도 감쪽같이 실종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언니와 관계가 있는 것만 같았다. 그날, 교먹은 입궐하여 언니를 찾아가 사람들을 어디로 보냈는지 추궁하고자 하였으나, 문전박대당하고 말았다.교먹은 속이 끓어올라 안절부절 못하였다.‘우리 두 사람은 서로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하지 않았던가? 먼저 약조를 깬 건 언니이니, 내 사람을 건드린 이상 나 또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더욱 악이 오른 교먹이었다………자녕궁.녕비는 태후의 앞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마마, 어젯밤 황제께서 황후를 자진궁으로 불러들인 사실을 아시옵니까?”“자진궁이라면, 제가 궁에 들어온 이후로는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옵니다.”태후는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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