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구안은 별안간 눈을 들어 완부옥을 바라보았다.그녀의 평온한 눈빛 속에는 경고의 기색을 띄었다. 완부옥은 마치 나쁜 짓을 하다가 딱 걸린 것처럼 어색해졌고,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그의 가면을 쓰다듬었다. 마치 그의 얼굴을 만지는 듯이, 손끝으로 살며시 가면을 더듬었다. “참 차갑고도 차갑네요...”“혹시, 오라버니 얼굴을 한 번만 볼 수 있을까요?” 그녀는 거칠고 막무가내였지만, 지킬 것은 지킬 줄 알았다. 소환과 다투더라도, 그는 그녀에게 진심으로 화를 내며 인연을 끊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규칙을 어기고 가면을 마음대로 벗긴다면, 그들의 인연은 거기서 끝일 터였다. 봉구안은 말없이 그녀의 상처를 정성스레 싸매기만 했다. 완부옥은 약간 기운을 되찾자, 다시 입을 놀리기 시작했다. “제 몸을 다 봤으니, 책임을 져야되지 않겠어요?” 봉구안은 손을 씻으며 무심하게 물었다. “듣자하니, 궁에 들어가 후궁이 된다던데.” 완부옥은 놀리듯 반문했다. “왜, 질투라도 나세요?” 봉구안은 차갑고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남녀 간의 감정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 “제가 후궁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완부옥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는 참으로 무정해요.” “실은, 정말로 궁에 들어갈 뻔했어요.” “하지만 오라버니를 위해 마음을 돌렸죠.” “부족의 배신자가 되더라도, 오라버니와 함께 있고 싶었거든요. 오늘 밤 제게 덤벼든 자들은, 저를 죽이기 위해 그 늙은이들이 보낸 자들일 거예요.”“이젠 갈 곳도 없어요. 오라버니, 절 버리지 마세요...” 그녀는 봉구안을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애틋한 사랑이 눈에 어렸다. 봉구안은 손을 씻고 물기를 닦으며, 여유롭고 차분한 태도를 보이며 물었다. “그들이 널 궁에 들게 해서 하려는 일은 무엇이냐. 황제를 암살하려는 것이냐?” 방 안에는 아직 피비린내가 가시지 않았다. 완부옥은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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