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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장군 황후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696 챕터

제311화

태황태후가 친히 냉궁에 오다니,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과연 봉구안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태황태후뿐만 아니라, 한 명의 궁녀도 따라왔다. 그 궁녀는 검은색 나무 쟁반을 들고 있었고, 그 위에는 보자마자 오싹한 느낌이 드는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흰 비단, 무언가 담긴 그릇, 그리고 단검이었다. 연상은 공포에 휩싸여 눈이 커졌다. 태황태후께서… 설마 황후마마께 사약을 내리시려는 것인가?!! 그녀는 급히 봉구안을 돌아보았다. 봉구안은 흰 옷을 입고 서서 예를 갖추었다. 그녀의 기품은 소박한 옷차림에도 가려지지 않았다. 그녀 또한 그 물건들을 보았으나, 태산이 무너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듯한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할마마마를 뵙사옵니다.” 태황태후는 그녀를 힐끗 보더니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느긋하게 주위로 걸어가 앉았다. “이제 내가 친히 내명부를 다스리려 한다. 이렇게라도 황상의 걱정을 덜어줘야하지 않겠느냐?” “황후, 너도 알겠지만, 근래 전조가 너로 인해 어수선하구나.” 태황태후의 눈빛과 음성에는 꾸짖음이 담겨 있었다. 마치 봉구안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듯이 보았다. 봉구안은 입을 열었다. “첩은 냉궁에 머물고 있어 전조의 사정을 알지 못하옵니다.” 태황태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나도 네가 억울한 것은 알지만, 봉가가 벌인 일이니 마무리도 봉가가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 “나는 본래 너에게 기이한 병을 앓는다고 핑계를 대며 봉가의 체면을 지켜주려 했느니라.” “만약 황상을 기만한 진실이 드러난다면, 너희 봉가는 멸문지화를 피하지 못했겠지!” 봉구안은 태황태후의 엄격한 눈빛을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예.” 그녀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공손하고 순종적인 듯하면서도, 동시에 무심하게 들렸다. 태황태후는 목소리를 조금 누그러뜨리며 아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도 나를 너무 원망하지 말거라.” “전조가 너무 압박하여, 황후를 폐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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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태황태후는 밖을 바라보며 눈동자가 커졌다. “황상? 황상이 어찌 이곳에?” 그녀는 본래 황후를 조용히 처리하려 했기에, 이 같은 사실을 소욱에게 알리지 않았다. 소욱은 빠른 걸음으로 전각 안으로 들어섰다.그는 봉구안에게 손을 대려던 궁인을 내리차며 봉구안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태황태후와 정면으로 맞섰다. “할마마마, 여쭙고 싶은 것은 소신이옵니다. 어찌하여 이곳에 오셨사옵니까?” 그는 자주빛 비단옷을 입고, 그 얼굴은 차갑고도 엄숙하여 마치 만년설 같은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봉구안은 조용히 손에 쥔 암기를 거두었다. 태황태후는 자리에서 추호의 미동도 없이 입을 열었다.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모두 이 나라의 안녕을 위해서이니라.” “봉가네 여식은 궁에 들어와서는 아니 되고, 더구나 황후 자리에 있어서는 더더욱 아니 된다.” 황제는 늘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기에, 그가 이 일을 가지고 반기를 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소욱의 눈동자는 깊고도 어두웠다. “황후는 제가 이미 냉궁에 가두었습니다. 할마마마께서 지나치게 몰아붙이실 필요는 없사옵니다. 더구나 소신은 예전부터 그 명서의 예언 따위는 믿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사옵니다.” 탕! 태황태후는 찻상을 세게 내리쳤다. “황상! 어찌하여 이리도 어리석단 말이더냐!” “저… 저 아이는… 우리 남제의 재앙이니라!” “저 아이 때문에 이제는 네가 나에게 불경한 마음까지 품게 되었구나…” 소욱은 위엄으로 충만해 있었다. 그는 더는 말을 아끼고 직접 명을 내렸다. “할마마마를 어서 만수궁으로 모셔가거라!” “건방지다!” 태황태후는 쉽게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 크게 소리쳤다. “오늘 나는 이 재앙을 반드시 제거하고야 말겠느니라! 황상, 어서 물러서지 못하겠느냐!” 소욱이 입을 다물고 있으니, 비록 태황태후가 데리고 온 궁인들이라도 쉽게 움직일 수 없었다.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한 발자국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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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냉궁에서, 봉구안은 날아든 화살을 받았다. 화살촉에는 작은 쪽지가 꽂혀 있었다. 쪽지에는 교먹의 글씨가 적혀 있었다. [언니, 또 언니에게 목숨을 빚졌어.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을 쉽게 찾게 놔둘리가 없잖아? 다음번엔 좀 더 영리한 이를 보내도록 해.]봉구안은 이로써, 오백이 사고를 당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가 지기 전, 궁을 나섰다. 오백은 북대영에서부터 황성까지 그녀를 따른 충직한 인물이었다. 그는 단순히 그녀의 심복이자 유능한 부하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소중한 벗이기도 했다. 교먹은 그녀를 해치기 위해 이미 여러 사람을 희생시켰다. 그녀는 오백만큼은 절대 잃을 수 없었다. 그 만큼은 반드시 찾으리라 다짐하였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아무런 단서도 없이 한 사람을 찾는 것은 모래사장 속에서 바늘을 찾는 일과 같았다. 이날, 봉구안은 수많은 장소를 헤맸다. 그녀가 찾을 수 있는 단서는 오직 그 채소 장수뿐이었다. 주변 백성들의 증언을 통해 그녀는 그 채소 장수의 초상화를 그려냈다. 황혼 무렵. 성 교외의 한 전당포에서, 직원이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은제 가면을 쓴 한 남자가 문틀을 붙잡으며 다친 손을 아랑곳하지 않고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 “주인을 찾고자 한다.” 직원은 깜짝 놀랐다. “나으리, 손은 괜찮으십니까?” 그는 재빨리 주인을 부르러 갔다. 이 전당포 주인은 백발의 노인으로, 날카롭고 예리한 눈빛을 가진 노련한 상인이었다. 그는 봉구안의 얼굴에 씌어진 가면을 보고 즉시 경외심을 품은 채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말했다. “부맹주께서 절 찾아오실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사옵니다…” 봉구안은 이러한 인사말을 무시하고, 그 채소 장수의 초상화를 꺼내어 단도직입적으로 명했다. “이자를 찾아라!” 주인은 초상화를 받아들고 장담했다. “부맹주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되옵니다. 이자가 아직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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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오백은 중상을 입었으나 깨어나자마자 소장군을 보곤 자신이 구해졌음을 알았다. 그의 상반신은 거의 모두 붕대에 감겨 있었고, 안색은 백지장처럼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소…” 문득 방 안에 다른 이가 있는 것을 보고 즉시 말을 바꿨다. “주인님.” 봉구안은 반쪽의 은제 가면을 쓴 채 그를 돌아보았다. 어의가 그녀에게 환자의 치료와 주의 사항들을 설명하자, 봉구안은 이를 기억한 후 진료비를 지불하고 친히 어의를 배웅했다. 잠시 후 방으로 돌아오니, 오백은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그녀는 즉시 명했다. “움직이지 말거라!” 오백은 자신의 부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가? 오백은 고분고분 다시 누웠으나, 이를 악물며 미소를 지었다. “주인님, 소인은 원래 피부가 두껍고 단단하지 않습니까? 큰 일도 아니니,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옵니다.”물론 아무 일 아닐 리 없었다. 그는 그때 칼이 몇 번이나 찔릴 때의 고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주인님, 그 채소 장수는…” “이미 잡았다.” 봉구안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오백이 다시 말하려는 찰나, 낯선 청년이 방으로 달려들어왔다. “부맹주님! 그 채소 장수가 방금 도망치려 해서 제가 기절시켰사옵니다! 직접 심문하시길 원하실 것 같아 죽지는 않게 했사옵니다!” 청년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봉구안을 바라보았고, 오백은 그의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주인님, 저 자는 누구입니까?” ‘어찌하여 소장군을 ‘부맹주’라 부르는 것인가?’ 봉구안이 차가운 어투로 소개했다. “그는 평안전당포의 직원이다.” “소인 최백이라 하옵니다! 형님, 형님의 성함은 오백이라 들었사옵니다…”“이 아우는 최백이니, 성은 다르지만 이름은 같사옵니다!” 어디서 형님 아우 운운이란 말인가. 이 자는 어찌 이리 친근하게 구는가. 최백은 봉구안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부맹주님, 소인이 창작한 검법이 있으니 가르침을 청해도 되겠습니까?” 그는 목소리가 우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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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총… 세 명이었고, 그중 둘은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채소 장수는 피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자주 보지 못했다는 것은, 곧 보긴 봤다는 말이었다. 봉구안은 다시 물었다. “그 두 명의 특징이 무엇이냐.” “한 명은 얼굴에 큰 점이 있고, 다른 한 명은… 도박장을 좋아하는 상습 도둑입니다. 그놈은 입이 뾰족하고 얼굴이 여우같이 생겼지요… 대인,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제가 아는 것은 다 말했습니다!” 봉구안은 단검으로 그의 턱을 치켜들며 물었다. “너희들이 어찌하여 교먹의 명을 따르는 것이냐.” 채소 장수는 과다출혈로 기력이 쇠한 상태였다. “저희는… 저희는 모두 조정에 의해 수배당한 강호의 대도입니다. 그 분의 명을 따르지 않으면 관아에 넘겨진다고 했습니다.”“또한 그 분의 명을 따르면 저희에게 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그 분은 시시 때때로 저희에게 독약을 먹였습니다… 해독제 제때 주지 않으면 저희는 모두 죽은 목숨이었죠.” “대인, 제가 이제 그 분을 배신했으니 살아남을 길이 없사옵니다.” “부디… 절 한 번에 죽여 주십시오!” 봉구안은 차갑고도 냉철한 눈빛으로 대답했다.“좋다.” 그리하여 그녀는 단칼에 채소 장수의 목을 그어 버렸다. 그자는 원래 중대한 범죄자이니 죽어도 아깝지 않았다. 봉구안은 칼을 집어넣고 일어나 방을 나섰다. 달빛이 그녀의 몸에 내려앉아 차가우면서도 맑았다. 그녀는 금덩이 하나를 던지며 주인에게 말했다. “시체는 산기슭에 묻어 주도록 하여라. 그리고 추가로 사람 두 명을 더 찾아야겠다.” 주인은 죽을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로 말했다. “명령하시옵소서!” ……감찰위. 교먹은 밤을 새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녀는 여러 가지 도안을 그려보았으나 모두 쓸모가 없었다. 문제는 그 단열판의 재료였다. 그녀는 여러 책을 들춰보며 눈이 충혈될 때까지 연구했고, 마침내 ‘현영석’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을 제련하면 현영이라는 물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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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장기양은 반응이 빨라 간신히 교먹의 첫 번째 공격을 가뿐히 피했다. 그러자 교먹이 연달아 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장기양은 먼 길을 달려와 굶주리고 추위에 시달린 상태라 힘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교먹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교먹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이 아이, 그녀가 생각한 것보다 더 뛰어난 것이었다. 그녀는 그의 하반신을 공격하는 척하며 장기양이 반격하려는 순간, 재빠르게 그의 뒤로 돌아가 무릎 뒤를 세게 차버렸다. 장기양의 한쪽 무릎이 꺾이며 땅에 무릎을 꿇었다. 교먹은 뒤에서 그의 목을 조였다. 장기양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젖히고 입을 벌려 숨을 몰아쉬었다. 교먹은 더욱 힘을 주며 목을 조였고, 그의 얼굴은 점점 푸른빛으로 변해갔다. 위기를 느낀 진씨가 급히 소리쳤다. “소장군!” 교먹은 그제야 손을 놓았지만, 속으로는 당장에라도 그를 없애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진씨는 급히 아들을 부축하여 그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었다. 장기양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교먹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숨을 돌린 후, 그는 교먹에게 공손히 예를 표하며 말했다. “제자를 받아주십시오!” 진씨도 기대 어린 눈빛으로 교먹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소장군…” 교먹은 애석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사모님, 죄송하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양이 이 아이는 겨우 허세뿐인 허약한 무공을 배운 것뿐이라, 전장에 나간다면 십중팔구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장기양은 다시 무릎을 꿇었다. “배우겠사옵니다! 소장군님, 저를 가르쳐 주십시오!” 그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장군이 되고 싶었다. 교먹은 한숨을 쉬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소장군이 아니다.”“지금 나는 감찰위로 궁을 지키고 있으며 군기감의 관리 역할까지 맡고 있어 제자를 받을 시간이 없구나.” “기양, 네 어머니께서 병이 위중하시니 남은 시간은 어머니와 함께 보내거라.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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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장기양은 갈라진 입술로 굉장히 쉰 목소리를 냈다. 봉구안이 그의 눈을 마주했을 때, 그 눈동자에서 살기를 느꼈다. “선조를 뵈러 왔다가 지나가는 길이다.” 그녀가 설명했다. 장기양은 오래 굶주린 탓에 떨리는 손으로 그녀가 가져온 제물을 집어 들어 다시 내밀었다. “가져가십시오! 어머니에겐 이런 게 필요 없사옵니다!” 봉구안은 그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는 허리에 찬 칼을 꺼내 칼집에서 뽑았다. 날카로운 칼날이 공기를 가르며 휙휙 소리를 내더니, 옆에 있던 나무 한 그루가 순식간에 베어져 묘비만 한 크기의 나무판으로 만들어졌다. 장기양은 그 광경을 보며 아무런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봉구안이 그 나무판을 땅에 내려놓으며 그에게 물었다. “너의 어머니는 성이 무엇이냐.” 장기양은 순간 놀란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봉구안의 말투는 담담하고 부드러웠으며, 어떤 동정도 깔려 있지 않았다. “묘비가 있으면 떠도는 외로운 귀신이 되지는 않겠지.” 장기양은 냉소를 지었다. “난 믿지 않습니다다.” 봉구안은 농담조로 말했다. “귀신도 길을 잃을 수 있거든. 묘비를 세워두면 너의 어머니께서도 여기가 집이라는 걸 아시겠지. 네가 손수 어머니를 위해 마련한 집이라는 걸 말이야.” 이 말을 듣자 장기양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그 무덤을 바라보며 마른 입술을 움직여 조용히 중얼거렸다. “정말… 길을 잃을까요?” “그저 내 추측일 뿐이다.” 봉구안의 목소리가 차가운 바람을 타고 소년의 귀에 들어왔지만, 그 안에는 은은한 온기가 스며 있었다. 장기양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불쑥 말했다. “저희 어머니는 성이 진씨입니다.” 봉구안은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그리고는 검을 휘두르기 시작하자 나무판에는 분명한 글씨가 새겨졌다. —[진씨의 묘] 장기양은 이 장면을 보고 몹시 놀랐다. 그는 눈이 좋아 남들이 아무리 빠르게 움직여도 동작을 다 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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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현영석. 한때 철저히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하던 물건이,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봉구안이 즉시 물었다.“이것은 현영석이 아니더냐? 이걸 어찌 구했단 말이지?”장기양은 도리어 호기심 어린 눈길로 되물었다.“스승님께서도 현영석을 아시옵니까?”“3년 전, 처음 맹 소장군을 만났을 때, 부친과 현영석에 대해 나누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사옵니다. 당시 맹 소장군께서는 읽는 책마다 이 돌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을 정도로 이 돌을 무척이나 좋아하셨사옵니다…”“그걸 지금껏 기억하고 있었사옵니다…” “제 고향 임평에는 산이 많사옵니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찾아다니던 중 1년 전 진정 현영석을 발견하였사옵니다. 그래서 이걸 스승님께 드리는 선물로 삼은 것이온데... 맹 소장군께서는 저를 끝내 받아주시지 않으셨사옵니다…”이미 3년 전, 봉구안은 새로운 죽화총을 개조할 뜻을 품고 있었다. 당시 그녀는 이 무기의 열을 막는 것이 관건이라 생각하였고, 이에 가장 적합한 단열 소재가 바로 현영석을 제련하여 만든 현영철이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어린아이가 우연히 듣고, 그 돌을 찾아내었을 줄이야!평소 침착하고 절제된 성격의 봉구안이었지만, 내심 기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기쁨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장기양에게 물었다.“나 또한 이 현영석을 매우 좋아한단다. 이 돌을 발견한 산이 어느 곳인지 내게 알려줄 수 있겠느냐?”장기양은 스승에게 거침없이 대답했다.그는 나뭇가지를 이용해 땅 위에 그림을 그려, 현영석 광산의 대략적인 위치를 표시하였다. 그림을 마친 그는 호기롭게 말했다.“스승님께만 말씀드린 것이옵니다. 스승님께서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가져다 드릴 수 있사옵니다!”이 일은 교먹조차 모르는 일이었다.“내 너에게 긴히 부탁할 일이 있다.” 봉구안이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장기양은 곧바로 대답했다.“스승님, 명하시옵소서! 저는 온 힘을 다해 수행할 것이옵니다!”……군기감.교먹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했다.“내 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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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누군가 현영석을 바치러 왔다는 소식에 소욱은 교먹을 바라보았다. 교먹은 무심코 입을 열었다. “폐하, 군기감 사람들 말이 현영석은 이미 다 채굴되었기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사옵니다…” 소욱은 그녀의 말을 다 듣지 않고 곧바로 그 소년을 들도록 했다. 교먹의 눈에는 순간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과연 그 현영석이 진짜인지 한번 보고 싶었다. 잠시 후, 그 소년이 어전 안으로 들여졌다. 그를 본 순간, 교먹의 표정은 놀라움으로 일그러졌다. 장기양이 아닌가! 장기양 또한 이곳에서 교먹을 보게 되어 적잖이 당황한 듯했다. 그러나, 스승의 당부가 더 중요하니, 그는 공손히 황제께 예를 올렸다. “황제 폐하를 뵙사옵니다… 폐하께 현영석을 드리러 왔사옵니다.” 소욱은 군기감의 사람들을 궁으로 불러 그 소년이 가져온 현영석이 진품인지 확인하게 했다. 여러 차례의 검증 끝에, 마침내 사람들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진정 현영석이옵니다!” 그들은 저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영석이 있으면 새로운 형태의 죽화총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교먹은 순간 멍해졌고, 장기양을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어찌하여 하필 그가 현영석을 발견한 것인가! 유사양이 그 현영석을 황제 앞에 바치고, 책상 위에 놓았다. 소욱은 장기양에게 물었다. “이 돌은 네가 깎았느냐?” 어쩌면 말처럼 생긴 돌이 이렇게 정교할 수는 없었기에 말이다. 장기양은 비록 처음 뵙는 황제 앞이라 다소 긴장한 듯 주먹을 움켜쥐고 말했다. “예, 폐하.” 소욱은 그것을 손에 올려놓고 잠시 만지작거리며 무심하게 칭찬했다. “손재주가 좋구나.” 황제의 칭찬과 달리, 군기감 사람들은 소년이 재물을 헛되이 썼다고 느꼈다. “이건 현영석이란다, 꼬마야… 장차 우리 남제에 귀한 무기를 만들 보배인데, 네가… 네가 이걸 깎아 버렸단 말인가?” 교먹은 정의롭게 말했다. “이런 돌을 다듬는 데 시간을 얼마나 소모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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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네 스승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장기양은 교먹을 바라보았다. 마침 교먹 또한 그를 보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런데 그는 그저 그녀를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아이, 혹시 그녀가 거절할까 두려운 건가? 교먹은 그를 격려하려는 마음으로 먼저 말했다. “소년이여, 대담하게 말하거라. 그대가 이렇게 큰 공을 세웠으니, 누구라도 너를 제자로 삼고 싶어하지 않겠느냐.” 그녀는 현영석 광산을 위해서라면 억지로라도 그를 제자로 받아줄 생각이었다. 나중에 기회를 봐서 그를 제거하면 될 일이니… 장기양은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저의 스승님은… 강호에서 천영귀살이라 불리는 소환이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어전 안이 순식간에 죽음 같은 침묵에 잠겼다. 교먹은 몸이 뻣뻣하게 굳으며, 마치 피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소환, 그 사람은 언니가 아닌가?! 거짓말이겠지! 언니는 계속 냉궁에 갇혀 있었는데, 언제 장기양을 제자로 삼은 것이란 말인가! 안 돼! 그럴 수는 없다! 장기양은 본래 그녀, 즉 맹 소장군을 스승으로 삼아야 했는데, 무슨 소환이란 말인가! 이때 군기감의 몇몇 인물들은 충격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표정이 굳어갔다. 소환이라는 그 자는 강호에 열두 살에 명성을 떨친 자였다. 열세 살에 홀로 봉황루의 악인 여덟을 없애고, 열다섯에는 동방세, 범진, 완부옥과 연합해 몇몇 마교를 쓸어버린 그였다… 오늘날 무림맹을 세운 그 자가… 저 소년의 스승이라니? 이 현영석 광산이 다른 이의 소유라면, 조정에서 군사를 보내 몰수하면 그만이지만, 소환의 소유라면 말이 달라진다. 그녀를 건드리는 건 곧 강호 전체를 건드리는 일이지 않는가! 강호가 어지러워지면, 나라 또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 누군가가 희망을 걸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년이여, 그 무림맹의 소환이 맞느냐?” 장기양은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곧게 허리를 세웠다. “그렇사옵니다.”‘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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