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부인은 큰 충격에 빠졌다.진짜로 도망갔다니! 그녀는 부모마저 버리고 떠난 딸의 매정함이 서운하기도 했다.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봉 대인은 방도가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분명 맹건 부부가 종용했을 거야! 당장 서신을 써서 대체 어쩌자고 이러는지 따져야겠어!”봉 대인 입장에서 봉구안은 그의 딸이고 애초에 맹씨 가문에 양육을 부탁한 것뿐이었다.이제 그녀도 성인이 되었고 혼인을 했으니 맹씨 가문은 그녀와의 왕래를 끊어야 마땅했다.봉 대인이 나간 후, 봉 부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서운함도 있지만 더 많은 것은 걱정이었다.열 달 배 아파 낳은 딸이니 그녀가 어딜 가는지 잘 살고는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서재.봉 대인이 붓대를 드는데 집사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안으로 들어섰다.“나리, 큰일 났습니다!”산 넘어 산이란 말이 이럴 때를 두고 한 말 같았다.하지만 봉 대인 입장에서 아무리 큰일이라도 황후가 도망친 일보다 심각하진 않을 거라고 생각되었다.조심스레 문을 닫은 집사가 낮은 소리로 그에게 아뢰었다.“나리, 장미 아가씨가 실종됐습니다. 채월 그 계집도 사라졌어요!”봉 대인의 얼굴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뭐라!”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장미를 그곳에 숨겨두고 매 달 집사를 보내 필요한 식량과 돈을 전달하고는 했었다.며칠 전까지 모든 게 정상이었는데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긴 걸까.잠시 후, 봉 대인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구안이야!’두 사람이 같이 사라졌다는 건 둘이 같이 도망쳤다는 의미일 것이다!‘망할 계집을 봤나!’봉 대인은 화가 나서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결국 그는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의자에 쓰러졌다.집사가 다급히 다가와 그를 부축했다.“나리, 괜찮으십니까?”봉 대인은 말없이 집사를 노려볼 뿐이었다.“야… 약을 가져오너라!”봉 대인은 심장 질환이 있어 충격에 약했다.집사가 다급히 약을 가져와서 그에게 먹였다.점차 안정을 찾은 후, 봉 대인은 집사에게 분부했다.“절대 아무에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