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누구든 위험에 처한 이가 있다면, 그녀는 꼭 나서서 도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봉구안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제 능력에 맞는 범위 내에서 구하겠습니다.” 봉 부인은 늘 그녀에게 이르길, 이 목숨은 우선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소욱은 그녀의 그 한마디, “예”라는 말만을 신경 쓰고 있었다.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없지만, 그저 어쩐지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황 귀비 또한 그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고, 심지어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수명을 줄이기까지 했다. 그에 비해 황후가 자신을 위해 천수의 독을 해독해 주고, 화살을 막아 준 것은 네 해 동안의 그녀의 희생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은 오히려 황후에게서 움직였다. 어쩌면, 황 귀비는 그에게 주면서도 그에게 무언가를 바라기도 했지만, 황후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욱의 눈 속에 담긴 온화함은 다시 차가운 냉혹함으로 바뀌었다. 누가 알겠는가, 황후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게 아니라 뒤로 물러서며 전진하는 게 아니었을지. 요 며칠 그는 많은 생각을 했다. 연회장에서 황후가 자신을 위해 화살을 막아 준 것을 떠올릴 때마다, 알 수 없는 불편한 마음이 솟아올랐다. 그는 속이 깊은 여인을 싫어했으며, 그런 여인에게 끌려다니는 어리석은 사람을 더욱 혐오했다. “짐은 그대의 마음을 알고 있소. 하지만, 짐은 그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소.”“어미 집안의 영예나 그대의 오라비를 만호후로 봉하는 일, 혹은 후사를 들이는 일은 짐이 모두 들어줄 수 있소.” ‘그대의 마음?’ 그가 무언가를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나, 겨우 화살 한 번 막아 준 일로 집안을 후하게 봉해 주겠다니, 제왕으로서 너무 성급한 처사가 아닌가. 이것이야말로 생사를 건 싸움을 치르는 장수들과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폐하, 신첩은 그런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녀의 태도는 단호했다. 소욱은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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