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황후가 직접 나서서 화살을 빼야 한다고 말했으나, 그녀의 몸은 황제의 것이었으므로 어의는 황제의 명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소욱의 얼굴은 얼음같이 차갑게 굳어 있었고, 잠시 후 고개를 끄덕였다. “빼거라.”황제의 허락이 떨어지자, 어의는 정확한 각도와 힘으로 그 화살을 뽑아냈다. 봉구안은 몸 밑의 이불을 단단히 움켜쥐고, 단 한 번 억눌린 신음만 내었을 뿐, 더 이상의 고통스러운 소리는 내지 않았다. 굵은 땀방울이 그녀의 관자놀이와 머리카락을 적셨다. 어의는 곧 그 철촉을 검사하더니, 갑자기 손을 떨며 소욱에게 말했다. “폐하, 역시 소인의 예상대로 이 화살에는 독이 묻어 있습니다!” “목숨에 지장은 없겠느냐?” 소욱이 물었다. 어의가 대답했다. “다행히 빨리 뽑아내어, 마마께서는 큰 위험에 처하지 않으실 것입니다.”어의는 곧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소욱은 침상 곁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어의가 봉구안의 등을 드러내기 위해 옷을 자르고, 특제 약수를 몇 차례 뿌려 상처에 남은 독을 씻어낸 후 약가루를 뿌려 붕대로 감쌀 참이었다.“중궁마마, 상당히 아프실 수 있습니다. 참아주십시오.” 봉구안은 옆으로 고개를 돌려 베개에 반쯤 얼굴을 기대고, 창백하고 쇠약해진 모습이었으나 눈빛은 굳건했다. 약수가 상처에 닿자 수천 마리의 개미가 피부를 물어뜯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쥔 채 한마디의 비명도 내지 않았다. 어의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내도 참기 힘든 고통을 여인이 이렇게 잘 참다니…그는 동작을 재빨리 마무리하고 독혈을 짜내기 시작하였다. 마침내 정상적인 붉은 피가 나오자 멈췄다. 봉구안은 결국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의식을 잃고 말았다. 어의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의사로서 남녀 구분 없이 환자를 돌보아야 한다지만, 필경 상대는 황후였다... 상처를 붕대로 감싸려면 가슴 둘레를 한 바퀴 감아야 했기에, 황후의 옷을 벗겨야 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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