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가 땅에 떨어지고, 세 사람이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서왕은 입을 뗄 듯했지만, 봉구안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 걸음 물러서서, 소욱에게 몸을 낮추어 예를 올렸다. "황상, 신첩이 숲에서 길을 잃고 말에서 내렸습니다. 길을 찾기 위해 나무에 표시를 하려 했을 뿐입니다.""그런데 문득 그림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궁중에 잠입한 자객이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고 들어 자객인 줄 알고..." 서왕이 거들며 둘러댔다. "알고 보니, 중전마마께서 소신을 자객으로 오인하신 것이었군요. 그래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서왕은 비수를 집어들어 봉구안에게 공손히 건넸다. 소욱의 눈빛이 매서워지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황후의 말은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서왕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친형제처럼 지내온 친구였다... "황상, 중전마마, 소신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서왕이 말을 이끌고 떠나자, 봉구안의 시선은 여전히 그를 따라갔다. 소욱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라. 여긴 너 같은 여인이 머물 곳이 아니다." "예." 봉구안은 공손히 대답하며 물러났다. 몇 걸음 나아가던 그녀는 다시 돌아서서 말했다. "황상, 신첩이 한 가지 묻고자 합니다." 그녀의 눈빛은 더욱 진지했다. 소욱은 이미 말 위에 올라, 채찍을 손에 든 채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차가운 눈매엔 짜증이 엿보였다. "물어라." "선황께서, 모용가는 영원히 후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신 적 있습니까?" 소욱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그런 말씀을 하신 적 있다." 그녀가 이 사실을 애써 알아낸 것은 혹여 그가 황후를 교체할까 염려한 것인가, 은근히 경고하는 것인가. ……궁 밖. 연상은 불안에 떨다가, 마침내 중전마마가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전마마, 드디어 나오셨군요! 무사하십니까? 서왕께서는…" "영화궁으로 돌아가자." 봉구안이 날카롭게 말했다. 영화궁 안. 연상이 초조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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