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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폭군의 장군 황후: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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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곧 명령이 내려졌다.“여봐라! 황후를….”이때, 대전 밖에서 시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폐하, 황후마마를 모셔오라는 태후마마의 명이 있으셨습니다.”소욱은 싸늘한 눈빛으로 봉구안을 노려보았다.반면 봉구안은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마치 모든 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대단한 책사 납셨네.’소욱은 진한 살기가 요동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황후, 평생 태후궁에 살 수 있을 것 같더냐.”봉구안은 공손히 예를 취했다.“신첩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뒤돌아선 그녀의 얼굴에서 온화한 미소는 사라지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변했다.자녕궁.태후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황후에게 말했다.“걱정 말거라. 내 평생 널 지켜줄 수는 없겠지만 며칠 시간 끌어주는 것은 가능해. 허나….”태후는 얼굴의 미소를 지우고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황상의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며칠 시간을 끌려는 거라면 그 방법은 통하지 않을 게야. 황후, 더 뾰족한 방법을 생각해야 해.”봉구안은 공손히 예를 취하고는 말했다.“감사합니다, 어마마마. 신첩은 이 기간 동안에 출궁을 할까 합니다.”태후와 황제는 그녀가 시간을 끌려고 자녕궁에 숨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상 그녀는 따로 계획한 게 있었다.자녕궁에 있는다는 것은 핑계고 궁 밖에 나가서 꼭 할 일이 있었다.태후가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출궁을 한다고?”황후가 몰래 출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봉구안은 더 이상의 설명도 없이 대전을 나가 편전으로 들어갔다.그녀가 떠난 후, 계 상궁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태후마마, 황후마마께서는 무슨 일로 출궁하려는 걸까요? 태후께서 황후의 출궁을 도왔다는 걸 폐하께서 알면 크게 대노하실 겁니다.”태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황후는 골칫덩어리였던 능연이를 제거해 줬어. 출궁이 아니라 더 무리한 요구를 해도 최선을 다해 도울 거다.”얼마 전, 황후가 갑자기 자녕궁에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때 그녀는 태후에게 능연이를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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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말을 마친 소욱은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능연이는 바닥에 엎드려 절규했다.“안 돼!”“폐하! 신첩에게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폐하!”왜 이렇게 된 걸까?아무도 해독할 수 없다고 알려진 천수독이었다.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능연이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주먹을 움켜쥐었다.이대로 유배를 가야 한단 말인가.“안 돼!”자진궁으로 돌아온 소욱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유사양은 조심스럽게 황제의 눈치를 살폈다.상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황제가 직접 죄명을 나열한 첩지를 공개했고 귀비가 유배를 당했다.사람들은 충격에 빠졌고 유사양도 마찬가지였다.소욱은 책상 앞에 앉아 속으로 청심주를 읊었다.이것도 그 여자객이 알려준 방법이었다.그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시급했다.변방은 여전히 불안정한데 후궁에도 피바람이 불었다.황후를 떠올리면 괘씸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의 용기에 감탄사가 나왔다.능멸을 당한 후에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밝히려는 여인은 흔치 않았고 그 사실을 자신의 부군에게 알리는 여자는 더더욱 흔치 않았다.세상 여인들이라면 모두 부군의 마음에서 깨끗한 형상으로 남길 원할 것이다.하지만 유독 황후는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밝혀냈다.그녀의 용기는 사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것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그런 용기가 황제를 기만하고 순결을 잃었다는 사실을 덮을 수는 없었다.소욱은 반복해서 속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순결을 잃은 황후를 정녕 이대로 내버려 두어야 한단 말인가?아무리 그녀를 싫어하고 평생 품을 일이 없는 황후라지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고 대외적으로 황제의 정실이었다.정녕 그녀가 순결을 잃었다는 사실을 영원히 묵과할 수 있을까?황후를 폐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하지만 그 후로 그는 또 새로운 황후를 들여야 한다는 것이 현실이었다.다음 황후가 봉장미보다 더 잘한다는 보장이 없었다.그녀가 금인장을 잡은 후로 후궁은 질서 정연하게 돌아갔고 그녀처럼 비빈들을 질투하지 않고 조용히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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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봉구안은 먼저 옆방으로 가서 두 관병을 쓰러뜨린 뒤에 그들의 품에서 공문과 성문을 통과할 수 있는 영패를 챙겼다.그녀가 예상했던 대로 소욱은 결국 옛정을 봐서 능연이에게 많은 편의를 주었다. 유배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그녀가 신분을 바꿔 다른 곳에서 살아갈 기회를 준 것이다.하지만 봉장미에게는 그런 좋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봉구안은 공문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쓰러진 능연이를 한참 노려보았다.능연이는 인적 없는 무덤가에서 정신을 차렸다.주변에서 시체의 악취가 풍기고 있었고 수풀 속에서 맹수의 눈빛이 언뜰거렸다.주변을 만져보니 뭔가 축축한 것이 손끝에 닿았다.겁에 질린 능연이는 새된 비명을 질렀다.“악!”그녀는 재빨리 기어일어나서 도망치려 했다.이때, 섬뜩한 검광이 그녀의 눈앞을 스치더니 발목 쪽에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능연이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쓰러졌다.“악! 누구야!”등 뒤에 있던 상대가 천천히 돌아 그녀의 앞에 다가와서 섰다.고개를 든 능연이는 상대의 얼굴을 알아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봉장미! 너였구나!”야행복을 입은 봉구안이 서슬 퍼런 눈빛으로 능연이를 내려다보고 서 있었다.긴 머리는 위로 묶은 상태였고 허리춤에는 검집을 차고 있는 모습이었다.능연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너… 검술을 할 줄 알아?”귀족가에서 곱게 길러진 아가씨가 검술을 알다니!서서히 불안감이 찾아왔다.봉구안은 한쪽 무릎을 꿇고 매서운 눈초리로 능연이를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저지른 짓들은 만 천하에 알려졌지만 난 복수를 내 손으로 하는 걸 더 선호해.”능연이가 흠칫 놀라며 뒤로 몸을 젖혔다.그리고 악에 받쳐 욕설을 퍼부었다.“감히 그걸 만 천하에 떠벌렸어? 피해자가 누군지 밝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너인 걸 모를 것 같았어? 누군가는 눈치를 챌 거고 그럼 온 나라 백성들이 네가 당한 짓을 알게 될 거야! 넌 날 망친 동시에 너 자신도 망친 거라고! 폐하는 네 황후 지위를 폐할 거고 너 역시 나처럼 만인의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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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능연이는 겁에 질려 온몸을 벌벌 떨었다.오백이 손을 풀자 그녀는 그대로 주저앉았다.잠시 긴장을 추스른 능연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봉가는 널 미래의 황후로 키운다고 어릴 때부터 겹겹이 보호했지. 혼례를 올리기 전 가끔 외출하는 것도 비밀에 부쳤어.”“그런 생각은 왜 안 해봤어? 내가 산적을 고용해서 널 해치려 했다고 해도 누군가가 네 일정을 알려주지 않았으면 난 네가 언제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알았을까?”봉구안은 싸늘한 눈빛으로 채월을 바라봤다.채월은 침착한 목소리로 답했다.“마마, 능연이 말이 맞습니다. 나으리께서는 아가씨께 아주 각별하셨죠.”채월은 능연이의 눈치를 힐끗 보고는 말을 돌렸다.“아가씨께서 가끔 외출하실 때면 수행하는 호위는 모두 나으리의 심복이었고 마차도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마차를 준비해 주셨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노선도 수시로 바꾸었고 저택 안에서 심복을 제외한 하인들조차 아가씨의 행적을 알지 못했습니다.”“하지만 그 호위들은 모두 나으리께 충실한 자였고 그들 중에는 비밀을 누설할 사람이 없습니다. 게다가 다 죽고 살아 있는 사람은 소인뿐이고요. 나으리가 비밀을 누설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지요.”봉구안은 그 말을 듣고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면 저택 내부에 밀고자가 있다는 소리였다.“너한테 노선을 밀고한 자가 누구지?”봉구안이 싸늘한 목소리로 질문했다.능연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애원했다.“그 전에 기생집에 날 보내지 않는다고 약속해! 그런 곳엔 가기 싫어!”능연이는 두려움에 떨며 말했지만 봉구안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그녀는 다가가서 능연이의 팔뚝에 비수를 꽂고 세게 비틀었다.능연이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이 미친 년!”봉구안은 싸늘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넌 나한테 뭔가를 요구할 자격이 없어. 사실을 말하면 편히 죽게 해주지.”능연이는 고통에 몸부림쳤다.“이… 이거 놔!”“봉장미, 그날 산적들에게 그냥 널 죽이라고 했어야 했는데… 악!”봉구안은 다시 비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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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능연이를 처리한 뒤, 봉구안은 남자 복장으로 갈아입고 가면을 썼다. 그리고 채월과 함께 봉장미를 만나러 갔다.봉장미는 송려가 돌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치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겁에 질린 얼굴로 구석에 숨어 있었다.봉구안이 그녀에게 다가갔지만 그녀는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다.“오지 마! 내 몸에 손대지 마!”그들이 그녀에게 남긴 상처는 영혼 깊숙이 뿌리내려 그녀를 잠식하고 있었다.봉구안은 쓸쓸한 얼굴로 장막을 내려 시선을 가려주었다.그래도 다행인 점은 송려의 약을 먹고 봉장미의 건강 상태는 많이 좋아진 상태였다. 적어도 밤에 잠에 들 수는 있었다.다만 불안정한 정신 상태는 여전했다.약간 소리가 나도 그녀는 불안에 떨었다.봉구안은 채월을 방에 남겨둔 뒤, 송려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송려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외상은 치료가 가능하나 마음의 병은 어려울 것 같소.”봉구안이 미간을 찌푸렸다.“요 며칠 사이에 데리고 이곳을 떠날 생각인데 가능하겠나?”송려는 고개를 저었다.“절대 안 될 소리요! 아까 아가씨가 자네를 보고 기겁하는 걸 보면 아마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거요. 하물며 낯선 환경에 낯선 사람은 아가씨의 회복에 좋지 않소. 오히려 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소. 조금 더 기다렸다가 아가씨의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봉구안이 물었다.“얼마나 기다려야 하지?”“상황을 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선 최소 반 년이오.”봉구안의 두 눈이 어둡게 가라앉았다.하지만 동생을 위해서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능연이의 입에서 들은 내용들도 재조사가 필요했다.결국 돌고 돌아 봉장미가 납치당한 날부터 다시 돌이켜 봐야 할 것이다.“형씨?”송려의 부름에 그녀는 그제야 생각을 멈추고 정신을 차렸다.“무슨 일이지?”송려는 그녀에게 약알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몽화독을 해독할 수 있는 해독약이오. 지난 번에 자네가 가져온 약이 큰 도움을 주어서 겨우 만들어낼 수 있었소.”“원래는 10일에 한 알씩 100일 동안 복용하면 완전히 해독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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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봉구안은 채월을 안으로 들여보내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무슨 일인데 이리 요란법석이냐.”오백이 답했다.“장군께서 시키신 대로 그 여자를 벙어리로 만들어 기루에 팔았는데요.”“거기 어멈은 늘 하던 대로 몸을 검사했었죠. 소인이 밖에서 기다리는데 그 어멈이 씩씩거리며 나오더니 소인을 마구 욕하는 거예요.”“장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나 가시나요?”봉구안은 부하를 싸늘하게 바라봤다.오백은 그제야 말실수를 깨닫고 다급히 답했다.“어멈이 하는 말이 그 여자는 완전한 여자가 아니라 석녀라는 거예요!”그 말을 들은 봉구안의 표정이 바로 바뀌었다.석녀라니!사내의 시중을 들 수 없고 아이를 낳을 수도 없으며 달거리도 없는 여인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렇다면 능연이의 달거리 기록도 조작된 것이었을 것이다.오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장군, 그 여자 폐하의 총비 아니었나요? 어떻게 석녀일 수가 있죠? 대체 그 여자는 무슨 수로 귀비의 자리까지 올라간 걸까요?”그는 황제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지 의심이 갔다.봉구안도 뜻밖의 소식이 당황스러웠다.합방을 할 수조차 없는 여인은 황제의 시중을 들 수가 없었다.아마 능연이는 이 사실을 가장 숨기고 싶었을 것이다.사실이 들통나면 그녀가 누렸던 과거의 총애와 영광들이 모두 헛된 것이 되기 때문이었다.무덤가에서 채월에게 칼부림을 당할 때도 당황하는 티를 안 내다가 기루에 팔려간다는 얘기를 듣고 그렇게 반항했던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그녀는 아마 죽는 것보다 더 두려웠을 것이다.봉구안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능연이는 지금 어디 있지?”아마 기루에서도 석녀는 받아주지 않았을 것이다.오백이 이를 갈며 답했다.“처음에 어멈은 절대 안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은화를 건네니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받더라고요. 입만 살아 있어도… 괜찮다면서요.”봉구안은 고개를 돌려 아직 불이 켜져 있는 방을 바라보았다.저 안에 능연이에게 능멸을 당해 미쳐버린 동생이 누워 있었다.용서받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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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유사양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폐하, 황후마마께서는 태후마마를 보살펴 드리고 계시온데… 혹시 태후께서….”소욱은 고개를 들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태후는 현명하신 분이다. 막무가내로 황후를 감싸고 돌진 않을 거다.”소욱은 이틀이면 충분히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했다.자녕궁.봉구안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이때, 다급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황후마마, 폐하의 부름이 있습니다.”반 시진 후.봉구안은 장신구를 최대한 덜어내고 소백한 궁복을 입은 채, 황제의 서재를 방문했다.딱 봐도 용서를 구하러 온 모습이었고 사실도 그랬다.그녀는 공손히 황제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죄 많은 신첩이 폐하를 뵙습니다.”소욱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스스로 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였다면, 황궁의 법도대로 어떤 벌을 받을지 생각은 해보았느냐.”봉구안은 시선을 내리깔고 답했다.“폐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유사양은 조심스럽게 황제의 옆에 가서 섰다.그는 황제가 폐후 첩지를 쓴 것을 직접 보았기에 황제가 무조건 황후를 내칠 거라고 생각했다.원칙대로라면 폐후와 같은 중대사는 태후의 동의가 있어야 했다.하지만 원래 독단적인 황제이니 딱히 그렇게 할 것 같지는 않았다.소욱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매정한 눈빛으로 봉구안을 바라보며 말했다.“달리 해명할 것은 없느냐.”봉구안은 고개를 들고 동요 없는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답했다.“신첩은 자신이 중궁의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나이다.”소욱이 차갑게 말했다.“너는 항상 분수를 아는 여인이었지.”봉구안의 눈동자에 묘한 감정이 스쳤다.드디어 황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소욱이 입을 열려는 순간 대전 밖에서 급보가 들려왔다.“폐하, 남부 변경에 이변이 생겼다고 합니다!”봉구안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북방의 양나라도 아직 미지수인데 남부에 또 일이 생겼다니!소욱은 싸늘한 목소리로 봉구안에게 명령했다.“일단 영화궁으로 돌아가거라.”“예.”서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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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춘화는 능연이의 심복으로 조검처럼 능연이를 위해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다.그러니 봉구안이 그녀를 풀어줄 리 만무했다.잘못을 하였으면 벌을 받는 게 마땅했다.그렇게 춘화는 형자사에 갇히게 되었다.“황후가 날 속였어! 황후가 날 속였다고!”그녀가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영화궁.봉구안은 봉장미가 납치된 수림에 다시 가보기로 했다.밤이 찾아오자 그녀는 몰래 궁을 빠져나갔다.그녀는 오백을 남겨 봉장미를 돌보게 하고 채월과 함께 그 수림을 찾았다.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채월뿐이었다.채월은 그날 있었던 일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그녀가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저곳입니다, 마마! 그때 저희의 마차가 산적들의 공격을 받고 호위들이 싸우고 있을 때, 소인과 요랑은 아가씨와 함께 마차에서 뛰어내려 저쪽으로 들어갔습니다.”밝은 달빛이 채월이 하얗게 질린 얼굴을 쓸쓸히 비추었다.수림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채월이었기에 다시 그곳으로 들어가려니 두려움이 앞섰다.봉구안은 횃불을 들고 앞장서서 걸었다.채월은 곧추 그녀의 뒤를 따랐다.음산한 바람이 그들의 옷깃을 스치고 지나갔다.채월은 설명을 계속했다.“그때 얼마 못 가서 여기쯤에서 소인이 넘어졌던 것 같아요. 요랑은 아가씨와 함께 저 방향으로 뛰었고요.”“나중에 아가씨께서 소인을 구하러 돌아오셨는데 소인은 이미 걸을 수 없는 상태였고 요랑이 아가씨를 끌고 다시 도망쳤어요.”봉구안은 횃불을 들고 수림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산적들의 자백을 회상했다.그들의 자백과 채월의 진술은 거의 흡사했다.마차가 가는 길을 가로막고 호위와 싸움을 벌였고 나중에 마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도망가니 그들도 쫓아서 수림으로 들어갔다.아마 기껏해야 일각 정도 시간이 지체되었을 것이다.곧이어 그들은 순조롭게 이미 쓰러진 봉장미를 발견했을 것이다.봉구안은 보통 여인의 보폭을 모방하여 채월이 가리킨 방향으로 달려가며 말했다.“넌 그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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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묘원 주변은 스산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오백은 연장을 들고 묘한 표정으로 봉구안에게 물었다.“장군, 여기가 확실한가요?”이곳은 봉가의 조상님들이 잠든 곳이기도 했다.오백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봉구안은 말없이 앞으로 걸었다.요랑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 앞에 도착하자 그녀가 명을 내렸다.“여기야. 시작해.”요랑과 같이 잠든 호위들도 근처에 묻혀 있어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오백은 봉구안의 지시에 따라 무덤을 팠다.한 시진 후.바닥에는 심각하게 부패된 시체가 드러났다.아무리 전장을 누비고 다닌 오백이지만 참을 수 없는 악취에 구역질이 올라올 정도였다.봉구안은 옷섶을 찢어 코를 막았다.그리고 지니고 다니던 비수를 꺼내 시체를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시신은 부패단계에 들어갔지만 어디에 치명상을 입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산적들은 훈련된 병사가 아니었기에 두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체 제작한 도끼를 사용했다고 한다.호위들 몸에서는 도끼에 맞은 흔적들이 발견되었다.하지만 요랑은 그들과 달랐다.그녀의 치명상은 가슴에 있었는데 상처가 이미 부패되었지만 주변의 피부 절단면으로부터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장군, 이건 비수에 찔린 상처 같네요.”가까이 다가온 오백이 말했다.봉구안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산적들이 비수를 들고 살인을 했을 리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자백에서 시녀를 살해했다는 진술은 듣지 못했다.부검을 통해 봉구안은 요랑은 산적들에게 살해된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다.하지만 그녀가 누구에게 살해당하였으며 장미를 기절시킨 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장군, 저기 뭔가 있어요!”눈썰미 좋은 오백이 횃불로 요랑의 시체를 밝히며 말했다.부패된 복부 근처로 딱딱한 무언가가 보였다.“옥패입니다!”오백이 놀라며 말했다.시체에 왜 옥패가 숨겨져 있었던 걸까?봉구안은 침착하게 그것을 손수건으로 감싸서 집어들었다.크기가 크지 않고 나뭇잎처럼 얇은 모양의 옥패였다.겉에 묻은 이물질을 거두어내니 위에 새겨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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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소욱이 이 늦은 시간에 그녀의 처소를 찾은 것은 예상밖이었다.예민한 소욱과 그의 시위들은 강력한 내력을 가진 무림고수들이고 그 어떤 소리나 움직임도 그들의 눈을 피해갈 수 없었다.봉구안은 신속히 밀서를 감추고 비둘기가 날아간 방향을 바라보았다.지금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소욱의 주의를 돌리는 게 우선이었다.봉구안은 당황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자객이다!연상도 그녀의 의도를 눈치채고 같이 소리쳤다.“여봐라! 당장 와서 마마를 호위하라!”곧이어 소욱과 그의 시위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왔다.소욱은 곧장 내전으로 걸어들어왔다.물론 황후인 봉구안의 안위가 걱정돼서 그런 건 절대 아니었다.“자객은 어디 있느냐!”그는 자객이란 소리를 듣는 순간 여자객이 또 무슨 짓을 꾸민다고 생각했다.봉구안은 열린 창가를 가리키며 말했다.“창문을 통해 도망쳤습니다.”“어떻게 발견했지? 자객은 남자였어? 아니면 여자였어?”“제대로 보진 못하고 검은 그림자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봉구안은 애매모호하게 답했다.소욱은 미간을 찌푸리며 진길을 호령했다.“가서 살펴보거라.”“예, 폐하!”봉구안은 공손히 예를 취했다.“폐하께서 납신 줄도 모르고 마중도 못 나갔으니 송구합니다.”소욱은 자객의 출현에도 전혀 놀라지 않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다가 말했다.“황후는 원래부터 이 정도로 대담한 사람이었나?”봉구안은 침착하게 답했다.“아니요. 다만 무서운 일을 겪고 난 후로는 두려운 감정이 사라졌습니다.”소욱이 의자에 앉자 연상은 조심스럽게 차를 대령했다.그는 찻잔은 쳐다보지도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짐은 폐후를 고민했었다.”봉구안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희비가 느껴지지 않는 그녀의 얼굴은 담담하고 고요히 그의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너를 내치고 새로운 황후를 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하필이면 변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후궁을 다스릴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잠시는 너를 폐하지 않기로 하였다.”그는 황후에게서 기쁨의 표정을 기대했지만 그녀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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