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왔다는 말을 들은 능연은 바로 표정을 바꾸었다. 그는 재빨리 눈물 몇 방울을 짜내고 괴롭힘을 당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폐하…”소욱이 들어오자 능연은 단정하지 못한 옷차림으로 그의 품에 안겨 어깨를 떨며 흐느꼈다.“폐하, 황후 마마께서 사람을 시켜 신첩의 옷을 찢어 모욕했어요. 다행히 신첩이 필사적으로 저항하여 마지막 체면을 지켰지만… 폐하께서 조금만 늦게 왔으면, 신첩… 지키지 못했을 것입니다.”능연의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었다.지키지 못한 것은 자신의 존엄뿐만 아니라 가슴의 상처, 황제의 천수지독의 비밀도 있었다.소욱은 한 손으로 능연의 어깨를 감싸고 가볍게 몇 번 두드리며 소리 없이 위로했다.동시에 차갑고 매서운 눈빛으로 봉구안을 바라보았다.“영화궁으로 썩 물러가거라! 짐의 허락 없이는 청허궁에 한 걸음도 디디지 말거라!”봉구안은 아무 변명도 하지 않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예, 폐하.”능연은 소욱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봉구안에게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다.봉구안이 떠난 후, 소욱은 다른 사람들을 내보냈다.능연은 애처롭게 울었다.“폐하, 황후가 기세등등하게 와서 신첩의 옷을 벗기려고 했지요. 자칫하면 황후께 들킬 뻔… 폐하, 신첩 너무 무서워요.”“청허궁에는 신첩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없네요…”소욱은 능연을 가볍게 밀어내며 말했다.“옷부터 입거라.”능연은 다시 소욱의 품에 기대려 했다.“신첩 머리가 어지러운데… 폐하, 신첩을 침대까지 안고 가주실 수…”소욱은 미간이 찌푸렸다.“똑바로 서거라.”소욱은 여인을 아낄 줄 아는 사람이 아니다.능연도 눈치껏 그만두고 애처롭게 소욱을 바라보았다.“폐하, 겉옷이 황후마마 때문에 찢어졌어요.”넓게 벌어진 목둘레 사이로 그녀의 몸매가 드러났다.소욱은 능연을 등지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여기에 호위들을 보낼게.”소욱이 가려고 하자 능연은 얼른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폐하, 신첩 너무 무서운데… 옆에 있어 주실 수…”소욱은 미간을 찌푸렸다.“짐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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