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그녀와 매력만점 남편의 위험한 동거의 모든 챕터: 챕터 1 - 챕터 10

30 챕터

제1화

구씨 저택.“큰일 났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슬미 아가씨가 자살시도를 하셨습니다!”공포에 질린 비명 소리가 온 저택에서 울려 퍼졌다. 거실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2층으로 달려갔다.구라예는 담담한 눈빛으로 2층의 한 방을 잠시 바라보더니, 사람들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방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지만, 다행히 방이 커서 비좁아 보이지 않았다. 라예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화려하게 꾸며진 인테리어와 정교한 장식들이 눈에 들어왔고, 이 방의 주인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입가에는 조소가 섞인 미소가 번졌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가 울리자, 가정부 최순자는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회장님, 방금 제가 슬미 아가씨를 깨우러 들어갔는데, 아가씨께서 움직이지 않으시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침대 머리 맡에는 유서와 수면제 병이 놓여 있었습니다.”‘유서?’‘수면제?’사람들은 충격에 휩싸였지만, 라예는 그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속으로는 냉소적인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구슬미, 정말 애를 쓰는구나.’침대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남자는 말없이 정신을 잃은 슬미를 조심스럽게 안고 일어섰다. 그의 잘생긴 얼굴은 깊은 엄숙함이 서려 있었고,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병원으로 가지.”라예의 옆을 지나칠 때 그는 차가운 눈동자로 그녀를 꿰뚫듯이 노려보며 싸늘히 말을 내뱉었다.“슬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로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단호한 발걸음으로 방을 떠났다.라예는 나른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곧이어 라예의 귓가에 날카롭고 신랄한 목소리가 들려왔고, 상대방은 울먹이며 말했다.“구라예, 너 정말 네 언니를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거야? 어쩜 이렇게 독할 수가 있어?”라예는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앞에 서 있는 백선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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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라예는 웃으며 은환에게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다 무언가 떠올린 듯 걸음을 멈추더니 몸을 살짝 돌려 나른하게 말했다.“참, 방금 내가 한 말 진심이니까 생각 바뀌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해.”말을 끝낸 라예는 곧장 뒤돌아 엘리베이터를 탔다.은환은 눈썹을 찌푸린 채 제자리에 서서 그녀의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같은 시각, 제일병원 화원아치형 문 옆, 커다란 반얀나무 아래 놓인 돌의자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과 우아하면서도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가 함께 앉아 있었다.“인우야, 네가 올해 스물여덟인데 어떻게 여자친구 하나 없을 수가 있느냐? 내가 사람들 보기가 민망하구나.” 육태산은 여전히 정정한 모습이었다. 그의 말을 들은 남자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등을 돌 의자에 기대며 긴 두 다리를 꼬고는 겹친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 모습에서 고상함과 우아함이 느껴졌다.육인우는 마치 신이 공들여 조각한 듯한 얼굴을 지니고 있었다.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 곱고 긴 쌍꺼풀진 눈, 오뚝한 콧날, 얇은 입술이 그를 더욱 빛나게 했다.“무슨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게야?” 육태산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손자에게 수많은 용모가 뛰어난 재벌 집 아가씨를 소개해 주었지만, 인우는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설마 몸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지?’인우의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가 어이없어하며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할아버지, 정정해 보이시니 저는 이만 가볼게요.”인우의 목소리는 낮고 듣기 좋았다. 말을 마치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떠나려 했다.육태산은 콧방귀를 뀌었다.“이 녀석 좀 보게. 너 설마 혼자 늙어 죽고 싶은 게냐?”인우는 우아하게 구겨진 양복을 매만졌다. 완벽주의자인 그에게 구겨진 옷은 결코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잠시 후, 인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그럴 계획이에요.”육태산은 숨이 꽉 막혀 가슴이 답답했다. “됐어요, 할아버지. 저 회사에 일이 있으니 백 비서더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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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문준은 회사까지 운전을 하며 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여태껏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지 않으셨던 대표님인데, 오늘 이런 일에 나서셨다니? 설마 그동안 여자에게 아무런 느낌도 없으셨다가 드디어 사랑에 빠지신 건가? 그것도 첫눈에 반하신 거야?’‘오늘 만난 그 여자는 확실히 예쁘게 생겼는데, 심지어 좀 지나칠 정도로 아름다웠지. 근데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는 건 다 여자를 밝혀서 그런 거 아닌가? 대표님 그동안 아무 욕심 없이 행동하신 거 다 내숭이었어?’문준은 자신이 무슨 엄청난 비밀을 발견했다고 느꼈다. 그는 온몸에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는 인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오늘 일은 제가 꼭 비밀로 해드리겠습니다.”인우는 눈을 부라리더니 싸늘하게 말했다.“요즘 너무 한가한가?”문준은 등골이 오싹해졌고, 황급히 부인했다.“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상사의 마음을 들추어내지 않는 것은 문준이 그동안 인우의 곁을 따라다니며 배운 것이었고,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무기라 할 수 있었다....다른 한편, 라예는 차를 몰고 회사 대신 자신이 지내는 오피스텔로 돌아갔다. 샤워를 한 후, 그녀는 머리가 좀 아픈 것 같아 일찍 쉬었다.다시 깨어났을 때, 방안은 무척 어두워 침대 머리맡을 한바탕 뒤지고서야 라예는 베개 아래의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 7시 30분이었다. 그리고 한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4시 경 온 문자의 번호는 라예가 이미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익숙했다.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기에 그녀는 확인하지 않고 깔끔하게 일어나 먹을 것을 찾았다. 한잠 자고 나니 두통도 많이 나아졌다. 그녀는 냉장고에서 몇 시간 후면 유통기한이 지나는 토스트 한 봉지와 우유 한 병을 꺼내 책상다리를 하고 소파에 앉아 배를 채웠다.혼자 있을 땐 그냥 배만 채우면 된다.토스트 한 조각을 입에 물곤 라예는 핸드폰을 들어 그 문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대충 읽어보고는 바로 지웠다. 토스트를 먹고 간단하게 정리한 다음,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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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병실에서.라예는 팔짱을 낀 채 한쪽 다리를 살짝 굽혀 나른하게 복도 벽에 기대있었다. 눈앞에 훤칠한 그림자가 다가오자 라예는 똑바로 세웠다. 몸을 바로 하자마자 귓가에 은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구라예, 이번에 정말 날 제대로 실망시켰어! 너 언제 이렇게 냉정하고 매정해진 거야? 이제 좀 컸다고 언니를 물에 던져? 슬미는 수영도 할 줄 모르는데, 너 도대체 왜 자꾸 슬미를 죽이려 드는 거야?”라예는 고운 눈을 천천히 떴다.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얼음으로 뒤덮인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다. 은환은 라예의 차가운 눈빛을 보곤 놀랐다.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안개가 걷힌 것처럼 맑았지만 차갑고 담담했다. 그는 그녀의 표정에 불쾌함을 느꼈다.“정말 고집불통이군. 슬미는 줄곧 널 감싸줬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도 널 보호했고. 양심이 찔리지도 않아? 대체 왜 이러는 거야?”은환은 말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점차 듣기 거북한 말도 내뱉었다. 실망을 느낀 말투로 말했지만 라예를 경멸하는 것도 사실이었다.“진은환, 지금 무슨 자격으로 날 가르치려는 거야? 약혼자? 아니면 내연녀의 남자?”라예는 비웃음 담긴 미소를 지었다. 맑은 목소리는 무척 싸늘했다.“내가 왜 이렇게까지 변했는지 네가 애지중지하는 여자한테 가서 물어봐. 나한테 뭔 짓을 했는지 직접 물어보라고!”은환은 이 말을 듣고 슬미를 위해 변명했다.“슬미처럼 연약한 사람이 너에게 뭘 할 수 있겠어? 네가 슬미를 다치게 할 때마다 슬미는 가장 먼저 널 보호했잖아!”라예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내가 언제 구슬미의 보호가 필요다고 했지?”은환은 라예의 차갑고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고,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너 정말 뻔뻔하구나. 슬미가 너를 감싸지 않았으면 네가 여기에 서 있을 수 있었을 것 같아?”“그래? 그럼 구슬미에게 고맙다고 해야 하나?” 라예가 웃으며 침착하게 되묻자, 은환은 답답함이 가득했다.“그래, 맞아. 넌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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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이 일은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리고 10분 후에 회의가 있다고 모두에게 알려줘.”라예는 차가운 목소리로 간단하게 분부했다. 민효는 라예의 곁을 따라다닌 지 이미 4년이 넘었는데, 그녀는 일할 때 줄곧 쓸데없는 말 한마디를 하지 않았다. 명령은 간단하게, 그리고 쓸데없는 일도 하지 않았다.“네, 대표님.”이 10분 동안, 라예는 몇 개의 서류를 확인하며 신속하게 결정을 내렸다.회의실에서, 라예는 심플한 하얀 오피스룩에 슬림해 보이는 넓은 양복바지, 그리고 베이지색 하이힐을 신고 들어왔다. 그야말로 여왕의 기운을 뿜어냈다.자리에 앉은 직원들은 저마다 신경을 곤두세우며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라예의 수단에 대해, 이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똑똑히 알고 있었고, 또한 이 젊은 대표님을 무척 두려워했다.그녀는 줄곧 일을 무척 엄격하고 깔끔하게 처리했다.“마케팅팀, 타임라인 시리즈의 향수 초기 테스트는 어떻게 됐지?” 라예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케팅팀 팀장을 쳐다보더니 차갑게 물었다. 호명이 된 마케팅팀 팀장은 즉시 정신을 집중했고, 라예에게 보고했다.“대표님, 테스트는 이미 끝났고, 체험한 고객들의 반응 역시 아주 좋습니다. 이것은 저희가 한 답방 조사의 평가입니다.”마케팅팀 팀장은 손에 든 자료를 건네주었고, 민효는 받아서 라예에게 건네주었다.라예는 대충 훑어본 다음 말했다.“음, 오늘 점심 12시에 제품을 발매해.”사람들은 멈칫했다.‘월말에 발매하기로 하지 않았어?’어떤 사람이 의문을 제기했다.“대표님, 타임 시리즈의 발표회는 월말로 정한 거 아닙니까?”라예는 이 말을 듣고, 눈을 들더니 차갑고 엄숙한 눈빛으로 아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입가를 약간 구부렸다.“맞아, 하지만 그것은 대외에 발표한 시간이잖아!”어떤 사람은 어리둥절해졌지만, 어떤 사람은 바로 깨달았다.‘지금 가짜 소식으로 라이벌을 속인 것이군.’“그, 그런데 저희의 디자인과 포장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잖아요.”또 누군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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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라예는 창문 앞에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서 있는 훤칠한 그림자를 보았다. 그의 뒷모습은 강렬한 압박감 속에 묘한 외로움까지 느껴져, 라예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라예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하이힐 소리를 내며 또각또각 걸어 들어갔다. 직원은 상황을 눈치채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라예는 질질 끄는 것을 싫어했기에, 방에 들어선 지 2초 만에 그 압박감 가득한 뒷모습을 향해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전 그쪽과 맞선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남자가 몸을 돌렸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잘생긴 얼굴에 라예는 그만 멍해졌다. 그리고 가까스로 말을 바꾸었다. “당신이었어요?”‘어제 호숫가에 나타난 우아하고 멋있는 남자라니.’인우도 라예를 보았을 때 흠칫 놀랐다. 오늘의 그녀는 어제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어제는 캐주얼하고 청순했지만, 오늘은 오피스룩으로 세련되고 성숙해 보였고, 또한 우아하고 지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였다.인우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더니, 입가에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는 즉시 평소의 차가운 기운을 모두 거두었다.“안녕하세요. 우리에게 이렇게 인연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네요.” 인우의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가 울렸다.‘그건 사실이지. 어제는 내가 호수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것인 줄 알고 날 구했고, 오늘은 또 이렇게 맞선 자리에서 다시 만나다니.’다만 인우에게서 카리스마가 내뿜어져 나왔고, 설령 수렴한다 하더라도 이것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기운이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할머니는 어디서 이런 사람을 찾으신 거지? 나 설마 룸에 잘못 들어온 건가?’그런데 방금 라예는 분명히 룸 번호를 똑똑히 보았는데, 확실히 ‘888’이었다. 그녀가 멍하니 있는 동안, 인우는 이미 앞으로 다가갔고, 라예와 겨우 3미터 떨어진 곳에서 멈추었다.신이 정성껏 조각한 듯한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는 또렷한 윤곽으로 완벽함 그 자체였다.“지금 룸에 잘못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죠?”라예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인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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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라예는 귀여운 아이를 낳으라는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히더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일부러 목이 불편한 척하며 기침을 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인우는 기분이 아주 좋아, 직원에게 인사를 했다.“고마워요. 제 부인은 부끄러움을 좀 많이 타서 그래요.”직원은 웃음을 띤 얼굴로 대답했다.“저희도 다 알죠.”직원은 인우와 라예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무척 부러워했다.‘이 남자는 비록 냉담하고, 온몸에서 진귀한 기운을 내뿜고 있지만, 아내에게는 참 잘해주는 것 같아.’인우는 몇 걸음 만에 라예를 따라잡았고, 저도 모르게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잡았다.“점심 같이 먹을래요?”라예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인우의 낮고 듣기 좋은 목소리가 울렸다.“비록 계약결혼이지만, 적어도 가짜 결혼을 했다고 남들의 의심을 살 순 없잖아요?”인우가 설명했다.라예는 차가운 눈동자를 약간 가늘게 떴다. ‘그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밥만 먹는 게 뭐가 어때서? 남의 마음을 괜히 거절하지 말자.’“좋아요.”“그럼 내가 점심에 데리러 올게요, 괜찮죠?” 인우는 신사답게 라예의 의견을 물었다. 그녀가 또 거절하려는 기색을 보이자, 인우는 재빠르게 라예의 말을 끊었다.“우리 할아버지와 라예 씨 할머님께서 우리가 정말 결혼했다는 걸 믿게 하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라예 씨가 거절하셔도 괜찮습니다.”라예는 방금 확실히 거절하려 했지만, 인우가 이렇게 말하니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인우는 정말 매너 있게 그녀의 의견을 물었고, 이는 라예의 예상과 많이 달랐다.어젯밤 집으로 돌아간 후, ‘육인우’라는 이름이 익숙하게 느껴진 라예는 그의 자료를 찾아보았고, 그 결과는 그녀를 놀라게 했다. 육인우는 JM그룹의 대표였고, JM그룹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이었다. 더불어 인우는 비즈니스계의 전설이자, 최정상에 서 있는 신비로운 육씨 가문의 상속인이기도 했다. 그는 Z국 경제를 손에 쥐고 있는 인물로, 그야말로 권력과 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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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라예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열심히 운전하고 있는 인우를 바라보았다.인우는 옆모습조차 완벽했고, 그야말로 얼굴 천재였다.이어서 라예는 또 살며시 시선을 아주 예쁜 손에 옮겼다.용수미를 생각하니, 라예의 눈빛은 저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할머니는 사실 특별히 좋아하시는 거 없어요. 굳이 말한다면, 아마 그림 그리시는 거?”“그래요.” 인우는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뜻으로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라예는 잠시 멈추다가, 눈빛에 이상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그런데 할머니도 이미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으셨어요.”인우는 라예의 감정이 조금 다운됐다는 것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음, 그럼 다음에 내가 라예 씨와 같이 할머니 뵈러 갈게요. 이제 라예 씨 돌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시면, 많이 기뻐하실 거예요.”인우는 고개를 살짝 돌려 라예를 바라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라예는 인우가 말을 할 때, 항상 온화하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는 줄곧 그녀와 존댓말을 썼다. 그래서 라예는 가끔 의심이 들었다.‘이 사람이 바로 소문만 들어도 간담이 서늘게 하는 육씨 가문의 키잡이라고?’“좋아요.”라예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그의 제안에 동의했다. 그러나 그녀가 보지 못한 곳에서, 인우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윽한 눈빛에 부드러움이 가득했다.그 후, 인우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갔고, 두 사람은 조용히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번에 주월당에 오면서 인우는 라예를 직접 데리고 꼭대기층의 룸으로 갔다. 그곳은 VIP룸으로,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특별한 장소였다. 물론, 주월당의 신비한 사장님 정도는 예외였다.라예는 자신의 맞은편에서 우아하게 차를 끓이고 있는 인우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육 대표님이 바로 주월당의 사장님이신가요?”질문이었지만 라예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네.”인우는 라예에게 숨기려 하지 않고, 대범하게 인정했다. 사실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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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라예는 구역질을 억지로 참으며 계속 물었다.“확실해요?”장명동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구 대표, 얼른 마셔.”그는 라예의 앞에 있는 술잔을 들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이 자리에 있던 세 사람은 이미 라예에게 푹 빠져버렸다. 그녀는 차가워 보이지만,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몸매는 그야말로 차도녀의 전형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세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게다가 그들 자신이 가진 신분과 지위 덕에 어떤 걱정도 없었고, 성예그룹이 자신들과 협력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나서는 라예를 더욱 쉽게 협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라예는 장명동의 살찐 손에 들린 술잔을 한 번 힐끗 보더니, 실눈을 뜨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마시지 않겠다면요?”“안 마셔도 돼. 오늘 밤 우리랑 같이 자면 되지.”왕자민은 갑자기 음탕한 웃음을 짓더니, 노골적이게 대답했다.어두컴컴한 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곧이어 뼛속까지 파고드는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오히려 당신들이 버틸 수 없을 것 같은데요!”세 사람은 한순간 어리둥절해졌고, 등골이 서늘했는데, 확실히 라예의 목소리에 놀란 게 분명했다.그러나 세 사람은 바로 웃기 시작했다. 힘도 없는 연약한 여자가 어떻게 그들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오늘 밤 세 사람은 라예의 몸을 차지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녀가 너무 매혹적이기 때문이다.“하하하, 이 말은 우리가 너에게 하는 말이겠지?” 장명동은 더 이상 가식을 부리지 않고, 몇 번 크게 웃더니 경박하게 말을 내뱉었다. 심지어 손을 뻗어 라예의 허벅지를 힘껏 꼬집기까지 했다. 라예는 오늘 평범한 오피스룩을 입고 있었는데, 눈에 띄지 않는 파란색 셔츠와 슬림한 검은색 바지를 매치했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옷차림으로도 그녀의 우월한 몸매를 감출 수는 없었다. 특히 장명동은 그녀의 곧고 긴 다리를 계속해서 지켜보다가, 참지 못해 손이 근질거렸다.“맞아, 맞아, 1대 3이니, 버틸 수 없는 사람은 너겠지.”“구 대표,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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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민효는 그렇게 많은 것을 돌보지 못하고, 문앞에 선 사람들을 헤치며 다급하게 외쳤다.“대표님, 괜...”괜찮냐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민효는 충격에 빠졌다.‘세상에!!!’‘JM 그룹의 그 신비로운 대표님이시잖아?!?!’‘이 분이 여긴 어떻게?’그러나 라예가 멀쩡하게 거기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민효도 걱정을 내려놓았다.다음 순간, 민효는 그제야 자신이 방금 떠밀친 사람들이 뜻밖에도 제일병원의 문 원장과 심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란 것을 발견하였다.놀라서 민효는 벌벌 떨며 얼른 손을 놓았다.“죄, 죄송합니다, 문 원장님, 심태일 도련님.”민효는 그제야 냉정함을 되찾았기에, 문앞에 서 있는 사람들이 모두 B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거물들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세상에! 옆에 심지어 간씨 가문의 도련님이 계시다니!’‘운 좋게 이 분들을 한꺼번에 만났어.’이때, 민효는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망했다. 설마 대표님이 육 대표님의 미움을 산 것은 아니겠지?’그가 한창 생각에 잠길 때, 아직 룸에서 인우에게 팔을 붙잡힌 라예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화가 났다. 뜻밖에도 인우의 눈빛에 영향을 받았다니. 게다가 인우와 만난 횟수는 고작 몇 번밖에 되지 않았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거 놔요!”라예는 눈을 감고 숨을 깊이 쉬었다. 그리고 내뱉은 말은 마치 얼음처럼 무척 싸늘했다.사람들은 얼굴이 점점 어두워진 인우를 보았기 때문에,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 인우가 화를 낼 것만 같을 때, 뜻밖에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렸다.“말 들어요. 이 손 풀어봐요. 그렇게 꽉 쥐면 아플 거예요.”남자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라예의 귓가에 닿자, 그녀가 꽉 쥐고 있던 주먹이 갑자기 차갑고도 뜨거워지는 듯했다. 라예는 놀라움을 느끼며 두 눈을 뜨고, 고개를 돌려 인우를 바라보았다. 인우는 다른 손으로 그녀가 죽을 힘을 다해 잡고 있는 왼손을 가볍게 감싸 쥐었다. 태일과 나진은 인우의 부드럽지만 어쩔 수 없는 듯한 말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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