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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Chapters

제341화

이 남자는 바로 어제 열린 경매에서 배건후와 토지를 두고 경쟁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경제적인 조건뿐만 아니라 입찰서까지 완벽하게 갖춘 강력한 경쟁자였다. 배건후의 사업을 빼앗고 심지어 지금 그의 사람까지 빼앗으려 하니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참가자는 반드시 회사의 직원이어야 하는데 도아린이 지금 티파니 주얼리에 입사하기엔 늦었어요.”배건후가 냉정하게 말했다.진경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배 대표님 말이 맞아요.”배건후가 긴장한 마음을 조금 풀려는 순간 그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아린이는 진씨 가문의 사람이자 티파니 주얼리의 주주에요. 굳이 입사할 필요가 없죠.” 진경수는 배씨 그룹의 신청서를 병상에 던져버리더니 새로운 신청서를 꺼내 펜과 함께 도아린에게 건넸다.도아린은 손을 뻗어 신청서를 건네받았다.배건후는 그녀의 손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도아린, 지금 외부인과 손을 잡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진 대표님은 아린이의 둘째 오빠예요. 진정한 외부인은 당신이죠.” 소유정은 펜 뚜껑을 열고 도아린에게 건넸다.도아린은 오른손으로 펜을 제대로 잡지도 못했지만 천천히 자신의 이름을 적어 내려갔다.배건후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진경수가 그를 막아섰다.“배 대표님, 지금 제 여동생에게 손이라도 대려는 겁니까?”“...”배건후는 동공이 흔들리더니 잠시 멍해졌다.‘여동생?’진씨 가문과 혈연관계도 없는 도아린을 이렇게까지 아끼다니, 보기엔 은혜를 갚으려는 것 같았지만 실상은 그녀를 이용해 배씨 가문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이었다.배건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씨 가문이 연성에서 한몫 챙기고 싶다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세요. 그럼 상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쟁자라고 생각할게요. 근데 지금 부부 사이를 이간질하는 건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요?”진경수는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만한 미소를 띤 채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제가 둘의 관계에 이간질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배 대표님은 보미 씨와 스캔들이 그렇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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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육하경은 주먹을 날리려는 배건후를 말리며 성대호를 쏘아밨다.“입 닥쳐.”성대호는 고개를 들고 눈에 비웃음을 띄웠다.“건후야,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겠어? 네 아버지, 그리고 네 스캔들 상대에 네 절친까지 전부 지유를 구하기 위해 아린 씨를 해치고 있잖아. 그런데도 네가 이 일과 관계없다고 할 수 있겠어?”그의 눈동자에는 깊고 검은 파도가 일었다. 금방이라도 잠식될 듯 넘실거렸다.성대호는 입술에 묻은 피를 닦더니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육하경은 긴장된 분위기를 완화하려 애썼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배건후는 전화를 받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바 VIP룸.손보미는 술잔을 높게 들어 올리며 말했다.“우리 잘해 봅시다!”김지민은 배석준의 품에 기댄 채 그의 가슴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걱정 마세요. 대회가 끝나면 지유도 풀려날 거예요.”배석준은 비꼬듯 술잔을 들었다.“대회에 나간다 한들 수상하겠어?”“사실 지유는 전부터 스타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 했어요. 그런데 도아린이 지유를 이렇게 만든 걸 생각하면 차마 도아린이 대회에 나가도록 둘 수 없었어요.”손보미는 배석준과 잔을 부딪치며 눈물을 글썽였다. “설령 건후가 절 미워하게 되더라도 지유를 위해서라면 참가자 명액을 반드시 빼앗아야 했어요.”배석준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는 배건후가 손보미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반대했었다. 아무래도 배경도 능력도 없는 그녀는 배씨 가문의 며느리 자격이 없었다. 그녀가 자진해서 해외로 떠나는 바람에 배씨 가문의 보복을 피할 수 있었다.도아린이 그 틈을 타서 배씨 가문으로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배석준은 차라리 손보미를 며느리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어쨌든 손보미는 배지유를 위해서라면 진심을 다했기에 배씨 가문을 망가뜨리려는 도아린과 달랐다.“너와 건후 사이 문제는 내가 끼어들 수 없단다.”배석준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말을 꺼냈다. “어릴 때부터 자기 주장이 강한 아이였다.”“전 대표님 마음속에 우리 보미가 어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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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고개를 돌리자 배건후는 무표정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건후가 배씨 그룹을 맡고 나서부터 둘은 몇 번이고 의견이 엇갈렸지만 매번 배건후의 판단이 옳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배석준은 때론 아들이 소름 돋기도 했다.“왜 그렇게 보는 거니? 이게 다 널 위해서야. 만약 지유가 자기 대신 도아린이 대회에 나간 걸 알게 되면 널 얼마나 미워하겠어?”배건후가 말했다. “지유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어요.”배석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전공과 취미는 별개야.”“아버지, 많이 늙으셨네요.” 배건후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눈빛에 차가운 비웃음을 번뜩이며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당하는 줄도 모르고.”배석준은 문을 쾅 닫고 나가버리는 아들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 오르다 못해 주먹까지 떨려왔다. “이 망나니 녀석이 감히 아버지한테!”고개를 돌리자 주현정은 계단에 서서 똑같이 비웃음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당신도 내가 노망났다고 생각해?”주현정은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돌아오지 말아야 했어요.”배석준은 빠르게 계단을 올라가려 했지만 주현정은 그를 들여놓지 않았다. 그는 화가 잔뜩 나서 말했다. “당신은 이미 지유한테 깊은 상처를 주었어.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게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야. 아들은 도아린에게 홀려있는데 당신도 도아린을 따라다니며 헛소리나 하고 말이야.”주현정은 그의 셔츠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가리키며 비웃음을 흘렸다. “지민 씨가 당신을 제대로 홀린 것 같네요.”“지민 씨는 무려 8억 원을 손해 보고도 당신한테 원망 한마디 안 했는데, 어떻게 되레 당신이 지민 씨를 원망할 수 있어?” 배석준은는 억울해하는 김지민의 모습을 떠올리며 불쾌해졌다.주현정은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뭐라고?” 배석준은 언성을 높여 말했다. 이미 쉬고 있던 유민정은 옷을 걸치고 나와 상황을 살폈다.배석준은 그녀에게 돌아가라고 한 뒤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주현정을 바라보았다.“이것도 도아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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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배석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목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지민이 찾아온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없었다.주현정은 피식하더니 새우 딤섬을 밀어내고 옆에 있는 곡물 전병을 집어 들었다.“마침 지민 씨도 왔으니 같이 이야기하죠.”“지민 씨는 내 비서일 뿐이야.”배석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나가더니 김지민을 한쪽으로 불렀다.싸늘하게 식어버린 눈으로 바라보는 그한테서 오랜 권력자의 위엄이 저절로 뿜어져 나왔다.“여기까지 왜 온 거야?”김지민은 그의 기에 눌린 채 조심스레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 건넸다.“시계를 저희 집에 놓고 가셔서요. 사모님께서 오해하실까 봐 얼른 가져다드리려고요.”그녀가 이렇게 찾아오는 게 주현정에게는 더 큰 오해의 빌미가 될 터였다.“중요한 일이 아니면 저택에 찾아오지 마.” 배석준은 시계를 건네받고 돌아서려 했다.김지민은 그의 팔을 급히 붙잡았다.“저랑 보미가 지유를 보러 가고 싶은데 가족이 아니라서 어려워요. 도와주실 수 있나요?”“곧 나올 거라는 걸 알면 지유도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요.”배석준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을 텐데 대회가 끝나면 도아린이 합의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알려주면 배지유도 기대를 할 수 있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주현정을 달래는 일이라 손보미가 소식을 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배석준은 전화를 걸려다가 또다시 김지민에게 팔이 붙잡혔다.“옆에서 하세요. 사모님께서 지유가 보미랑 어울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세요.”배석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전화를 걸었다. 김지민은 그런 배석준을 숭배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모든 일이 정리된 후, 김지민은 배석준과 함께 돌아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그의 품에 안기며 쓰러졌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순간 김지민은 그를 밀쳐내며 말했다.“사모님, 오해하지 마세요. 그냥 발을 헛디뎠을 뿐이에요.” 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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