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건후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은 채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도아린은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도 정작 자신에게는 말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잠시 후, 우정윤이 조용히 말했다.“대표님, 차가 도착했습니다.”배건후는 큰 걸음으로 걸어가며 말했다.“손보미를 숙소까지 데려다줘.”“건후 씨는 어디 가려...”손보미는 그를 따라가려 했지만 우정윤이 그녀를 막아섰다.“보미 씨, 회장님께서 힘들게 따내신 자격을 저버리지 말고 얼른 대회 준비부터 하세요.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지 말고요.”손보미는 우정윤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말했다.“회장님께서 따내신 자격이란 걸 알고 있는 분이시면 제가 배씨 가문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겠어요?”우정윤은 배건후가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뒤 그녀를 향해 말했다.“손보미 씨, 배씨 가문에서 누가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지 잊지 마세요.”...벤츠 행렬은 고가도로를 지나 시내를 벗어나더니 한 독립 저택 앞에 멈춰 섰다. 해남은 땅값이 매우 비싸다 보니 독채를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사치인데 이 저택은 배씨 가문의 저택보다 두 배나 컸다.그들이 도착하자 윤명희는 얼른 마중 나왔다. 곁에는 도아린과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서 있었다.“아린아, 드디어 왔네.” 윤명희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도아린을 꼭 끌어안았다.도아린도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친구들도 데려왔는데 폐를 끼칠 것 같네요.”“바보 같은 소리 좀 하지 마. 여기가 네 집인데 네 친구들이면 진씨 가문의 친구들이지.” 윤명희는 도아린을 놓아주고 옆에 있는 여성을 불렀다.“이 아이는 민아야... 민아야, 왜 그래?”안민아는 믿기지 않는 눈빛으로 도아린을 바라봤다. 윤명희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안민아의 손을 살짝 터치했다.안민아는 곧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안녕하세요. 안민아라고 해요.” 그녀는 얼굴에 홍조가 살짝 피어올랐다.도아린은 호칭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몰라 그저 정중하게 악수를 건넸다.“도아린입니다.
최신 업데이트 : 2024-12-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