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난 그녀를 겨냥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반드시 순위권에 들 거예요!”배건후는 차갑게 비웃으며 손가락으로 서류를 가리켰다.“지희를 만나고 싶으면 계약서에 서명해. 그렇지 않으면 내기는 취소야.”도아린은 아무 말 없이 펜을 집어 들었다. 모건 그룹의 지분을 가져다 바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두 사람은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서명을 마치고 각자 헤어졌다.도아린은 호텔로 돌아와 방에 틀어박혀 그림을 그렸다.날이 완전히 어두워진 후, 주현정이 전화를 걸어와 다음 날 자선 만찬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자, 그녀는 그제야 작업을 멈췄다.“깜빡 잊고 있었네요.”도아린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내일 혼자 집에 계시면 심심하실 테니 저랑 같이 가시는 게 어때요? 기분 전환도 할 겸.”주현정은 생일 파티에서 자신의 며느리를 당당하게 소개했지만, 도아린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상류 사회의 자선 만찬은 정보 교류의 장이자 돈을 물 쓰듯 쓰는 곳이었다.주현정은 도아린이 무시당할까 봐 걱정했다.“그래, 엄마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은 시간을 정하고 전화를 끊었다.다음 날, 도아린은 주현정을 서대은의 가게로 데려가 은색과 검은색이 조화된 드레스를 골랐다.주현정은 우아하고 기품 있는 중년 여성 스타일로, 도아린은 도회적이고 화려한 스타일로 꾸몄다.“어머님, 정말 젊어 보이세요. 제 언니 같아요.”도아린은 주현정의 팔짱을 끼고 함께 거울 앞에 섰다. 주현정은 이렇게 화려하게 꾸민 것이 오랜만이라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실력이 좋네. 얼굴 주름이 하나도 안 보여.”“사모님은 주름도 없으세요... 피부도 좋으시고 몸매도 좋으시고 동년배분들보다 훨씬 젊어 보이세요.”메이크업 아티스트도 맞장구쳤다.기분이 좋아진 주현정은 앞다투어 돈을 내려 했지만, 도아린이 말렸다.“드레스값은 제가 낼게요. 자선 만찬에서 경매하는 건 어머님이 내세요.”"그래, 좋아.”배석준은 오늘 일이 있어
Last Updated : 2024-12-0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