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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311 - Chapter 320

344 Chapters

제311화

얼마 지나지 않아, 우정윤은 커피를 다시 타서 가져왔다.배건후가 책상을 두드리자 우정윤은 커피를 내려놓고 바로 나가지 않고 사무실 구석에 서 있었다.손보미는 서러운 마음에 눈가가 붉어졌고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건후 씨, 왜 이렇게까지 나를 경계하는 건데?”그녀는 말을 마치고 우정윤을 힐끔 쳐다봤다.우정윤은 없는 사람인 듯 뒤돌아 벽에 마주 섰다.배건후는 어두운 표정으로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무슨 일이야.”“...”손보미는 네일을 거의 뜯을 기세로 만지작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건후 씨, 그 블로거가 아직도 나를 공격하고 있어. 계정을 막아도 다른 계정을 만들어 계속 글을 올리고 있어. 네티즌들은 그 사람의 말에 동요하고 있으면서 송 감독님의 새 드라마의 댓글 창까지 가서 반대하는 댓글을 달고 있어. 송 감독님도 어쩔 수 없이 나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어. 나는 정말 견딜 수 없었어. 건후 씨, 도와줘...”배건후는 서랍을 열어 서류 하나를 꺼내 책상 위에 던졌다.손보미는 그의 차가운 표정 아래 숨겨진 감정을 읽어내지 못한 채 서류를 집어 들었다.서류를 쥔 그녀의 손이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말도 안 돼... 이건 모두 모함이야! 나를 공격하기 위해 보육원을 모함하고 있는 거야!”손보미는 책상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그녀는 배건후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그의 차가운 눈빛에 겁을 먹고 손을 거두었다.“건후 씨, 한쪽 말만 듣지 마! 보육원에서 모든 아이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다 챙기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의 의도는 선한 마음이잖아. 보육원이 없었더라면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끼니조차 먹지 못했을 거잖아...”“그래?”배건후는 냉랭하게 그녀를 쳐다보았다.보육원의 운영을 중단하게 한 것은 그의 지시였다. 손보미는 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보육원을 조사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생각했지만, 배건후는 직접 보육원을 철저히 조사하게 조사했고 몇 년 전의 일까지 다 알아냈다.손보미는 얼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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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한쪽은 살얼음판 같았지만, 한쪽은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도지현은 완전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3년간 혼수상태로 있으면서 영양제로만 버텼기에 근육은 물론 살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기본적인 동작조차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상태였다.조경자는 도지현에게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영양을 챙겨주었고 그의 재활 운동을 도왔다. 도아린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도지현은 뇌졸중 환자들이 하는 코와 눈을 가리키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누나...”도지현은 자기 코끝을 손으로 누르다가 위로 치켜들었고 검은 눈동자가 중간으로 모이면서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되었다.도아린은 그의 모습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어렸을 때, 도지현이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도아린이 이렇게 그를 웃겼었다.하지만 매번 도지현은 누나가 제대로 못 한다며 자신이 보여주겠다는 말로 끝이 났었다.조경자도 웃었고 도지현도 따라서 웃었다.“누나, 밥 먹었어? 닭고기 죽이 아직 한 그릇 남았어. 정말 맛있는데 아주머니가 더 못 먹게 하셔.”“너는 지금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 되잖아. 이건 내가 먹어야겠다.”도아린은 옆에 앉아 죽을 먹기 시작했고 도지현은 고개를 기울여 그녀를 바라봤다.도아린이 거의 다 먹는 것을 보고 도지현은 기습적으로 물음을 던졌다.“매형 혹시 문제 있는 거 아니야?”그 말에 도아린은 먹던 죽을 내뿜고 콜록콜록 기침하며 얼굴이 새빨개졌다.“그게 아니면 왜 3년 동안 나한테 조카 하나도 못 만들어줘?”도지현은 침대 난간을 잡고 팔 힘을 기르는 연습을 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3년 만에 본 도아린은 풋풋하고 어린 티가 사라지고 부드러운 모습 속에 단단함이 배어 있었다.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그는 누나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조경자가 분위기를 풀려고 말했다.“누나가 지현 씨한테 온통 신경을 쏟았잖아요. 이제 지현 씨가 나았으니, 곧 조카도 생기겠죠.”도아린은 결혼 생활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지만, 조경자는 3년 동안 도지현을 돌보며 병문안을 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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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누나는 그런 거 안 좋아해요! 기사식당에서 먹으면 매콤한 중식을 더 먹을 수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인데요.”“도지현!”도지현은 눈이 안 보일 정도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더 말 안 할게요. 누나의 단점을 더 들추면 누나가 화내니까요. 근데 사실 누나가 생활비를 반씩 저한테 나눠준 게 아니면 그렇게 힘들게 살지는 않았을 거예요. 매형, 빨리 누나 데리고 가세요. 배부르게 식사를 하고 나서는 바로 쉬면 안 되니까 운동도 좀 하시고요.”“...”도아린은 그를 힐끗 째려보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겼다.배건후는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그는 도아린이 진짜로 뭘 좋아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단지 자신이 그녀가 좋아한다고 생각한 것들뿐이었다.조경자가 돌아오자 도아린은 배건후와 함께 병실을 나섰다.주차장에서 도아린이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여기서 하세요.”배건후는 눈빛이 어두워졌고 차 문을 열었다.“일단 밥부터 먹으러 가자.”“괜찮아요. 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요.”도아린의 시선을 따라간 배건후는 멀리 서 있는 일남과 일북 두 명을 발견했다. 한 명은 건물 입구에, 또 한 명은 흰색 포르쉐 옆에 서 있었다.그들은 주위를 경계하며 빠르게 도아린을 쳐다봤다. 굉장히 책임감 있고 프로페셔널한 보디가드들이었다.배건후의 눈빛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는 담배를 피우고 싶어 담뱃갑을 꺼냈지만, 텅 비어 있어 결국 담뱃갑을 구겨 쓰레기통에 던졌다.“어제 육하경이 내게 준 자료, 네가 시킨 거지.”“...”도아린은 그 속에 있는 연관성을 금세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끝까지 확인해볼 거예요.”“이 일은 연관된 범위가 넓어. 그 배후세력은 네가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야.”도아린은 작게 웃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건후 씨 같은 사람도 그들을 보호하려고 나서는 걸 보니, 그들의 세력이 만만치 않은 건 확실하네요.”배건후는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그녀가 위험에 빠질까 걱정이 돼서 이런 말을 한 건데 그녀는 전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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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도아린은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는데 손보미가 배건후에게 먼저 다가가 입을 맞추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그는 피하지 않았다.이후 손보미는 그의 팔짱을 끼고 병동으로 들어갔다.도아린의 마음에는 아무런 동요가 없었고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가자.”그리고 조이서에게 손보미가 도지현을 보러 오면 주의 깊게 살펴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차가 주차장을 빠져나가 병원 밖으로 향했다.“아가씨, 저 차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일북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도아린은 고개를 들어 도로 한가운데에 주차된 빨간 람보르기니를 보았다.“양보한다고 생각하고 기다리자.”...오늘은 백 교수님의 당직 날이었는데 손보미를 보고 놀라면서 무척 기뻐했다.“무슨 바람이 불어서 대스타가 여기까지 왔어?”“교수님이 보고 싶어서 왔죠.” 손보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도지현이 깨어났다고 듣고 일정 끝나자마자 달려왔어요. 고마워요. 다음에 식사 한번 대접할게요.”“나한테 고마워할 거 뭐 있어.”백 교수님은 배건후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약간 긴장한 듯한 온화한 표정을 지었다.“도지현 씨의 다리를 살펴봤는데 무릎 아래가 손상되어 있었습니다. 적절한 의족을 착용하고 재활을 병행한다면 스스로 걸을 가능성이 있어요.”배건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도지현은 도아린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었고 그녀는 평생 그를 돌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아무리 정성껏 돌본다 해도 그가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백 교수님이 된다고 하시면 될 거야.”손보미는 배건후의 소매를 잡고 애교를 부리며 당겼다.백 교수님은 손보미의 손을 힐끗 보고는 이내 시선을 피했다.“물론 초기에는 재활 운동을 통해 팔과 코어 근육을 강화해야 합니다.”“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배건후가 부드럽게 말했다.백 교수님은 안경을 고쳐 쓰고는 따스한 시선을 보냈다. “보미가 국내에서 대표님의 보살핌을 받게 되어 정말 감사드립니다. 보미는 제 생명의 은인이에요. 보미가 부탁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최선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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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스타 대회는 3년마다 열리고 만약 다음번에... 만약 도아린이 그 대회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배건후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을 꺼내려는 순간, 손보미의 비명이 들려왔다.“내 차 어디 갔어? 분명 여기 주차했는데!”손보미는 병원의 보안팀을 불렀고 차주가 그녀라는 걸 확인한 후 후문으로 안내받았다.후문에는 빨래방과 창고로 사용되는 단층집들이 줄지어 있었다.그리고 그 단층집 지붕 위에, 빨간색 람보르기니가 당당히 올라가 있었다.“내 차가 왜 지붕 위에 있어!”손보미는 화가 나서 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어쨌든 그녀도 공인인지라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저기 올려놓은 사람한테 다시 내려놓으라고 해요!”“친구분께서 차주분이 급한 일이 있어 주차할 시간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차를 긁을까 봐 걱정돼서 특별히 이곳을 선택했다고 하던데요. 차도 자랑할 수 있고 안전도 보장된다고요.”손보미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저는 그런 친구 없어요!”“그럴 리가요? 차를 저기까지 옮기는 비용도 그분이 결제하셨고 필요하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도 남겼습니다.”“그 사람이 누구예요!”“성이 도 씨라고 하시던데요.”손보미는 배건후가 비웃는 것을 느꼈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여전히 도도하고 냉랭한 표정이었다.‘도아린! 너랑은 반드시 끝장을 볼 거야!’...다음 날, 도아린은 육하경과 함께 지희를 찾아갔다.그들은 지희를 입양한 보호자의 주소를 알아냈는데 바로 아리산 기슭의 한 마을에 있었다. 그리고 지희와 친해지기 위해 율이도 데리고 갔다.율이는 처음으로 연성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기에 호기심에 들떠 있었다.고속도로 양옆에는 별다른 경치가 없었지만, 율이는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바라봤다.가는 와중에 주현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재벌 부인 한 명이 그녀의 치파오를 마음에 들어 해서 한 벌 주문하고 싶어 한다고 했다.“요즘 선생님께서 아주 바쁘셔요. 만약 기다릴 수 있다면 제가 한번 여쭤볼게요.”“얼마 정도 기다려야 할까?”“...최소 한 달은 걸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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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손보미의 매니저가 먼저 김지민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지민 언니!”그녀는 김지민의 손에 들린 쇼핑백을 바라보았다. 안에 어떤 드레스가 들어있는지는 모르지만, 포장만 봐도 최고급 드레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다음 주 자선 만찬에 입으실 드레스인가요?”“맞아. 근데 넌 다른 가게를 알아보는 게 좋을 거야. 여기 드레스는 못 살 테니까.”그녀는 도발적으로 손보미를 쳐다보았다.“아, 왜요?”매니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손보미는 김지민을 보고는 놀라지 않았지만, 그녀 옆에 있는 남자를 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녀의 시선은 두 사람을 번갈아 훑었고 눈에는 빠르게 질투가 차올랐다가 이내 비웃음으로 바뀌었다.“회장님께서는 지유의 드레스를 골라주신 거예요? 지민은 지유랑 별로 안 친해서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를 텐데. 제가 지유랑 친하니까 제가 도와드릴게요.”배석준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주현정의 생일 파티에서 배지유는 손보미를 주빈석에 앉히려다 많은 사람의 심기를 건드렸고 집에 돌아가서는 도아린과 다투기까지 했다.반면에 그녀는 배지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면서 감히 어떻게 친하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배지유가 그녀에게 베풀었던 호의가 아까웠다.“됐어.”배석준은 싸늘하게 손보미를 지나치며 말했다.“우리 딸은 너 같은 친구가 필요 없어.”“...”손보미는 돌아서서 김지민을 노려보며 말했다.“너 회장님한테 뭐라고 말한 거야?”“맞혀 봐.”김지민은 그녀에게 거만한 눈빛을 던지고 배석준을 따라 차에 올라탔다.멀어져가는 차를 보며 손보미는 분노로 눈이 충혈되었다.‘천한 것! 감히 내 위에 올라서려고 하다니!’...도아린 일행은 오후에 아리산 마을에 도착했다.좀 더 편하게 묵기 위해 그들은 큰 민박집을 선택했다.비수기인 덕분에 그들은 마당 하나를 통째로 빌릴 수 있었고 돈을 아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주인은 매우 친절했다.주인은 깨끗한 침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풍성한 저녁 식사까지 준비해 주었다.율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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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그들도 지희 언니를 찾으러 온 걸까요?”도아린은 육하경과 일남, 일북을 불렀다. 일이 좀 꼬였다. 만약 그들도 지희를 찾으러 왔다면, 그들이 조사하는 방향이 맞다는 뜻이다.하지만 도아린과 육하경은 모두 원장을 만난 적이 있었기에 마주치게 되면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그들이 대책을 논의하는 동안 창가에 있던 일북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주인이 저들과 한패입니다.”민박 주인은 옆집 마당으로 가서 대머리 남자에게 휴대폰을 건네주고, 이것저것 가리키며 CCTV 화면을 설명하는 듯했다.대머리 남자는 갑자기 도아린의 방을 쳐다보았는데, 마치 커튼을 뚫고 그녀를 보는 것 같았다.도아린은 불쾌감을 느끼며 서둘러 커튼을 내렸다.잠시 후, 민박 주인이 그들을 데리고 문을 두드렸다.“손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옆방 손님께서 노래하려고 하는데 노래방 기계가 이쪽 창고에 있어서요.”일남이 내려가 문을 열자 대머리 남자가 갑자기 뛰어 들어와 일남과 몸싸움을 시작했다.“아가씨를 보호해!”빡빡이 남자와 민박 주인은 문 옆에 있던 몽둥이를 들고 위층으로 돌진했다.방 안에 있던 일북은 소리를 듣고 재빨리 문 앞을 막아섰다.“이 집은 불법 민박이에요. 아가씨 어서 도망치세요!”빡빡이가 일북을 막는 사이, 민박 주인이 방 안으로 뛰어들었다.쾅 하는 소리가 났다.민박 주인은 열린 창문과 펄럭이는 커튼을 보고 밖을 향해 소리쳤다.“그 여자가 창문으로 도망갔어!”“사람 불러! 아이고”대머리는 발에 차여 바닥에 나뒹굴었고 비명을 지르며 다시 일어나 일남과 몸싸움을 이어갔다.민박 주인이 전화를 걸자 근처 마을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왔다. 절반은 횃불을 들고 뒷산으로 달려갔고 나머지 절반은 무기를 들고 싸움에 가담했다.일남과 일북은 인원에서 밀려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워졌고 동네 사람들도 그들을 죽일 생각은 없고 그저 쫓아내려는 것 같았다.싸움 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침대 밑에 숨은 도아린은 율이의 입을 꽉 막았다.율이는 겁에 질려 작은 몸을 부들부들 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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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그 사람은 몸을 피했다.몽둥이는 문에 부딪혔고 충격으로 도아린은 손목이 저렸다.곧 몽둥이는 그 사람에게 빼앗겼다.그는 몸을 숙여 도아린의 손을 잡고 힘껏 자신의 앞으로 끌어당겼다.“나야!”“...”도아린은 눈앞의 남자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들었다.“건후 씨?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여기는 이야기할 곳이 아니야. 나랑 가자...”“잠시만요!”도아린은 쪼그리고 앉아 율이를 끌어냈다.율이는 겁에 질려 다리가 풀려 있었다. 배건후는 한 손으로는 율이를 안아 들고 한 손으로는 도아린의 손을 잡고 민박집을 나섰다.남자의 손은 넓고 따뜻했고 단단히 잡아주는 손길에 도아린의 불안한 마음은 점차 진정되었다.모퉁이를 돌자, 그는 마을 사람의 집 문을 열었다.“안 돼요. 여기 사람들은 모두 한패예요.”도아린은 율이를 품에 안고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배건후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었다.“여기는 내 사람이야.”그는 말을 마치고 바로 두 사람을 안으로 끌어당겨 문을 닫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안방에서는 우정윤이 불안한 듯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는 배건후가 돌아오는 것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대표님, 방금 무슨 일이... 사모님? 여기서 뭐 하세요?”우정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들이... 사모님을 찾는 건 아니겠죠?”“빙고.”율이는 배건후와 도아린을 번갈아 보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우정윤은 서둘러 율이를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달랬다.배건후는 도아린에게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그의 얼굴은 몹시 어두웠고 눈빛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도아린은 그제야 배건후가 양복이 아닌 이곳 마을 사람들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는 얼굴에 먼지를 묻혀 변장했지만 잘생긴 외모는 감출 수 없었다.도아린은 물컵을 든 손을 덜덜 떨었다.배건후는 그녀 맞은편에 앉아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이제야 무서운 줄을 알겠어?”“...”도아린은 입술을 깨물고 아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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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있다가 사람 시켜서 보내 줄게.”“안 갈래요.”도아린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조사하는 방향이 맞았어요. 이 마을 전체가 공모하여 인신매매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배건후는 차갑게 그녀를 쳐다보더니 한참 후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너 혼자서?”도아린은 그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맞섰다.“건후 씨는 이미 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죠? 보육원에 큰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한 거잖아요.”“내가 모른 척했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도아린이 막 말하려는 순간, 문밖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고 안에서 고양이가 대답하듯 울었다. 곧이어 발소리가 들렸다.아까 그 사람은 들어오지 않았지만, 지금은 문발을 걷고 들어왔다. 그제야 도아린은 그의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그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가득했다. 분장한 게 아니라 바로 이 마을 주민이었다.“산골짜기로 굴러떨어진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다 돌아갔으니 떠나시려면 지금 가셔야 해요.”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아린이 일어섰다.“산골짜기가 깊어요? 위험하지는 않아요? 지금 당장 구조대를 부를게요...”그녀가 번호를 누르기도 전에 배건후는 휴대폰을 가져갔다.담담한 눈빛으로 배건후는 차분하게 말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구조대는 올 수 없어. 설사 온다고 하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구조하게 놔둘 것 같아?”도아린은 화를 내며 말했다.“하경 씨는 나 대신 사람들을 따돌리러 간 거예요. 난 그를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남자는 턱에 굳은 선을 그리며 한참 후에야 문자를 보냈다.그는 마을 주민에게 손전등이랑 밧줄을 준비하라고 시킨 후 도아린을 쳐다보았다.“내가 사람을 찾을 테니 넌 그들과 같이 돌아가.”그는 옆방을 가리키고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도아린은 재빨리 그의 팔을 잡았다.“나도 갈게요.”“가서 괜히 더 혼란스럽게 만들려고?”“...”배건후는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화를 내려다 참았다.“가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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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사장님도 내려갔어요.”도아린은 머리가 멍해져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뭐라고?!”우정윤은 상대의 멱살을 잡고 목소리를 낮춰 소리쳤다.“대표님이 무슨 일 당할 리 없어요! 잘 생각하고 다시 말해요!”“사장님이 정말 내려갔다니까요.”마을 주민은 울상을 지었다.“골짜기 아래로 안 내려가면 사람을 어떻게 찾겠어요.”“...”도아린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우정윤에게 마을 주민을 놓아주라고 했다.우정윤은 험악한 표정으로 자신이 구겨놓은 옷을 털어주었다.“그래서, 다 올라왔어요?”“아니요.”우정윤은 다시 주먹을 들어 올렸지만, 도아린이 말렸다.마을 주민은 다급하게 설명했다.“사장님이 그러는데 아까는 아무도 떨어진 사람이 없었대요. 가짜래요. 그래서 우리는 다시 임덕팔네 집으로 갔는데 임덕팔네 집 뒷담에서 사람을 찾았어요.”마을 주민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도아린은 서두르지 않고 그가 천천히 말할 때까지 기다렸다.“사장님은 그 사람이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차로 보내줬어요.”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지만, 우정윤은 못 참았다.“그래서 대표님은 어디 계시냐고요!”마을 주민은 도아린을 흘끗 쳐다보았다. 그의 눈가가 미세하게 경련했다.도아린은 직감적으로 이다음 이야기는 자신이 듣지 말아야 할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조용히 방으로 돌아갔다.몇 분 후 우정윤이 돌아왔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안 좋았다.하지만 그는 애써 침착한 목소리로 도아린을 안심시켰다. “대표님은 괜찮으실 거예요. 먼저 쉬어요.”도아린은 율이를 안고 누웠다. 마당에서 우정윤의 초조하게 서성이는 발걸음 소리와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눈을 감았다.잤다고 하기에는 잠든 것 같지 않았고 안 잤다고 하기에는 또 꿈을 꾼 것 같았다.꿈속에서 도아린은 마을 사람들에게 막 쫓기고 있었는데 진짜 절벽 끝에 몰렸을 때 배건후가 오색구름을 타고 나타나 그녀를 구해 주었다.도아린은 감동하여 배건후를 향해 달려갔지만 가까이 달려가 보니 그의 옆에는 손보미가 서 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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