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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301 - Chapter 310

344 Chapters

제301화

도아린은 담담하게 웃었다.“간병인을 두 분 모셨어요. 아주머니께서 요리를 엄청 잘하세요.”“...”배건후는 젓가락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식탁에서는 잠깐의 침묵이 흘렀고 배석준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지유가 탕수육을 제일 좋아하는데 식사를 했는지 몰라.”“...”도아린은 배석준의 목적을 알고 있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주현정이 웃었다.“외국에 오래 있을 때는 딸을 보고 싶어 하는 티도 안 나더니 돌아온 지 이제 하루 만에 딸이 보고 싶어서 밥도 못 드시겠어요?”“지유는 우리 배씨 가문의 공주잖아. 나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들을 모두 지유한테 주고 싶어. 내가 지유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건후야, 너한테는 동생이 지유 하나뿐이잖아. 지유가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한다면 너는 오빠로서 반드시 지유를 위해 나서줘야 해!”배건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식사를 마치고 도아린은 주현정과 함께 산책하고 있었다. 도아린은 자신이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다 들통이 났다.“지유가 또 무슨 사고를 쳤지?”“...”도아린은 시선을 깔고 대답하지 않았다.“그 애는 나랑 네 아버지가 잘못 키웠어. 지유는 건후 말고는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아. 예전에는 나도 건후가 지유를 좀 봐주라고 너한테 설득해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지금 보니 혼을 너무 적게 냈어.”“어머님...”도아린은 주현정의 손을 잡았다.“만약... 만약에 말이에요... 지유의 잘못이 너무 커서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한다면 어머님은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주현정은 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고 밤하늘에 뜬 반달을 바라보았다.“벌을 받아야지. 아니면 내가 떠난 후에는 반드시 더 큰 사고를 치고야 말 거야.”도아린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도아린은 주현정이 사실을 알고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 보니 주현정은 현명하고 공정한 사람이었다.두 사람이 캐슬에 돌아갔을 때는 거실에 사람이 없었다.주현정은 피곤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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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배석준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주현정의 손목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지금 당신이 지키려는 사람이 지유를 감옥에 보내려는 거 알아? 지유는 이제 금방 졸업했어. 창창한 앞날이 아직 시작되지도 못했는데 감옥에서 썩게 생겼다고!”“아버지.”배건후가 다급하게 다가섰다.“다들 진정하시고 천천히 얘기하세요. 엄마 몸이...”“네 엄마는 몸이 아주 튼튼한 거 같네. 나를 때릴 때 힘 좋은 것 좀 봐.”배석준은 독한 말을 내뱉었지만 그래도 주현정의 손을 놓아주었다.하지만 그러자마자 주현정이 다시 뺨을 때리려고 할 줄 몰랐다.짝하는 소리가 나고 이번에는 피하지 못했다.배석준의 얼굴에는 분노가 서렸다. 두 사람은 싸우는 일이 거의 없었고 주현정이 배석준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아들과 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때리는 게 처음이었다.배석준은 이마의 핏줄이 두드러질 만큼 화가 났지만, 주현정의 몸에 손을 댈 생각은 없었다. 그는 의자를 걷어차고는 뒤돌아 밖으로 나갔다.주현정은 침울한 표정을 한 아들을 한참 보더니 시선을 도아린에게 돌렸다.“아린아, 네가 말해.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 그대로 말해.”배건후는 도아린을 쳐다봤다. 곧이곧대로 다 말하지 말고 주현정을 너무 자극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도아린은 주현정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고 어찌 됐든 사실은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도아린은 자초지종을 다 말했다. 배지유가 진씨 가문에서 친자검사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드레스를 뺏은 것까지 다 말했다.“그만해!”배건후는 도아린의 말을 끊었다.“지유가 드레스를 뺏은 건 잘못됐어. 도유준을 다치게 한 것도 잘못했어. 하지만 없는 죄를 더하지는 마. 진 대표님은 친자검사를 한다는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는데 지유가 어떻게 알았고 또 그걸 왜 막으려고 했겠어?”도아린의 단아한 얼굴에는 비웃는 듯한 웃음이 걸렸다.“없는 일이라고요? 더 심한 건 아직 얘기도 안 했어요. 건후 씨 친구 성 팀장한테 가서 물어봐요. 왜 배지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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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성대호의 얼굴에 있던 가짜웃음이 순간 굳었고 그는 의식적으로 도아린을 쳐다보았다.그의 눈동자는 떨려왔고 원망이 가득했다.“아린 씨, 지나간 지 오랜 일을 다시 꺼내서 얘기할 필요 있어요? 당신은 손해 본 게 하나도 없으면서 지유와 건후 사이를 이간질하는 게 너무 한 거 아니에요?”도아린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공격을 받았다. 그녀는 담담한 눈빛으로 배건후를 쳐다보았다.배건후는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다 겪어봤는데 성대호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돌멩이 같은 게 가슴을 답답하게 누르고 있는 것 같아서 그는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제대로 말해.”배건후가 차갑게 말했다.“...”성대호는 배건후를 향해 몇 걸음 걸어가더니 목소리를 내리깔고 설명했다.“다 오해야. 지유는 아린 씨가 문건을 너한테 보내기를 바랐지만 아린 씨가 거절했어.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던 중에 나랑 아주머니가 병실로 들어간 거야.”그는 아무 표정이 없는 주현정을 한번 보더니 침을 삼키고 계속 말을 이었다.“지유가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알잖아. 작은 거짓말을 했던 거야. 내가 가서 CCTV를 보고 진실을 밝히려 하다가 실수로 삭제한 거야.”“실수로?”배건후는 얼음같이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성대호는 등골이 오싹해서 식은땀이 났고 배건후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 볼 용기가 없었다. 그는 시선을 곁으로 옮겼다가 억지웃음을 지었다.“그 기계가 낡았어. 복제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삭제했지 뭐야.”도아린은 차갑게 웃음을 터뜨렸지만 까밝히지 않았다. 배건후가 만약 이렇게 뻔히 보이는 거짓말도 알아채지 못한다면 그는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역시 배건후는 더 따지지 않고 다른 일에 관해서 물었다.“왜 방우진을 풀어주고 돈까지 줬어?”말이 끝나자 성대호의 몸이 퍼뜩 떨렸다는 것을 배건후는 보았다. 성대호는 고개를 숙였고 눈에는 깊은 살기를 띠었다.‘도아린 이 여자가 지금 지유의 죄를 다 배건후한테 고자질한 거야? 미쳤어? 지유를 죽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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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도아린, 그만해!”배건후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도아린은 분노한 그의 눈빛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설마 배지유가 나를 죽이려는 이유가 단지 내가 지유보다 액세서리가 두 세트 더 많아서라고 생각해요?”“...”배건후는 말문이 막혔다.배씨 가문에서 선물을 갖고 올 때마다 배지유가 먼저 고르게 했고 모두 그녀를 예뻐하는 건 사실이었다.도아린이 이 집에 온 이후로 주현정은 그녀를 딸처럼 대했다.매번 식사할 때마다 배지유가 좋아하는 요리를 하나 하고 도아린이 좋아하는 요리를 하나 했다. 옷을 주문할 때도 배지유의 것이 있으면 도아린의 몫도 있었다.누군가가 엄마가 주는 관심을 나눠 가졌는데 배지유의 마음속에서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도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배건후는 공평하게 대하기 위해 선물을 준비할 때마다 계속 두 개를 준비했다. 배지유는 다른 하나가 도아린의 몫이라는 것을 분명 알면서도 항상 수를 써서 그것까지 차지하고는 했다.배건후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선물은 다시 도아린에게 하나 더 사주면 될 일이었다.그는 동생이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아린에 대한 질투 때문에 청부살인을 했다는 건 정말 황당한 일이었다.배건후는 주먹을 꽉 쥐었고 손등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보였다.그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오해가 있다면 내가 잘 알아볼 거야.”“건후 씨, 만약 그날 당신도 병원에 있었다면 배지유가 몰래 내 가방에 USB를 넣는 걸 보고 대호 씨처럼 지유를 도와 증거를 인멸할 건가요?”“...”이름이 불린 성대호는 몸을 퍼뜩 떨었다.배건후는 곁눈질로 그를 봤다가 도아린을 보았다.“아니.”“안 믿어요.”도아린은 딱 잘라 말했다.“배지유가 한 일들에 대해서 당신이 조금도 몰랐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어요? 3년 전 호텔에서 당신과 손보미를 엮으려고 당신의 술에 약을 탄 건 지유잖아요. 지유가 당신에게 수를 쓴 건 탓하지 않고 방을 잘못 들어갔다고 내 탓만 했잖아요.”배건후의 눈빛이 떨렸다.그는 당연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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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저리 비켜.”“아주머니! 지유는 어렸을 때부터 곱게 자라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지유는 그 안에서 단 하루도 못 살 겁니다. 지유가 죽는다고요!”주현정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녀가 망설이는 것을 보자 성대호는 이때다 싶어서 계속 말을 이었다.“지유가 이번에 큰 잘못을 했다는 거 저도 알아요. 지유가 나올 수만 있게 한다면 그 애를 농촌에 있는 제 고향에 데리고 가서 개과천선하게 할게요.”그는 또 도아린을 보면서 말했다.“아린 씨가 싫다고 하면 절대 지유를 다시 연성에 돌아오지 못하게 할게요. 제발 부탁입니다. 지유한테 기회를 한번 주세요.”도아린의 손을 잡고 있던 주현정의 손에는 점점 힘이 들어갔다.도아린은 그녀가 마음이 약해졌다는 것을 알았다. 주현정은 배지유가 벌을 받기를 바라지만 지유가 그 안에서 죽는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도아린은 주현정을 핍박하고 싶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하면 안 됐다.“어머님, 이 일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말아요. 남궁유민 변호사님이 지유를 위해 변호를 해줄 거예요.”성대호는 눈을 굴렸다. 남궁유민은 모건 그룹의 고문 변호사이고 그의 손을 거쳐 간 사건은 셀 수 없이 많지만 패소한 사건이 거의 없었다.남궁유민이 배지유를 변호하는 것을 도아린이 동의하기만 한다면 배지유는 반드시 무사할 것이다.“어머님, 들어가서 쉬세요. 저는 할 일이 남아서요.”이렇게 된 이상 주현정도 도아린이 남아서 밤을 보내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경멸하는 듯한 시선으로 배건후를 한번 보았다.도아린이 떠난 후에야 배건후는 책상 위에 가게의 계약서 두 장이 아직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성대호는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졌지만, 손보미에게 가게를 준 그는 책임을 지지 않았다....세인트존스 호텔에서 도아린은 홀에 들어서자마자 휴게구역에 앉아있는 육하경을 보았다.“왜 아직도 퇴근하지 않았어요?”“지금 가려고요.”그의 시선은 빠르게 도아린의 몸을 훑었고 그녀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육하경의 의도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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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여자는 방 카드를 가지고 남자를 부축해서 엘리베이터로 갔다.도아린은 누구인지 똑똑히 보았다.김지민이었다. 그녀가 부축하고 있는 남자는 배석준이다.거리가 멀었지만, 도아린은 배석준의 몸에서 풍기는 술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배석준은 화가 난 채로 집을 나서서 술집을 찾아갔다.아내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딸이 서러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는 마음이 어지러워져서 술을 두 병 주문했다.평소에 그는 주량이 좋은 편이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안 좋은 탓이었는지 두 잔 정도 마시니 정신이 흐려졌다.주현정과 비슷한 여자가 플로어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다가가서 여자를 단번에 낚아챘다.“내가 집에 없을 때 당신은 이렇게 놀았던 거야?”“회... 회장님?”김지민은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벗어나려다가 무슨 생각이 번뜩 들어 배석준의 팔을 감쌌다.배석준이 취한 것을 확인한 그녀는 그를 제일 가까운 세인트존스 호텔로 데리고 갔다.배석준은 침대에 쓰러져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김지민은 먼저 자신의 옷을 벗고 배석준의 허리띠를 풀려고 했지만, 손목이 갑자기 잡혔다.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바람을 피우는 일은 직접 입 밖으로 말하기 어려운 일이다. 육하경은 배건후를 호텔로 불렀고 그가 이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랬다.“아직도 천사 보육원을 조사하고 있어?”배건후는 앞에 놓인 자료를 보고 눈빛이 어두워졌다.육하경은 그에게 담배를 건넸지만 거절당했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손보미 씨가 요즘 스캔들이 많잖아. 지금 이 보육원을 위해 선전하고 있는데 지금 보육원이 강제 휴업하고 있잖아. 보미 씨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이 보육원이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생각해.”“아무 문제 없다면 네가 나를 찾았을까?”배건후는 차갑게 웃으며 되물었다. 육하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배건후를 자신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나오자마자 남자 슈트를 걸치고 나오는 김지민과 마주쳤다. 그녀는 안에 옷을 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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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당신이 고집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싸울 일이 없죠.”“고집 안 부려. 그건...”“일단 마셔요. 식겠어요.”주현정은 그릇을 살짝 들었다. 배석준은 해장국을 단번에 다 마시고 빠르게 주현정의 볼에 입을 맞췄다.주현정은 웃으며 얼굴을 닦았다.“더럽게 양치도 안 하고 뭐 하는 거예요.”배석준은 또 그녀의 얼굴에 대고 비비다가 낮에는 주현정이 자신과 뜨거운 시간을 보내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더 뜨거워지기 전에 씻으러 갔다.그들이 내려와서 식사할 때, 드물게 배건후도 집에 있었다.“아침부터 웬일이야, 지유에게 새로운 소식이라도 있어?”“어제 건후가 당신 집에 데리고 온 거예요.”주현정이 배석준의 팔을 치면서 말했다.배건후는 그제야 어젯밤의 일이 생각났다. 술에 만취한 남자는 몸이 말을 듣지는 않지만, 머리는 또렷했다.그는 어색하게 헛기침을 했다.배건후는 어젯밤의 일을 꺼내지 않았고 아침 식사도 평화롭게 마쳤다. 배건후가 출근하러 나갈 때, 배석준도 일이 있어서 외출한다고 했다. 대문 앞에서 배석준은 아들을 불러세웠다.“어젯밤의 일은...”“엄마한테 얘기 안 했어요.”배건후는 미간을 찌푸리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한 번뿐이에요. 만약 엄마를 마음 상하게 한다면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배석준은 이 나이에 아들에게 훈계를 당할 줄 몰랐다.그는 배건후가 술자리에 갈 때 곁에 여자 파트너가 없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 그냥 장단을 맞춰주는 것이지 선을 잘 알고 있다.배건후는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려고 했지만, 배건후는 이미 차에 올라타서 떠났다.그는 뒤돌아 자신의 차로 갔는데 갑자기 가녀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회장님...”“... 당신은?”배석준은 눈앞의 이 여자가 눈에 익지만, 기억이 나지 않았다.“회장님의 옷은 잘 세탁해서 가져왔습니다.김지민은 쇼핑백을 배석준의 앞에 내밀었다.“전에 소속연예인을 데리고 연회에 참가했을 때 뵌 적이 있습니다. 2년 만에 다시 뵙는데 여전히 멋지세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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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신호등을 기다릴 때, 배석준은 고개를 돌려 김지민을 바라보았다.그의 말투는 순간 낮게 가라앉았다.“지민 씨, 자중하길 바라.”“...”김지민은 마음속에서 깜짝 놀랐다. 아직 자기소개하지 않았는데 배석준은 어떻게 자신을 알고 있는 거지?김지민은 짐짓 침착하고 몸을 곧게 폈고 당황한 시선을 감췄다.“죄송합니다, 회장님. 제가 실례를 했습니다. 제 가정 형편은 아주 평범했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항상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저를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셨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는 그해에 돌아가셨어요. 회장님께서 제 아버지와 많이 닮으셨어요. 그래서 처음 회장님을 뵙게 됐을 때 무척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여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김지민의 말에 배석준은 배지유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아버지가 딸을 사랑하지 않겠는가. 배석준은 한숨을 내쉬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도아린은 아침부터 문나연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제작하고 있는 드레스의 작업이 거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와서 검사해달라는 것이었다.차는 엠파이어 빌딩의 아래에 세웠고 도아린은 도유준이 가게 밖에서 설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도유준의 두 손에는 거즈가 둘려져 있었고 행동이 불편했지만, 얼굴에는 득의양양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행여나 사람들이 그가 사장이라는 것을 모를까 봐 말이다.그는 자신을 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고 뒤돌아봤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도아린인가?’중요하지 않다. 모두 A18 번 가게가 도유준의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더는 숨길 필요가 없었다.서둘러서 개업하고 돈을 벌어서 도정국에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얼른 어머니에게 당당한 신분을 부여하려 했다.도씨 가문의 모든 건 그들 것이다.현재 도정국도 무척 기분이 좋았다. 거의 무너져가던 작은 공장이 갑자기 주문을 받은 것이다. 주문 수량도 아주 많았고 이 주문서의 이익은 디저트 가게의 1년 이익과 맞먹었다.도정국이 상대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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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도정국은 물러서지 않았다. 도아린의 말대로 공장을 도지현에게 주면 공장이 도유준의 명의로 있다는 게 발각될 것이 아닌가?그리고 도유준이 모르게 주문을 받으면 수를 써서 돈을 자신의 계좌로 넣을 수 있었다.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도아린이 타협했다.“공장을 주지 않겠다면 차용증에 사인해요. 이자율은 시장가격으로 하죠.”“너한테 돈을 빌리는 데 이자까지 줘야 해? 그래... 네 말대로 하자.”도아린은 전화를 끊고 장수현에게 좀 있다가 가지러 갈 테니 차용증을 작성해달라고 했다. “네 아버지는 정말 지독해. 너를 찾을 때마다 다른 일은 없고 돈을 달라고만 하잖아.”곁에서 묵묵히 듣고 있던 문나연은 화가 났다.“도유준 그 양아들은 애지중지하면서 친아들은 병원에 두고 보는 척도 안 하잖아! 맞아, 3년에 한 번씩 하는 스타 대회가 이번 달 말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해. 연성에서는 참여자 정원이 세 명이래. 나는 대회에 나가는 것까지 바라지 않고 현장에 가서 볼 수 있기만 해도 만족이야!”문나연은 갑자기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잠깐만 기다려...”스타 대회는 국내에서 제일 수준이 높은 디자인 대회였다. 3등 안에 들면 큰 금액의 상금을 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국으로 가서 연수할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모두 각 업계에서 최고인 인재들이었고 관중들도 각 업계에서 실력이 대단한 사람들이었다.VIP 입장권도 신분의 상징이었고 뒤에 있는 관중석의 가격은 한 장에 2000만씩 치솟았는데 그것도 구석진 위치였다.도아린은 대회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필요는 없지만,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놓치고 싶을 리가 없다.이 업계를 떠난 지 3년이 지났고 그녀는 대회의 구체적인 시간을 잊고 있었다.문나연은 표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빠르게 돌아왔다.“모건 그룹에서 참가자 한 명을 모집할 수 있어!”문나연은 그녀의 눈을 보며 가볍게 떠보았다.“그 사람이 너한테 말했어?”“나는 모건 그룹의 직원이 아니잖아. 참가 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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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도아린이 뒤돌아 나가려 하자 도정국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사인할게!” 도정국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도아린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 걸어갔고 도정국은 서둘러 따라가 문을 막아섰다.“지현의 상태가 좀 괜찮아지면 내가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그동안 네가 돌봤으니 이제는 아버지인 내가 돌볼 차례야.”‘지현이를 가지고 협박하려는 건가? 절대 안 돼.’“지현이는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도유준이나 관리 잘하세요. 그 애가 혹여나 밖에서 말썽이라도 부린다면 저는 뒤처리를 해줄 생각 없어요.”도아린의 단호한 태도에 도정국은 결국 차용증에 서명하고 등기부 등본을 도아린에게 건넸다.도아린이 떠난 후, 도정국은 마음이 텅 빈 듯한 느낌에 휩싸였다. 자신이 반평생 공들여 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했다.협력사에서 전화가 걸려와 납품 가능 여부를 묻자 그제야 그는 다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즉시 납품 가능하다고 대답했다....모건 그룹에서 우정윤이 서류를 들고 대표실로 들어가 업무 보고를 마친 뒤, 봉투 하나를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대표님, 스타 대회의 참가 신청서입니다.”배건후는 손을 멈추고 금빛으로 도배된 된 봉투를 한 번 쳐다봤다.그는 서랍을 열어 봉투를 안으로 밀어 넣고 서랍을 닫았다.모든 동작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깔끔했다.우정윤은 눈을 깜박이며 짐짓 궁금한 척 물었다.“대표님, 우리 모건 그룹은 주얼리 디자인 부문이 없는데 주최 측에 초대장을 요청하신 건 협력사한테 주기 위한 겁니까?”배건후는 말없이 계약서 한 장을 넘겼다.“우리 디자인팀의 류 과장이 해외에서 상을 많이 받긴 했지만, 건축과 쪽은 모형 준비가 필요하니 대회까지 열흘 정도 남은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할까요?”우정윤은 그의 표정을 세심히 관찰하며 말했다.배건후는 서류를 덮어 우정윤 쪽으로 던졌다.“말이 많네. 내년 보너스는 필요 없는 건가?”우정윤은 서운한 얼굴로 말했다.“저는 그저 대표님께서 주최 측과 미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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