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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거절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492 챕터

제321화

배건후는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넌 내 차를 하경에게 줬으니 당연히 나한테 보상해야지.”“차는 사은품이라서 싫다고 했잖아요.”“싫어도 내 거야.”배건후는 당당하게 말했다.“남한테 준 건 돌려달라고 하기 뭐하면서 왜 내 건 돌려달라는 거야?”“...”도아린은 그의 억지에 머리가 아팠다.좋은 건 분명 배건후에게 제일 먼저 줬는데 그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을 뿐이었다.그런데 이제 남들이 다 가지니 그도 갖고 싶은 모양이었다.그가 원하는 건 향낭이 아니라 존중이었다.하지만 그가 자신을 존중한 적이 있었던가.“안 돼요! 향낭 내놔요.”도아린은 그의 손을 피해 주머니에 손을 넣으려 했다.옥신각신하는 사이 도아린은 넘어져 배건후 위에 올라타게 되었다.배건후는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고 도아린도 그의 표정에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아린 언니, 무슨 놀이 해요?”율이가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게 방 안에 서 있었다. 그녀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신이 나서 말했다.“씨름 놀이하는 거예요? 나도 같이할래요!”도아린은 허둥지둥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무릎으로 조금 이상해진 그의 중요 부위를 쳤다.그녀는 배건후를 노려보고는 이불을 집어 그에게 던졌다.애 앞에서 뭐 하는 짓이야!“우리 밥 먹으러 가자. 밥 먹어야 힘이 나서 놀지.”도아린은 율이를 데리고 부엌으로 갔다.일풍은 솥에서 찐 만두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이 마을 주민은 혼자 살았다. 그러니 굴뚝에 연기가 오래 나면 의심받기 쉬우므로 어쩔 수 없이 뜨거운 물에 만두를 쪄서 대충 먹는 수밖에 없었다.도아린과 율이는 함께 긴 걸상에 앉아 만두를 먹으며 일풍의 보고를 들었다.일풍은 어젯밤 마을 주민과 같이 자면서 이것저것 캐냈다.민박 주인은 임덕팔이라고 하는데 그가 말하는 특산물은 우리가 아는 토종닭이나 산초 같은 게 아니라 아이를 말하는 것이었다.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돈을 주고 여자를 샀지만, 나중에는 여자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도망가는 일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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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그 친구는 인신매매 사건에 잠입 수사를 하는 중이었다.그는 범죄 조직의 신뢰를 얻었지만, 완전히 내부로 잠입하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이 필요했다. 배건후는 그에게 도움을 주었고, 1년 후 아지트를 소탕할 수 있었다.하지만 검거 당시 중요한 범인 한 명이 도망쳤다.도아린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아리산에서 그때부터 인신매매를 했단 말이에요?”배건후는 고개를 저었다. 그때는 아리산이 아니라 더 외딴 산골이었다.그는 천사 보육원을 조사하다가 그 배후의 운영 방식이 예전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추적 끝에 그들이 아리산 마을의 산속에 숨어 불법적인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도아린은 더 묻고 싶었지만, 배건후는 더 이상 말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다 먹었으면 들어가서 쉬어. 저녁에 떠날 준비 해야지.”도아린은 마음이 복잡했다. 밤 9시가 넘어 마을이 조용해지자 일행은 조심스럽게 마을 주민의 집을 나섰다.도아린은 그들이 지희를 찾으러 갈 줄 알았는데 일북은 온 길로 되돌아갔다.그녀의 불만을 눈치챘는지 일남이 뒤돌아서 그녀에게 설명했다.“육 대표님이 요청한 지원팀이 곧 도착할 거예요. 어떤 일은 그들이 처리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제멋대로 하셨군요.”도아린도 그의 말이 맞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자신과 상의 없이 돌아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일북은 백미러로 그녀를 힐끗 보며 말했다.“우린 이미 진 대표님께 보고드렸어요. 진 대표님께서는 아가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도아린은 볼을 부풀렸다. 그녀는 진씨 가문의 진짜 딸도 아닌데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니 딱히 할 말이 없었다.율이는 얌전히 그녀 품에 안겨 있었다.커브를 돌아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순간, 횃불을 든 사람들이 갑자기 뛰쳐나왔다.일북은 먼저 브레이크를 살짝 밟았다가 곧바로 액셀을 밟았다.차가 갑자기 속도를 내자 길을 막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양옆으로 흩어졌고 율이도 얼굴을 가리고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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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배석준은 반신반의했지만 그래도 돌아가서 아내와 상의하기로 했다.하지만 배지유의 상황을 말하자 주현정은 냉담하게 말했다. “자업자득이지.”“여보, 지유가 당신이 낳은 아이가 아니라면, 난 정말 다른 사람의 아이라고 의심했을 거야!”배석준은 화가 나 얼굴이 붉어졌다.“지유는 우리가 애지중지 키운 딸인데 어떻게 그렇게 냉정해!”“아린도 다른 집 딸이에요.”“하지만 아린은 괜찮잖아? 지유는 아린의 시누이인데 가족끼리 원수처럼 지낼 순 없지!”배석준은 주현정의 손을 잡고 말했다.“지유도 거기서 일주일이나 있었잖아. 밥도 상한 거고 이불도 더럽고 냄새난다는데, 벌 충분히 받았어! 지유가 잘못했다고 했고 앞으로는 아린을 존중하고 다시는 안 그런다고 약속했어.”주현정은 남편을 흘겨보며 물었다.“진짜? 그렇게 말했어요?”“정말이야! 내가 거짓말하겠어?”배석준은 주현정의 손을 꽉 잡았다.“여보, 지유가 사람을 괴롭힌 건 확실히 잘못한 거야. 우리 보상 차원에서 지유의 주식을 아린에게 나눠주는 건 어때? 또 사고 치면 모든 주식 압수하고 딸로 안 볼 거야!”주현정은 생각하다가 동의했다.“알겠어요. 오후에 아린이랑 같이 면회 갈게요.”“그래그래!”배석준은 기뻐했지만, 오후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그를 기다리고 있어다.배지유는 접견실에서 혼자 면회 온 도아린을 보자 애써 꾸며냈던 후회의 표정을 지우고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아린아, 아빠가 너 시켜서 합의서 쓰러 왔지? 내가 누군지 잊지 마. 난 배씨 가문의 공주야. 우리 배씨 가문은 연성에서 으뜸은 아니지만 그래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너 따위가 감히 나한테 덤비겠다? 주제 파악 좀 해! 싹싹 빌면 네가 우리 오빠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걸 봐주겠지만 안 그러면 나가는 순간 바로 오빠한테 이혼하라고 할 거야! 배씨 가문의 돈은 꿈도 꾸지 마!”배지유는 소리를 지르느라 목이 말랐지만, 물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저 침을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빨리 절차 밟아! 나 집에 가서 씻고 옷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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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도아린, 감히 나 엿 먹여!”배지유는 도아린의 휴대폰을 쳐냈다.그녀의 뒤에 서 있던 경찰관이 즉시 앞으로 나와 그녀를 제지했다.강제로 의자에 앉혀진 배지유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합의하기 싫으면 싫다고 하지! 이런 수작으로 엄마 아빠가 나를 미워하게 만들다니! 너 진짜 역겹고 뻔뻔해! 보미 언니가 너보다 백배는 나아! 우리 엄마가 눈이 멀어서 널 인정한 거지! 너 이 재수 없는 년이 와서 우리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놨어! 도아린, 너 벌 받을 거야!”“...”모든 영상을 본 배석준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당신이 아린을 시켜서 지유를 시험하게 한 거야?”“당신이 지유가 반성한다고 했잖아요.”주현정은 태연하게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당신도 지유가 자존심이 센 거 알잖아요. 내가 같이 들어가면 체면이 깎일 테니까 아린이랑 단둘이 만나게 한 건데 사과를 저렇게 할 줄은 몰랐어요.”“...”배석준은 할 말을 잃었다.그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배지유는 항상 그의 앞에서는 얌전하고 말을 잘 들었다. 가끔 투정을 부릴 때도 입을 삐죽거리는 정도였다.하지만 영상 속 배지유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고 눈빛은 악랄했으며 말은 험악했다.주현정은 찻잔을 내려놓고 가방에서 서류를 꺼냈다. “약속 지켜요.”배석준은 서류를 집어 들고 보더니 탁자에 내던졌다.“지유의 주식 절반을 압수하겠다고?”“당신이 지유가 또 잘못하면 주식 다 압수하고 딸로 생각 안 한다고 했잖아요. 난 그저 절반만 압수한 건데요.”주현정은 비꼬듯 말했다.“그냥 해본 말이었어요?”“...”배석준은 서류를 노려보았다.주현정은 이미 서명했으니 그만 서명하면 배지유 주식의 절반은 도아린에게 넘어가게 된다.배건후는 모건 그룹의 경영권과 해외 회사를 갖고 있었고 주현정은 JS 픽처스를 가지고 있지만, 배지유는 모건 그룹의 주식 5%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것마저 나눠야 한다고?“현정아, 아린이가 도대체 당신한테 무슨 짓을 했기에 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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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그런데 그는 왜 그녀에게 스타 대회의 신청서를 주는 걸까?설마 그녀의 진짜 신분을 알아낸 걸까?도아린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자신의 다리를 꼬집었다.“아버지 어머니께서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셨으니 더 이상 선물은 받을 수 없어요.”진경수는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부모님의 호의는 받아들이면서 내 선물은 거절하는 건 나를 오빠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야?”“아니요!”도아린은 황급히 부인했다.잠시 침묵하던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사모님께서 저를 양녀로 삼아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려요. 진씨 가문에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는 제가 사모님께 드린 은혜보다 훨씬 커요. 더 이상은...”진경수는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봉투를 들고 가장자리를 톡톡 쳤다.“디자인 전공자들의 꿈은 스타 대회에 참가하는 거 아니야? 내가 잘못 알았나? 아니면 디자인 전공자인 네가 다른 꿈이라도 있는 거야?”도아린이 막 설명하려는 순간, 익숙한 인물이 명품 쇼핑백 두 개를 들고 맞은편 룸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룸 문이 열리는 순간, 그녀는 안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김지민은 문을 닫고 쇼핑백을 한쪽에 내려놓았다.“얼굴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 어디 아프세요?”배석준은 굳은 얼굴로 옆자리를 툭툭 쳤다.김지민은 그의 옆 소파에 무릎을 꿇고 앉아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그의 관자놀이를 마사지했다.“오늘 지유 데리러 간다면서요? 두부라도 좀 사가세요. 액땜하는 의미로.”배석준은 길게 한숨을 쉬더니 눈을 감고 즐겼다.“남인 너도 지유를 걱정하는데. 그 여자는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지유는 학교에 있을 때가 많아서 늘 도아린이 주 대표님을 모셨으니 두 분이 가까운 건 당연하죠. 하지만 지유는 주 대표님의 친딸인데 어떤 엄마가 자식을 걱정하지 않겠어요.”김지민이 배석준 앞에서 꼭 주 대표라고 부르는 이유는 사모님이라고 하면 배석준이 죄책감을 느낄까 봐서였다.배석준은 아까 그 영상 얘기를 김지민에게 말해주었다.김지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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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몇몇 웨이터들은 상황을 보고, 서둘러 ‘공손하게’ 도아린에게 나가 달라고 부탁했다.도아린은 손보미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설마 김지민과 배석준이 함께 있는 건 그녀의 사주 때문이 아닐까?웨이터는 도아린이 꼼짝 않고 서 있는 것을 보고 직접 끌어내려고 했다.“명도 레스토랑은 손님을 이렇게 대하는 겁니까?”진경수의 요염한 얼굴이 순식간에 차가워지며 위압적인 기세를 풍겼다.“점장님을 불러오세요.”점장은 소식을 듣고 달려왔고 진경수를 보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진경수의 눈짓에 그는 도아린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 직원이 너무 경솔했습니다. 식사 분위기를 망쳐서 정말 죄송합니다.”몇몇 손님들은 손보미를 알아보고는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쟤, 여리여리한 이미지 아니었어? 왜 저렇게 앙칼져?”“매니저 하나 없이 혼자 다니는 걸 보니 완전히 망했나 봐.”“송 감독의 사극 드라마에서도 쫓겨났대. 거짓말에 위선까지, 저런 사람이랑 같이 일하면 재수 없어진다니까!”“전엔 배 대표한테 붙어서 온갖 쇼를 다 하더니만, 결국 보니까 배 대표는 유부남이었잖아. 며칠 전 배씨 가문 사모님의 생일 파티에 부부가 함께 등장해서 불륜녀 망신 제대로 줬다잖아!”손보미는 분노로 온몸을 덜덜 떨면서 주변 사람들을 노려보고는 점장을 향해 쏘아붙였다.“저 여자한테 왜 사과해요? 룸에 함부로 들어와서 손님들 식사 방해한 건 저 여잔데!”손보미는 바닥의 깨진 병 조각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이것도 저 여자가 깬 거잖아요! 당장 안 쫓아내요?”점장은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손님이 이 술병을 엎지른 걸 제가 직접 봤습니다.”명도 레스토랑은 확실히 손님의 사생활을 중시했다. 방의 방음이 매우 잘 되어 있어서, 입구가 시끄러운데도 방 안에서는 아무것도 몰랐다.손보미는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그것도 저 여자가 나를 밀어서 내가 부딪힌 거예요!”방 안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녀는 속으로 김지민을 멍청이라고 욕했다. 데이트 장소도 제대로 못 고르다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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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배석준은 룸에서 나와 도아린과 진경수를 흘겨보고는 성큼성큼 걸어갔다.김지민은 손보미가 배석준을 따라가는 것을 보고 황급히 돌아가서 외투를 챙겨 뒤쫓아 갔다.“계산은 누가 하시나요?”웨이터가 김지민을 막아섰다.김지민은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수 없이 먼저 계산을 했다.구경꾼들이 점차 흩어지고 도아린은 기분 나쁜 얼굴로 자리로 돌아왔다. 지난번 배석준의 술주정은 어쩔 수 없었다고 쳐도, 오늘처럼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것은 주현정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었다.“저런 집구석, 왜 아직도 안 나왔어?”진경수가 갑자기 말했다.“...”도아린은 의아하게 그를 쳐다보았다.진경수는 다시 한번 스타 대회의 참가 신청서를 그녀 앞으로 밀었다.“네 멘토를 만났는데 그분은 네게 재능이 있다고 하시더라. 3년 동안 관련 일을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네 능력을 믿고 계셔. 대회까지 4일 남았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3년을 더 기다려야 해.”“...”도아린은 눈앞의 신청서를 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진씨 가문은 정말 그녀를 친딸처럼 대해주었다.겉치레로 가방이나 장신구를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의 특기와 좋아하는 것을 알아보려고 했다.“전...”“조건이 있어.”진경수가 갑자기 말했다.“네가 참가한다면, 우리 티파니 주얼리의 이름으로 출전해야 해.”“티파니 주얼리요?”도아린은 놀란 눈으로 진경수를 쳐다보았다. 국내 최고 브랜드 보석이 진경수의 사업이었다니 뜻밖이었다.진경수는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더 이상 재촉하지 않았다.식사를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서자, 일북과 일남은 진경수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둘째 도련님.”“어.”진경수의 요염한 미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스스로 가서 한 달 징계받도록.”일북, 일남: “알겠습니다!”도아린은 황급히 말렸다.“그들 잘못이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어요.”진경수는 도아린에게 직접 차 문을 열어주고 그녀가 차에 타도록 머리를 보호해준 후, 몸을 숙여 차 안으로 말했다.“경호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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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대호 오빠, 나 이번 생은 망했어. 다음 생엔...오빠를 좀 더 일찍 만났으면 좋겠다. 오빠는 날 지켜주고 아무도 날 괴롭히지 못하게 해줄 거잖아...”배지유는 콧물 눈물범벅이 되어 엉엉 울었다.성대호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 아팠다.“그런 말 마. 아직 살날이 얼만데... 내가 빌어서라도 합의서 받아낼게. 만약...”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네가 여기서 나가게 되면 내가 다른 도시로 데려가서 살게 해줄게. 어때?”“...”배지유의 울음이 뚝 그쳤다. “무슨 소리야?”“난 이미 네 오빠 회사 그만뒀어. 다른 데 가서 새 출발 하려고…. 나는 네가 연성에 남아있는 게 영 맘에 걸려. 나랑 같이 가면 내가 너 공주처럼 살게 해줄게.”배지유의 눈에 증오가 번뜩였다.그녀는 연성에서 나고 자랐고 친구와 인맥이 모두 여기에 있었다. 그런데 왜 도아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단 말인가.성대호의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성씨 가문의 사업은 대부분 배씨 가문에 의존하고 있었다. 연성을 떠나 사업을 시작한다면 그 자신도 자리를 잡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그는 지금 그녀에게 헛된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었다.배지유는 속으로 매우 싫었지만 순진한 척 물었다.“하경 오빠도 가?”“...”성대호는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듯했다.그가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배지유는 다시 한번 비수를 꽂았다.“내가 여기 들어온 후에 하경 오빠는 한 번도 나를 보러 오지 않았어. 다음엔 하경 오빠도 같이 데려올래?”“...”성대호는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숙여 분노를 감췄다.“면회 시간 끝났습니다.”경찰관이 알려주었다.배지유는 안으로 끌려가면서도 계속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난 하경 오빠가 보고 싶어! 꼭 데려와 줘...”...“나 2~3년 동안 자선 행사에 참석 안 했어.”주현정은 초대장을 도아린에게 건넸다.“네가 나 대신 가.”도아린이 배 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배석준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배건후가 먼저 와 있었다.그는 왼쪽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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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내가 지유에게 쇼할 기회를 주지 않아서 화났어요?”도아린은 휴대폰을 집어넣고 일어섰다.“지유가 왜 그렇게 버릇없는지 알겠네요. 당신 같은 사람들이 뒤에서 봐주니까 그런 거잖아요.”그녀는 돌아서서 나가려다 배건후의 짜증스러운 목소리를 들었다.“네가 참가 안 하면, 모건 그룹의 다른 사람을 찾을 거야.”“...”도아린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비아냥거렸다.“다른 사람? 설마 손보미를 말하는 거예요?”손보미는 그녀와 같은 전공이었지만 디자인이 너무 따분해서 연예계를 택한 것이었다.그녀는 현재 온갖 구설수에 휘말려 이미지 세탁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배건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부정하지 않았다.“네가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잖아.”“내게 참가 여부를 묻는 건 그저 형식적인 절차일 뿐, 사실 손보미로 이미 정해져 있었잖아요.”도아린은 그를 비꼬듯 바라보며 말했다.“전에 받았던 선물도 손보미가 싫다고 해서 나한테 준 거였죠.”귤이 탁자 위에 던져지고 남자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런 억지 부리지 마!”“흥, 내가 대회 나간다고 하면 손보미한테 뭐라 할 건데요?”배건후는 서류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탁자에 툭 던지며 말했다.“네가 가!”“...”도아린은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단지 배건후를 자극해서 그의 선택을 보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런데 그가 주저 없이 참가 신청서를 자신에게 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진심이에요?”배건후는 소파에 기대앉았다. 그의 깊은 눈에는 도아린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담고 있었다.“참가 신청서는 모건 그룹 직원 자격으로 제출해야 하니 내일 입사 절차를 밟도록 해.”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를 찾기 시작했다.“대회 주제는 장신구야. 어차피 네 특기 분야도 아니니 부담 가질 필요 없어. 참가에 의의를 두면 돼.”그는 무언가를 더듬다가 도아린을 재빨리 흘끗 쳐다보았다. 그녀가 영문을 모르는 표정을 짓자 다시 주머니를 뒤져 마침내 라이터를 찾아냈다.막 불을 붙이려는 순간, 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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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만약 도아린의 손을 주현정이 잡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틀림없이 그에게 따귀를 한 대 날렸을 것이다.도아린의 매서운 눈초리는 배건후에게 아무런 타격도 주지 못했고 그는 비웃음을 흘리며 식탁으로 가 앉았다.“아빠는 안 들어오시나요?”“전화가 안 돼. 아마 지유 보러 갔을 거야.”주현정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유민정에게 도아린이 좋아하는 반찬을 그녀 앞에 놓도록 했다.도아린은 식탁 아래에서 배건후의 발을 찼다. 그는 마지못해 휴대폰을 꺼냈다.전화를 걸자마자, 현관에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모두가 현관 쪽을 쳐다봤다.배석준의 몸에서는 술 냄새가 났다. 도아린이 있는 것을 보자 그는 마음속으로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주현정 앞에서 괜히 뭐라고 할까 봐 걱정했다.“회장님, 사모님께서 회장님이 좋아하시는 연근 갈비탕을 직접 끓이셨어요.”유민정이 냄비를 가지고 나오며 말했다. 그러고는 주인 자리에 수저를 차렸다.“저 사람은 바깥에서 이미 배불리 먹고 왔어. 우리끼리 먹자.”주현정은 유민정더러 도아린에게 먼저 한 그릇 떠 주라고 했다.배석준은 황급히 서류 가방을 내려놓고 주인 자리에 앉았다.“오랜만에 성 대표를 만나 술 좀 마셨어.”그는 유민정에게서 국자를 받아 주현정에게 한 그릇 떠 주고 자신에게도 한 그릇 담았다.레스토랑을 나선 후 그들은 손보미가 소개한 한정식집으로 갔다. 그곳은 사생활 보호가 잘 되고 음식 맛도 좋았다.두 사람은 그에게 도아린이 얼마나 안하무인인지, 또 배건후 주변에 여자가 있는 꼴을 못 봐서 동생인 배지유마저 너무 가까이 지내는 것을 못 봐준다는 등 온갖 불평을 털어놓았다.그러니까 이번 '살인 사건'은 도아린이 파놓은 함정이었고 배지유가 그 함정에 빠지기만을 기다리며 그녀를 배씨 가문에서 쫓아내려 했던 것이었다.배석준은 비록 입맛이 없었지만 그래도 두 끼나 먹었기에 이미 배가 불렀다.하지만 주현정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그는 억지로 국을 모두 마셨다.주현정의 얼굴에 드디어 미소가 번졌다.“너무 많이 드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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