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은 진아의 집에 하루 종일 머무르다가 저녁에 시간을 확인하고서야 가방을 메고 외출했다. 오늘 밤, 그녀는 해야 할 아르바이트가 있었다. 18세가 된 이후, 장미리는 시연에게 일절 돈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시연은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스스로를 책임져야만 했다. 비록 그녀는 고유건이 준 카드로 우주의 치료비를 지불했으나, 그 외의 비용은 지출할 생각도 없었고, 지출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연이 아르바이트하는 곳은 ‘BLUE’였다.‘BLUE’은 G시의 유명한 재벌 마사지 클럽으로서 재벌들의 사치스러운 유흥업소라고 할 수 있었다. 시연은 이곳에서 안마사와 침구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임상의학이 전공인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하여 특별히 한의학의 안마와 침구에 대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했고, 자격증까지 수료한 바 있었다. 하지만 실습의 자체가 바쁘기 때문에 임시직으로 아르바이트했으며, 손님의 수와 서비스 시간에 따라 임금을 계산하고 정해진 출퇴근 시간조차 없었다. 정규직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수입이었지만, 시연은 스스로를 먹여 살릴 수 있었다. 물론 호의적이지 않은 손님을 만난 적도 있었지만, 시연은 늘 유연하게 대처했다. 시연은 출근할 때 찍어야 할 직원 카드를 스캔한 후,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그 순간, 매니저가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시연아, 손님 오셨다!” “네, 바로 갈게요!”그녀는 서둘러 안마와 침술에 필요한 도구를 가지고 나와 객실로 달려갔다. 한 명의 손님에게 서비스를 마친 시연이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배웅했다. “손님, 안녕히 가세요. 오늘 밤에는 푹 주무실 수 있을 거예요.” 복도의 다른 한쪽 끝,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고유건은 주지한을 따라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그가 앞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지한이 물었다.“형님, 왜 그러십니까?” “지한아, 봐봐, 저게 누구야?” 유건의 어조는 마치 ‘오늘 날씨가 참 좋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낯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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