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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병실 안.

우주는 환자복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이미 국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그뿐만 아니라 머리카락과 얼굴에도 밥반찬과 국물이 묻어 이목구비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중년의 간병인이 숟가락을 들어 우주의 입에 억지로 쑤셔 넣었다.

“먹어! 빨리 먹으라니까?! X신 같은 놈, 입도 못 벌리다니! 이 개돼지만도 못한 X! 아...”

갑자기 머리카락이 힘껏 뒤로 당겨진 그녀가 돼지 울음소리 같은 소리를 내었다.

그녀가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어떤 정신 나간 새X야?! 너, 내가 누구인지 알아?!”

“허, 당신이 누군데요?!”

눈이 빨갛게 달아오른 시연은 온몸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당신이 뭔데 내 동생을 때려?! 입만 열면 천박한 말을 내뱉는 주제에 왜 어린아이를 괴롭히냐고! 이 아이의 가족이 다 죽고 없는 줄 아는 거야?!”

시연이 더욱 팽팽하게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그 간병인은 두피가 벗겨질 것 같았다.

“아파, 아프다고! 이거 놔!”

간병인은 전형적으로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자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벌벌 떨며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그래요, 잘못했어요, 잘못했다고요!”

시연은 손을 놓으며 간병인을 바닥에 내동댕이쳤고, 닥치는 대로 도시락을 들고 간병인의 입에 음식을 쑤셔 넣었다.

“당신, 이렇게 억지로 먹이는 거 좋아하잖아? 당신도 당해봐!”

“아, 아...”

철제 숟가락은 간병인의 입을 거의 베어버릴 지경이었다.

간병인은 말하지 못하고 손짓으로 용서를 빌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연이 어떻게 그녀를 가만히 둘 수 있겠는가.

찰싹!

시연이 손을 들어 간병인의 뺨을 한 대 때렸다.

“방금 내 동생을 이렇게 때렸지? 때리니까 속이 시원했니? 그런데 어쩌지? 이제 내가 배로 돌려줄 건데!”

찰싹, 찰싹, 찰싹!

몇 번의 따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바닥에 널브러진 간병인이 숨을 채 고르기도 전에 시연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가자, 당장 병원장님을 만나야겠으니까!”

“안 돼요, 제발!”

간병인이 부은 얼굴로 용서를 빌었다.

“아가씨, 이번만 용서해 주세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큰돈을 준다고 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요!”

이 말을 들은 시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

“누가 사주한 거야?”

“장... 장미리 씨요.”

‘그 여자였어!’

시연은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했다.

‘내가 도망쳤기 때문에, 몸을 팔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인 거야... 장미리의 보복이 이렇게 빨리 시작될 줄이야!’

‘하지만 보복하려면 나한테 해야 하는 거잖아?’

‘우리 우주는 왜 괴롭히느냐고! 우주는 겨우 14살이고 자폐증을 앓는 아이란 말이야!”

“당장 여기서 꺼져!”

“아이고!”

간병인이 줄행랑을 쳤다.

엉망진창이던 방을 하나하나 정리한 시연이 지우주에게 손을 내밀었다.

“우주야, 누나랑 씻을까? 응?”

하지만 우주는 예전과 같이 대답하지 않았다.

시연이 익숙하다는 듯 우주의 손을 잡으려 하자, 그가 먼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우주야!”

시연이 기뻐했다.

“이제 네가 먼저 누나 손을 잡네? 누나를 알아보는 거야?”

하지만 우주는 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시연은 여전히 매우 기뻤다.

‘오랜 시간이 지난 끝에 드디어 반응을 보이는구나! 비록 작은 반응이긴 하지만...’

‘이번 치료가 효과가 있는 게 분명해!’

우주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간 시연은 그제야 흩뿌려진 음식과 국물 이외에도, 그의 바지가 소변으로 완전히 젖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간병인은 이걸 보고도 갈아 입혀주지 않고, 매정하게 무시했던 거구나!’

“우주야, 누나가 잘못했어.”

시연이 눈물을 참으며 목욕을 마친 우주의 옷을 갈아 입혀 줬다. 그러자 소년은 시원스럽고 준수한 이목구비를 뽐내기 시작했다.

소년이 조용히 의자에 앉자, 시연은 다시 밥을 지어 먹였다.

우주는 순순히 입을 벌리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시연의 옷을 잡아당겼다.

이 아이는 겁에 질려 말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눈물을 글썽이던 시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주야, 무서워할 거 없어, 누나가 너를 지켜줄 거니까.”

시연은 요양병원을 떠나기 전에 그 간병인을 고발했는데, 돈을 받으며 사람을 해치는 사람을 남겨두면 다른 환자에게도 해를 끼칠지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곧이어 시연은 차를 타고 지씨 저택으로 향했다.

‘장미리가 이렇게 잔인하게 우주를 괴롭히다니,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

어둠이 내린 시각.

고유건은 차를 몰고 지씨 저택으로 가는 길에 장소미의 전화를 받았다.

[유건 씨, 어디까지 왔어요?]

유건이 말했다.

“차가 막혀서 좀 늦을 것 같아요.”

[네,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알겠어요.”

...

“시연 아가씨, 오셨어요?”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가 문을 열었으나, 시연은 가정부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시연은 부엌에서 물 주전자를 들고 다시 거실로 갔다.

그때, 장미리와 장소미는 서로의 손을 잡은 채 계단 입구에서 웃고 떠들고 있었다.

‘흥.’

옅은 미소를 지은 지시연이 빠른 걸음으로 두 사람을 향해 돌진했다.

“지시연.”

장미리가 잠시 멈칫했다.

“낯짝이 참 두껍구나.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하다니...”

순간, 비명이 울려 퍼졌다!

시연이 물 주전자를 기울여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끼얹은 것이었다.

소미가 놀라서 소리쳤다.

“아! 지시연, 너 미쳤어?!”

시연은 악랄한 눈빛으로 둘을 노려보며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미쳤냐고? 아니, 이건 고작 물일 뿐이잖아? 너희들이 간병인을 사서 우리 우주에게 끼얹은 건 뜨거운 음식과 국이었고!! 게다가 너희는 우주를 소변에 찌들어 냄새나게 했잖아!”

“엄마...”

장미리가 소미를 밀어내며 말했다.

“너는 상관할 거 없어.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올라가서 옷부터 갈아입어!”

“아, 알겠어요, 엄마.”

소미는 중요한 약속이 있는 듯 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장미리는 시연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역겨운 듯했다.

“그래! 내가 간병인더러 네 X신 같은 동생을 좀 괴롭히라고 했다, 왜?! 진 사장의 지시를 무시하고 도망가는 큰 사고를 저지르면서도, 네 동생이 보복당할 거라는 생각은 못했던 거니?!”

장미리는 시연이 우주의 치료비를 지불했다는 사실도 간병인에게 들어서 알고 있던 참이었다.

그녀가 시연을 보는 눈빛은 경멸과 욕설로 가득 차 있었다.

“돈은 어디서 구한 거야? 대체 어떻게 구한 거냐고! 아, 몸이라도 판 건가? 어차피 몸을 팔고 있었으면서, 집에 도움이 되기는 싫었던 거니? 천박한 X, 양심은 지나가던 개한테 먹이로 준 거야?!”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시연은 오히려 미소를 지은 채 장미리를 거세게 때렸다.

“당신은 그 입이 문제야, 그런 입은 없애 버려야 한다고!”

“허?”

장미리는 헛웃음을 지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천박한 X, 네가 감히 나를 때려?!”

그녀는 곧바로 일어나 시연을 때렸다.

순간, 두 사람은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으나, 시연은 곧 장미리를 눌러서 자신의 몸 아래에 두었다.

그녀가 손을 들어 좌우로 폭행하니, 장미리는 당해낼 힘이 없었다.

“장미리, 내가 아직도 어린애인 줄 알아?! 네가 때리고 욕해도 가만히 있는 어린애인 줄 아냐고!”

지난 십여 년 동안, 시연은 단 한 번도 반항한 적이 없었다.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이 너무 어렸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동생 우주를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연은 더 이상 참을 필요가 없었다!

시연이 눈시울을 붉히며 노발대발했다.

“나는 이제 다 컸지만, 당신은 늙었어! 한 번만 더 우리 우주를 괴롭히면, 우주가 당한 그대로 갚아줄 거야! 알겠어?!”

“아아...”

장미리가 소리를 치며 울부짖었다.

“살려줘!”

그녀가 구석에 숨어 있는 가정부를 한 번 보고는 큰 소리로 외쳤다.

“뭐 하고 있어? 당장 신고하지 않고! 이러다 죽겠어! 큰일 나겠다고!”

“무슨 일이야?”

가정부가 경찰에 신고하기도 전에 지동성이 돌아왔고, 급히 달려들어 시연을 잡아당겨 바닥에 넘어뜨렸다.

“지시연! 어디서 못 배워먹은 짓이야? 새엄마는 네 윗사람이야! 그런데 감히 어른한테 손찌검을 해?!”

장미리 미소를 지으며 미친 듯이 웃었다.

“저 정신 나간 X, 때려죽여 버려요!”

“해볼 테면 해봐!”

시연이 지동성을 노려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신은 결혼 생활 중에 바람을 피운 걸로도 모자라, 애인에게 재정적인 도움까지 주면서 친자식은 돌보지도 않았어! 그리고 당신! 당신은 내연녀인 주제에 남의 자리를 차지했고, 어린아이를 학대했지!”

“당신들은 절대 좋은 말로를 맞이할 수 없을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라고! 당신들은 벌을 받지 않는 게 아니라,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야!”

할 말을 마친 시연은 붉어진 눈으로 몸을 돌려 뛰어나갔다.

지씨 저택의 대문을 나서자, 검은색 벤틀리 뮬산 시연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두 걸음 나아가던 시연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방금 지나간 그 차, 왜 이렇게 눈에 익지?’

‘최근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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