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589 챕터

제211화

도겸은 몸이 비틀거렸다.“그게 무슨 뜻이야?”“내 말을 정말 모르는 거야? 하긴, 넌 네가 엄청 잘 숨겼다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정은 씨는 바보가 아니잖아.”도겸은 오히려 그 말을 왜곡했다. 그는 현빈의 옷깃을 잡더니 눈빛이 매서웠다.“너 도대체 정은에게 무슨 말을 한 거야?!”“허, 넌 아직도 너희들이 헤어진 이유를 모르는 것 같군.”“네가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나야 당연히 알지...”“닥쳐!”현빈은 도겸을 뿌리치더니 자신의 옷깃을 정리했다. 그리고 차갑게 도겸을 바라보았다.“지금 네 꼴 좀 봐라, 집이 없는 개와 다름이 없잖아...”이때 선우가 소리를 쳤다.“그만 좀 하세요! 형들 말 좀 작작 하면 죽는 거예요?! 친구들끼리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거냐고요?”도겸과 현빈은 동시에 말했다.“누가 이 자식과 친구라는 거야?!”“난 이런 친구 없어.”선우는 말문이 막혔다.도겸은 현빈을 가리키며 경고했다.“정은에게서 떨어져. 그렇지 않으면...”“그렇지 않으면 어쩔 건데?”“나도 내가 무슨 짓 할지 몰라!”현빈이 말했다.“여기서 나한테 독설을 퍼부어도 소용없어.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정은 씨에게 고백을 할 거야. 하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는 사실은 바로--”그는 또박또박 말했다.“네가 이미 정은 씨를 잃게 되었다는 거지! 돌이킬 수도 없고, 만회할 수도 없어. 만약 정은 씨의 혐오를 더 사고 싶지 않다면, 자각 좀 해. 더 이상 매달리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정은 씨를 점점 더 멀리 밀어낼 뿐이야.”현빈은 말을 마치고 도겸을 넘어 선우의 어깨를 두드렸다.“네가 수고 좀 해. 다시는 술주정 부리지 못하게 잘 지켜보고.”말을 마치며 현빈은 성큼성큼 떠났다.선우는 제자리에 서서 넋을 잃은 도겸을 바라보더니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애당초 왜 정은 누나를 그렇게 대한 거야?’“선우야...”“도겸 형.” 선우는 얼른 앞으로 가서 도겸을 붙잡았다.“우리 그만 돌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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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도겸은 들은 체 만 체했다.계단에 도착할 때, 선우는 그제야 쫓아오더니 도겸을 붙잡았다.“형, 그만 떠들고 이제 그만 돌아가요! 어차피 정은 누나도 문을 열어주지 않을 거예요...”“정은에게 줄 게 있어.”선우는 어리둥절해했다.“뭔데요?”도겸은 주머니에서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비염 연고 한 통을 꺼냈다.“요즘 알레르기 때문에 재채기를 할 거야. 이걸 정은에게 가져다줘야지...”그 순간, 선우는 갑자기 코끝이 찡했다.‘그렇게 사랑했던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그래.”도겸은 고개를 끄덕였다.“난 정은에게 약을 주러 왔어... 이것만큼은 꼭 정은에게 줘야 해... 꼭...”말하면서 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도겸은 눈앞이 어두워지며 몸도 나른해졌다.선우는 얼른 그를 부축하며 차로 끌고 갔다. 그러나 골목 어귀에 주차된 SUV를 바라보며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별장에 도착할 때, 시간은 이미 새벽 1시였다.가정부가 문을 열자, 선우는 얼른 말했다.“좀 부축해줘요! 형은 술에 취했으니까 이따가 해장국 좀 만들어 주세요...”부탁하고 나서야 선우는 차를 몰고 떠났다.연희는 이미 침대에 누웠다. 한창 자고 있을 때, 갑자기 아래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일어나기 싫었지만 도겸을 위해, 재벌 집안으로 시집가기 위해 연희는 졸음을 참으며 외투를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가서 물 좀 따라줘요. 내가 오빠 부축할 테니까.”연희는 앞으로 다가가더니 도겸을 부착하려 했다.“하지만 작은 사모님, 지금 몸이 불편하시잖아요...”가정부는 임신한 연희에게 무슨 일 생길까 봐 걱정했다.성인 남자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연희는 짜증을 내며 손을 흔들었다.“내 몸은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이모님은 그냥 내가 시키는 대로 해요.”“그럼 알겠어요.” 왕미자는 이 말을 잘 듣고 도겸을 그녀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연희는 도겸을 부축하자마자 하마터면 바닥에 쓰러질 뻔했다.남자는 인사불성이 되도록 취해서 지금 모든 무게가 그녀에게 떨어졌다.“잠,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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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정은아... 너무 보고 싶어... 제발 내 곁으로 돌아와, 응?’도겸에게 대답하는 것은 어두컴컴한 거실과 창밖의 휘몰아치는 차가운 바람뿐이었다....이튿날 정은은 아침 일찍 깨어났다. 세수하고 밥을 한 다음, 실험실로 갈 준비를 했다.문을 닫을 때, 그녀는 문 손잡이에 종이봉투가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안에는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비염 연고가 들어 있었다.게다가 그녀가 자주 쓰는 그 브랜드였다.정은은 사방을 둘러보았다.‘누가 보낸 거지?’이때 정은의 눈빛은 맞은편 문에 떨어졌다. 그녀는 연고를 보더니 또 종이봉투를 자세히 살펴보았다.문을 두드리며 재석에게 물어보려던 참에 문이 갑자기 열렸다.재석은 엄숙한 표정으로 걸어 나왔고, 정은을 보자 얼른 발걸음을 멈추었다.정은은 남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재석은 정색했다.“일단 실험실에 가자. 걸으면서 얘기해.”“네.” 정은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해지기 시작했고, 연고에 관해 물어보는 것도 잊어버렸다.도중에 재석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저쪽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는 안색이 변하더니 말투도 약간 무거워졌다.“응, 알았어. 지금 가고 있으니까 곧 도착할 거야.”전화를 끊자, 재석은 정은이 묻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말했다.“실험실의 컴퓨터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서 이번 주의 실험 데이터가 전부 사라졌어.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최악의 경우...”재석은 잠시 멈추었다.“모든 데이터가 분실되면서 실험을 다시 해야 할지도 몰라.”정은은 눈살을 찌푸렸다.“실험실의 데이터는 모두 백업되지 않았나요?”“컴퓨터는 잠시 꺼졌을 뿐인데, 다시 켜보니 백업한 데이터도 30% 정도밖에 안 남았어.”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또 컴퓨터를 끊김 없이 사용하기 위해, 그들은 매달 실험실의 데이터를 정리해야 했다.지난 월요일은 마침 월말이어서 방금 데이터를 정리했다.이치대로라면 컴퓨터에 일반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만일을 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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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기술자는 한숨을 내쉬었다.“이번이 벌써 다섯 번이에요. 아직 다 조사하지 못했단 말이에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좀 보고 나서야 교수님들을 도와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죠.”태민은 얼른 말했다.“그럼 저도 조용히 있을 테니 얼른 확인해 보세요.”그리고 참지 못하고 재석을 바라보았다. 태민은 그가 이 일로 수아를 탓할까 봐 걱정이었다.생각하다가 태민은 재석에게 다가가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조 교수님, 수아가 컴퓨터를 끌 때 저도 봤어요. 저는 이번 일이 정말 의외의 사고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요. 수아는 이틀 동안 데이터를 입력하기 위해서 잘 쉬지도 않았으니, 일부러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어요...”재석은 미간을 비볐다.“일이 똑똑히 밝혀지기 전에 난 쉽게 결론을 내리지 않을 거야.”그는 수아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재석은 나쁜 예상과 가상을 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사실만 알고 싶었다.태민이 또 무슨 말을 하려 하자, 미진은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하지 말라고 눈짓했다.재석은 억울한 사람에게 누명을 씌우지 않을 것이고, 또 나쁜 사람을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태민은 입을 다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10여 분이 지나자, 기술자는 일어나서 재석을 바라보았다.“아마도 바이러스 때문인 것 같네요. 저는 이미 최선을 다해 데이터를 복구했어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남아 있는 백업 외에 다른 데이트는 되찾을 수 없을 것 같네요.”사람들 모두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지만, 진정으로 이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무척 무거워졌다.재석은 눈살을 찌푸렸다.“실험실 안에 있을 때, 모두들의 핸드폰은 꺼져 있는 상태였고, USB도 학교에서 통일로 준 것을 사용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바이러스에 걸릴 수가 있죠?”기술자는 고개를 저었다.“이 바이러스는 무척 복잡해서요. USB과 핸드폰은 직접 매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간접적인 매체들도 있어요. 예를 들면 감시 카메라 시스템, 심지어 문밖의 지문 잠금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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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반년 전, 그들은 새로운 기능을 하나 개발해냈죠.”정은이 여기까지 말하자, 컴퓨터를 수리하는 기술자는 바로 깨달았다.“AI 리포터를 말하는 거지?”모두들 어리둥절해졌다. 이것은 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확실히 잘 몰랐다.재석이 말했다.“썬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새로 추가한 AI 지능을 말하고 있는 거야? 그러나 이 기능에 문제가 많은데.”대량의 데이터가 분류되지 않고 온라인으로 업로드될 수 있지만, 저장시간을 통해 검색할 수 없으며 현재 유일하게 검색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키워드일 뿐이었다.다시 말해서, 잃어버린 데이터가 어느 것인지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잃어버린 데이터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부 기억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적어도 10분의 1은 기억해야 했다.오직 이렇게 해야만 정확한 수색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으면 바다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태민이 말했다.“10분의 1이라도 엄청 많은데. 그것은 세 조의 실험 데이터에 해당하잖아요.”“이건...”진욱은 잠시 머뭇거렸다.“이건 기억해내기가 무척 어려운데.”그들은 실험을 마친 다음 바로 컴퓨터에 데이터를 기록하며 저장했기에 머리로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기억하고 싶어도 이렇게 많은 것을 기억할 수가 없었다.수아는 참지 못하고 입을 삐죽거렸다.“아무도 기억할 수 없는데 왜 굳이 이런 말을 한 건지... 누구는 또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려고 쇼를 하고 있네...”그녀의 비웃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정은은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한 번 해 볼게요.”“네가?!” 태민은 깜짝 놀랐다.“이렇게 많은 데이터를 기억할 수 있는 거야?”‘그것도 우리 팀의 데이터를?’정은은 그들의 과제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기에 아마도 그 데이터를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나와서 자기가 기억한다고 말하다니?‘차라리 귀신을 속여라!’이번에 재석조차 깜짝 놀랐다.“넌 10분의 1이 무슨 개념인지 아니? 그리고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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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수아는 안색이 약간 변하더니 차갑게 입을 열었다.“소정은, 너 지금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난 우리 팀의 모든 보고서를 전부 시스템에 입력했어.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만약 믿지 않는다면, 다들 그 입력 목록을 찾을 수 있어요. 비록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대부분의 데이터를 잃어버렸지만, 그 기록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요!”수아는 또박또박 말했다.“나한테 뒤집어쓸 생각 하지도 마!”정은은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하지만 전 그 보고서를 버리지 않았어요. 쓰레기통에 버리기 전에 얼핏 봤는데, 위에 적힌 날짜가 당일이었거든요. 그래서 다시 돌려놓았어요.”“그럼 무슨 증거로 내가 보고서를 잃어버렸다는 거지? 바닥에 있는 걸 보고 주웠다가 다시 갖다 놓았다니. 나더러 무슨 말을 더 하라는 거야!”“우선 저는 땅에 보고서를 보고 주워서 원래대로 갖다 놓았다는 이 사실을 진술했을 뿐, 누가 보고서를 잃어버렸다고 원망하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도 이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니 이런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겠죠.”“넌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러길 원해서 이렇게 말한 거잖아!”“그리고.”정은은 목소리를 좀 높였다.“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상관없어요. 그 실험 보고서를 찾아내서 위에 발자국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면 되니까.”수아는 냉소를 하며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데이터를 입력한 후에 모든 보고서가 소각되는 것도 모르는 거야?”“괜찮아요. 실험실에 CCTV를 설치했으니, 그저께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의 영상을 찾아보면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죠.”수아는 그제야 당황하기 시작했다.그저께 그녀는 확실히 발자국이 찍힌 보고서가 자신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그때 수아는 금방 데이터 입력을 마쳤다. 제때에 이 보고서를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재빨리 보충 입력했다.태민은 수아의 표정을 보자마자 정은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그는 재빨리 나서서 이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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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10초도 안 되자, 대량의 관련 데이터가 화면에 나타났다.미진은 목에 핏줄까지 세우며 불렀다.“선생님! 빨리 와서 이 데이터가 맞는지 좀 보세요...”기술자는 서둘러 컴퓨터 앞에 앉았고,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확실히 전에 잃어버린 데이터네요. 하지만 이것이 교수님들이 찾고 있는 데이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누가 한 번 검사해 보세요...”수아가 바로 앞으로 걸어갔고, 기술자는 얼른 일어나서 자리를 그녀에게 양보했다.시간이 1분 1초 지나갔다. 수아가 계속 말을 하지 않자, 미진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말 좀 해, 데이터가 얼마 정도 회복된 거야?”“거의 다 회복되었어요.”수아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러나 표정은 그리 기뻐 보이지 않았다.미진은 수아가 말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보고 스스로 가서 확인했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을 놓았다.“하나님이시여, 99%나 되찾았어!”그녀는 말하면서 정은의 팔을 안았다.“이번에 다 정은이 네 덕분이야.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며칠이나 밤을 새워야 할지 몰라! 이 데이터들은 야근을 해도 두 주일 이상 걸릴 거야!”“서비대 학생답게 머리가 정말 좋네요.” 기술자도 허벅지를 두드리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진욱도 고개를 끄덕였고, 흐뭇한 동시에 감격에 겨웠다.“그래, 이번에 정은이 덕분에 우리가 살아난 거야!”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감탄을 하며 농담했다.“우리 조 교수님의 안목이 참 대단한데? 이렇게 좋은 학생을 미리 찜해두었다니 정말 대단해!”그는 진지하게 말했지만, 눈빛은 의미심장했다.재석은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마치 진욱의 뜻을 전혀 알아듣지 못한 것처럼. 그러나 양쪽에 늘어진 두 손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고 있었다.다음 순간, 재석은 자신이 뜻밖에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다시 두 손에 힘을 풀었다.하지만 마음은 이미 정은 때문에 흔들리기 시작했다...태민은 쯧쯧 소리를 냈다. 정은을 주시하는 눈빛은 마치 무슨 외계인이라도 살펴보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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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응. 누군가 감시실에 잠입해 감시 시스템을 통해 바이러스를 심은 거야.][누군데요?][상대방은 얼굴을 가려서 알아볼 순 없지만, 서비대 내부의 사람이 확실해.]정은은 입술을 깨물었다.[절대로 그 사람을 가만두면 안 돼요. 이번에는 바이러스지만, 다음에 또 무슨 짓 할지 모르잖아요.]재석은 정은의 문자를 보고 낮은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그의 옆에 있던 기술자는 영문을 몰랐다.‘뭐가 그렇게 웃기지? 갑자기 웃으니까 좀 섬뜩한데...’재석이 답장을 보냈다.[좋아, 네 말대로 할게.]정은은 웃으며 핸드폰을 내려놓았고, 일어나서 샤워하러 갔다....숙취로 인한 두통에 도겸은 아파서 숨을 들이마셨다.일어나서 창밖을 바라보니, 날은 이미 어두웠다.‘내가 꼬박 하루 동안 잤구나.’위가 또 은근히 아프기 시작하자, 도겸은 능숙하게 침대 머리맡의 서랍에 있는 위약을 꺼냈다. 그리고 이미 식은 물을 들어 약을 삼켰다.차가운 물이 식도를 지나 위로 들어가자, 도겸은 아파서 몸서리를 쳤다.“약을 먹을 순 있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단 말이야. 약은 몸에 좋지 않으니 음식으로 몸을 조리하는 게 제일 좋지. 빨리 일어나서 이 대추탕부터 마셔...”“너무 달아? 그럼 다음에 설탕을 조금만 넣을게...”“오늘 저녁에 술 좀 적게 마실 수 없어? 내가 두 주일 넘게 보신탕을 끓이면서 네 위를 조리해 줬잖아. 또 많이 마시면 위병이 다시 도질 텐데...”“도겸아, 앞으로 술을 이렇게 많이 마시지 마, 응? 네 몸이 너무 걱정돼...”“계속 이렇게 만취해서 돌아오면, 나 정말 화가 날지도 몰라!”“오늘은 양고기탕이야. 반드시 다 마셔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난... 아! 어떻게 매번 보신탕을 마시라 할 때마다 날 키스하려는 거야? 이런 수작으로 내 입을 막아도 소용없어... 음!”“도겸아, 나 정말 화났단 말이야. 키스해도 소용없어!”...“마시지 마.”“강도겸, 난 네가 곤드레만드레 취한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고.”“죽은 솥에 있어. 난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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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꺼져!”“도겸 씨...”“꺼지라고, 내 말 못 들었어?!”연희는 입술을 깨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그러나 남자는 그런 연희를 조금도 봐주려 하지 않았다.“그리고, 앞으로 내 허락 없이는 절대로 이 방에 발을 들여놓지 마, 알아들었어?”“왜요?” 연희는 고개를 들어 눈물을 글썽이며 도겸을 바라보았다.“여긴 안방이잖아요. 우리의 방이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왜 제가 들어올 수 없는 거죠?”“허, 우리?” 도겸은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네가 내 아내로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연희는 충격에 몸을 비틀거리더니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그러나 도겸은 그녀를 부축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심지어 구경꾼처럼 차갑게 웃으며 연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마치 연희에게 계속 연기하라고 비웃는 것만 같았다.“꺼져!”여자는 힘없이 돌아섰다.“잠깐만...”연희는 다시 희망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그러나 다음 순간, 도겸의 싸늘한 말이 들려왔다.“이 쓰레기들 가져가.”결국 연희는 쟁반을 들고 의기소침하게 안방에서 나왔다.“작은 사모님, 도련님께서 아직도 입맛이 없으신 거예요?”연희는 빠르게 감정을 조절하며 걱정을 하는 말투로 한숨을 내쉬었다.“그래요, 먹고 싶지 않다고 하니 내가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네요. 이 음식들은 이모님이 알아서 처리해요. 난 다시 올라가서 도겸 씨와 함께 있어줄게요...”“네, 알겠습니다. 얼른 올라가세요. 이것은 저에게 맡기시면 됩니다.”“그래요.” 연희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허리를 받치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러나 등을 돌리는 순간, 그녀의 미소가 사라졌다.고개를 들어 안방을 보며, 연희는 맹세했다.‘난 언젠간 그 방이 주인이 될 거야!’그날 저녁, 도겸은 모처럼 외출하지 않았는데, 저녁 9시에 왕미자에게 음식을 들고 방에 올라오라고만 했다.연희는 바로 옆에 있는 작은 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왕미자가 드나드는 것을 듣고,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난 가정부만도 못하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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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그... 남자들이 먹으면 흥분해질 수 있는 약...”상대방은 침묵을 하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남자에게 약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넌 이미 그런 꼴로 된 거냐고?]연희는 화를 냈다.“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만 말해요. 다른 일은 당신과 상관없으니까요!”[기다려.]상대방은 간단하게 대답한 다음 바로 전화를 끊었다.연희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재벌 집은 천장까지 예쁘게 꾸몄다.이런 생활을 체험해 본 그녀는 다신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그러니 난 반드시 도겸 오빠의 마음을 잡아야 해.’...아침 일찍 일어난 정은은 청소를 하고 또 점심을 준비해서야 실험실로 출발했다.오전 내내 바쁘게 돌아치며 두 조의 데이터를 완성했는데, 정은은 이 진도에 나름 만족하는 편이었다.데이터를 입력하고 제대로 저장된 것을 확인한 다음, 정은은 냉장고에 있는 도시락통을 꺼내 전자레인지로 데우려 했다.조미진은 멀리서 향기를 맡고 달려왔다.“정은아, 점심에 뭘 먹는 거야? 냄새 정말 좋다. 배달시켰어?”치킨은 노랗고 바삭하게 잘 튀겨져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그리고 브로콜리는 푸르고 마늘의 향기까지 풍기고 있었다.고기와 야채의 조합은 너무나도 완벽해서 엄청 맛있어 보였다.“배달이 아니라 제가 만든 거예요. 치킨은 아직 먹지 않았는데, 한 번 드셔볼래요?”예전 같으면 미진이라면 쑥스러워서 거절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황금빛깔의 치킨을 보니, 그녀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그럼 잘 먹을게!”말을 마치면서 바로 하나 집어갔다.치킨은 바삭바삭하고 고소하며 간도 딱 좋았다.“너무 맛있어! 네가 직접 만들었다고?”“네.”미진의 말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보통이었고, 가족들도 요리를 잘 하지 못했다. 가끔 밖에서 외식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한 건 아닌데, 대부분 식재료가 싱싱하지 않거나 양념 맛이 너무 진했다.그러나 정은이 만든 음식은 아니었다. 식재료가 싱싱할 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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