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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Author: 십일
[무슨 약을 말하는 거야?]

“그... 남자들이 먹으면 흥분해질 수 있는 약...”

상대방은 침묵을 하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남자에게 약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넌 이미 그런 꼴로 된 거냐고?]

연희는 화를 냈다.

“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만 말해요. 다른 일은 당신과 상관없으니까요!”

[기다려.]

상대방은 간단하게 대답한 다음 바로 전화를 끊었다.

연희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재벌 집은 천장까지 예쁘게 꾸몄다.

이런 생활을 체험해 본 그녀는 다신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난 반드시 도겸 오빠의 마음을 잡아야 해.’

...

아침 일찍 일어난 정은은 청소를 하고 또 점심을 준비해서야 실험실로 출발했다.

오전 내내 바쁘게 돌아치며 두 조의 데이터를 완성했는데, 정은은 이 진도에 나름 만족하는 편이었다.

데이터를 입력하고 제대로 저장된 것을 확인한 다음, 정은은 냉장고에 있는 도시락통을 꺼내 전자레인지로 데우려 했다.

조미진은 멀리서 향기를 맡고 달려왔다.

“정은아, 점심에 뭘 먹는 거야? 냄새 정말 좋다. 배달시켰어?”

치킨은 노랗고 바삭하게 잘 튀겨져 향기가 코끝을 찔렀다. 그리고 브로콜리는 푸르고 마늘의 향기까지 풍기고 있었다.

고기와 야채의 조합은 너무나도 완벽해서 엄청 맛있어 보였다.

“배달이 아니라 제가 만든 거예요. 치킨은 아직 먹지 않았는데, 한 번 드셔볼래요?”

예전 같으면 미진이라면 쑥스러워서 거절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황금빛깔의 치킨을 보니, 그녀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럼 잘 먹을게!”

말을 마치면서 바로 하나 집어갔다.

치킨은 바삭바삭하고 고소하며 간도 딱 좋았다.

“너무 맛있어! 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네.”

미진의 말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녀의 요리 솜씨는 보통이었고, 가족들도 요리를 잘 하지 못했다. 가끔 밖에서 외식해도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한 건 아닌데, 대부분 식재료가 싱싱하지 않거나 양념 맛이 너무 진했다.

그러나 정은이 만든 음식은 아니었다. 식재료가 싱싱할 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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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가 대답했다.“잘 아는 편도 아니야. 하지만 재운이는 사람이 꽤 착하잖아. 지난번에 식물 기지에서도 남들이 수수방관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나서서 우릴 도와주었고. 난 다 기억하고 있다고!”“기억력이 좋아서 좋겠다.”“뭐?”“넌 남을 칭찬할 때, 항상 ‘좋은 사람’이란 말을 쓰더라? 그게 무슨 칭찬이지?”“아니... 너 뭐 잘못 먹었어?”맞은편의 도겸은 차 옆에 기대어 손목 시계를 확인했다.마치 사람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경혜도 그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곧 나왔다.종종걸음으로 달려왔기에, 경혜의 볼이 빨갰고 숨이 가빴다.도겸을 만나기 위해 그녀는 일부러 통통해 보이는 패딩을 입지 않고, 몸매가 돋보이는 코트로 갈아입었다.뿐만 아니라, 경혜는 평소에 머리를 묶지 않았는데, 오늘은 머리를 걷어 올려 똥머리로 묶은 뒤, 진주 머리핀을 장식했다. 시원시원하고 대범해 보이며, 귀엽고 깜찍했다.“오래 기다렸어요? 미안해요. 나올 때 스카프를 잊어버려서 다시 기숙사에 돌아갔거든요.”도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에 아무런 정서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정신을 딴 데 팔고 있는 것 같았다.눈길도 자꾸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경혜는 주위를 힐끗 훑어보더니, 정은을 본 순간에야 깨달았다.그렇지 않으면 도겸은 늦은 밤에 그녀에게 전화를 할 리가 없었다.‘그곳도 학교 앞에서 만나자니? 내가 보고 싶어서 찾아올 리가. 허... 지금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먼저 시작하지.’경혜는 주먹을 꽉 쥐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다가 곧 다시 환한 웃음을 지으며 정은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공교롭게 여기서 만나네, 정은아.”정은은 웃으며 말했다.“여기에 나만 있는 게 아니잖아.”경혜는 멈칫하더니 마치 그제야 서준과 민지를 본 것 같았다.“너희들도 있었구나, 정말 반가워.”민지가 말했다.“이렇게 말하니 마치 우리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 같잖아? 나와 서준이는 바로 정은 언니 옆에 서 있는데, 그런데도 보이지 않은 거야?”“미안해, 정말,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4화

    민지는 세입자들에게서 인간성을 엿볼 수 있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분쟁과 갈등에도 익숙해졌다.외부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서준이 말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절대적으로 심플한 일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고, 또 다른 요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사상처럼, 세계는 전체이고, 개체 간에 서로 영향을 미치는 거지...”민지는 머리가 아팠다.“넌 생물 대신 철학을 연구해야 했어.”“네 닭다리나 먹어!”“흥, 원래 먹으려 했어! 그리고, 이건 네가 허락한 거야!”‘아싸, 이제 실컷 먹을 수 있겠어.’서준은 말문이 막혔다....다 먹고 정은은 계산을 했다.세 사람은 직접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산책을 하며 소화했다.“우리 같은 방향에 살아서 다행이야. 그리 멀지도 않고. 조금 있다가 학교 앞에서 택시 잡고 돌아갈까? 어차피 너도 가는 길이니 우릴 태워다 줄 수 있잖아! 헤헤!”“너 돈 많잖아? 왜 택시비가 아까운 거야?”전에 수억 원짜리 차를 선물로 준다고 한 사람이, 지금은 몇 천원 안 되는 택시비를 절약하려 했다.“돈 많으면 왜? 내 돈도 다 돈이야! 우리 아빠는 어릴 때부터 나에게 돈을 벌 줄 알고 돈을 절약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어. 절약할 수 있으면 절약하고, 쓸 수 있지만 낭비해서는 안 돼!”정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거봐, 정은 언니도 실험실을 짓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을 썼지만, 혼자 아파트에서 살고 있잖아. 이게 뭔 줄 알아?”정은과 서준은 동시에 민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가슴을 펴며 말했다.“돈을 알뜰히 쓰는 거야. 전부 써야 할 곳에 썼으니까!”“그래, 내가 잘못했어. 오늘 정말 좋은 가르침을 받았네.”“흥! 쮼, 넌 아직 너무 어려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아!”“내가 어리다고?”이때 서준은 갑자기 멈추었다.민지도 웃음을 거두었다.“왜 그래?” 정은은 두 사람이 주시하는 방향을 바라보며 참지 못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3화

    그 닭다리를 다 먹은 뒤, 민지는 만족스럽게 트림을 했다.“아! 너무 행복해! 흑흑... 난 소원이 이것밖에 없어. 맛있는 것만 먹을 수 있으면 되니까. 물론 미식가로 되면 더 좋고.”민지의 생각은 아주 간단했다. 그녀는 학술을 좋아하는 동시에 미식도 좋아했다. 이 두 사물을 결합하면 바로 민지가 가장하고 싶은 일이었다.“정은 언니는요?” 민지는 갑자기 정은을 쳐다보았다.“언니는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갑자기 이상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자 정은은 멍해졌다.생각하다 천천히 대답했다.“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내 꿈이야.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면...'정은은 잠시 멈추었다.“오 교수님과 같은 연구학자.”“그런데...”민지는 갈등을 드러냈다.“교수님은 확실히 위대하시지만 때로는 난 교수님이 너무 외롭다고 생각해요.”오미선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고, 모든 것을 과학 연구에 바쳤다.이런 추구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혼자 병원에 외롭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민지는 가슴이 아팠다.“예전에 난 교수님께 물어본 적이 있어. 이 선택을 후회하시냐고. 교수님이 어떻게 대답하셨는지 아니?”민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얼른 말해요, 언니!”서준도 정색을 했다.“사람의 일생은 원만하기 어려우며, 항상 우왕좌왕한다고 말씀하셨어. 그것은 우리의 정력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야. 그러나 만약 제한된 정력을 끝없는 과학 연구에 투입할 수 있다면, 교수님에게 있어서 이건 또 다른 의미의 행복이기도 하지.”비록 개인의 행복을 잃었지만, 오미선은 전심전력으로 연구에 몰두했다.“그런데... 이건 너무 극단적인 선택 아닌가요?” 민지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정은은 감탄했다.“아마도.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또한 선택도 다르잖아. 자신의 생각을 따라 확고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만 하면, 후회도 아쉬움도 없는 삶을 살 수 있어.”“그럼 정은 언니는 결혼할 거예요?”정은은 민지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2화

    민지는 그 말을 듣자마자 내일 2킬로미터 더 달려야 한다는 말을 뒤로 했다.그리고 정은을 안고 애완동물처럼 깡충깡충 뛰었다.“사랑해요, 정은 언니, 내가 그 가게의 닭볶음탕을 먹고 싶어한 지 오래되었다는 것을 또 어떻게 알았어요?”정은은 민지가 자신을 안도록 내버려두더니 웃으며 말했다.“네가 전에 한 번 말했잖아, 그래도 기억해뒀지. 그리고 나도 그 닭볶음탕이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지 궁금하네.”“날 믿어요, 절대로 언니를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그 가게는 맛이 아주 좋아요!”맛있는 음식을 발견하는 것은 아마도 먹방들의 타고난 능력일 것이다. 민지가 추천한 것이라면, 대부분 엄청 맛있는 음식이었다.이 레스토랑의 주방장은 아주 정통적인 닭볶음탕을 만들었다.또 J시 사람의 입맛을 결합하여 간단하게 개량했기에 엄청 고소하고 맛있었다.닭고기가 부드러우며 매콤한 향기까지 곁들이니, 생각만 해도 민지는 이미 침을 삼키기 시작했다.요 며칠, 조깅의 성과를 공고히 하기 위해 서준은 민지의 식단을 엄격히 통제했다. 매일 그 싱겁고 무미건조한 음식들만 먹으니 민지는 토가 나올 지경이었다.비록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몰래 간식을 훔쳐 먹었지만, 간식이 어떻게 맛있는 요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정은 언니, 완전 사랑해요.”마침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자, 민지는 감동에 눈물을 글썽였다.“야, 내가 언제 널 학대했어?”“그럼 조깅 취소해.”“그래, 그럼 너도 마음의 준비를 해. 내년 건강검진 보고서에 ‘지방간’이라는 결과가 또 나올 테니까.”‘됐어,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을 말자. 난 그래도 자신의 처지를 잘 아는 사람이니까.’서준은 민지의 다이어트를 돕기 위해 매일 날이 밝기도 전에 찾아와서 문을 두드려 그녀를 불렀다.사실 민지는 가끔 서준의 얼어붙은 볼과 코를 보고, 또 아직 이불 속에 틀어박혀 쿨쿨 자는 자신을 생각하면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건 죽을 죄야! 한겨울에 누가 더 자고 싶지 않겠어?’‘우리 아빠도 서준처럼 매일 일찍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1화

    민지가 대답했다.“여행 이미 마쳤어요!”“벌써?”“여긴 그리 크지 않으니,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며칠 걸릴 리가 없잖아요?”정은의 의혹스러운 눈빛은 서준에게 향했다.만약 그녀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그때 서준은 2박 3일 여행을 계획했던 것이다. 그 기간에 몇 번 더 보완되었고, 코스도 더 많아졌다.그러니 하루 만에 끝내는 건 그다지 현실적이지 않았다.정은이 입을 열어 물어보려고 할 때, 서준은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콜록... 맞아요, 하루 만에 끝냈지만 즐거우면 됐죠.”“정은 언니, 이번에 서준이 가방이 나보다 더 큰 거 있죠!”서준은 말을 하지 않았다.“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말하지도 않고, 놀 때도 꺼내 쓰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그렇게 큰 가방을 메고 산을 올라갔는데, 엄청 대단하죠!”‘칭찬인 건가... 그건 좀...’정은은 이상한 눈빛으로 서준을 보더니, 마치 그의 가방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아맞힌 것 같다.2박 3일 동안 여행할 준비를 한 이상, 갈아입을 옷, 생활용품 따위를 챙겨야 하지 않을까?아마 민지는 원래 이것이 2박 3일 여행이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에헴, 누나!”정은은 크게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오직 민지 만이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정은 언니, 바쁜 일이 끝난 후, 하루 동안 쉬는 느낌은 정말 너무 좋아요! 그냥 점심까지 자고 나서 여러 코스를 돌아다니니...”‘그래서 2박 3일은 그렇다 쳐도, 온전한 하루조차 여행하지 못한 거야?’“서준이 줄곧 재촉했는데, 귀찮아 죽는 줄 알았어요... 사람이야 그냥 즐거움을 위해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 편한 대로 행동해야지, 누가 꼭 몇 시에 외출해야 한다고 규정했죠?”“늦잠을 잔 후에 다크서클이 바로 없어졌어요. 전에 밤을 새울 때 눈까지 작아졌는데.”서준이 말했다.“그래? 네 눈은 항상 그렇지 않았어?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민지는 허리를 짚으며 눈을 부릅떴다.“임서준, 너 나한테 얻어맞고 싶은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60화

    수민은 차여 넘어진 의자를 향해 턱을 들었다.동건은 재빨리 알아차리고 즉시 의자를 들고 제자리에 놓았다.“이제 나랑 좀 더 있을 수 있지? 헤헤...”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동건은 이미 수민의 가녀린 허리를 껴안고 침대 위로 가져갔다.5분 후.“수민아...”“너 뭐 하는 거야? 잠깐 누워있겠다며? 왜 내 단추를 풀어?”“쉿, 말하지 말고 우리 한 판 더 하자.”수민은 말문이 막혔다.새벽 3시, 밖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동건은 그녀가 이곳에 밤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차 좀 빌려줘.” 수민은 거울을 보고 체크하다가 목에 담담한 키스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앞으로 흔적 좀 남기지 말고 조심해.”동건은 침대에 기대고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왜? 다른 남자가 볼까 두려워?”“또 말을 이따위로 할 거야?”동건은 긴장을 하며 침을 꿀꺽꿀꺽 삼켰다.“아니... 내가 너무 매료되어서 이런 흔적 남기는 것도 정상이잖아. 내 등 좀 봐...”말하면서 그는 돌아섰다.“다 네가 손톱으로 파낸 흔적이야, 그런데 내가 언제 뭐라고 했어?”수민은 말문이 막혔다.그러나 등에 긁힌 자국이 가득하고, 심지어 껍질이 벗겨진 것을 보니 확실히 무서웠다.“에헴!” 수민은 가볍게 기침을 했지만 지지 않으려 했다.“그 뭐야... 넌 흔적이 다 등에 있으니 옷만 입으면 누가 알겠어? 이건 목이잖아. 내일 색깔이 더 깊어질 텐데. 어떻게 동료를 만나라는 거야?”“헤헤... 그럼 만나지 말고 휴가를 내. 우리 둘이 별장에서 하루 종일 누워 있자!”“허, 네 말에 속을 것 같아? 꿈이나 깨!”동건은 마음이 찔렸다.“그게 무슨 말이야? 난 그런 뜻이 아니라고.”“그건 너 자신이 더 잘 알갰지. 차 키 가져와.”동건은 침대 머리맡에서 BMW의 키를 꺼내 던졌다.수민은 힐끗 보더니 다시 던져주었다.“난 마이바흐를 원해.”“까다롭긴!”“내일 저녁에 퇴근하면 이리 와.” 남자는 이 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59화

    “수민아, 정말 보고 싶었어!”말을 마치자마자 동건은 뜨거운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수민도 능숙하게 응답했다.사실 그녀도 동건이 꽤 그리웠다.동건의 손은 수민의 옷자락으로 파고들며 점점 대담해졌다.그러나 수민은 그의 손을 꽉 잡았다.“응?” 동건이 물었다.“여기서 하고 싶지 않아, 집에 가서 하자.”그 한마디에 동건은 억지로 욕구를 참으며 가속페달을 쭉 밟았고, 엔진 소리가 거칠게 울렸다. 원래 20분 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지만, 10분 만에 동건의 집앞에 도착했다.문이 닫히자마자 두 사람은 시선이 마주치더니 곧바로 뜨거운 입맞춤이 이어졌다.그렇게 침실에 들어갔고, 옷이 여기저기 흩어졌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한 시간 후, 정은은 나른한 눈빛을 띠며 욕실로 향했다.동건은 침대에 기대어 단단한 가슴을 드러냈다.“어딜 가?”“샤워.”“씻지 말고 좀 더 누워 있어.”“땀 냄새 나서 싫어.”동건은 다정하게 속삭였다.“안 나. 네 땀은 엄청 향기로워.”“내 땀이 아니라 네 땀이잖아.”“아...”샤워를 마친 수민은 원래 입던 옷으로 갈아입고 가방을 챙겼다.동건은 점점 이상하다고 느끼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놀란 눈으로 물었다.“설마 지금 가려고?”“응.”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수민은 내일 출근해야 했기에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다. “대체 나를 뭘로 생각하는 거야?”동건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수민은 고개를 돌리며 눈썹을 치켜세웠다.동건은 침대에서 내려와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자고 바로 가다니, 내 집이 호텔이야? 내가 무슨 제비냐고?”수민은 부드럽게 설명했다.“난 그런 뜻이 아니야...”“아니긴 개뿔! 나를 심심풀이로 쓰는 거잖아?!”말을 마치자, 화를 못 참은 동건은 침대 끝에 있는 벤치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수민의 눈빛이 차가워졌다.‘그래도 설명을 하려 했는데... 이 남자는 정말 어이가 없군.’“내가 너무 오냐오냐해줬지?”“나는...”“네가 자신을 제비라 생각한다면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758화

    남자는 이 상황을 보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동건에게 시선을 돌렸다. “수민아, 이분은...?”분명히 수민이 직접 소개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동건도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소개할지 궁금했다. 표정은 변함없었지만, 이미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눈빛 속에 심지어 작은 기대가 어렴풋이 비쳤다.“아, 이분은 고씨 가문의 큰아들, 고동건이야.” 수민은 담담하게 말했다.이 대답은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두 남자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그런데, 이분은 수민과 무슨 사이지?” 남자가 다시 물었다.이번에 동건은 수민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말했다. “남자친구예요.”말을 마치며 동건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난 수민의 남자친구라고요.”동료는 수민을 바라보며, 그녀가 고개를 젓길 바라는 눈길을 보냈다.이에 동건은 화가 나더니 오히려 웃음이 나왔고, 수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자신의 강한 소유욕을 과시했다.수민도 뭐라 하지 않았고, 부드럽게 그의 품에 안겼다. 그리고 남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남자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수민은 즉시 똑바로 서더니, 자신의 어깨에 놓은 동건의 손을 털어냈다. “이제 됐어. 그 사람 이미 떠났잖아.”동건은 손을 호호 불며 아픈 표정을 지었다. “아야! 좀 살살 해!”수민은 대꾸했다. “싫어.”“너 정말... 전화해도 안 내려오고, 전화도 안 받고. 대단하네.”“누가 그렇게 전화를 했는지 궁금했는데, 너였구나. 배불리 먹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런 거야?”동건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제시간에 내려왔으면 내가 전화를 그렇게 했겠어?”“제시간? 내가 너랑 약속했던가?” 수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동건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네가 오늘 야근 안 한다고 했잖아!”“그렇게 말했지만, 데리러 오라고 한 적은 없어.”수민은 야근을 하지 않아도, 바로 퇴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아있었고, 동건이 데리러 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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