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영은 그런 강서원의 태도에 익숙해져 오히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방긋 웃기만 했다.“온종일 집에서 놀아도 심심하니,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죠. 최근 티파티가 한창 인기를 끌어서 이 주제로 정한 거예요. 형님은 평소에 이런 모임에 거의 참가하지 않으셨는데, 오늘 이렇게 찾아오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얼른 안으로 들어가시죠...”백지영은 말을 듣기 좋게 했고, 태도도 간절했기에, 평소에 그녀가 싫은 강서원도 트집을 잡지 못했다.이윽고 서영숙도 연희를 데리고 도착했다.낯선 얼굴이 이런 자리에 나타나자, 수많은 여사님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도겸 엄마, 이 아이는 누구야?”“어디서 온 아가씨야? 정말 젊게 생겼구나!”서영숙은 오기 전에 이미 준비를 했기에 즉시 활짝 웃으며 모두들에게 소개했다.“내 친구의 딸인데, 연희라고 해. 지금 이과 대학교를 다니고 있어.”연희는 바로 미소를 지으며 현장에 있던 여사님들에게 인사를 했다.“어머! 아직 학생이구나. 어쩐지 이렇게 젊고 영리하더라니.”“그래, 이과라며? 지금 이과 대학에 다니는 여자아이는 그지 많지 않잖아.”그렇다, 이과 대학은 이과 전공을 위주로 했기에, 남자에게 더 적합했고, 물론 경쟁도 많이 치열했다.이과 전공에 응시하는 여자는 상대적으로 적었으니 자연히 더 쉽게 붙을 것이다.이게 무슨 칭찬일까?다만 모두들 알아들었지만, 유독 서영숙과 연희만 알아듣지 못했다.다른 귀부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비록 미소를 지으며 듣기 좋은 말을 했지만 사실 서로에게 눈짓을 하며 두 사람을 비웃었다.‘지금 입고 있는 그 치마 말이야, 3년 전의 셀린느 아니야? 시대에 뒤떨어진 옷을 어디에서 끄집어냈을까? 너무 못생겼어.’‘그래, 오늘이 무슨 자리인데, 정말 촌스럽게도 입었어.’‘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 아니겠어?’귀부인들은 멍청하지 않았다. 강씨 가문의 아들이 여대생을 임신시켰다는 소문이 이미 쫙 퍼졌다.그러나 지금 서영숙은 그 여자를 당당하게 데리고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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