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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231 - Chapter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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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1화

판매원은 잠시 멍해졌다.서영숙도 의혹을 느끼며 연희를 바라보았다.“아주머니, 저도 코디해 드리면 안 될까요?”서영숙은 백지영을 보았다.‘흥, 너만 옷을 코디해 주는 사람이 있나? 나도 있어!’그렇게 서영숙은 웃으며 연희에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나도 네 안목을 믿어.”이 말을 할 때, 그녀는 지난번에 자신이 연희의 안목이 나쁘다고 욕한 것을 완전히 잊어버렸다.연희는 즉시 옷을 고르러 갔다. 그리고 뒤에 있는 두 판매원에게 이 옷을 가리키기도 하고 저 옷을 가리키기도 했는데, 기세는 오히려 매우 보기 좋았다.정은은 완전히 달랐다.그녀는 옷을 선택할 때 먼저 색깔과 스타일을 본 후에 옷감을 만졌고, 마지막에 결정해서야 판매원에게 가져오라고 부탁하며 한 세트 한 세트씩 놓으라고 했다.“아주머니, 한 바퀴 돌았는데 이 두 세트가 괜찮은 것 같네요. 한 번 갈아입어 보시겠어요?”백지영은 즉시 옷을 받고 기대와 흥분을 했다.그녀는 정은의 패션 감각을 너무 믿었다. 전에 해준 코디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솔직히 말하자면, 백지영은 친딸 수민보다 정은과 함께 쇼핑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이게 바로 소울메이트겠지?’그때 연희가 다가왔다. “저도 다 골랐어요.”서영숙은 피팅룸에 갔다.그리고 서영숙이 먼저 갈아입고 나왔다. 연희는 그녀에게 빨간 탱크톱 긴 치마를 매치했는데, 위에 샤넬 외투를 걸치니 많이 젊어 보였다.서영숙은 전신거울을 보며 나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정말 괜찮네.”연희는 겸손하게 웃었다.“아주머니가 관리를 잘하셔서 그래요. 저보다 몸매가 훨씬 더 날씬하잖아요.” 서영숙은 기분이 좋아졌다.그러나 백지영이 옆의 피팅룸에서 나왔을 때, 그녀의 웃음은 굳어졌다.정은은 백지영에게 옅은 청색의 치파오를 선택했는데, 대나무 무늬는 이 간단한 비단 옷감에 질감을 더해주었다.개량된 스타일은 몸매를 더욱 잘 드러내, 백지영의 큰 키와 단아하며 우아한 기질을 선보였다.그녀의 옆에 서있으면 서영숙은 마치 ‘정교한 아주머니’처럼 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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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정은은 웃으며 말했다.“치파오는 약간 엄숙한 숙녀 스타일인 것 같아서 다르게 바꾸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서영숙은 안색이 무척 어두워졌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작할 수도 없어 화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연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비참하게 질 줄은 전혀 몰랐다.백지영은 두 사람의 표정을 눈여겨보며 입가를 구부렸다.“어떤 사람은 돌을 진주로 여기다니. 정말 웃겨 죽겠네! 이 두 벌 다 포장해줘요, 바로 계산할게요.”백지영은 손을 들어 판매원에게 말했다.“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판매원은 싱글벙글 웃으며 카드를 긁으러 갔다.“정은아, 가자, 다른 가게에 가서 한 번 보자.”“네.”백지영과 정은이 떠난 후, 서영숙은 자신이 입은 옷을 보면서 즉시 벗어서 땅에 밟고 싶었다.방금 백지영과 함께 서 있을 때, 자신이 두꺼비처럼 된 것을 생각하면 서영숙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연희를 가리키며 말했다.“정말 재수 없어! 너 나한테 창피함을 가져다주는 거 말고 뭘 더 할 수 있지? 옷을 매치해 주는 간단한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다니, 넌 왜 이렇게 멍청한 거야?!”연희도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고, 배를 안고 억울하게 입을 열었다.“아이를 가진 후부터 정력이 없어서요. 어젯밤 도겸 씨는 또 한밤중에 돌아왔고요. 도겸 씨를 돌보기 위해 저도 밤새 잠을 자지 못했어요. 그래서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을 건데... 정말 죄송해요. 아주머니를 실망시켜드려서...”서영숙은 연희의 배를 보며 심호흡을 했다. 자신의 친손자를 생각해서 그녀는 겨우 분노를 억눌렀다.하지만 연희가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됐어, 내 손자를 봐서 용서해 주지. 하지만 넌 품위와 안목이 어쩜 그렇게도 없는 거니!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명문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겠어? 나중에 널 데리고 나가면, 창피한 사람은 나라고!”연희는 이 말을 듣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명문가에 발을 들여놓다니? 강씨 가문이 날 인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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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수고는 무슨. 아주머니와 같이 쇼핑하면 엄청 즐거워요.”정은 자신도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두었다.“아, 참, 부탁할 게 하나 있는데.” 백지영은 제발 도와주길 바라는 표정을 지었는데, 너무 귀여웠다.“무슨 일이세요?”“그게 말이야, 내가 티파티를 준비했어. 모두들 함께 모여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다례를 토론하는 그런 파티 말이야... 원래 정한 선생님은 심화원의 오랜 다례사로서,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어젯밤 갑자기 병이 도져 밤중에 병원에 호송되었지 뭐야. 아직도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내일이 바로 티파티인데, 그 선생님은 틀림없이 참가할 수 없을 거야. 나도 지금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 없고. 수민이가 그러던데, 너도 차에 대해 잘 안다며? 심지어 차를 잘 끓였고. 그래서 말인데...”백지영은 잠시 멈추며 계속 말했다.“난 네가 다례 선생님을 대신해서 대리수업을 해줬으면 좋겠어. 우리에게 차문화에 대해 강의하는 동시에 차를 끓이는 기술까지 보여주는 거야.”이번 모임은 그녀가 조직한 것으로, 만약 무슨 실수라도 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백지영은 정은의 다례를 본 적이 없었고, 유일한 정보도 수민에게서 전해들은 것이었다. 어차피 차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차를 만들 줄 알면 된다.백지영도 정은이 높은 수준을 갖추기를 기대하지 않았다.“그렇군요...”정은은 잠시 망설였다. 백지영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며 그녀는 마음이 약해졌다.“그래요, 그럼 주소 보내주세요.”“그래! 고마워 정은아! 네가 날 사렸구나!”그날 저녁, 정은은 재석에게 휴가를 신청했다.재석은 원인을 물었고, 그녀도 숨기지 않고 직접 티파티에 대해 말했다.그는 또 정은에게 주소까지 물어봤다.정은은 바로 톡으로 보냈다.실험실과 약 5킬로메터 정도 떨어진 불가리 호텔인 것을 보고, 재석은 또 언제 끝나는지 물었다. 오후 5시였다.[저녁에 택시를 잡기가 쉽지 않을 거야. 내일 그 근처에 학술 세미나가 있는데, 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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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백지영은 그런 강서원의 태도에 익숙해져 오히려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방긋 웃기만 했다.“온종일 집에서 놀아도 심심하니,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죠. 최근 티파티가 한창 인기를 끌어서 이 주제로 정한 거예요. 형님은 평소에 이런 모임에 거의 참가하지 않으셨는데, 오늘 이렇게 찾아오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얼른 안으로 들어가시죠...”백지영은 말을 듣기 좋게 했고, 태도도 간절했기에, 평소에 그녀가 싫은 강서원도 트집을 잡지 못했다.이윽고 서영숙도 연희를 데리고 도착했다.낯선 얼굴이 이런 자리에 나타나자, 수많은 여사님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도겸 엄마, 이 아이는 누구야?”“어디서 온 아가씨야? 정말 젊게 생겼구나!”서영숙은 오기 전에 이미 준비를 했기에 즉시 활짝 웃으며 모두들에게 소개했다.“내 친구의 딸인데, 연희라고 해. 지금 이과 대학교를 다니고 있어.”연희는 바로 미소를 지으며 현장에 있던 여사님들에게 인사를 했다.“어머! 아직 학생이구나. 어쩐지 이렇게 젊고 영리하더라니.”“그래, 이과라며? 지금 이과 대학에 다니는 여자아이는 그지 많지 않잖아.”그렇다, 이과 대학은 이과 전공을 위주로 했기에, 남자에게 더 적합했고, 물론 경쟁도 많이 치열했다.이과 전공에 응시하는 여자는 상대적으로 적었으니 자연히 더 쉽게 붙을 것이다.이게 무슨 칭찬일까?다만 모두들 알아들었지만, 유독 서영숙과 연희만 알아듣지 못했다.다른 귀부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비록 미소를 지으며 듣기 좋은 말을 했지만 사실 서로에게 눈짓을 하며 두 사람을 비웃었다.‘지금 입고 있는 그 치마 말이야, 3년 전의 셀린느 아니야? 시대에 뒤떨어진 옷을 어디에서 끄집어냈을까? 너무 못생겼어.’‘그래, 오늘이 무슨 자리인데, 정말 촌스럽게도 입었어.’‘그 시어머니에 그 며느리 아니겠어?’귀부인들은 멍청하지 않았다. 강씨 가문의 아들이 여대생을 임신시켰다는 소문이 이미 쫙 퍼졌다.그러나 지금 서영숙은 그 여자를 당당하게 데리고 나오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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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서영숙은 웃음이 굳어졌다.‘상대방의 반응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른 것 같은데?’“흥, 당신이 뭐라고 우리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거죠?” 강서원은 콧방귀를 뀌며 차갑게 서영숙을 훑어보았다.“우리 사이가 잘 맞지 않아도, 그것은 우리 조씨 가문의 일이지, 남이 간섭할 차례가 못 돼요!”말을 마치서면 바로 일어서더니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았다.서영숙은 창피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백지영은 이 장면을 눈여겨보았고, 서영숙을 향한 혐오를 감출 수가 없었다.강서원은 확실히 백지영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그것은 단지 성격과 처사 방식의 차이일 뿐이었다. 비록 가끔 다른 관점으로 말다툼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여전히 한집안 식구들이었다.남과 함께 자기 가족을 욕하는 사람이 또 어디 있겠는가?‘서영숙은 정신이 나간 거야 뭐야?’강서원은 비록 다른 자리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고개를 들면 바로 연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쭈뼛쭈뼛 맞은편에 앉아 손발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모르는 데다가, 자신과 눈을 마주하면 바로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강서원은 이런 여자를 가장 싫어했다.백지영도 약간 이런 타입이었지만, 그래도 강서원은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연희와 같은 사람은 한 번만 더 봐도 자신의 눈을 더럽힐 것만 같았다.그래서 강서원은 시선을 돌리며 연희를 보지 않기로 했다.‘더러운 것을 보지 말자. 괜히 기분만 나빠지겠어.’이때 백지영이 강서원의 곁으로 걸어갔다.“형님, 이쪽은 등불이 어두우니 저쪽에 가서 앉으시는 건 어때요?”그렇게 강서원은 백지영이 마련해준 곳으로 갔다.‘응, 여기가 좋네. 드디어 서영숙과 서연희 그 두 여자를 볼 필요가 없어.’그녀는 백지영에게 ‘잘했다’는 눈빛을 주었다.백지영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어쩔 수 없지. 형님은 성격이 원래 그랬으니까. 큰 도련님도 형님을 아끼시고, 온 가족들도 양보를 했으니 나도 당연히 그런 형님을 많이 봐드려야지.’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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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모두들 넋을 잃고 정은의 강의를 들었다.“백 여사, 이번에 청한 선생님은 꽤 괜찮은데? 어디서 찾은 거야? 왜 전에 그 늙은이가 온 거지?”티파티는 이미 여러 차례 열렸는데, 매번 다른 귀부인들이 책임졌다.이번에 마침 백지영의 차례가 되였고, 그 선생님은 또 마침 병 때문에 입원했기에 그제야 정은을 찾아온 것이었다.전에는 이런 ‘실수’가 없었다.다른 한 귀부인은 그 말을 듣고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이렇게 아름다운 선생님이 있었다면 왜 진작에 청하지 않고, 줄곧 그런 늙은이만 찾아온 거야? 이 선생님이 얼마나 좋은데?”“예쁘기도 하고 목소리도 듣기도 좋네요.”“이 선생님은 정말 괜찮네요.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거 있죠?’연희와 서영숙은 정은이 나타난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리고 그녀는 태연자약하게 무대에 앉아 차 문화에 대해 여유롭게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연희는 모두의 평가를 듣고 있었다. 모두들 정은이 얼마나 좋고, 얼마나 예쁘며 기질이 얼마나 뛰어난 지에 대한 칭찬이었다!‘왜? 왜 모든 사람들이 소정은을 좋아하는 거지? 하지만 소정은은 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 위에 앉아서 아주 그럴 싸하게 이 귀부인들에게 수업을 해 줄 수 있는 거냐고? 대체 소정은이 뭔데?’연희는 마음이 불쾌해졌다. 그러나 자세히 생각해보면, 그것은 질투일 뿐이었다!“잠깐만요.” 연희는 일어서더니 정은의 말을 끊었다. 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전부 그녀에게 떨어졌다.서영숙은 연희를 막을 겨를이 없었다.백지영도 눈살을 찌푸렸다.정은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연희는 웃으며 말했다.“선생님, 오늘 우리에게 차 문화에 대해 강의를 하러 오셨잖아요? 그럼 선생님은 다례사인가요? 그렇기엔 너무 젊지 않나요? 그리고 왜 당신이 한 말이 조금도 프로 같지가 않은 거죠? 심지어 다큐멘터리의 대사까지 말하시다니?”이 말이 나오자, 모두들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래, 왜 갑자기 선생님이 바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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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엥?’연희는 멍해졌다.그녀는 단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했을 뿐이니, 정은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비록 어젯밤에 공부를 했지만, 임시로 벼락치기를 한 것일 뿐, 그 지식들을 똑똑히 기억하지 않았다.연희는 눈알을 굴리더니 다시 정신을 차렸다.“지금 제가 선생님에게 묻고 있잖아요. 다례사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화제 돌리지 마세요.”“난 지금 선생님으로서 학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며 의혹을 풀어주고 있어요. 그런데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예요? 화제를 돌리다뇨? 내가 프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 이유를 말해야죠. 나는 이런 터무니도 없는 비난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예요!”이렇게 강한 정은을 연희는 당해낼 수 없었다.모두들의 눈빛이 자신에게 떨어지자, 연희는 입술을 깨물며 등을 곧게 폈다.“방금 말한 것은 확실히 큰 잘못이 없어요. 그러나 다례에 관한 상식이라면 이 자리에 있는 분들 누가 모르시겠어요? 모르시더라도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그럴듯하게 말할 수 있죠. 다례사의 등급이 다르면 강의의 깊이도 분명히 다를 거예요. 설마 오늘 우리가 그런 기초 지식을 듣기 위해서 찾아온 거라고 생각하세요?”일부 귀부인들은 이미 마음이 흔들렸는데, 이 말을 듣고 찬성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이 아가씨 말도 맞네. 만약 자격증이 없다면 선생님이 무슨 사람인지 누가 알겠어? 만약 사칭을 했다면, 이 참에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그래, 지금 사기꾼이 그렇게 많은데. 그냥 자격증을 모두에게 보여 주는 것뿐이잖아. 그래야 모두들 안심하지. 정말 자격증이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텐데?”백지영의 표정은 이미 무척 어두워졌다.정은은 그녀가 청한 사람이니, 지금 정은을 의심하는 것은 자신을 의심하는 것과 같았다.긴장과 분노를 느끼는 백지영에 비해, 강서원은 무척 여유로웠다. 그녀는 차를 천천히 마시면 이 장면을 구경했다.‘오늘 정말 잘 왔어. 구경거리가 생겼으니 정말 재밌네.’강서원은 비록 정은을 본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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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정은은 빨간 자격증 하나를 꺼냈다.표지 위에 영문과 한글로 된 글자가 몇 개 있었는데, 고급 다례사라고 똑똑히 적혀 있었다.“이제 됐어요? 좀 가까이 가져가서 똑똑히 보게 해줘요?” 정은은 고개를 들어 연희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연희는 믿을 수 없단 듯이 눈을 부릅떴다.‘소, 소정은이 정말 이 자격증을 땄다니?!’비록 사실이 이미 눈 앞에 놓였지만, 연희는 여전히 인정하려 하지 않고 발뺌을 했다.“조작된 자격증일 수도 있죠.”정은은 웃으며 말했다.“국가에서 발급한 자격증은 모두 유일무이한 번호가 있어요. 지금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체크해 봐요.”어떤 사람은 재빨리 휴대폰으로 정은의 자격증 번호를 입력했다. 그리고 고의로 큰소리로 말했다.“어머! 정말 나왔어! 정보도 일치하고, 등급도 일치한데, 확실히 조작하지 않았어.”연희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 했다.“자격증이 있으면 또 뭐가 달라지는데요? 그렇다고 다례가 정말 훌륭하다는 것을 증명할 순 없잖아요. 지금 자경증으로 남을 속이는 사람 엄청 많아요. 돈으로 고급 다례사라는 증명을 받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죠.”정은은 연희가 이렇게 말할 줄 예상한 듯 고개를 들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그럼 지금 눈 크게 뜨고 똑똑히 봐요. 내가 어떻게 이 자격증을 땄는지.”말이 끝나자, 정은은 손을 움직였다.그녀는 전원을 켜고 주전자에 물을 넣으며 말했다.“차를 우려내는 과정은 총 7단계가 있어요. 우선 물을 끓이는 것이죠. 물은 차를 우려내는 것이 관건인데, 맑은 샘물이 가장 좋으며, 그 물을 끓여야 해요.”“다음은 주전자를 따뜻하게 하는 거예요. 끓는 물로 주전자를 씻으면, 주전자의 온도를 높일 수 있고, 찻잎의 향기가 퍼지는 데 도움이 되죠. 동시에 다기를 씻는 목적도 달성해서 청결을 보장할 수 있어요.”“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차를 넣는 거예요. 적당한 찻잎을 넣어야지, 너무 많이 넣으면 차가 씁쓸해질 것이고, 너무 적으면 맛이 싱거울 거예요. 따라서 찻잎을 넣을 때 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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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늙으면 떠나는 친구들과 차를 함께 마실 수도 없네’, ‘양을 잡을 때 술을 마시면서 또 차를 마셔야 제맛이다’라는 위인들의 평가에 대해 말할 필요도 없겠죠.”“고인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날 사람들이 여전히 모여 차를 음미하는 것은 그 속의 인생을 깨닫고, 생명의 진리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겠어요?”“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네요. 봄이 찾아와도 차가 있길 바라며, 해마다 행복하고 건강하기를! 감사합니다.”말이 끝나자, 정은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현장은 한순간에 고요했지만, 이어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어머!”“선생님 말씀을 너무 잘하시네!”도연 가구의 도 부인은 전에 차를 재배하고 차를 팔아서 가구 장사를 하게 되었다.그녀는 오늘 훌륭한 스승이 강의를 한다는 말을 듣고 그것을 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찾아왔다.그러나 임시로 젊은 다례사로 바꾸자, 도 부인도 마음속에 불만이 있었다.젊으니 경험이 없을 것이고, 아는 것도 얼마 없는 게 분명했다.그러나 정은의 우아한 차를 만드는 과정과 흥미진진한 설명, 시와 옛말까지 인용하는 것을 보며, 도 부인은 정말 깜짝 놀랐다.많은 다례사들은 시작하자마자 이론과 도리를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차를 우려내라고 하면 정말 볼품도 없었다.찻잎으로 부자가 된 도 부인은 어릴 때부터 차 향기를 맡으며 자랐기에, 그런 사람이 정말 눈에 거슬렸다.그러나 정은은 달랐다!말을 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를 우려내는 기술도 대단했다.전반 과정은 여유롭고 거침이 없었으니, 매 단계를 정확하게 통제했다.‘정말 훌륭해!’정은은 무대에서 내려와 연희 앞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이제, 내가 실력으로 자격증을 땄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지?”“너...” 연희는 어쩔 수 없이 뒷걸음질쳤다.“그럼 이제 너도 네 약속을 지켜야 하지 않겠어?”“만약 정말 내놓을 수 있다면, 저에게 어떻게 사과하라고 해도 저는 상관없어요. 됐죠?”연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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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서 여사, 당신 집안의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버릇이 없는 거야? 그럼 안 되는데. 그래도 데리고 가서 잘 가르쳐 준 다음 다시 데리고 나와. 강씨 가문의 체면이 깎여도 창피하지 않나 봐!”“나도 서 여사의 안목이 이렇게 나쁠 줄은 정말 몰랐어요! 대체 어디서 찾아온 사람이에요? 너무 철이 없네요!”다른 사람들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는데, 연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의심과 경멸을 품고 있었다.‘그 집안 아들은 바람을 피워도 좋은 여자를 찾지 않고, 이런 사람을 골랐다니.’연희는 이런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몸을 파르르 떨었다.서영숙은 자신의 출신 때문에 줄곧 귀부인들의 무시를 당했다. 다년간의 노력을 거쳐 사람들은 가까스로 그녀를 받아들였지만, 서연희 때문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다니. 심지어 사람들의 비웃음에 서영숙은 또다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그녀는 화가 나면서도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이럴 줄 알았으면, 그 아이를 데리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잘 준비하라고 타일렀지만 이게 뭐야? 이런 식으로 준비해! 게다가 소정은을 겨냥하다고 도리어 자신이 당하다니. 정말 창피하다 창피해!’서영숙은 연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왜 가만히 있는 거야?! 빨리 사과하지 않고! 누가 너더러 이렇게 버르장머리 없게 굴라고 했니? 장소를 가릴 줄도 모르고 막말을 하다니, 교양도 없어.”연희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사슴처럼 초롱초롱한 눈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엄청 불쌍해 보였다.그러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여자들이었고, 연희의 생쇼를 보는 남자가 없었다. 이런 모습은 심지어 대부분 귀부인들의 반감을 샀다.특히 강서원은 언뜻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서 고개를 홱 돌렸다.연희는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자, 입술을 깨물고 정은을 바라보았다.“제가 어떻게 사과했으면 좋겠어요?”정은은 아직 볼록 튀어나오지 않은 연희의 배를 바라보았다. 지금 더 이상 그녀를 난처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고, 도겸도 정은에게 있어 그저 남일 뿐이었다. 원한도 미움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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