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 Chapter 191 - Chapter 200

All Chapters of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Chapter 191 - Chapter 200

561 Chapters

제191화

곧 요리가 올라왔다.진욱은 향기를 맡자, 배가 꼬르륵 소리 짖기 시작했다. 그는 닭볶음탕을 먹었는데, 고기가 연하고 간이 잘 배었다.“맛있네! 이렇게 제대로 된 닭볶음탕을 먹어 본 적이 없는데, 오늘 정말 잘 왔네.”태민은 듣자마자 얼른 맛보았다.“확실히 괜찮네요! 수아야, 너도 조금 먹지 않을래?”“아니요, 다이어트 중이라서요.”태민은 재빨리 닭고기를 자신의 접시에 놓더니 웃으며 말했다.“그럼 네가 다이어트 끝나면, 우리 둘이 따로 이곳에 와서 먹자...”수아는 어이없어서 눈을 부라렸다.“누가 당신과 함께 오고 싶다는 거예요?”저쪽은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고, 미진도 기분이 꽤 좋았다. 그녀는 정은을 보더니 약간 궁금해하며 물었다.“정은아, 아직 네 나이에 대해 안 물어봤는데. 너 올해 몇 살이야? 9월에 대학원 1학년이면 22? 23?”미진은 그저 생각나는 대로 물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정은도 아무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담담하게 대답했다.“아니요. 올해 26살이에요.”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있었기에, 이 말을 듣고 표정이 이상해졌다.‘26살에 대학원에 합격한 거야? 이건 좀...’태민은 말을 하지 않은 재석을 훔쳐보았다. 그의 표정은 담담했고, 천천히 식사를 하고 있었으니, 이미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수아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마침내 웃음을 지었다.“26에야 대학원에 합격한 거야? 그럼 얼마나 애를 썼을까? 몇 번 시험을 봤는데?”수아가 입을 열자 태민은 재빨리 식탁 밑에서 팔로 그녀를 밀었다.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정은 씨는 조 교수님이 데리고 들어온 사람이잖아.’애석하게도 수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저리 가요,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예요!’정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한 번요. 전체적으로 볼 때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그래?” 수아는 단지 정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정말 그렇게 간단하다면, 왜 대학을 졸업한 후에 바로 시험을 보지
Read more

제192화

이때 미진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만약 예비 과정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치고 싶다면, 서비대에는 확실히 일부 전공의 학생들이 그 기회를 신청할 수 있어, 하지만 문턱이 무척 높거든. 정은아, 넌 대학 떄 뭘 전공했어?”“생물정보학이요.”“생명과학원?” 미진은 태민을 바라보았다.“이건 태민이 네가 더 잘 알 텐데. 생물정보학이라는 전공에 그 기회가 있는 거야?”순간, 수아를 포함한 모든 시선이 태민에게 집중되었다.“어...”태민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생각했다.“이치대로라면 이 전공은 예비 과정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거예요...”수아는 벌떡 일어서서 차갑게 정은을 바라보았다.“사실이 눈앞에 놓여 있는데, 지금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그러나 미진은 태민의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태민아, 이치대로라니? 그게 무슨 뜻이야? 또 다른 예외가 있다는 거야?”태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매년 생명과학원에는 '조건식 모집 정원'이 1~2개씩 있는데, 국제올림픽학과 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에게 주어질 거예요.”“조건식 모집 정원이 뭐야?”“간단히 말해서, 금메달 조건을 갖추고 동시에 기타 관련 자격에 부합하는 학생은 학원과 조건을 이야기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전액 장학금, 대학원 진입 자격 등등. 어차피 조건을 제가하기만 하면, 학원은 종합적으로 고려할 거예요. 물론 마지막에 동의할지 말지는 학원에게 달렸죠.”“즉, 이 조건이 있다면, 그 자격을 얻을 수 있는 거야?”“그렇죠, 하지만 이건 매우 어려워요. 박사 과정에 진입할 기회는 누구나 원하지만, 이런 제의를 받아들이는 학원이 매우 적거든요. 제가 알기로는, 최근 10년, 심지어 20년 동안 생명과학원이 준 박사 과정 진입 자격은 단 두 개뿐이었어요. 하나는 송지혜 교수님의 제자 진일민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미선 교수님의 제자인 것 같은데. 이름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 여학생은 그해 올림픽 물리, 화학, 생물, 정보학 등 4개 학과 경기대회에서
Read more

제193화

미진은 말을 하지 못했다.‘지금 자기 자랑을 하는 거야! 너무 말이 안 되잖아!’진욱은 밥을 먹다가 이런 놀라운 사실을 알 줄은 몰랐다.“네가 바로 교수님이 말씀하신 그 ‘아쉬운 천재’였구나!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럼 올해 대학원 교수님은 누구로 정했어?”“오미선 교수님이요.”진욱은 손뼉을 쳤다.“이야, 우리 교수님 정말 야단나셨네!”오직 수아만이 계속 자리에 서 있었다. 방금 전의 도발과 득의양양은 순식간에 어색함과 궁핍함으로 변했다. 지금 제자리에 서 있어도 아니고, 앉아 있어도 어색했다.다행히 태민은 제때에 입을 열어 이 어색함을 풀어주었다.“수아야, 먼저 앉아.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내가 집어줄게. 채소는 다 내 쪽에 놓을게. 넌 고기 많이 먹어...”“고마워요.” 수아는 그제야 앉았다.태민은 또 정은을 바라보며 미안함을 드러냈다.“미안해, 정은아. 수아는 성격이 원래 이래서, 좀 까칠하긴 해. 그러나 나쁜 마음은 없어. 앞으로 너도 알게 될 거야.”‘나쁜 마음은 없다고?’정은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정말 그랬으면 좋겠는데.’“내가 수아를 대신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할 테니까, 마음에 두지 마.”“누가 나 대신 사과하라고 했어요?! 어이가 없어!”수아는 화가 나서 태민의 발을 세게 밟았다.태민은 하마터면 소리칠 뻔했지만 결국 참았다. 다만 얼굴이 빨갛게 질렸다.미진은 동정이 담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정은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마음에 두지 않을 거예요.”손태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어, 그나저나 궁금한 거 있는데, 너 그 당시 왜 입학 자격을 포기하고 대학 입시에 참가한 거야? 결국 서비대에 갔잖아? 그럼 왜 지름길을 선택하지 않은 거야?”“아마도 고등학교를 3년 동안 다녔으니, 자신의 능력이 어떤지 시험해 보고 싶어요?”“그게 다야?”“다른 이유가 더 필요한가요?”‘그냥 재미로 삼아서 수능을 본 거구나.’이제 오해가 풀리자, 분위기도 점점 화목해졌다.모두들 먹으면서 이야기를
Read more

제194화

‘이게 뭐야? 익숙한 말투는 마치 두 사람이 이미 여러 번 동행한 적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잖아. 심지어 동거했을 수도...’미진은 사라진 차를 보며 천천히 시선을 거둬들인 뒤, 태민의 손을 꼬집었다.“야,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태민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조 교수님, 다음에 자신을 꼬집으세요!”‘어떻게 매번 나만 다치는 건데!’조미진은 아주 당당하했다.“넌 젊고 회복력이 강해서 괜찮아.”진욱은 웃으며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뒷짐을 지더니 산책을 하며 집으로 돌아갔다.수아의 안색은 그야말로 보기 흉해졌다. 그녀는 태민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차에 올라탄 다음 먼저 갔다.태민은 눈을 드리우며 눈 속에 떠오르는 실망을 감추었다.‘괜찮아, 어차피 익숙해졌으니까.’그는 자신을 위로했다.‘정성이 지극하면 바위에도 꽃이 필 거야. 언젠가는 수아도 날 바라보겠지.’...재석과 정은은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전혀 몰랐다.아파트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앞뒤로 위층으로 올라갔다.등불은 발소리에 따라 층층이 켜졌다가 꺼졌다. 정은은 남자의 우뚝 솟은 뒷모습을 보았는데, 불빛에 두 사람의 그림자는 길쭉해졌고, 서로 겹쳐져 정은은 마치 오랫동안 재석과 알고 지낸 착각이 들었다.“오늘 고마웠어요.”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조용한 복도에서 메아리를 쳤다.재석은 오늘 기분이 아주 좋은 것 같았다. 그녀는 재석의 표정을 볼 수 없었지만, 그의 느긋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내가 집에 데려다 줘서? 아니면 밥을 사줘서?”“둘 다요. 나에게 밥을 사준 것에 감사할 뿐만 아니라, 나를 집에 데려다 준 것에 감사해요. 그리고 또 실험실을 나에게 빌려준 것에 더욱 감사하고요.” 그리고 방금 내가 바로 오미선 교수님의 학생이라고 밝혀줘서 고마워요.”7층에서 재석은 발걸음을 멈추었다.뒤돌아보니, 정은은 약간 숨을 헐떡이며 마지막 계단을 오른 후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앞으로 걸어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Read more

제195화

미진은 전문적인 질문인 것을 보고, 숨기지 않았다. 정은의 실험절차를 대충 물어본 후 즉시 건의를 주었다.수아는 정은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입을 삐죽거렸다. ‘대학만 나온 사람이 머릿속에 뭐가 있겠어? 허세일 뿐이지!’정은은 오전 내내 바빴고, 고개를 돌려서야 모두가 이미 각자의 실험대를 떠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밥을 먹으러 갔을 것이다.그녀는 시간을 보았는데, 아직 한 시간 30분 정도 남았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 대충 먹은 다음 다시 돌아와서 실험을 계속하려 했다.그러나 문을 나서자마자 재석이 포장된 음식을 들고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방금 밥 사러 갔는데, 겸사겸사 정은 씨의 것도 샀어.”정은은 그의 손에 한 몫밖에 없는 것을 보고, 그가 이미 먹었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쉬는 시간에 정은은 배를 채우고 또 커피 한 잔을 타서 정신을 가다듬었다.오전에 미진의 건의 대로 정은은 반응재료의 비율을 조절했지만, 그녀가 원하는 결과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었다.만약 논문에 적고 싶다고, 사실 이 수치는 이미 결론을 충분히 지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은은 더욱 정확하게 수치를 얻을 수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실험을 다시 해야 했다.그는 지금 재석이 실험실을 빌려준데 비할바없이 감격했다. 자원이 가득했으니, 실험을 몇 번이나 다시 해도 상관없었다.이렇게 생각하자, 정은은 남은 커피를 다 마신 다음, 실험대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문에 들어서자마자 정은은 네 사람이 모여서 무엇을 토론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정은은 인사하려고 했지만, 그녀가 다가오자 몇 사람이 신속하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 것을 발견했다.정은은 멈칫했지만, 마음에 두지 않고 다시 자신의 실험에 몰두했다.‘저마다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니 억지로 어울릴 필요도 없지.’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생각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사냥꾼과 나무꾼처럼, 하나는 동물을 사냥했고, 하나는 장작을 때웠다.목표가 다른 이상, 친구로 될 수 없었다.그러나 만약 마침
Read more

제196화

[소정은!! 내가 너에게 전화를 몇 통이나 걸었는데, 어쩜 하나도 받지 않은 거야!][일주일이나 지났는데, 만약 내가 너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면, 넌 평생 나에게 연락하지 않을 작정이니?]수민은 정말 화가 나서 폭탄처럼 쉴새 없이 말을 했다.정은은 통화기록을 뒤져보니 일련의 부재중 전화가 있는 것을 보았다. 모두 수민의 전화였다.수민에게 몇 번이나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바빠서 잊어버렸다.그녀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얼른 사과했다.“수민아, 미안해. 요 며칠 정말 너무 바빴거든. 그리고 너무 바빠서 잊어버렸어. 하지만 앞으로 가능한 한 이런 상황을 줄일 거야... 아니, 가능한 한 근절해야지!”사실 정은이 실험실에 가입한 이튿날에 수민은 바로 이 일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재석과 감정이 보통이었지만, 어릴 때 관계가 나름 괜찮았다. 후에 재석이 유학하러 가면서 몇 년간 집에 돌아가지 않았는데, 돌아오자마자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는 ‘천재물리학자’로 되었다.두 사람의 거리가 점점 멀어졌다.성인이 된 후, 두 남매가 만나는 횟수는 정말 적었다.수민은 재석이 평소에 실험실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도대체 어떻게 바쁜지 전혀 몰랐다.이제 정은의 상태를 보니 그녀도 깨달은 셈이었다.그것은 정말 직장인보다 더 직장인인 직업이었다. 바빠서 일주일 사라지는 것은 기본이며, 한 달 동안 답장을 하지 않아도 정상이다.[됐어, 다음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수민은 말투가 누그러졌다.[그러나 다음 달 절대로 우리의 약속을 잊어버리면 안 돼, 알았지?]수민이 오늘 전화를 한 것은 특별히 정은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정은은 웃었다.“알아, 우리 수민이의 생일이잖아. 내가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너에게 준 선물도 다 골랐으니까 기대해도 좋아.”[흥, 그래야지.]수민은 만족해하며 기대하기 시작했다.전화를 끊고 정은은 물건을 들고 실험실로 돌아갔다.실험실에 도착하자마자 한바탕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아아아,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Read more

제197화

“한 번 보세요, 제가 계산한 거 맞나요?”미진은 자세히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응, 맞는 것 같아.”진욱은 경험이 많아 한눈에 이상한 점을 보아냈다.“이 두 곳은 여전히 틀리잖아.”“7번째 줄의 두 데이터가 모두 계산이 잘못되었어요. 50과 71이 아니라 50.2와... 70.88일 거예요.”정은은 지나갈 때, 그 장편의 수치를 보았고, 한눈에 7번째 노드에서 두 수치가 모두 틀렸다는 것을 보아냈다.평소에 네 사람은 실험실에서 줄곧 정은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해왔다.배척하는 건 아니지만,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다.비록 미진처럼 우호적이고 진욱처럼 마음이 너그럽다 하더라도, 그들은 정은과 그런 천연적인 거리감을 두었다, 이것은 밥 몇 끼 같이 먹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았다.그것은 학력, 지위, 나이, 그리고 함께 지내는 시간이 가져오는 장벽이었다.그들은 태민과 수아를 대할 때, 분명히 정은을 대할 때와 많이 다를 것이다.이때 정은의 말을 듣고 네 사람은 서로를 쳐다보며 의심을 드러냈다.수아는 아예 입을 삐죽거렸다.진욱은 그들 중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속산 능력이 가장 강했다. 그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문제인데, 정은이 한눈에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니?‘장난해?’미진은 정은이 관심을 얻기 위해 고의로 이렇게 말한 것일까 봐 먼저 입을 열었다.“정은아, 이 몇 조의 데이터는 줄곧 태민이 계산하고 있었는데, 1판도 이미 나왔고, 우리도 모두 대조한 적이 있어. 넌 지금 노드의 원시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고 하다니, 그... 그럴 리가 없을 거야.”진욱도 고개를 끄덕였다.“나와 재석도 모두 검산한 적이 있어서 문제가 없어.”“허-” 수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떤 사람들은 좀 조용히 있으면 안 돼? 모르면 말하지 말고, 왜 자꾸 남의 일에 끼어들려 하는 건데? 정말 웃겨!”정은은 눈살을 찌푸렸다.“믿지 못하겠으면 한 번 검사해 보세요.”“검사는 무슨?” 수아는 직접 그녀의 말을 끊었다.“우리
Read more

제198화

진욱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정은을 위해 나서지 않았다.“사람은 주제를 잘 알아야 해, 알아? 생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뜻밖에도 물리팀의 실험 데이터에 이래라저래라 간섭을 하다니, 사람들 웃겨 죽을지도 모르겠네...”바로 이때, 줄곧 컴퓨터 앞을 지키면서 열심히 타자를 하던 태민이 갑자기 흥분해하며 말했다.“방금 다시 한번 계산했는데, 정은의 말이 틀리지 않았어요.”수아는 갑자기 말문이 막히더니 소리가 뚝 그쳤다.미진과 진욱도 깜짝 놀랐다.“50과 71이 아니라, 50.2와 70.88까지 정확해야 했어요! 바로 이 정도의 편차로 7번째 노드 뒤의 모든 수치에 이상이 생겼던 거예요.”과학 연구는 바로 이렇다. 한 치의 실수라도 그 결과에 엄청난 차이가 생길 수 있었다.진욱은 즉시 스크린 앞에 다가갔다. 이번에 그는 어디도 놓치지 않고 수정한 후의 50.2와 70.88에 따라 속산했다. 아니나 다를까, 뒤의 모든 수치가 자동적으로 수정되었다.그는 두 눈에서 빛이 났다.“이번에 맞았네, 보아하니 확실히 7번째 노드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아!”미진도 계산해보니 확실히 맞았다. 이 순간, 그녀는 정은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놀라움, 경악, 그리고 미안함.‘아까 난 정은을 위해 나서지 않았는데...’태민은 이미 호칭을 바꾸었다.“우리 정은아, 이번에 다 네 덕분이야! 이 데이터 때문에 내가 3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어. 네가 제때에 잘못된 점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우리 팀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고.”정은은 아주 평온했다. 방금 수아가 자신을 욕할 때부터 그녀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운이 좋아서 우연히 발견했을 뿐이에요. 제가 아니더라도 전 교수님의 속산 능력이라면, 곧 잘못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그녀도 일부러 이렇게 말한 게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미진과 태민이 보기에는 털털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섬세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수아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니, 정
Read more

제199화

이건 마치 목사가 사냥꾼에게 사냥을 어떻게 하는지 가르치는 것만 같았다...‘누가 믿겠어!’정은은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수아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수아 선배님의 가르침, 정말 고마워요. 저야 당연히 연구사업이 엄밀하고 진실성을 추구하며 실무적이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죠. 이는 과학연구인들의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지만, 동시에 타인의 의견을 청취하고 합리한 건의를 채납할 수 있는 도량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수아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죠?”“오늘 같은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누가 수정의견을 제기하든, 의견이 무엇이든 검증을 거친 후에 다시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지, 개인의 느낌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건 아니죠.”정은의 말투는 마치 객관적인 사실을 진술하는 것처럼 평온했다.그러나 수아에게 있어, 그것은 바늘처럼 날카롭게 그녀의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교훈이 아니었지만 교훈처럼 들려왔다.수라의 얼굴은 순식간에 불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또 바쁜 하루였다. 정은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누운 다음, 베개를 안고 잠들었다.같은 밤, 어떤 사람은 바쁘게 움직이느라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지만, 또 어떤 사람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소란스러운 음악 소리, 현란하고 눈부신 불빛, 섹시하고 젊은 여자들이 무도장에서 마음껏 춤을 추고 있었다. 고동건도 이 열정 때문에 저절로 몸을 흔들고 있었다.그리고 손에 와인잔을 쥐며, 붉은 와인은 그의 동작에 따라 흔들렸다.동건은 가끔 무도장 속의 그 젊은 여인을 바라보았는데, 마치 사냥감을 고르고 있는 표범과 같았다.“뭘 봐요? 카드놀이 한다고 했잖아요? 왜요, 많이 져서 놀기 싫어요?”선우는 술을 들고 왔는데, 동건이 혼자 숨어서 춤을 추는 것을 보고 나른하게 비웃었다.동건은 눈썹을 찌푸렸다.“무슨 소리야, 난 지는 것을 두려워한 적이 없어. 오늘 밤은 운이 좋네. 그 여자들 모두 내 타입이야, 이건 카드놀이보다 훨씬 재미있지 않니?”무도장에서 검은색 탱크
Read more

제200화

남자는 짜증이 났고, 무척 초조해했다. 도겸은 시간을 보았는데, 이제 겨우 9시였다. 그러나 집에서 이미 전화를 4~5통 걸었고, 그중 3개는 도겸의 어머니, 나머지 하나는 서연희였다.연희는 도겸이 받지 않을 줄 알고 한 통 건 다음 더 이상 전화를 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눈치가 있었다.그런데도 도겸은 귀찮았다. 특히 최근 별장에 남이 하나 더 생겼다는 생각에 더욱 귀찮아졌다.선우는 시간을 보았다.“아직 이른데, 벌써 가려고요?”도겸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우는 그가 비록 술에 취하지 않았지만, 온몸의 포악한 기운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선우도 더 이상 말하지 못했다.“우리 기사가 아래층에 있으니까 내가 형 데려다 주라고 할게요.”“고마워.”“나한테 고맙긴요?” 선우는 술잔을 내려놓았다.“도겸이 형, 내가 데려다 줄게요.”도겸는 손을 흔들었다.“아니야, 너희들끼리 놀아.”동건은 멀리 떠나는 도겸을 보며 가볍게 웃더니 감탄했다. 그러나 그는 고소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도겸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서연희는 정말 대단한데? 이렇게 능력이 있는 여자였어?”“말 좀 작작 해요. 도겸이 형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은데...”“나 같아도 괴롭겠다. 수박을 잃어버리고 참깨를 줍다가, 참깨에 이빨까지 낀 셈이잖아. 소정은이 서비대 대학원에 합격했다고 들었는데, 지금 아마도 사랑을 단념하고 공부에 전념하고 있을 걸.”“그때 우리가 내기를 했잖아. 소정은이 언제까지 삐질지. 그런데 소정은은 삐진 게 아니라 정말 마음을 굳게 먹고 도겸과 헤어지려 했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쯧쯧...”동건은 그동안 도겸과 정은이 티격태격하고 다투는 것을 많이 보았지만, 그들 둘이 정말 헤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결국, 정은은 너무나도 잘 참았던 것이다. 6년을 버텼으니, 틀림없이 도겸과 결혼하기 위해 계속 참을 것이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절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솔직히 동건은 정은과 같은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Read more
PREV
1
...
1819202122
...
57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