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자마자 심각한 곰팡이 냄새가 났다. 그래도 조금 청소한 티는 났다.소파는 20년 전에 유행하던 목제 소파이다. 위에는 원래 모습을 알 수 없는 누런 천이 덮여 있었다. 나무 바닥은 전부 갈라져 있었는데, 한 발짝 옮길 때마다 기괴한 삐걱 소리가 났다.낡은 테이블에는 보온병, 종이컵, 그리고 두 개의 컵라면이 있었다. 덜렁거리는 창문 사이로는 계속 바람이 새어 들어왔고 공기 속에는 선명한 피비린내가 있었다.유강후는 점점 어두워지는 눈빛으로 온다연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몇 번 더 불렀는데도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도 없었다.이권은 황급히 말했다.“제가 경비한테 물어봤는데 최근 외출한 적 없다고 합니다. 아마 방에 있을 것 같습니다.”자그마한 집에는 방 두 개가 있었다. 유강후는 오른쪽 방을 힐끗 보더니 문을 열고 들어갔다.방 중앙의 침대 위에는 백옥같이 희고 작은 사람이 누워 있었다. 그녀는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큰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가느다란 팔다리는 보라색 침대 시트 위에 완전히 드러났다.햇빛은 낡은 창을 통해 얼룩덜룩 그녀의 몸을 비추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머리카락은 침대 위에 마구 흩어졌고, 입술 색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보였다.입술 가장자리에서 목까지는 마르지 않은 검붉은색 핏자국이 있었다. 유강후는 그런 온다연을 보자마자 안색이 변했다.“다연아!”온다연은 침대 위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유강후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코에 손가락을 대보았고, 따듯한 숨결을 느낀 다음에야 한시름 놓았다.위험천만한 사고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랐던 유강후의 눈빛은 마치 심연에 빠진 것처럼 어둡고 차가웠다. 그는 손을 올려 온다연의 티셔츠를 벗겼다. 가슴과 복부 전체에 멍이 들어 있었고, 긁히면서 생긴 핏자국은 아직 마르지도 않았다.유강후의 손은 약간씩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다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다연아.”여전히 반응이 없자 유강후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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