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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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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무언가 그녀를 일깨워주는 듯한 기분이었다.온다연은 다소 어안이 벙벙했다.그녀는 확실히 유씨 가문으로 한번 다녀오고 싶었다. 그곳에서 챙겨야 할 그녀의 물건도 있었고 심미진을 한 번 더 만나보고 싶었다.집사는 멍해진 그녀를 보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그동안 잘 보살핀 덕에 살이 조금 붙은 모습이었지만 멍을 때리는 시간이 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가끔 이젤 앞에 앉아 두세 시간 멍을 때리기도 했다. 아무런 말도, 그림도 그리지 않고 그저 가만히 멍 때리고 있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집사는 온다연이 겉으론 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긴 해도 멘탈은 훨씬 더 나약해졌다고 생각했다.얼마나 지났을까,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려와 집사가 나직하게 말했다.“도련님께서 돌아오셨네요. 다연 씨, 혹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도련님께 물어보세요.”말을 마친 집사는 꽃병을 들고 거실로 갔다.온다연은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고급스러운 마이바흐 한 대가 대문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기세가 남다른 남자가 내렸다.남자는 재질이 아주 좋은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도 키가 커 보이고 차가운 분위기도 느껴졌다.그는 고개를 들어 꽃방이 있는 곳을 힐끗 보곤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온다연은 펜을 내려놓고 유리문을 열어 그대로 달려나갔다.몇 걸음 만에 그녀는 유강후의 품에 안겼다.집안은 아주 따듯했고 그녀는 품이 좀 너른 편안한 흰색 홈웨어를 입고 있었다. 조금 얇은 옷감이었던 탓에 추운 한기가 그대로 옷을 뚫고 들어와 그녀는 저도 모르게 추위에 몸을 덜덜 떨게 되었다.유강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자신의 품으로 안긴 그녀를 보더니 단번에 들어 올려 성큼성큼 꽃방으로 들어왔다.그녀를 커다란 책상 위로 내려놓은 뒤 다소 언짢은 어투로 말했다.“이렇게 얇게 입고 밖으로 달려 나온 거야? 네 몸 상태가 어떤지 정말 몰라서 그래?”온다연은 이미 그의 환심을 사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팔을 뻗어 그의 목에 감으면서 나긋나긋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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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역시나 그가 꽉 끌어안았던 곳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빨간 손자국을 보았다.“피부가 이렇게나 연약해서야. 또 붉어졌네.”온다연은 머리를 그의 가슴팍에 기대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얌전한 그녀의 모습에 유강후는 또 욕구가 들끓기 시작했다.가느다랗고 보드라운 그녀의 허리를 만지며 다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허리도 작고, 정말 부러뜨리고 싶게 만드네.”그의 목소리는 너무도 차가워 위압감마저 느껴졌다. 온다연은 그가 정말로 자신의 허리를 부러뜨릴 것만 같아 작게 중얼거렸다.“아저씨는 하나도 다정하지 않아요.”나른한 목소리에 유강후는 가슴이 두근거렸고 눈빛마저 변했다.“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지?”두 사람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온다연은 더는 그를 삼촌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아저씨라고 부르거나 가끔 이름을 부르기도 했다.평소에 아저씨라는 호칭을 들었을 때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런 분위기에서 들으니 묘하게 욕구가 끓어올라 그녀를 삼켜버리고 싶은 충동마저 생겨났다.온다연은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작게 말했다.“아저씨, 유강후 씨.”유강후는 살짝 코웃음을 쳤다.“겁도 없이.”하지만 목소리엔 다정함이 가득 묻어나 있었고 그녀를 혼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사실 지금 이런 순간에 온다연도 무감각한 것은 아니었다.유강후는 예전에 그녀가 제일 힘들었을 때 빛이 되어준 사람이었다. 그때 그는 그녀에게 신과 같은 존재였고 이름만 들어도 감격스러웠다.그의 이름은 그때 그 시절 그녀에게 엄청난 희망을 안겨주었다.만약 두 눈으로 직접 어린 시절의 유강후를 만나보지 않았더라면 그녀 같은 사람은 절대 이 세상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티가 흐르는 사람이 존재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태어난 순간부터 피라미드의 정상에 앉았을 뿐 아니라 외모도 훌륭하고 능력도 아주 좋았다.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녀는 이 세상이 얼마나 불공평한지 알 수 있었다.반면 그녀는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반인이었다. 이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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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그녀는 예전에 유강후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을 만났는지 모른다. 지금도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왔을 수도 있고, 그가 다른 여자를 어떻게 대하였는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녀는 유강후가 자신을 아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주한이 세상을 떠난 뒤로 이런 기분을 느껴본 적은 없었다.온다연은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작게 말했다.“아저씨, 유씨 가문 본가에 내 물건이 있어요. 그걸 가져오고 싶어요.”유강후는 자신에게 안겨 붙은 그녀의 모습을 아주 좋아했다.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가느다란 발목을 만지작거렸다.“그래, 오늘 저녁에 마침 본가에 갈 일이 있었거든.”온다연은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으며 비비적거렸다.“고마워요, 아저씨.”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가고 어투가 다소 차가워졌다.“이번엔 유강후 씨라고 안 부르는 거야?”느껴지는 고통에 온다연은 숨을 들이쉬면서 작게 말했다.“예의가 없어 보이면 안 되잖아요.”유강후가 코웃음을 쳤다.“흥, 이제 와서 예의를 찾는다고?”“아저씨,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사이를 숨기면 안 될까요?”유강후는 눈을 가늘게 접었다. 아주 담담한 표정이었다.“우리가 어떤 사이인데?”그녀가 말하지 않아도 그는 애초에 그녀를 대중들 앞에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심지어 그녀의 이름을 바꿔버릴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면 그녀가 완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온다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다소 당황스러웠다.‘그렇네, 우리가 무슨 사이이지?'‘연인? 내연 관계? 둘 다 아니잖아!'두 사람은 오히려 서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더 맞았다. 그녀는 그의 힘을 이용해 복수할 생각이었고 그는 그녀의 젊음과 예전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움을 느끼려 하고 있었다.서로를 이용하는 관계였으니 당연히 사람들에게 두 사람의 사이를 공개해서는 안 되었다.더구나 유강후에겐 약혼녀가 있었다.온다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유강후는 그녀의 허리에서 손을 떼며 작은 그녀의 턱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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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온다연은 대문 앞에 멍하니 서서 유강후가 내민 손을 보았다.그는 검은색 양털 코트를 입고 있었음에도 기품이 흘러넘쳤다. 눈이 내려도 그는 우산을 들고 있지 않아 어깨에 눈꽃이 그대로 내려앉았다. 고귀하던 그에게도 인간미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그 순간, 그녀의 귓가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다연아, 이리와.”몇 년 전 그녀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남자도 눈이 펑펑 내리는 날에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었다.그녀는 유강후를 빤히 보았다. 갑자기 가슴이 빠르게 뛰면서 아프기도 했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갔다.온다연은 그의 옷깃을 잡더니 그대로 얼굴을 그의 코트에 파묻으며 중얼거렸다.“보고 싶었어요.”‘너무도!'차가운 눈꽃이 그녀의 얼굴에 떨어져 녹아버렸다. 그 탓에 눈가가 촉촉해져 꼭 그녀가 울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입술을 달싹였다.‘주한아, 보여? 첫눈이 내리고 있어.'유강후는 고분고분한 그녀의 모습에 아주 흡족해하고 있었다.그녀가 입고 나온 옷도 검은색 양털 코트였다. 머리를 올려 묶은 탓에 하얀 그녀의 목선이 그대로 드러났다.연약하면서도 활력이 있는 모습이었다.유강후는 그녀를 안고 있다가 몸을 돌려 차 안에서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는 쇼핑백을 꺼내 안에서 두 개의 체크 무늬 목도리를 꺼냈다.그중 조금 짧은 것은 그녀의 목에 따듯하게 둘러주었고, 남은 하나는 자신의 목에 둘렀다.두 사람은 분명 체형 차이가 있었지만, 나란히 서 있으니 이상하게도 어울렸다.꼭 다른 사람은 끼어들 수가 없는 그런 분위기도 흘러 운전석에 앉아 있던 이권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미 서로에게 얽히고 얽혀 다른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었을 뿐 아니라 나중에 더 깊이 얽혀들 것이 분명했다.온다연은 부드러운 목도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아저씨, 왜 자꾸 나한테 이렇게 좋은 걸 줘요. 난 아저씨한테 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데...”유강후는 그녀의 볼을 꼬집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나한테 선물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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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온다연은 깜짝 놀라 고개를 확 들었다. 그리고 겁에 질린 눈으로 그를 보았다.유강후의 눈빛도 부드러워졌다. 그녀의 손을 잡으며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이따가 내 옆에 앉아. 다른 데 앉지 말고. 그리고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면 너랑 함께 물건 가지러 가줄게.”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의 눈에는 그저 유강후가 갈 곳이 없는 온다연을 불쌍히 여겨 다정하게 대해주는 것이라 여겼을 것이었고 온다연과 나이가 비슷한 여자들은 질투에 휩싸였다.다만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유강후의 관심과 편애를 받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말이다.특히 유하령은 질투에 휩싸여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원래 오늘 그녀는 유강후와 오해를 풀고 다시 전처럼 친하게 지낼 생각이었고 그 김에 유강후에게 온다연을 내쫓으라고 설득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유강후가 온다연을 본가로 데리고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뿐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있는 앞에서 다정하게 대하며 온다연을 챙겨주고 있었다.유강후가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챙겨주고 아껴주는 모습을 본 적 없었다. 심지어 나은별한테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다.그녀가 어릴 때부터 우러러보던 작은 아빠는 의자를 빼내며 온다연에게 앉으라고 했다. 그 모습과 태도는 너무나도 다정했고 그녀조차도 받지 못한 대우였다.그런데 그 대우를 온다연 같은 천박한 사람이 받고 있다고 하니 어떻게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한참 지켜보던 유하령의 안색이 점차 보기 흉하게 구겨졌다. 더는 참지 못하고 화를 내려던 순간 옆에 있던 사람이 그녀의 팔을 잡으며 작게 말했다.“하령아, 참아.”말을 꺼낸 사람은 이화평의 손녀 이효진이었다. 지금은 유민준의 약혼 상대이기도 했다.그녀는 경멸하는 눈빛으로 온다연을 힐끗 보곤 소곤거렸다.“저런 사람 하나 때문에 네 작은 아빠랑 사이가 틀어질 필요는 없잖아. 그럴 가치가 없으니까 참아.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어. 이따가 우리 함께 시도해보자.”비록 유하령과 이효진은 온다연의 사선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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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유강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온다연의 머리만 쓰다듬고 서재로 갔다.유강후가 가버리자 장화연이 온다연에게 말했다.“다연 씨, 우리 가요.”온다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유민준이 다가오며 말했다.“다연아, 눈이 많이 안 좋았다며. 지금은 괜찮아?”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깐 채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아요.”말을 마친 뒤 장화연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유민준은 그녀가 나가려 하자 다소 마음이 급해졌다.온다연이 집안으로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온다연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오늘 그녀가 입은 옷 때문인지, 아니면 유강후의 곁에서 오래 머물고 있었던 탓인지 모르겠지만 예전보다 더 많이 예뻐진 것 같았고 보면 볼수록 그녀가 더 좋았다.하지만 가족들과 이효진이 곁에 있었기에 아무리 온다연이 좋아도 그 마음을 억누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온다연과 장화연이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 그는 더는 참지 못하고 따라갔다.“다연아!”유민준은 온다연의 옷깃을 잡았다.“다연아, 나 너한테 따로 할 말이 있어.”유민준은 다소 급박한 얼굴로 말했다.왜인지 모르겠으나 그는 온다연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도 모르지만, 그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온다연이 그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말이다.예전에 온다연은 심하게 다친 적도 있고 사라진 적도, 며칠 동안 본가로 돌아오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그때는 그가 찾으려고 하면 그녀를 찾아낼 수 있었다.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그녀가 사라졌었던 동안 그는 그녀의 소식 하나도 알아내지 못했다.그리고 지금, 그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온다연을 좋아했다. 그것도 아주 많이.그녀를 너무도 좋아해 그녀의 소식을 듣지 못했을 때 마음이 불안해졌고 쉽게 잠을 이루지도 못했고, 그녀를 너무도 좋아해 가족들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그녀를 찾아가 함께 있고 싶었다.온다연의 출신이 아직 문제였던지라 지금의 그는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몸을 돌린 온다연은 담담하게 말했다.“할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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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를 빤히 보았다.그녀의 두 눈은 원래부터 예뻤다. 머루알 같은 두 눈으로 유민준을 빤히 보고 있었다.그 눈빛엔 감정이 담겨 있었다. 꼭 오래전부터 그를 원망하고 있는 듯한 그런 눈빛이었다.유민준은 멍한 얼굴로 그녀를 보며 중얼거렸다.“다연아, 너 사실은 날 좋아하고 있는 거지? 방금 한 말은 홧김에 일부러 한 말이지, 그렇지? 내가 다른 여자랑 약혼한다니까, 내 약혼자가 계속 널 괴롭히니까 화가 나서 그런 거지?”어두운 불빛이 유민준의 잘생긴 얼굴에 내려앉았다.사실 그와 유강후는 조금 닮아 있었다. 두 사람 전부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유민준에게선 유강후와 같은 범접할 수 없는 기세는 느껴지지 않았고 상위 포식자 같은 위압감도 없었다.간단히 말해 유민준은 유강후의 질 낮은 버전이었다.그의 얼굴을 빤히 보던 온다연은 아이러니했다.유강후와 유민준은 외모가 닮았을 뿐만 아니라 욕심이 많은 성격도 닮아 있었다.분명 약혼자가 있음에도 두 사람 모두 그녀를 붙잡고 늘어졌다.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비뚤어진 감정이 생겨났다. 그 감정은 빠르게 그녀의 마음속에 뿌리를 내렸다.그녀는 자신을 좋아하는 그의 마음을 이용해 그에게 상처를 줄 생각이다.‘그래, 마음껏 좋아하고 있어. 네가 날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넌 깊은 심연에 빠지게 될 테니까!'온다연은 고개를 떨구었다. 앞머리가 그녀의 두 눈을 가려버린 탓에 유민준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은은한 불빛 아래 고개를 숙이며 드러난 그녀의 하얀 목선을 보니 유난히도 예쁘고 가늘어 보였다.유민준의 시선에서 마침 그녀의 예쁜 목선과 살짝 흔들리는 속눈썹을 볼 수 있었다.하얗고 예뻐 그의 소유욕을 자극했고 당장이라도 괴롭혀 울려주고 싶었다.유민준은 손을 뻗어 그녀를 만지려고 했지만, 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좋아하는 마음은 세상에서 제일 가치가 없는 것이에요. 나를 좋아한다면서 어릴 때부터 괴롭히고, 그것도 모자라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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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온다연은 두 눈을 꼭 감고 괴롭고 힘들었던 기억을 꺼냈다.이렇게 해야 그녀는 더 완벽하게 연기할 수 있고, 더 괴로워해야 더 많은 힘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방금 한 말이 진실 반 거짓 반이었다면 지금부터 하는 말은 전부 그녀의 상처이자 괴로운 악몽일 것이다.“이효진은 사람을 시켜 절 골목으로 끌고 가 남자 세 명이 내 옷을 찢어버렸어요. 만약 지나가던 사람이 우연히 발견해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그날, 그 골목에서 그 사람들에서 치욕스러운 짓을 몇 번이나 당했을지 모르죠.” “어디 그뿐일까요? 전교생이 있는 앞에서 한겨울에 얼음물을 저한테 부었어요. 그 덕에 전 고열에 시달렸고 폐렴도 걸려 3개월 동안 치료해서야 나을 수 있었어요.”“사람을 시켜 때리고 배를 걷어찬 탓에 전 지금도 자주 피를 토해내요. 전부 이효진이 한 짓 때문에요!”그녀가 말을 하면 할수록 유민준은 괴로웠고 결국 입을 열었다.“그만해, 다연아. 제발 그만 말해.”온다연의 눈빛은 너무도 냉랭한 나머지 꽁꽁 얼어버린 얼음 같았다.그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혔을 뿐 아니라 주한까지 건드려 죽게 했다.가해자들이 잘살고 있는 꼴을 어떻게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란 말인가. 그녀에게 유일하게 잘해주었던 사람마저 죽여버렸는데...그녀에게 치욕을 안겨준 사람과 주한을 죽게 만든 사람 전부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복수할 생각이다.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유민준은 다시 불안해져 그녀를 돌려 자신을 보게 했다.“다연아, 난 전혀 몰랐어. 널 괴롭히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그렇게 심하게 괴롭힐 줄은 정말로...”온다연은 나직하게 웃으며 말했다.“괴롭히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심한 줄은 몰랐다니요.”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가가 촉촉해 꼭 울고 있는 것 같았다.“민준 오빠, 전 오빠를 이해할 수 있어요. 오빠는 제 이모가 오빠 어머니를 죽게만 든 것 같아 저한테 화풀이하고 있었던 거잖아요. 전 이해해요. 시간이 흐르면 오빠를 용서해줄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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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온다연, 대체 왜 네 이모를 밀어버린 거야? 네 이모는 임신 중이었잖아. 꼭 그렇게 밀었어야 했어?”온다연은 고개를 확 들어 이효진을 보았다.“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이효진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웃으며 목소리를 높였다.“온다연, 너 어떻게 그렇게 악랄할 수가 있어? 그분은 네 친이모잖아!”그녀의 웃음에 온다연은 이효진이 악마처럼 느껴졌다.예전에도 그들은 오늘처럼 그녀를 괴롭히고 치욕을 안겨주었고 옆에서 그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즐겁게 웃었다.꼭 다른 사람의 목숨은 그들의 눈에 별것 아닌 장난감처럼 여기고 있었다.이때 심미진이 소리를 내었다.“피, 피가 나. 어떡해 내 아기...”온다연은 고개를 숙여 보았다. 심미진은 고통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다리 사이엔 붉은 피가 새어 나와 바닥을 적셨다.“배, 내 배!”“내 아기, 내 아기 살려줘!”깜짝 놀란 온다연은 바로 몸을 굽혀 심미진의 배를 만지며 다급하게 말했다.“이모, 괜찮을 거예요! 제가 지금 바로 구급차 부를게요!”심미진의 이마엔 식은땀이 가득했고 아주 고통스러워 보였다.온다연은 다급하면서도 행여나 심미진의 아기에게 문제가 생길까 봐 두려웠다. 핸드폰을 잡은 그녀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이때 유하령과 이효진이 내려왔다.유하령은 온다연이 들고 있던 핸드폰을 빼앗아 바닥에 확 던지며 차갑게 웃었다.“온다연, 만약 네 이모가 유산하게 되면 우리 아빠가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네 이모의 아기는 우리 아빠의 아들이거든!”온다연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핸드폰을 다시 주운 뒤 구급차를 부르려 했지만, 액정이 망가져 작동되지 않았다.소란을 들은 사람들이 전부 거실로 나왔다.유민준도 달려 나왔다.강해숙도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바로 상황을 파악하고 언성을 높였다.“다들 뭐 하고 있는 거야. 얼른 병원에 보내야지 멍청하게 서서 뭣들 하는 거니? 얼른 구급차 불러!”장화연이 온다연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기며 작게 물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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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유하령이 차갑게 웃으며 비꼬았다.“온다연, 네 이모도 네가 밀었다고 말하잖아. 그런데도 아니라고? 그럼 설마 네 이모가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거니?”온다연은 유하령을 보지 않았다. 그저 심미진만 빤히 보고 있었다.그녀는 심장에 커다란 구멍이 생긴 것처럼 피가 콸콸 흘러나오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손으로 막아도 피는 계속 흘러나왔다.갈라진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이모, 그러면 좋은 거예요?”심미진의 눈빛이 흔들렸다. 온다연의 두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허리에서 전해지는 고통에 일어날 수가 없었고 그저 배만 감싸 안은 채 고통 속에서 구급차만 기다렸다.구급차가 오고 도우미가 그녀를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그녀의 다리 사이에선 피가 계속 흘러나왔다. 구급차로 가는 도중에도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온다연은 그녀가 흘린 피를 보며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모, 나한테 뒤집어씌우는 거로 이모가 편해질 수 있다면 내가 한 거로 할게요. 이 일로 앞으로 더는 이모한테 빚진 거 없는 거예요. 앞으로 이 집안에서 이모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길 바랄게요.”말을 마치자마자 강해숙이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역시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었어. 이런 일을 벌이고 자기 이모한테 더 이상 빚진 거 없다고? 하, 넌 우리 집안이 아니었으면 일찌감치 굶어 죽었을 애야!”강해숙은 지팡이로 바닥을 쾅쾅 치면서 화를 냈다.“자기 친이모마저 계단에서 밀어버리는 악랄한 인간.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다. 당장 경찰에 신고해!”“미진이 아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넌 바로 감방에 가는 거야!”“다들 뭐해, 얼른 쟤 잡아!”말을 마치자마자 도우미 두 명이 다가오며 온다연을 잡으려 했다.장화연은 온다연을 자신의 뒤로 숨기며 말했다.“세 사람의 말로만 다연 씨가 밀었다고 확신하는 거예요? 증거도 없이요?”강해숙은 분노에 휩싸여 온다연을 손가락질하며 욕했다.“쟤 이모가 직접 말했잖아, 쟤가 밀었다고. 설마 우리가 누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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