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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81 - Chapt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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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망가지지, 망가지면 안 아플 텐데!”그러더니, 자기 가슴을 후려갈겼다.유강후는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찢기듯 아팠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다연아, 나 있잖아. 나 여기 있어.”온다연은 그를 피하며 목에 힘을 줘 소리쳤다.“아저씨가 필요 없어요. 난 아저씨를 원하지 않아요. 이모, 난 단지 내 이모를 원해요!”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문밖으로 뛰어갔다.그러나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녀는 문에 기대어 목청껏 소리쳤다.“이모!”“이모!"아무도 대답하지 않았고, 바람 부는 소리와 돌 위에 빗물이 떨어지는 소리만 들렸다.그녀는 몇 번 불렀으나 대답을 듣지 못하고,문 앞에 서서 멍하니 밖을 바라보았다.그 작고 연약한 모습에 유강후는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것처럼 차가운 바람이 심장에 휘몰아치는 것 같았다.잠시 후 온다연은 처량한 목소리로 또 한 번 불렀다.“이모!”역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갑자기 몸을 돌려 손에 닿는 것을 전부 땅에 쓸었다.“거짓말이야, 다 거짓말이야!”곧 입구 현관에 있던 물건들이 엄청나게 값비싼 도자기와 골동품을 포함하여 땅바닥에 널려 있었다.집사가 나서서 막으려고 했지만 유강후가 저지했다.그는 그녀가 물건을 아무렇게나 부수는 것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지켜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냥 놔둬.”집사는 아무 말 없이 산산조각이 난 명품 도자기를 보며 안타까운 표정만 지었다.한참 후, 온다연은 지쳐서 깨진 도자기 조각 더미에 그대로 드러누웠다.도자기 파편이 그녀의 피부에 박혔지만 그녀는 전혀 느끼지 못한 것 같았다.유강후는 다가가서 그녀를 안아 올리고 그녀의 몸에서 작은 파편을 털어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됐어?”온다연은 멍한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힘들어요. 살고 싶지 않아요.”그녀를 꼭 껴안고 있는 유강후의 손은 무서울 정도로 힘이 세지만 덤덤한 어투로 말했다.“살아야 해. 그것도 잘살아야 해.”온다연은 그의 말이 들리지 않는 듯 혼잣말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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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아파요, 아파 죽을 것 같아요.”온다연은 아프다고 호소하며 손으로 명치를 꽉 움켜쥐고 몇 번을 두드렸다. 그러자 하얀 허리선이 살짝 드러났고 주 의사는 황급히 눈길을 돌렸다.유강후는 순간 그녀의 허우적대는 손을 잡고 담요를 그녀의 몸에 걸치며 조용히 말했다.“다연아, 움직이지 마. 선생님 보셔야지.”온다연은 정말 괴로운지 가슴을 잡으려고 했지만 유강후가 막았다.다시 한번 자세히 검사한 후, 주 의사는 신경을 진정시키는 약을 처방했다.가기 전에 온다연이 아프다고 아우성치는 걸 보니 몸이 너무 약해 보였고, 기본적인 기운마저 사라진 듯 초점 없는 눈은 더욱 막막하고 무기력해 보였다.주 의사는 고개를 저었지만 어쩔 수 없어 다시 온다연에게 안정 주사를 놓고 강제로 잠을 자게 하는 약을 처방했다.온다연은 약을 먹고 곧 잠이 들었다.하지만 잠이 들어도 땀과 잠꼬대를 멈추지 않을 정도로 불안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카락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새까만 머리카락이 새하얀 목에 닿아 점점 예쁘게 보였고 입술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유강후는 그녀가 잠든 모습을 침울하게 바라보았다.사실 오늘 일부러 그랬다. 온다연이 심미진에 관한 생각을 완전히 끊었으면 하는 마음에 오늘 이 극약을 먹여야 했다.그는 결코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생각이 많은 그의 모든 행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되어 있다.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말 한마디, 모든 일의 시작은 모두 그의 통제 안에 있었다.유일한 사고는 온다연이 너무 자극받은 것 같다는 것이다.온다연의 심미진에 대한 애정은 그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것 같았다.그녀가 바닥에 누워서 가슴을 쥐어짜면서 가슴이 아프다고 하는 모습에 그의 심장도 덩달아 아팠다.그의 손은 그녀의 보드라운 뺨을 천천히 쓰다듬다가 그 위에서 부드럽게 멈췄다.잠든 얼굴은 희미한 불빛에 애꿎고 앳돼 보였고, 입술을 살짝 벌리고 있는 모습은 키스를 기다리는 듯했다.유강후는 잠시 바라보다가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몸을 숙여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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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그런데 뜻밖에도 그의 손에서 그녀가 이렇게 자랄 줄은 몰랐다.천천히 눈을 가늘게 뜨는 그의 눈 속 서리가 점점 더 두터워졌다.‘그 사람들은 전부 다 죽어야 한다!’온다연은 이번에 병이 심해서 정신이 조금 흐릿해졌다.처음에는 계속 열이 나서 이모를 부르기도 하고 하는지를 부르기도 했는데 강후의 손을 놓으려고 하지도 않았다.2, 3일 동안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한의사의 약이 효과가 있었고 4일째에는 점차 깨어났는데 시력도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하지만 이전보다 더 말이 없었고, 이번에는 고양이를 안고 마루 앞에 서서 정원의 큰 나무를 보며 넋을 잃고 있었다.엷은 햇빛이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창백하고 정교한 얼굴을 비추자 온다연은 마치 생기가 없는 조각상처럼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이권이 들어오자마자 유강후가 사무실을 거실로 옮긴 것을 보았다.오늘 유강후는 트윌 무늬의 고정 흰색 셔츠와 철회색 양복바지를 입었는데 깨끗하고 차갑고 존귀하기 그지없었다. 비록 머리를 숙이고 서류를 검토하는 동안 사람을 보지 않았지만 그 상위자의 강한 기세는 여전히 얼굴에 띠고 있었다.이권은 만약 그가 유강후를 이렇게 오랫동안 따르지 않았다면, 외모로만 봤을 때 유강후가 인간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 뼛속까지 차가운 도련님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사실 유강후라는 사람은 정말 알 수 없는 존재였다. 인내심을 보일 땐 부처님 같지만, 일 처리는 한 치의 허점도 보이지 않게 하며, 독할 때는 순식간에 마귀로 변신해 상대방을 지옥에 떨어뜨린다..며칠 후에 일어날 일을 떠올린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고는 손에 든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지막하게 말했다.“도련님, 물건은 다 준비됐습니다.”유강후는 고개를 들어 시계를 올려다보고는 옆에 있는 온다연에게 말했다.“다연아, 약 식어.”방에 난방이 잘 되어 있어서, 온다연은 흰 긴 소매의 원피스만 입고 창가 쪽 카운터에 엎드려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유강후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유강후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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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유강후가 눈살을 찌푸리며 옅은 목소리로 물었다.“누가 여기로 오라고 했어?”이남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거의 다 와서 저한테 연락했어요. 이쪽 마당을 보고 싶다고 하는데 제가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도련님이 환영하지 않으니 돌아가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말하는 사이에 염지호가 이미 걸어 들어왔다.그는 30대 중반의 잘생긴 젊은 남자로 올백 머리를 하고 검은색 정장 위에 같은 색의 코트를 입었는데, 키가 크고 침착해 보였으며 눈빛에 장사꾼 특유의 총명함이 배어 있었다.그리고 그 뒤에 철회색 양복에 외투를 걸친 젊은 남자가 서 있었는데, 유강후도 최근에야 만났던 염씨 집안의 염지훈이었다.유강후의 눈빛은 조금 어두워 보였지만 표정은 여전히 냉담했다.“지호 씨 왔어요? 저기 탕비실에 가서 기다려요.”염지호는 코트를 벗어 마중 나온 직원에게 건네주더니 웃으며 말했다. “최근에 좋은 차를 많이 받았다고 해서 둘째를 데리고 와서 마셔보려고요.”그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옆에 있는 염지훈을 향해 말했다.“지훈아, 이분은 내가 자주 언급하던 유씨 가문 도련님이자 미래 그룹 현 대표님이쇼. 어때? 기품 있지? 사실 예전에 두 사람 만난 적이 있지만, 이렇게 오랜만에 만나니 다시 인사해.”염지훈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유강후를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도련님, 또 뵙네요.”유강후는 침울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벼운 악수로 인사를 대신했다.그런 다음 그는 온다연을 돌아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다연아, 할 말이 있으니 방에 가서 쉬거나 꽃방을 둘러봐.”염지호는 그제야 소파에 앉아 있는 한 소녀가 연백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비단결 같은 검은 머리카락에 뽀얀 피부를 하고 있었고 눈썹과 눈이 매우 정교해 보였다.염지호처럼 많은 여자를 만나 미인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도 지금은 살짝 놀란 채 눈을 떼지 못했다.그 소녀는 품에 아주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안고 베이지색 가죽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는데,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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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염지훈은 웃으며 말했다. “형, 언제부터 그렇게 가십거리를 좋아했어?”염지호는 그를 걷어차며 정색해서 말했다.“기억해, 오늘 일을 망치면 안 돼. 망치면 널 죽여 버릴 거야.”“알았어, 형!”탕비실에서 은은한 차 향기가 피어오르고, 우아한 분위기에서 국내 최고 대기업의 기술 재개 생사가 결정되었다.이야기가 거의 무르익자 염지훈은 담배를 핑계 삼아 탕비실을 나섰다.유강후의 사옥은 작지 않았다. 족히 수백 평은 되어 잠시 둘러보던 중 염지훈은 온다연의 작은 베란다에서 그녀를 보았다.온다연은 그가 올 줄 알았다는 듯 고양이를 안은 채 베란다 의자에 앉아 그를 지켜봤다.날씨가 추워서 그녀는 하얀 캐시미어 담요를 두르고 있는데 검은 머리와 하얀 피부에 빨간 입술이 유난히 빛났다.그녀는 고양이를 껴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염지훈을 지켜보다가 그가 가드레일을 뛰어넘어 베란다에 들어서자 비로소 입을 열었다.“괜찮아졌어요?”염지훈은 쯧쯧 하다가 웃는 듯 마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내 걱정하는 거야?”온다연은 대답하지 않고 하얀 손가락으로 품에 안긴 고양이를 쓰다듬었다.새끼 고양이는 처음 데려왔을 때보다 좀 컸는데 그래도 아직 약해 보여서 야옹야옹할 때 매우 귀여웠다.남자의 큰 몸집에 조금 위험을 느꼈는지 고양이는 고개를 들어 염지훈을 향해 몇 번 야옹야옹하다가 온다연의 품에서 불안한 듯 발을 움직였다.염지훈이 앞으로 나아가 고양이를 그녀의 손에서 들어 올려 손으로 쿡쿡 찌르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요 작은 것이 널 좀 닮았어.”고양이가 그의 손에 들려 허공에 매달려 계속 울며 발버둥 치는 모습이 좀 불쌍하다.온다연은 초조한 마음에 일어나 고양이를 빼앗아 오더니 사나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내 것이니 함부로 건드리지 말아요!”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담요가 바닥으로 미끄러지면서 원피스만 입은 얇은 몸매가 드러났다.염지훈은 허리를 굽혀 담요를 주워 그녀의 몸에 걸쳐주었다.“이렇게 입으면 안 추워?”온다연은 아까의 찬 공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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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갑자기 귓가에 불어온 따뜻한 바람에 온다연은 간지러워서 무의식적으로 반감을 가졌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서서 염지훈과의 거리를 벌린 후 경각심을 가지고 그를 바라보았다.“뭐 하려는 거예요?”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손을 뻗어 그녀를 자신의 곁으로 끌어와 강제로 그녀의 손가락을 휴대폰 잠금화면에 가져다 댔다.그러자 휴대폰 잠금이 곧바로 풀렸다.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다시 그 번호에 전화를 건 뒤 그는 자신의 카톡을 추가했다.이 모든 걸 다 마친 후 그는 휴대폰을 침대에 던졌다.온다연은 고양이를 안고 염지훈과 반메터 떨어진 곳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 얇은 앞머리가 이마를 덮어 지금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볼 수가 없었다. 염지훈의 시점에서는 온다연의 붉고 부드러운 입술과 입술 옆에 있는 작고 연한 점만 보였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염지훈은 가라앉은 눈동자로 온다연을 보면서 말했다. “감히 내 카톡을 삭제한다면 그날 저녁에 우리 둘이 같이 있었던 거 네 삼촌한테 말할 거야.”온다연은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염지훈 씨, 유하령이랑 사귀면서 제 카톡을 몰래 추가하는 거, 이상하지 않아요?”그녀의 말을 들은 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우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난 이것보다 너와 네 삼촌의 사이가 더 이상한 것 같은데.”그의 말에 놀란 온다연의 가슴은 빠르게 뛰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냥 제 삼촌일 뿐이에요. 뭐가 이상하다는 거죠?”염지훈은 미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네가 고양이와 노는 시간까지 제한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온다연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고양이를 만지던 손을 멈췄다.염지훈은 점점 앞으로 다가가 온다연을 벽까지 밀어붙였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로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온다연, 그 사람이 정말 네 삼촌 맞아?”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온다연은 하는 수 없이 바닥을 보며 대답했다. “제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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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그녀는 정말 예뻤다. 눈동자도 까매서 지금처럼 한 사람을 진지하게 응시할 때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것 같아 보였고, 깊은 감정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마치 눈앞의 사람이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염지훈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 그녀의 허리를 끌어 자신의 곁에 붙게 한 다음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누가 너한테 이런 눈빛으로 다른 사람을 보라고 했지?”온다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억울하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속눈썹을 약간 떨면서 망설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언니의 남자친구잖아요. 그러니까 이러지 마세요. 이거 놔요.”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입꼬리를 올렸다.“이렇게까지 선 그을 필요 있어?”온다연은 바닥을 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작게 대답했다. “유씨 가문의 사람들은 절 좋아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의 남자친구를 빼앗을 생각은 없어요.”염지훈은 눈을 가늘게 뜬 뒤 온다연을 놓아줬다.그는 키가 매우 컸다. 유강후와 차이가 별로 나지 않을 정도로. 그래서 이렇게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온다연은 그가 부담됐다. 온다연은 머리를 숙인 채 입술을 깨물면서 말을 하지도, 염지훈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염지훈은 그런 그녀를 주시하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감히 못 빼앗는 거야, 아니면 빼앗기 싫은 거야?”온다연은 재빨리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본 후에 다시 피했다.눈을 피하는 그녀의 눈빛에는 수줍음이 어려있었다.염지훈은 마음이 간질거려 그녀의 턱을 잡고는 단호하게 말했다.“대답해. 못 빼앗는 건지, 안 뺏는 건지.”온다연은 그를 보지 않고 아래를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제 방에 언제까지 머물 생각이세요? 다른 사람이 보면 어쩌려고요?”그녀의 물음에 염지훈은 “쯧.” 하고 혀를 차고는 그녀의 부드러운 볼을 몇 번 더 만졌다.“나는 누가 봐도 괜찮은데, 넌?”온다연은 그의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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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시간이 얼마 지났는지도 모르고 그녀는 괴로움이 사그라진 다음에야 욕실에서 나왔다.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그녀는 창가 옆의 소파에 앉아있는 유강후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유독 날카롭고 차가웠다. 온다연은 그 시선이 자신의 모든 생각을 다 꿰뚫어 보는 듯한 착각이 들어 몸 둘 바를 몰랐고 소름이 끼쳐 뒤로 작게 물러섰다.처음부터 지금까지 유강후는 그녀의 손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가 두려웠다. 이 두려움은 뼛속까지 스며든 것이고 태초부터 가지고 있던 것인 듯 유강후 앞에서의 온다연은 모든 것을 드러내놓는 벌거숭이가 된 느낌이었다. 이 느낌은 마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몸을 숨길 곳이 없는 사람처럼 무력했다.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손을 등 뒤로 숨겼고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아저씨, 일 얘기를 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얘기가 다 끝난 거예요?”그녀의 손에 머무른 유강후의 시선은 더 침울해졌고 그는 얼음이 맺힐 듯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누가 네 방에 들어왔었어?”온다연은 깜짝 놀라 몸을 퍼뜩 떨었고 등 뒤에 숨긴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아저씨가 다 알게 된 건가? 아니면 염지훈 씨가 뭐라고 얘기를 한 건가?’하지만 그녀는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온다연은 고개를 젓고는 살짝 창백해진 얼굴을 하고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요!”유강후는 온다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는 이를 꽉 물고 있어 아래턱에 힘이 들어갔고 주변의 공기조차 냉랭한 기운을 띠고 있는 듯했다. 이것은 유강후가 화를 낸다는 전조였다. 온다연은 그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위험한 기운이 점점 더 짙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겹게 느껴졌고 등골이 오싹해지기 시작했다.“이리 와!”유강후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또 거짓말을 하고 있어!’방금 염씨 가문의 둘째가 30분 정도 외출하고 돌아왔을 때 유강후는 그의 몸에서 익숙한 냄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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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유강후는 말없이 온다연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유강후가 말을 할 때까지만 해도 온다연은 그의 기분을 느낄 수 있어 그의 행동과 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뚫어지게 쳐다만 보고 있을 때는 무척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유강후가 말하지 않을 때면 마치 조금의 숨결도 들키지 않은 채로 어두운 은신처에 숨어있지만, 행동을 개시했을 때는 신속하게 덮쳐와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야수와 같다고 온다연은 생각했다. 유강후의 이런 모습이 온다연을 두렵게 했다.온다연은 어떻게 해야 유강후의 마음속에 있는 의심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는지 몰랐다. 그녀가 아는 것이라고는 자신이 유강후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뿐이었다. 잠깐 생각하던 온다연은 쭈뼛쭈뼛 고개를 들고 유강후를 보더니 다가가 천천히 그의 무릎에 앉았다.온다연은 그의 목에 손을 두르고 그를 보고 있었다. 지금 유강후의 얼굴은 냉랭하고 단단한 가면을 쓰고 있는 듯했고 얇은 입술까지도 견고한 막을 친 것 같았다.온다연은 어찌할 줄 몰라 몸을 움직이다가 눈을 감고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맞췄다. 그녀는 어떻게 입을 맞추는지 몰랐고 그저 그가 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가볍게 그의 입술을 머금고 조심스레 더듬었다. 하지만 유강후는 꿈쩍하지 않았고 몸이 살짝 굳은 것 빼고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한참 입을 맞추다가 유강후가 여전히 반응이 없자 온다연은 두려운 마음이 더 커졌다. 어쩔수 없이 입을 떼어낸 온다연은 고개를 숙였고 작은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다. 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하면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해?”그는 손으로 그녀의 턱을 잡고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온다연, 설명할 기회를 줄게. 만약 한마디라도 함부로 한다면 그 결과는 네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중할 거야.”유강후는 한 글자 한 글자에 짙은 분노를 눌러 담아 내뱉었고 이를 들은 온다연은 등골이 오싹했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 거짓말 한 적 없어요.”그녀는 잘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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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온다연은 가슴이 철렁하였지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없어요.”유강후는 꼼짝 않고 온다연을 쳐다보았다. 날카로운 그의 눈빛은 그녀의 생각을 모두 꿰뚫기라도 하듯 한참을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진짜 없어?”온다연은 눈썹을 축 늘어뜨리고 서러움이 묻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저씨는 왜 자꾸 저랑 염지훈 씨를 함께 엮는 거예요? 제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아니면 그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잠깐 멈췄다가 그녀는 계속해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염지훈 씨는 하령의 남자친구잖아요. 제가 그 사람을 좋아할 일은 없어요.”유강후의 시선이 더 차가워졌다.“어디 한번 좋아해 봐!”유강후는 온다연의 턱을 들어 올리며 차갑게 물었다.“온다연, 네가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걸 언젠가 내가 알게 된다면 그 결과는 너도 잘 알 거야.”그 말속에는 엄중한 경고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고 온다연은 입술을 씹으며 고개를 저었다.“아저씨, 그럴 일은 없어요.”유강후의 시선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고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머리는 왜 또 안 말린 거야?”문득 그는 빨갛게 부어오른 온다연의 손목을 보고 눈빛이 변했다.“손은 왜 그래?”온다연은 손을 한번 보았다. 방금 염지훈이 잡았던 곳을 그녀가 세게 문지른 탓에 껍질이 살짝 벗겨져 있었다.“방금 구월이한테 긁혔어요.”유강후는 말없이 그녀를 안아서 침대에 앉힌 뒤 드라이기를 꺼내와서 그녀의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은은한 로즈 향이 밀폐된 공간에서 퍼져 두 사람의 코끝을 맴돌았고 분위기도 점점 더 야릇해졌다. 지금 이 야릇한 느낌은 시작에 불과했다.느리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보름 사이에 겨울이 서서히 다가왔다. 경원시의 겨울은 몹시 추웠지만, 유강후의 집은 아주 따뜻했는데 꽃방에까지 보일러를 설치했다. 며칠 전에 온다연은 스치듯 해바라기와 붓꽃을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러자 이튿날에 바로 열몇 개나 되는 최상급의 해바라기와 붓꽃 화분이 배송되었고 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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