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후는 지금 그녀가 얼마나 무서워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고, 그녀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아니, 고개를 돌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멈칫하던 그는 잠겨버린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괜찮아. 난 바로 문 앞에 있을 거야.”“아니야, 싫어요!”온다연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가지 마세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그에게 달려가려고 했지만 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강제로 다시 의자에 앉게 되었다.유강후의 손끝이 떨렸다. 그는 빠르게 문을 열고 나갔다.나가자마자 바로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디까지 왔어요?”핸드폰 너머로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대표님. 30분 뒤에 경찰서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길이 많이 막혀서요.”유강후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당장 어떻게든 15분 내로 오세요.”남자는 망설이다가 대답했다.“네, 대표님.”전화를 끊은 후 유강후는 바깥으로 나와 담배를 피웠다.몇 모금 만에 담배꽁초가 되어버렸다.장화연도 따라 나왔다. 그녀는 유강후가 검은색 셔츠만 입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들어가 계세요, 도련님. 밖은 추워서 감기 걸리실 거예요.”그러나 유강후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길가의 가로등을 보며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한참 지나서야 그가 입을 열었다.“화연아,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력이 안 되는구나. 난 지금 당장 다연이 괴롭힌 그놈들을 족치고 싶어.”그놈들이 누구인지 장화연은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나직하게 말했다.“하지만 그분들은 도련님 가족인걸요.”유강후의 눈빛이 더욱 싸늘해졌고 분위기도 살얼음판이었다.“그놈들이 다연이를 괴롭힌 방식대로 하나씩 전부 다 똑같이 돌려줄 거야. 우리 아버지 제외하곤 난 그 사람들을 내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 없거든.”“괴롭힘을 당하는 공포와 치욕을 받는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 전부 다 알려줄 거야.”장화연은 침묵하다가 한참 뒤에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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