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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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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그는 키가 헌칠하고 몸집도 큰 편이어서 작은 소파가 그에게는 너무 비좁아 한 쪽 다리를 구부리고 있을 수밖에 없었고, 이러니 시각적으로는 다리가 더 길어 보였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다연을 지켜보고 있었다. 검은 눈동자 속 담겨있는 깊은 뜻은 점점 짙어만 갔다.한참 뒤 온다연이 유리잔 두 개를 찾아내 끓인 맥주를 따라주자, 그는 드디어 입을 열었다.“여기가 네 집이야?”따뜻한 수증기가 피어오르자 온다연의 눈이 스르르 풀렸다. 그녀는 산에서 내려온 후 지금까지 정신이 매우 혼란스러웠고, 머릿속은 생각들이 마구 엉켜있어 끊임없이 윙윙거리며 두통에 시달렸고 그녀가 한 말과 행동은 모두 본능에 맡겨있었다.그런데 지금 따스한 술기운에 취해 눈가가 촉촉해졌고 가슴이 답답하며 무디게 아팠다.그녀는 뜨거운 맥주를 한 모금 크게 마신 후 가슴이 점차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지훈 씨는 이렇게 초라한 곳은 처음이죠?”그녀는 한 층의 얇은 스웨터만 입고 있었고, 베이지색은 그녀의 우유 같은 피부색을 더 희게, 칠흑 같은 머릿결을 더 검게 받침 해 주었고, 빨갛고 도톰한 입술은 마치 키스를 유도하는 것처럼 매혹적으로 느껴졌다.그녀가 현재 입고 있는 옷은 모두 유강후가 직접 골라준 것이었고, 품질과 디자인 모두 최상급이었으며 딱 봐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이런 차림을 한 온다연이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은 주변의 낡고 허름한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이제 술을 좀 마시더니 손바닥만 한 얼굴이 보기 좋게 홍조를 띠고 또렷하고 촉촉한 눈망울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다.염지훈의 노골적인 시선에도 그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술잔을 들고 한 모금 더 마셨다.“와서 드셔보세요. 맥주를 이런 방법으로 끓이니까 또 다른 별미에요.”염지훈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온다연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 깜빡했네요, 지훈 씨도 명문 가문에서 나온 도련님이니깐 이렇게 싼 음식은 먹어본 적이 없으시죠? 하지만 가끔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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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염지훈은 가슴이 약간 뭉클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유씨 가문에 얼마나 있었어?”온다연은 손을 빼내고 술을 한 모금 더 마시며 담담하게 말했다.“기억 안 나요,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돌아가지 않았어요.”염지훈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그녀를 보며 가슴이 깊게 아파졌다.“네 친이모는 널 상관 안 해?”온다연은 멈칫하더니 가슴이 욱신거렸고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이내 다시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아마 나의 존재가 그녀를 힘들게 했을걸요. 내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겠죠.”염지훈은 또 물었다.“이 셋집을 구한지 얼마 됐어?”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술을 한 모금 더 마셨다.염지훈은 그녀를 꼿꼿이 쳐다보며 말했다.“4, 5년 됐니?”다른 건 말할 것도 없고, 이 작은 전기 히터만 해도 꽤 오래된 것이었다. 다른 가구들은 전에 살던 주민이 남긴 것일 수도 있지만, 이 전기 히터는 틀림없이 그녀가 산 것이었다.이렇게 낡을 때까지 썼으니 최소 4, 5년은 되었다.즉, 온다연은 열다섯 살 무렵부터 밖에서 혼자 살아왔다.온다연은 대답 대신 술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을 다 마신 후 입을 열었다.“염지훈 씨, 만약 저의 처지가 초라하다고 느껴지시면 앞으로 저를 상대하지 않으셔도 돼요. 이곳은 확실히 좀 작고 형편없으니깐요.”염지훈은 입술을 꾹 다문 채 그녀를 한참 바라본 후에야 말했다.“유씨 가문이 널 신경 쓰지 않는데, 그럼 유강후는 왜 또 널 그렇게까지 신경 쓰고 있는 거지?”유강후라는 세 글자에 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깔며 침착하게 말했다.“제가 밖에서 죽어버리면 유씨 가문의 체면에 손상될까 봐 그랬나 보네요.”염지훈은 그녀의 술잔을 가져가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랑 사귀자, 다연아. 내가 널 잘 돌볼 수 있어.”온다연은 그가 이런 말을 꺼낸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다는 듯 그를 한 눈 가볍게 쳐다보고는 조용히 말했다.“그럼 유하령 씨와의 결혼은요? 그녀를 실망하게 할 건가요?”염지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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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잠시 어리둥절해진 온다연은 상황 파악이 되자 등골이 오싹했다.‘망했어!’그녀는 원래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고작 맥주를 조금 마시고 잠이 들것은 예상하지 못했다.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 그녀는 염지훈과 하룻밤을 같이 보낸 셈이니,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유강후라면 충분히 그녀를 토막 낼 수 있었다.유강후는 소유욕이 매우 강한 편이라 그가 자신의 물건이라고 생각되면, 좋아하지 않는 물건이라도 그의 태그를 붙이는 순간부터 절대 다른 사람이 손을 대도록 허락하지 않는 사람이었다.특히 지금은 그녀에게 조금 관심 있는 상태여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밤새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홧김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랐다.또 밤새 함께 있는 남자의 신분은 그의 친조카의 남자 친구인 염지훈이어서 사태는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그는 아마 그녀를 목 졸라 죽일 것이었다.염지훈도 문 두드리는 소리에 부스스 깨어났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느 버릇없는 놈이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고 난리야.”온다연은 목소리를 낮추어 경고했다.“목소릴 낮춰요, 제 아저씨예요!”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우고 웃긴 상황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온다연을 쳐다보았다.“너 쫄았어? 너도나도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하룻밤 같이 지내면 뭐 어때? 기껏해야 나보고 너에게 책임지라고 하겠지. 뭐가 그렇게 당황스러워?”그때, 입구에서 또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무겁게 문을 두드려댔다.온다연은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골치가 아파 일어나 여기저기 둘러보고 창밖도 내다보았다.염지훈은 웃는 듯 마는 듯 미묘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나보고 여기서 뛰어내리라고? 네 아저씨가 그렇게 무서워?”온다연은 눈이 번쩍 뜨이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뛰어도 돼요?”하지만 그녀는 여기가 4층이라는 것을 떠올리고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안돼, 안돼...”이때 문을 더 세게 두드리는 소리가 성난 남성의 목소리와 함께 들려왔다.“야, 온다연!”유강후의 목소리에는 이미 노기가 서려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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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급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염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손을 뻗어 빗장을 당기려고 했다.온다연은 체념한 듯 조용히 눈을 감았고 머릿속엔 온통 잠시 후에 벌어질 처참한 사태와 피투성이인 두 사람을 그리고 있었다.그런데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뚝 그쳤고 곧이어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가 들렸다.염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온다연, 오늘 이후 나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거야.”온다연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듣고 긴장 때문에 팽팽했던 신경이 단번에 홀가분해졌다. 그녀는 염지훈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지훈 씨, 미안해요. 그리고 어젯밤에 같이 있어 줘서 고마웠고, 제가 신세 진 셈 쳐요.”부드러운 목소리 속에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는 듯했다.염지훈은 조금 겁먹은 그녀의 모습이 마치 잘못을 저질러 선생님에게 혼난 초등학생 같아 마음이 약해졌다.“온다연, 넌 열 살도 열다섯 살도 아닌 스무 살이야, 너에겐 연애할 권리가 있어, 네 아저씨는 널 평생 신경 쓸 수 없잖아.”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네”라고 대답했다.염지훈은 지금 그녀의 얌전한 모습이 어젯밤에 같이 술을 마신 온다연과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고, 잠시 생각해 보아도 어느 때가 진짜 온다연의 본모습인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 어느 모습이든 다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그는 ‘쯧’하고는 어두운 눈매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리 와.”온다연은 그를 쳐다만 보다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염지훈은 앞으로 몇 발짝 나아가 그녀를 살포시 안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귓가에 말했다.“기억해 둬, 네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신세를 졌는지. 첫째,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어제처럼 아무 이유 없이 누구와 시간을 함께한 적이 없었고, 둘째, 나는 이렇게 누군가를 피해 다니며 지낸 적이 없어.”온다연은 그를 밀어내고 걱정스러운 듯 문 쪽을 바라보았다.“어서 가봐요. 그는 이따가 꼭 다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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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무겁고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사람을 익사시킬 듯한 아슬아슬한 기운이 감돌았다.유강후의 얄팍한 입술이 극도의 분노에 딱딱하고 차갑게 굳어졌고,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온다연을 바라보는 눈에는 검은 노기가 새어 나올 정도로 짙었다. 그는 그녀의 가는 목을 비틀어 꺾고 싶은 무서운 충동을 간신히 억제했다.‘아무도 감히 나를 거역하지 못했어, 아무도!’어제저녁에 그녀의 전화를 받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껴 다시 걸었을 때는 이미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였다.서둘러 한 집의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돌아왔을 때, 장화연은 죽은 듯이 자고 있었고, 온다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장화연은 수년 동안 그의 곁에서 근무했고 이렇게 큰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자기 전 온다연이 준 우유를 한 잔 마셨을 뿐이다.‘그녀는 일부러 그랬어, 무조건 고의야!’눈보라가 휘몰아치던 밤, 그는 지난번에 그녀가 부딪혔던 광경을 떠올리며 이와 같은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이유 없는 공포와 분노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릴 뻔했던 그의 첫 반응은 심미진이 있는 병원을 찾았다.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자신의 셋방에서 술과 구운 음식들을 즐기고 있었다.그는 예리한 눈빛으로 한사코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그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은 인형같이 정교하고 연약해 보였고, 칠흑 같은 눈매는 수줍음과 솔직한 감정을 담고 있었지만, 이 여리여리한 외모 아래 숨겨진 센 고집은 유강후만이 알고 있었다.그는 곁눈질로 탁자 위의 술잔을 보았다.‘두 개.’그 외에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술병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그 위에 놓인 시계가 그의 눈길을 끌었다.그의 눈빛이 돌연히 얼음장같이 차가워지더니 안에 검은색의 악기가 보일락말락 하였다.그는 걸어가 그 시계를 집었다.PK의 클래식 남성용 기계 시계였고 예매 값은 26억 원에 달하며, 한정판으로 전 세계에 도합 10개밖에 안 되었고, 그중 1개는 현재 그의 캐비닛에 보관되어 있었다.그는 눈을 감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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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은빛이 도는 반지가 그의 손에 끼어 있었는데, 사이즈가 그에게 조금 큰 것 같았고, 반지 위에는 ‘ㅇㅂ’라는 글자가 보일 듯 말 듯 새겨져 있었다.‘ㅇㅂ’, 나은별의 초성이었다.‘반지에 이름을 새길 정도로 가까워지셨나?’가슴에서 다시 강렬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팔다리로 조금씩 퍼져 나갔고, 나중에는 뼛속까지 아픔이 스며드는 듯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깨물며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했다.유강후는 고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가둬두었던 마음속의 맹수가 곧 제압을 뚫고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온다연, 한 번만 기회를 더 줄게, 누가 네 남자 친구야?”“잘 생각하고 대답해, 만약 답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과도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거야.”가시 돋친 말과 떨리는 듯한 그의 목소리는 온다연이 한눈만 올려다봐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고통에 이성을 잃어 이를 악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차피 아저씬 아니니까 신경 좀 꺼주세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그에게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고, 몇 걸음 만에 침실 입구에 도착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유강후가 발로 걷어차자 침실 문이 그대로 열렸다.그리고 온다연을 큰 힘으로 침대에 내동댕이쳤다.다음 순간, 그의 큰 몸이 그녀를 완전히 덮어 버렸다.얇은 옷감은 너무나도 쉽게 벗겨졌고 차가운 공기에 여린 피부가 노출되자 온다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저씨!”그러나 유강후는 못 들은 척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입술을 거의 물어뜯듯이 키스했다.무언가를 의식한 듯 버둥거리던 온다연은 단 몇 번 만에 완전히 제압당했다.유강후는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에 구속하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벨트를 풀어 거칠게 땅바닥에 던졌다.그녀는 질겁하여 눈을 크게 뜨고 빌어댔다.“싫어요, 제발 하지 마세요! 제발!”그녀가 용서를 비는 나른한 목소리와 희고 부드러운 몸결이 강렬한 독약처럼 유강후를 자극했고,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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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방금 그런 일을 하면서 느꼈던 쾌감을 돌이키면 유강후는 몸이 간간이 조여왔다.‘턱없이 부족해.’그는 줄곧 냉정한 사람이어서 남녀 사이의 그 일은 단지 상대방에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처럼 그렇게 통제 불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비록 이 몇 년 동안 줄곧 온다연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었지만, 그녀의 나이가 너무 어려서 오늘까지 미루어 왔다.그는 원래 그런 노골적인 감상들이 단지 사람들에게 과장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중독성 있고 언어로 묘사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 줄은 몰랐다.그녀의 몸이 극도의 쾌락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그의 흔적들로 도배되고, 진정으로 그의 물건이 된 순간, 그때 마음의 충격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하였고 자신의 행동을 컨트롤하지 못하게 하였다.하지만 조금 전 그 치명적인 짜릿함과 꽉 조여지는 느낌을 생각하면 그는 몸이 또 점차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다연이 저렇게 우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아픈가 보네.’그는 일어나서 옷을 걸치고 손을 뻗어 온다연을 안으려고 했다.그녀의 몸은 여전히 가볍게 떨리고 있었고 침대 시트를 붙잡은 손은 놓을 생각이 없었다.그는 방금 좀 지나쳤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강제로 뒤집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많이 아파? 어디 보자.”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온다연의 빨갛게 부어오른 두 눈을 보았고, 그 눈 속에는 그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다.예전에 그를 쳐다볼 때도 무서워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완전히 달랐다. 그 눈빛에는 먹이사슬에서 상위권인 포식자를 보는 것처럼 원초적인 두려움이 어려있었다.그녀는 지금 그를 진정한 괴물로 여기고 있었다.자기도 모르는 애매하고 씁쓸한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온다연, 난 네 남자야. 이런 일은 네가 감당해야 하는 게 마땅하잖아. 그러니까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마.”그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온다연의 눈을 만지려 하자 온다연은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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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비록 유강후와 온다연이 어떤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마주친 것은 그냥 귀로 듣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그녀는 너무 놀라고 충격을 받아 유강후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너희들...”유강후는 냉정한 눈길로 그녀가 입고 있는 잠옷을 흘끗 쳐다보고, 또 방 안의 술병을 보더니, 사실은 전혀 상관없는 이 두 가지 일을 한데 엮어 놓은 듯했다.임혜린을 노려보던 그는 차갑게 물었다.“어젯밤 그 사람이 너였냐?”임혜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어 막 입을 열려고 했는데 갑자기 친구가 고개를 들더니 당황한 기색으로 그녀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그녀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유강후에게 불쾌한 태도로 말했다.“그쪽이랑 뭔 상관이죠?”그녀는 어지러운 테이블 위를 힐끗 보더니 일의 자초지종을 알 것 같았고,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말했다.“술을 조금 마신 것뿐인데, 그쪽이 참견할 일은 아니지 않나?”유강후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마치 그녀의 말속 진실과 거짓을 살피고 있는 듯했다.그에게는 상위권의 사람들에게만 있는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있어, 이렇게 심판의 눈길로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볼 때 상대는 종종 견디지 못하고 패했다.임혜린은 이런 압박감 어린 눈빛에 당황해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뭘 봐요? 잠옷 입은 여자 못 봤어?”유강후는 시선을 거두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시계는 네가 남긴 거야?”‘웬 시계?’임혜린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제 것 아니면 누구 거겠어요?”유강후는 ‘흥’하더니 매서운 눈빛이 조금 누그러들었다.“한이준 거 훔친 거야?”임혜린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그의 전 재산을 훔쳐 가도 그쪽이 뭐라고 할 자격 없거든요? 그리고 이 변태 아저씨, 우리 다연에 무슨 짓을 한 거예요?”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에게 다가와 다짜고짜 온다연의 손을 잡아당기려고 하자 유강후는 몇 걸음 뒤로 하며 경고하듯 차갑게 말했다.“여기서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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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그는 참을성 있게 나지막이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다쳤을 수도 있어. 착하지, 여의사야, 보기만 하고 다른 건 안 해.”온다연은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유강후는 그녀의 손가락을 조금씩 떼어내 담요를 열었다.온다연의 가냘픈 몸매는 온통 선명한 키스 자국들로 도배되었다. 워낙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더 돋보이는 빨간색은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나이가 지긋한 여의사는 한눈만 보아도 대충 알 수 있었다.혈기 왕성한 젊은 부부가 놀음에 지나쳐 다치게 되는 일은 그녀에게 있어서 늘 이상하지 않았다.자세한 검사를 진행한 후 그녀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입구 쪽이 조금 찢어졌으니 앞으로 조심하시고 부부생활은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그녀는 유강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두 분은 체형 차이가 크니 이런 일에선 남성분이 좀 자제해야 합니다. 충동적으로 마구 세게 부딪치면 안 되고 여성분이 그만큼 견딜 수 있는지도 잘 살펴야 하죠.”유강후의 다소 어두운 안색을 보더니 그녀는 좀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직접 보세요, 이 여성분의 몸은 대부분 아담하고 남성분께서는 덩치가 큰 편입니다. 어떤 말은 제가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으시죠? 여성분이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면 즉시 멈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칠 수 있어요.”의사는 말을 마치고 유강후의 점점 더 어두워지는 안색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연고를 건네주며 말했다.“두 분이 부부 사이라면 이 약은 남성분께서 직접 발라주시는 게 좋습니다. 안팎 모두 자세히 바르면 3,4일 후에야 서서히 나아질 것입니다.”의사는 떠나기 전에 또 신신당부하였다.“안까지 모두 바르는 걸 잊지 마시고, 다 나을 때까지 합방하시면 안 됩니다.”의사가 떠난 후,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고 욕실로 향했다.뜨거운 물과 오일이 미리 준비된 욕조는 은은한 향으로 가득 차 온다연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줬다.유강후는 온다연을 따스한 물에 조심스럽게 담가주었고, 몸이 금방 물에 잠겼을 때 그녀는 상처가 물에 닿은 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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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온다연은 그가 뭐라도 더 할까 봐 두려워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조금 아래쪽의 부위를 씻겨줄 때, 그는 다시 한번 상처를 확인하고 싶어 그녀를 안아 욕조 변두리에 올려놓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리 열어봐, 상처가 어떻게 됐는지 보자.”깜짝 놀란 온다연은 가느다란 다리를 꼭 닫고 두 손으로 무릎을 껴안은 채 그에게 쳐다볼 틈도 주지 않았다.그는 더 무리하지 않고 일어나 수건을 꺼내 그녀의 몸에 묻은 물을 닦아낸 뒤 안아서 세면대에 올려놓고 다시 타일렀다.“보여줘, 약 발라야 해.”온다연은 또다시 거절했고 반응도 점점 격해져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계속 손으로 그를 밀쳐내고 있었다.“다연아, 난 네 남자인데 뭐가 부끄러워? 앞으로도 이런 일 여러 번 있을건데 계속 숨기기만 할 거냐고. 평생 도망치기만 할래?”온다연은 이 말에 눈을 번쩍 뜨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 여러 번? 앞으로도 여러 번이라고?’‘그리고 평생 이 남자와 함께? 아니야, 싫어!’‘난 다른 여자와 한 남자를 공유하기 싫어!’‘이렇게 평생을 그와 함께하고 싶지 않아!’‘매일 이 사람과 나은별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아!’‘평생 진흙탕 속에 빠져 햇빛도 못 보는 잡초처럼 살고 싶지 않아!’‘평생은 너무 길잖아... 난 견딜 수 없어!’이런 생각들이 한데 엉키자,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소리쳤다.“난 평생 아저씨랑 함께 있는 거 싫어요. 너무 길잖아요,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단 말이에요!”유강후는 눈빛이 흐려지더니 얼굴색이 한순간 변해 버렸다.“뭐라고?”온다연은 매우 흥분되어 쉬고 찢어져 마치 우는 것 같은 목소리로 울부짖었다.“못 참겠어요, 같이 있지 않을래요, 아저씨를 원하지 않는다고요!”이렇게 말하며 그를 밀쳐내고 세면대에서 내려오려고 했지만, 유강후에게 다시 제자리로 눌리고 말았다.그도 마찬가지로 기분이 몹시 안 좋았지만 애써 참는 것 같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말했다.“그럼 실망하겠네, 넌 평생 나랑 묶여 있을 거야!”그는 한 손으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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