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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작가: 손이영
은빛이 도는 반지가 그의 손에 끼어 있었는데, 사이즈가 그에게 조금 큰 것 같았고, 반지 위에는 ‘ㅇㅂ’라는 글자가 보일 듯 말 듯 새겨져 있었다.

‘ㅇㅂ’, 나은별의 초성이었다.

‘반지에 이름을 새길 정도로 가까워지셨나?’

가슴에서 다시 강렬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팔다리로 조금씩 퍼져 나갔고, 나중에는 뼛속까지 아픔이 스며드는 듯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깨물며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했다.

유강후는 고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가둬두었던 마음속의 맹수가 곧 제압을 뚫고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온다연, 한 번만 기회를 더 줄게, 누가 네 남자 친구야?”

“잘 생각하고 대답해, 만약 답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과도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거야.”

가시 돋친 말과 떨리는 듯한 그의 목소리는 온다연이 한눈만 올려다봐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고통에 이성을 잃어 이를 악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차피 아저씬 아니니까 신경 좀 꺼주세요.”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그에게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고, 몇 걸음 만에 침실 입구에 도착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유강후가 발로 걷어차자 침실 문이 그대로 열렸다.

그리고 온다연을 큰 힘으로 침대에 내동댕이쳤다.

다음 순간, 그의 큰 몸이 그녀를 완전히 덮어 버렸다.

얇은 옷감은 너무나도 쉽게 벗겨졌고 차가운 공기에 여린 피부가 노출되자 온다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저씨!”

그러나 유강후는 못 들은 척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입술을 거의 물어뜯듯이 키스했다.

무언가를 의식한 듯 버둥거리던 온다연은 단 몇 번 만에 완전히 제압당했다.

유강후는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에 구속하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벨트를 풀어 거칠게 땅바닥에 던졌다.

그녀는 질겁하여 눈을 크게 뜨고 빌어댔다.

“싫어요, 제발 하지 마세요! 제발!”

그녀가 용서를 비는 나른한 목소리와 희고 부드러운 몸결이 강렬한 독약처럼 유강후를 자극했고,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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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의 남자는 압도적인 기운을 풍겼다.깊고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끝없는 심연을 품고 있는 듯했고 온다연은 그 시선에 빠져드는 느낌에 몸을 떨었다.그녀는 애써 자신을 진정시키며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어젯밤 한숨도 자지 못했다.가장 소중한 그 보석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고 이 고통은 이 남자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렬했다.그래서 크루즈로 다시 와야 한다는 사실 앞에서도 망설임 없이 헬리콥터를 준비하게 했다.온다연은 한 걸음씩 그의 쪽으로 다가갔다.낮의 밝은 빛 속에서 남자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고급 맞춤 수트가 그를 더욱 고귀하게 보이게 했고 뚜렷한 이목구비는 마치 신이 빚어낸 최고의 작품 같았다.단순히 앉아 있을 뿐이었지만 그는 마치 온 세상을 발아래 둔 듯한 위압감을 풍겼다.온다연은 심장이 떨리는 걸 느끼며 그를 바라봤다.무섭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그녀가 본 남자 중 가장 잘생긴 사람이었다.그때 남자가 고개를 들어 온다연과 시선을 마주쳤다.그의 차갑고 깊은 눈빛이 그녀를 꿰뚫는 순간, 온다연은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숨이 막힐 것 같았다.남자와 가까워질수록 온다연은 더 답답함을 느꼈다.그리고 그가 왜 그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 눈빛은 마치 자신을 작은 사냥감으로 보는 것 같았는데 거대한 맹수처럼 그가 언제든 달려들어 삼켜버릴 듯한 느낌이었다.어젯밤 온다연은 인터넷을 뒤져 이 남자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 했으나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오아시스 그룹이 세계 해양 자원 개발의 선두 기업이라는 사실과 수많은 크루즈와 원양 항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정도뿐이었다.막대한 자산 규모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그들의 대표, 즉 이 남자에 대한 정보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온다연은 그의 책상 앞까지 가지 못하고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안녕하세요. 물건을 찾으러 왔습니다.”유강후는 그녀를 가만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63화

    주먹을 꽉 쥐더니 아이의 눈가가 붉어졌다.“역시 아빠는 날 사랑하지 않아요! 이제는 내 분유까지 줄이겠다고요?”아이의 똑똑함은 누구나 인정할 정도였지만 기본적으로 아직 어린아이였다.특히 우유에 대한 집착이 심해 매일 밤 200mL를 마셔야만 잠이 들곤 했다.유강후가 분유를 끊겠다는 말에 아이는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울음을 터뜨렸다.아이가 울며 상심해 하는 모습을 보자 유강후는 마음이 약해졌다.어렸을 때부터 손수 키운 아이였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그저 친자식 같았다.특히 지난 3년 동안 둘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기에 보통의 부자 관계보다 훨씬 더 가까웠다.그는 아이를 안아 의자에 앉히고 하인이 건네준 우유를 받아 아이 앞에 내밀었다.“마셔요, 작은 도련님.”아이는 한동안 거짓 울음을 흘리다 결국 우유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이내 아이는 우유병을 받아 들고 크게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말했다.“아빠는 사랑에 빠져서 많은 걸 제대로 못 보고 있어요.”그러고는 얼굴을 약간 들리더니 당돌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그 보석 가짜예요. 근데도 그 사람은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그걸 차고 있었어요.게다가 값비싼 장신구들과 함께 말이에요. 그건 그 보석이 엄청나게 중요한 물건이라는 뜻이죠. 평소 절대 몸에서 떼어놓지 않는 것... 이해돼요?”“지금 분명 미친 듯이 찾고 있을 거예요!”“하지만 배로 찾아오진 않았어요. 그건 아빠를 두려워한다는 뜻이죠!”유강후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쪼끄만 녀석이 또 조금 더 똑똑해졌군. 잘 키워낸다면 양씨 가문은 앞으로도 걱정이 없겠어.’“혼수 얘기는 무슨 뜻이야?”아이는 손에 든 우유병을 흔들며 말했다.“아빠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했어요. 혼수는 크루즈 전부와 이 넓은 바다라고 했고요. 나랑 약속했어요. 그 약속은 깨지 않을 거예요!”유강후의 마음 한편이 찢어지는 듯했다.이 정도 재산이 뭐가 대단하겠는가.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준다고 해도 그녀가 받지 않을까 봐 두려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62화

    그 시각, 크루즈에서는 손님들이 서서히 흩어지고 있었지만 유강후는 여전히 찾고자 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온다연은 마치 배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같았다.결국 두 부자는 지친 모습으로 갑판에 앉아 멀어지는 헬리콥터를 바라보았다.작은 아이는 화가 나서 콧김을 내뿜으며 말했다.“정말 쓸모없네요! 내가 간신히 찾아냈는데 아빠가 금방 놓쳐버렸잖아요.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조차 못 찾다니... 창피한 줄 알아요!”“차라리 집에 돌아가서 농사나 지어요! 진짜 너무 화나요!”유강후는 온몸에서 서늘한 기운을 뿜어내며 헬리콥터를 가만히 응시했다.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때 이권이 다가와 오늘의 손님 명단을 전부 유강후에게 건넸다.“도련님, 모든 명단은 여기 있습니다. 남성 손님은 전부 제외했고 사모님 연령과 체격에 맞는 여성 손님은 총 101명입니다.”유강후는 일어나 몇 걸음 걸어 난간으로 다가가 멀리 보이는 희미한 불빛을 바라보았다.저곳이 바로 대진 그룹의 정원이라는 소문이 들리는 곳이었는데 진수현이 그의 부인 안심을 위해 조성한 사유 정원이었다.그곳에서 본 안심은 온다연과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근데 왜 다연이가 딸이 아닌 거지? 분명 어딘가 잘못된 점이 있을 거야.’유강후는 저 멀리 반짝이는 불빛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조사할 필요 없어. 오늘 배에 탑승한 진씨 가문의 명단을 불러봐.”이권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시에 따라 진씨 가문의 명단을 읽기 시작했다.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진수현은 진씨 가문 사람들을 너무 철저히 보호하고 있었다.유강후는 이곳에 온 지도 오래되었고 신국의 다른 가문 정보는 대부분 손에 넣었지만 진씨 가문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전혀 얻지 못했다.진씨 가문의 실종된 딸을 찾았다는 소식만 있었을 뿐 그녀의 사진조차 본 적이 없었다.그러나 온다연이 오늘 밤 이곳에 나타난 건 분명했다.그녀는 이 재벌가의 딸일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61화

    염지훈은 온다연의 손을 가볍게 잡고 그녀의 부드럽고 섬세한 손가락을 천천히 어루만졌다.“내일이면 북아메리카로 떠나야 해.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말이야. 이번엔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아.”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미소 지었다.“돌아오면 더 강한 힘을 가질 거야. 그래야 다연이를 아내로 맞을 수 있으니까.”온다연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조심히 다녀오세요. 일이 잘 마무리되면 빨리 돌아오고요.”염지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웃었다.“나 걱정해 주는 거야? 혼자 가는 게 불안한 거지?”온다연은 조용히 ‘네’ 하고 대답했다.곧 약혼식을 앞두고 있었기에 온다연은 염지훈을 걱정하는 건 의무이자 책임처럼 느껴졌다.염지훈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상담은 계속 받아야 해. 내가 없더라도 게으름 피우면 안 돼. 누군가 확인하러 갈 거니까.”“그리고 긴장을 풀게 해주는 최면 치료도 빠뜨리면 안 돼.”과거의 기억을 잊게 하기 위해 최면을 선택했던 건 매우 힘든 결정이었다.당시 온다연은 심각한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었고 자신을 부정하며 누구도 믿지 못했다.심리 치료사는 몇 번의 철저한 검사를 거쳤고 매번 나온 결론은 명확했다.그녀가 과거의 기억에 계속 빠져 있다면 자신을 더욱 심하게 해치거나 새로운 인격이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과거를 잊게 한 건 매우 올바른 선택이었다.현재의 온다연은 새로운 정체성에 완벽히 적응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안정된 상태였다.게다가 그녀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었다.온다연의 그림은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금상을 받으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신비로운 천재 소녀 화가로 불리고 있었다.금융 분야에서도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재능을 보였다.이런 온다연만이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었고 과거의 슬픔 속에서 울고 있는 존재로 남지 않을 수 있었다.최면 이야기가 나오자 온다연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60화

    매우 두려운 듯 작은 아이는 말을 하다 멈추고는 옆에 있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자아이는 용기를 내어 다시 말했다.“나, 나도 그냥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어요...”눈이 시큰해지며 온다연의 가슴은 무겁게 내려앉았다.마음 한구석에 커다란 돌덩이가 얹힌 듯 답답하고 아팠다.두 아이를 품에 꼭 안자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내가 엄마야. 너희는 모두 내 아이들이야...”그때, 그녀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다연아!”동시에 두 아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그녀의 품은 텅 비어 있었고 남은 건 온 하늘을 덮은 눈송이뿐이었다.온다연은 다급히 소리쳤다.“아가야, 어디 있어? 아가야!”그녀의 목소리가 허공을 가르며 메아리쳤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다연아, 일어나!”“다연아!”놀란 온다연이 벌떡 깨어났다.눈앞에는 염지훈의 커다란 얼굴이 보였다.그가 그녀의 이마를 만지며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열은 없는데 땀이 많이 났네.”온다연은 아직 꿈속에 머물러 있는 듯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땀이 젖은 머리카락이 하얀 피부에 들러붙어 그녀의 흑발과 백옥 같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그 모습을 보고 있던 염지훈은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다는 듯 그녀에게 키스를 하려 고개를 숙였다.그러나 온다연은 본능적으로 그의 행동을 피했다.그러자 염지훈의 눈에 순간적으로 어두운 빛이 스쳤다.3년이 지났지만 온다연은 여전히 염지훈의 스킨쉽을 거부하고 있었다.‘기억은 희미해졌다고 하지만... 왜 여전히 날 거부하는 거지?’그는 속으로 생각했다.‘그래도 괜찮아. 이제 곧 약혼식을 올릴 거야. 그 이후엔 다연이도 더 이상 나를 거부할 이유가 없겠지.’“또 악몽 꿨어?”그는 손에 든 휴지로 그녀의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부드럽게 닦아주며 물었다.“요즘은 한동안 악몽 안 꿨잖아.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온다연은 염지훈의 손길을 피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떻게 들어왔어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59화

    바닷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 방 안 가득 시원함이 가득 찼다.공기에는 안심이 준비해준 라벤더 아로마의 은은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온다연은 안심과 진수현을 떠올렸다. 그들은 온다연을 특별히 아껴주며 사랑으로 감싸주었다.그녀가 원하는 것이라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듯이 노력했다.‘이런 부모님이 곁에 있는 이상 과거의 기억을 잃었다면 잃은 대로 괜찮지 않을까...’이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서서히 잠에 들었다.꿈속에서 그녀는 전통 스타일로 꾸며진 정원에 살고 있었다.마치 설날처럼 느껴졌고 창밖에는 하늘 가득 불꽃놀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손에는 커다란 봉투를 들고 있었다.그리고 키가 큰 남자가 그녀를 품에 안으며 낮고 깊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다연아, 너는 내 거야. 그리고 너는 오직 나만의 것이야.”“말해 봐. 내가 누구인지.”그 남자의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몸을 떨리게 했고 부끄러움에 차마 대답하지 못했다.그러나 남자는 온다연을 놓아주지 않았고 그녀를 더욱 부끄럽게 만드는 행동을 했다.결국 그녀는 숨죽인 채로 나지막이 속삭였다.“당신은... 내 남자예요...”꿈속에서 그녀는 얼굴이 새빨개진 채 부끄러워했지만 남자의 끊임없는 스킨쉽을 이겨낼 수 없었다.그의 손길 아래 온다연은 마치 물처럼 부드럽게 녹아내렸다.그러나 어느 순간 꿈의 장면이 바뀌었다.모든 것이 사라지고 눈송이가 휘날리는 추운 풍경으로 바뀌었다.얼음장 같은 바람이 살을 에는 듯했고 하늘은 잿빛으로 흐려 있었다.그녀는 복도의 입구에 서 있었고 복도 끝에는 작은 아이가 서 있었다.그 아이는 남루한 옷을 입고 있었고 추운 겨울에도 맨발이었다. 작은 발은 어느새 새빨갛게 얼어있었다.아이의 손에는 더 작은 아이의 손이 잡혀 있었다.더 작은 아이는 온다연을 보더니 조심스럽게 그 아이 뒤에 숨었다.그리고 작은 머리만 빼꼼히 내밀어 그녀를 쳐다보았다.온다연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곧 마치 무엇에 이끌리듯 그녀는 그들에게 다가갔다.그녀를 본 작은 아이는 이내 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58화

    온다연이 사라진 것을 알자마자 아이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며 소리쳤다.“다 아빠 때문이에요! 아빠가 겁만 안 줬으면 도망가지 않았을 거라고요!”유강후도 속이 타고 화가 나서 소리쳤다.“네가 울고불고 소란만 피우지 않았으면 달아났겠어?”아이는 그 말에 더욱 화가 나서 갑판에 주저앉아 버릇없이 울며 떼를 썼다.“내가 찾았단 말이에요! 아빠가 못 찾은 걸 내가 찾았는데 아빠가 겁줘서 도망가게 했잖아요! 아빠가 책임요! 돌려달라고요!”“모두 엄마가 있는데 나만 없었어요! 겨우 찾았는데 아빠가 또 놓쳐버렸잖아요! 아바가 무능해서 그런 거예요!”유강후는 그녀를 쫓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만 아이가 계속 소란을 피워 참을 수가 없었다.하여 화를 억누르며 으름장을 놓았다.“지금 찾으러 갈 거야. 너는 여기 위층에 가서 기다려! 네가 울어서 도망간 거니까 못 찾으면 너 바다에 던져버릴 줄 알아!”이 말을 들은 아이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나도 같이 갈래요!”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넌 따라오면 발목만 잡을 뿐이야!”아이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맨날 사진만 들여다보고도 못 알아봤으면서! 내가 먼저 찾지 않았으면 또 놓쳤을 것 아니에요?! 근데 내가 발목을 잡는다고요? 이렇게 멍청해서 어떻게 돈을 번 건지 모르겠네요!”둘은 서로의 핑계를 대며 초조하게 온다연을 찾아 나섰다.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마치 이 세상에서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진 것이었다.그도 그럴 것이 그 시각 온다연은 이미 진씨 가문 헬리콥터를 타고 진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그날 크루즈에는 많은 손님들이 있었고 크고 작은 헬리콥터들이 이착륙을 반복하고 있었다.진씨 가문의 헬리콥터는 그중 하나로 특별히 눈에 띄지 않았다.온다연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질 듯한 기분으로 벽에 기대며 숨을 골랐다.가슴이 아직도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그녀는 창가로 다가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았다.거대한 크루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57화

    다만 그의 눈빛은 지나치게 차가웠다. 마치 사람을 천 리 밖으로 밀어내는 듯한 냉정함과 거리감이 느껴졌다.왜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 눈을 보는 순간 온다연의 가슴이 다시 답답하게 조여왔다.게다가 남자가 점점 다가오자 그의 강렬한 존재감에 압도당해 숨이 막힐 것 같았다.온다연은 황급히 아이를 내려놓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꼬마야, 가족 왔으니까 난 먼저 갈게.”하지만 아이는 그녀의 다리를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유강후는 자신의 아들이 낯선 여자아이의 다리를 붙잡고 놓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아이는 사실 평소에 낯을 많이 가려서 자신과 장화연 외에는 누구에게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그런데 지금은 낯선 여자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으니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한 번 더 바라봤다.그러나 보이는 건 고개를 숙인 채 옆모습만 드러난 평범한 얼굴이었다.특별할 것 없이 평범해 보였지만 그녀는 유강후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그가 한 걸음 다가가면 그녀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결국 난간 근처까지 물러난 뒤, 그녀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고는 도망치듯 달아났다.그러자 아이는 눈에 금세 눈물이 고여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엄마!”그녀는 달리던 걸음을 멈추고 잠시 아이를 돌아봤지만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달아났다.하지만 그 짧은 순간,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유강후는 여자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순간, 그의 가슴이 어딘가에 세게 부딪힌 듯했다.그녀의 눈. 그 눈은 온다연의 눈과 너무도 닮아 있었다!조명이 밝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 속에는 깊고 따뜻한, 샘물이 고인 듯한 투명함과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잠시 멍하니 있다가 유강후는 재빨리 앞으로 달려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온다연은 온몸이 경직되어 그의 손을 필사적으로 뿌리치려 했지만 그는 놓아주지 않았다.이내 두려움에 온다연의 몸은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유강후가 너무도 두려웠다.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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