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24화

Author: 손이영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8-25 19:00:00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급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염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손을 뻗어 빗장을 당기려고 했다.

온다연은 체념한 듯 조용히 눈을 감았고 머릿속엔 온통 잠시 후에 벌어질 처참한 사태와 피투성이인 두 사람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뚝 그쳤고 곧이어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염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온다연, 오늘 이후 나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거야.”

온다연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듣고 긴장 때문에 팽팽했던 신경이 단번에 홀가분해졌다. 그녀는 염지훈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훈 씨, 미안해요. 그리고 어젯밤에 같이 있어 줘서 고마웠고, 제가 신세 진 셈 쳐요.”

부드러운 목소리 속에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는 듯했다.

염지훈은 조금 겁먹은 그녀의 모습이 마치 잘못을 저질러 선생님에게 혼난 초등학생 같아 마음이 약해졌다.

“온다연, 넌 열 살도 열다섯 살도 아닌 스무 살이야, 너에겐 연애할 권리가 있어, 네 아저씨는 널 평생 신경 쓸 수 없잖아.”

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네”라고 대답했다.

염지훈은 지금 그녀의 얌전한 모습이 어젯밤에 같이 술을 마신 온다연과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고, 잠시 생각해 보아도 어느 때가 진짜 온다연의 본모습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모습이든 다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그는 ‘쯧’하고는 어두운 눈매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리 와.”

온다연은 그를 쳐다만 보다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염지훈은 앞으로 몇 발짝 나아가 그녀를 살포시 안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귓가에 말했다.

“기억해 둬, 네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신세를 졌는지. 첫째,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어제처럼 아무 이유 없이 누구와 시간을 함께한 적이 없었고, 둘째, 나는 이렇게 누군가를 피해 다니며 지낸 적이 없어.”

온다연은 그를 밀어내고 걱정스러운 듯 문 쪽을 바라보았다.

“어서 가봐요. 그는 이따가 꼭 다시 돌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25화

    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무겁고 숨 막히는 공기 속에서 사람을 익사시킬 듯한 아슬아슬한 기운이 감돌았다.유강후의 얄팍한 입술이 극도의 분노에 딱딱하고 차갑게 굳어졌고,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온다연을 바라보는 눈에는 검은 노기가 새어 나올 정도로 짙었다. 그는 그녀의 가는 목을 비틀어 꺾고 싶은 무서운 충동을 간신히 억제했다.‘아무도 감히 나를 거역하지 못했어, 아무도!’어제저녁에 그녀의 전화를 받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껴 다시 걸었을 때는 이미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였다.서둘러 한 집의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돌아왔을 때, 장화연은 죽은 듯이 자고 있었고, 온다연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장화연은 수년 동안 그의 곁에서 근무했고 이렇게 큰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자기 전 온다연이 준 우유를 한 잔 마셨을 뿐이다.‘그녀는 일부러 그랬어, 무조건 고의야!’눈보라가 휘몰아치던 밤, 그는 지난번에 그녀가 부딪혔던 광경을 떠올리며 이와 같은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이유 없는 공포와 분노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릴 뻔했던 그의 첫 반응은 심미진이 있는 병원을 찾았다.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자신의 셋방에서 술과 구운 음식들을 즐기고 있었다.그는 예리한 눈빛으로 한사코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그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은 인형같이 정교하고 연약해 보였고, 칠흑 같은 눈매는 수줍음과 솔직한 감정을 담고 있었지만, 이 여리여리한 외모 아래 숨겨진 센 고집은 유강후만이 알고 있었다.그는 곁눈질로 탁자 위의 술잔을 보았다.‘두 개.’그 외에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술병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그 위에 놓인 시계가 그의 눈길을 끌었다.그의 눈빛이 돌연히 얼음장같이 차가워지더니 안에 검은색의 악기가 보일락말락 하였다.그는 걸어가 그 시계를 집었다.PK의 클래식 남성용 기계 시계였고 예매 값은 26억 원에 달하며, 한정판으로 전 세계에 도합 10개밖에 안 되었고, 그중 1개는 현재 그의 캐비닛에 보관되어 있었다.그는 눈을 감고 한

    Last Updated : 2024-08-26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26화

    은빛이 도는 반지가 그의 손에 끼어 있었는데, 사이즈가 그에게 조금 큰 것 같았고, 반지 위에는 ‘ㅇㅂ’라는 글자가 보일 듯 말 듯 새겨져 있었다.‘ㅇㅂ’, 나은별의 초성이었다.‘반지에 이름을 새길 정도로 가까워지셨나?’가슴에서 다시 강렬한 통증이 전해지면서 팔다리로 조금씩 퍼져 나갔고, 나중에는 뼛속까지 아픔이 스며드는 듯했다.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깨물며 얼굴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했다.유강후는 고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가둬두었던 마음속의 맹수가 곧 제압을 뚫고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온다연, 한 번만 기회를 더 줄게, 누가 네 남자 친구야?”“잘 생각하고 대답해, 만약 답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결과도 네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거야.”가시 돋친 말과 떨리는 듯한 그의 목소리는 온다연이 한눈만 올려다봐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자신의 고통에 이성을 잃어 이를 악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차피 아저씬 아니니까 신경 좀 꺼주세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갑자기 그에게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고, 몇 걸음 만에 침실 입구에 도착했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유강후가 발로 걷어차자 침실 문이 그대로 열렸다.그리고 온다연을 큰 힘으로 침대에 내동댕이쳤다.다음 순간, 그의 큰 몸이 그녀를 완전히 덮어 버렸다.얇은 옷감은 너무나도 쉽게 벗겨졌고 차가운 공기에 여린 피부가 노출되자 온다연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아저씨!”그러나 유강후는 못 들은 척 눈시울을 붉히며, 그녀의 머리를 누르고 입술을 거의 물어뜯듯이 키스했다.무언가를 의식한 듯 버둥거리던 온다연은 단 몇 번 만에 완전히 제압당했다.유강후는 한 손으로 그녀의 두 손을 잡아 머리 위에 구속하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벨트를 풀어 거칠게 땅바닥에 던졌다.그녀는 질겁하여 눈을 크게 뜨고 빌어댔다.“싫어요, 제발 하지 마세요! 제발!”그녀가 용서를 비는 나른한 목소리와 희고 부드러운 몸결이 강렬한 독약처럼 유강후를 자극했고, 시간은

    Last Updated : 2024-08-26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27화

    방금 그런 일을 하면서 느꼈던 쾌감을 돌이키면 유강후는 몸이 간간이 조여왔다.‘턱없이 부족해.’그는 줄곧 냉정한 사람이어서 남녀 사이의 그 일은 단지 상대방에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처럼 그렇게 통제 불능이 될 줄은 몰랐다.그는 비록 이 몇 년 동안 줄곧 온다연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었지만, 그녀의 나이가 너무 어려서 오늘까지 미루어 왔다.그는 원래 그런 노골적인 감상들이 단지 사람들에게 과장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중독성 있고 언어로 묘사하기 어려운 느낌이 들 줄은 몰랐다.그녀의 몸이 극도의 쾌락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가 그의 흔적들로 도배되고, 진정으로 그의 물건이 된 순간, 그때 마음의 충격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하게 하였고 자신의 행동을 컨트롤하지 못하게 하였다.하지만 조금 전 그 치명적인 짜릿함과 꽉 조여지는 느낌을 생각하면 그는 몸이 또 점차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다연이 저렇게 우는 걸 보니 정말 많이 아픈가 보네.’그는 일어나서 옷을 걸치고 손을 뻗어 온다연을 안으려고 했다.그녀의 몸은 여전히 가볍게 떨리고 있었고 침대 시트를 붙잡은 손은 놓을 생각이 없었다.그는 방금 좀 지나쳤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강제로 뒤집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많이 아파? 어디 보자.”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온다연의 빨갛게 부어오른 두 눈을 보았고, 그 눈 속에는 그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했다.예전에 그를 쳐다볼 때도 무서워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완전히 달랐다. 그 눈빛에는 먹이사슬에서 상위권인 포식자를 보는 것처럼 원초적인 두려움이 어려있었다.그녀는 지금 그를 진정한 괴물로 여기고 있었다.자기도 모르는 애매하고 씁쓸한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온다연, 난 네 남자야. 이런 일은 네가 감당해야 하는 게 마땅하잖아. 그러니까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마.”그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온다연의 눈을 만지려 하자 온다연은 눈에

    Last Updated : 2024-08-26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28화

    비록 유강후와 온다연이 어떤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마주친 것은 그냥 귀로 듣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그녀는 너무 놀라고 충격을 받아 유강후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너희들...”유강후는 냉정한 눈길로 그녀가 입고 있는 잠옷을 흘끗 쳐다보고, 또 방 안의 술병을 보더니, 사실은 전혀 상관없는 이 두 가지 일을 한데 엮어 놓은 듯했다.임혜린을 노려보던 그는 차갑게 물었다.“어젯밤 그 사람이 너였냐?”임혜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되어 막 입을 열려고 했는데 갑자기 친구가 고개를 들더니 당황한 기색으로 그녀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그녀는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유강후에게 불쾌한 태도로 말했다.“그쪽이랑 뭔 상관이죠?”그녀는 어지러운 테이블 위를 힐끗 보더니 일의 자초지종을 알 것 같았고, 저도 모르게 화가 나서 말했다.“술을 조금 마신 것뿐인데, 그쪽이 참견할 일은 아니지 않나?”유강후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선 채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마치 그녀의 말속 진실과 거짓을 살피고 있는 듯했다.그에게는 상위권의 사람들에게만 있는 무시무시한 압박감이 있어, 이렇게 심판의 눈길로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볼 때 상대는 종종 견디지 못하고 패했다.임혜린은 이런 압박감 어린 눈빛에 당황해하며 욕설을 퍼부었다.“뭘 봐요? 잠옷 입은 여자 못 봤어?”유강후는 시선을 거두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시계는 네가 남긴 거야?”‘웬 시계?’임혜린은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꺼냈다.“제 것 아니면 누구 거겠어요?”유강후는 ‘흥’하더니 매서운 눈빛이 조금 누그러들었다.“한이준 거 훔친 거야?”임혜린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그의 전 재산을 훔쳐 가도 그쪽이 뭐라고 할 자격 없거든요? 그리고 이 변태 아저씨, 우리 다연에 무슨 짓을 한 거예요?”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에게 다가와 다짜고짜 온다연의 손을 잡아당기려고 하자 유강후는 몇 걸음 뒤로 하며 경고하듯 차갑게 말했다.“여기서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오

    Last Updated : 2024-08-26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29화

    그는 참을성 있게 나지막이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다쳤을 수도 있어. 착하지, 여의사야, 보기만 하고 다른 건 안 해.”온다연은 여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유강후는 그녀의 손가락을 조금씩 떼어내 담요를 열었다.온다연의 가냘픈 몸매는 온통 선명한 키스 자국들로 도배되었다. 워낙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더 돋보이는 빨간색은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나이가 지긋한 여의사는 한눈만 보아도 대충 알 수 있었다.혈기 왕성한 젊은 부부가 놀음에 지나쳐 다치게 되는 일은 그녀에게 있어서 늘 이상하지 않았다.자세한 검사를 진행한 후 그녀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입구 쪽이 조금 찢어졌으니 앞으로 조심하시고 부부생활은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그녀는 유강후를 한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두 분은 체형 차이가 크니 이런 일에선 남성분이 좀 자제해야 합니다. 충동적으로 마구 세게 부딪치면 안 되고 여성분이 그만큼 견딜 수 있는지도 잘 살펴야 하죠.”유강후의 다소 어두운 안색을 보더니 그녀는 좀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직접 보세요, 이 여성분의 몸은 대부분 아담하고 남성분께서는 덩치가 큰 편입니다. 어떤 말은 제가 너무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으시죠? 여성분이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면 즉시 멈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칠 수 있어요.”의사는 말을 마치고 유강후의 점점 더 어두워지는 안색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연고를 건네주며 말했다.“두 분이 부부 사이라면 이 약은 남성분께서 직접 발라주시는 게 좋습니다. 안팎 모두 자세히 바르면 3,4일 후에야 서서히 나아질 것입니다.”의사는 떠나기 전에 또 신신당부하였다.“안까지 모두 바르는 걸 잊지 마시고, 다 나을 때까지 합방하시면 안 됩니다.”의사가 떠난 후, 유강후는 온다연을 안고 욕실로 향했다.뜨거운 물과 오일이 미리 준비된 욕조는 은은한 향으로 가득 차 온다연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줬다.유강후는 온다연을 따스한 물에 조심스럽게 담가주었고, 몸이 금방 물에 잠겼을 때 그녀는 상처가 물에 닿은 탓인지

    Last Updated : 2024-08-2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30화

    온다연은 그가 뭐라도 더 할까 봐 두려워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조금 아래쪽의 부위를 씻겨줄 때, 그는 다시 한번 상처를 확인하고 싶어 그녀를 안아 욕조 변두리에 올려놓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다리 열어봐, 상처가 어떻게 됐는지 보자.”깜짝 놀란 온다연은 가느다란 다리를 꼭 닫고 두 손으로 무릎을 껴안은 채 그에게 쳐다볼 틈도 주지 않았다.그는 더 무리하지 않고 일어나 수건을 꺼내 그녀의 몸에 묻은 물을 닦아낸 뒤 안아서 세면대에 올려놓고 다시 타일렀다.“보여줘, 약 발라야 해.”온다연은 또다시 거절했고 반응도 점점 격해져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계속 손으로 그를 밀쳐내고 있었다.“다연아, 난 네 남자인데 뭐가 부끄러워? 앞으로도 이런 일 여러 번 있을건데 계속 숨기기만 할 거냐고. 평생 도망치기만 할래?”온다연은 이 말에 눈을 번쩍 뜨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뭐? 여러 번? 앞으로도 여러 번이라고?’‘그리고 평생 이 남자와 함께? 아니야, 싫어!’‘난 다른 여자와 한 남자를 공유하기 싫어!’‘이렇게 평생을 그와 함께하고 싶지 않아!’‘매일 이 사람과 나은별 사이에 끼고 싶지 않아!’‘평생 진흙탕 속에 빠져 햇빛도 못 보는 잡초처럼 살고 싶지 않아!’‘평생은 너무 길잖아... 난 견딜 수 없어!’이런 생각들이 한데 엉키자,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소리쳤다.“난 평생 아저씨랑 함께 있는 거 싫어요. 너무 길잖아요,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단 말이에요!”유강후는 눈빛이 흐려지더니 얼굴색이 한순간 변해 버렸다.“뭐라고?”온다연은 매우 흥분되어 쉬고 찢어져 마치 우는 것 같은 목소리로 울부짖었다.“못 참겠어요, 같이 있지 않을래요, 아저씨를 원하지 않는다고요!”이렇게 말하며 그를 밀쳐내고 세면대에서 내려오려고 했지만, 유강후에게 다시 제자리로 눌리고 말았다.그도 마찬가지로 기분이 몹시 안 좋았지만 애써 참는 것 같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말했다.“그럼 실망하겠네, 넌 평생 나랑 묶여 있을 거야!”그는 한 손으로 그

    Last Updated : 2024-08-2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31화

    온다연은 이불을 꽉 움켜쥐었고 그 끝없는 질식감이 다시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온다연은 유강후를 두려워했지만 이 순간의 자신이 더 싫었다.이 상황에서도 온다연이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유강후가 자신에게 그렇게 폭력적이었다는 것이 아니었다.유강후가 방금 나은별과 함께 있다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자신과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유강후는 심지어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나은별의 향기를 품고 자신과 함께 있었다.온다연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자신이 유강후의 애완동물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온다연은 유강후의 몸에 다른 여자의 향기가 묻은 채 자신과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유강후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이라고 말했다.유강후가 앞으로도 나은별의 향기를 품고 자신과 함께 잘 작정이었단 말인가?유강후는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온다연은 더럽다고 생각했다!이 모든 것을 생각하니 온다연은 가슴에 난 상처가 더 크게 벌어져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는 고통을 느끼고 몸도 함께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유강후는 온다연이 떨고 있는 것을 보고 찡그렸다.한쪽 손으로 온다연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온다연, 두려워해도 소용없어, 스스로 적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야.” 온다연은 이불을 꽉 잡고 눈을 감았다.유강후의 마음속에서 온다연은 얼마나 비천하게 여겨졌을까. 이렇게 역겨운 일을 온다연 스스로 적응하도록 요구하다니!이 며칠간의 교류에서 온다연은 자신이 조금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보니 모든 것은 온다연의 착각이었다!온다연은 유강후 같은 사람이 자신에게 어떤 감정을 품을 리 없다는 것을 진작 알아채야 했다.애완동물은 애완동물의 위치를 찾아야 한다. 결코 주인의 가끔 보여주는 온정을 탐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죽어도 매장될 곳이 없을 것이다!아마도 너무 피곤해서인지 또는 체력이 너무 소진되어서

    Last Updated : 2024-08-27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232화

    유강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반지일 뿐이야,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이권은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귀한 물건인데 어떻게 긴장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노회장님이 가주의 자리를 당신에게 넘기셨으니 이 반지는 신분의 상징입니다. 안씨 가문에서 특별히 사람을 보내서 가져온 것이니, 이제 도련님께서 시간을 내서 계승식에 참여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유강후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고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대리로 맡는 것뿐이야.” 이권은 말했다. “도련님의 어머니가 노회장님의 외동딸이시고, 도련님은 그의 유일한 손자이신데 도련님이 안씨 그룹을 계승하지 않으면 누가 계승하겠습니까? 이것은 언젠가는 있을 일이죠.” “참, 도련님의 친구인 그 북유럽 재벌 상속자님은 지금도 영운산에 있는 별장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나은별 아가씨도 그곳에서 그분을 돌보고 있는데 가서 보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유강후는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어젯밤에 하루 종일 함께 있었으니 충분해. 그는 나와 나은별의 공동 친구니까 나은별이 함께 있는 것으로 충분해.” 잠시 생각한 후 유강후는 다시 말했다. “영운산에 있는 집의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침실 디자인이 별로라서 온다연이 좋아하지 않을 거야. 나중에 디자이너를 불러서 내가 직접 얘기하겠어.” “네, 셋째 도련님.” 이권은 유강후의 지시를 모두 들은 후 상자를 들고 나가려 했다.이권이 문 쪽으로 가기 전에 유강후가 이권을 불렀다.이권은 돌아서며 말했다. “셋째 도련님?” 유강후는 창가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유강후의 얼굴은 마치 차가운 금속 껍질로 덮인 듯한 냉혹함이 느껴졌고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금방 따낸 영원시 부동산 프로젝트를 유민준에게 넘겨줘.” 영원시의 부동산?이권은 얼어붙었다.그건 방금 큰돈을 들여 힘들게 따낸 대규모 프로젝트 아니었나?이권은 갑자기 다급해졌다. “그 프로젝트는 큰 노력을 들여 겨우 따낸 거예요. 제

    Last Updated : 2024-08-27

Latest chapter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6화

    자연스레 유강후도 주성원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곧바로 흰머리 한두 가닥을 보게 되었다.그는 겁에 질린 채로 재빨리 다가가 온다연의 손목을 잡고 흔들었다.“다연아.”그러나 온다연은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유강후는 그녀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아직 뜨거웠다.가슴을 쥐어뜯듯 고통이 밀려왔다.유강후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았다. 모든 상황을 설명해 줬고 심지어 아이까지 보여줬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지를 몰랐다.이때 주성원이 입을 열었다.“다연 씨의 현재 상태는 매우 심각합니다. 처음 봤을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사실대로 말했다.“대표님, 병원에 데려가 정밀검사를 받는 게 어떠신지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자칫하다가 암으로 발전될 수도 있으니 검사를...”유강후는 고개를 휙 돌렸다.“뭐라고요?”주성원은 말을 이었다.“장난으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 일만 30, 40년 해왔는데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다연 씨는 위에 문제가 생긴 게 확실합니다.”“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상태가 악화된 거죠? 불과 한두 달밖에...”순간 유강후의 머릿속에는 막연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어쩌면 온다연이 아이가 없어진 걸 알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그저 이런 추측이 스쳐 지나갔을 뿐, 곧바로 그에게 부정을 당했다.유강후는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다연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아시잖아요. 굉장히 내성적이고 뭐든 속에 담아두는 성향이에요. 제가 아무리 옆에서 달래도 절대 입을 열지 않거든요. 아마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이렇게 된 것 같네요.”“혹시 다연이의 입을 열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주성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이건 대표님이 공들여 유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연 씨는 생각이 깊은 사람이라 어쩌면 마음의 병을 앓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대화를 최대한 많이 하는 게 좋습니다. 속에 담아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5화

    온다연은 심장이 도려내는 듯한 고통에 비틀거리며 비웃었다.“대면이라뇨? 이번에는 또 어떤 연극을 하려는 거예요? 내가 어떻게 협조하길 원하는 거죠?”그녀는 천천히 침대 위 아이를 바라보았다.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요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의 맑은 눈동자가 보였다.아이는 참으로 순하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자신의 아이가 아니었다.그녀의 마음은 누군가 마구잡이로 흔들어대는 것처럼 아팠다.내장이 모두 뒤틀리는 듯한 통증에 온다연은 견딜 수 없었다.지금 당장이라도 유강후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왜 자신의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겼는지, 그리고 침대 위의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인지.하지만 만약 지금 모든 것을 폭로한다면, 유강후가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쩌겠는가?그가 침대 위의 아이를 어떻게 처리할지 상상만으로도 두려웠다.유강후는 차갑고 냉혹한 사람이었다. 때문에 아이 하나 없애는 건 그에게 아무것도 아닐 터였다.온다연이 아이를 보며 움직이지 않자 유강후는 다가와 아이를 품에 안고 그녀의 앞으로 걸어왔다.그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이 깼어. 안아 줘.”그는 아이를 온다연에게 건네려 했다.하지만 온다연은 받아들이지 않고 유강후를 밀쳐냈다.“꺼져요. 내 앞에서 위선 떠는 거 짜증 나니까!”그녀의 목소리가 다소 컸는지라 놀란 아이는 ‘와아’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던 유강후는 아이를 그녀에게 억지로 넘기려 했다.두 사람의 실랑이 끝에 결국 아이는 품에서 벗어나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순간 두 사람 모두 얼어붙었다.온다연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아이를 안아 올려 다친 곳이 있는지 확인했다.다행히 방바닥에는 두툼한 카펫이 깔려 있었고 아이도 옷을 두껍게 입고 있어 크게 다치지 않았다.그러나 충격을 받은 아이는 더욱 크게 울기 시작했다.온다연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달랬다.그러나 왜인지 평소에는 얌전했던 아이가 이번에는 좀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유강후는 장화연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4화

    “내가 낳은 아이라고요?”온다연은 유강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그의 영혼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어떻게 거짓말을 하면서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수 있지? 난 대체 얼마나 어리석었길래 이 사람의 모든 행동을 사랑이라 믿었고 진심이라고 여겼던 걸까?’갑자기 온몸이 지치는 듯한 피로감에 휩싸이더니 온다연은 차갑게 말했다.“아저씨, 나 속이는 게 그렇게 재미있어요?”유강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눈빛에 잠깐 고통스러워하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널 속인 적 없어.”“속인 적 없다고요?”온다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그의 앞에 섰다.눈빛이 마치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평가하듯 차갑고 날카로웠다.유강후의 몸에 커다란 구멍이라도 뚫으려는 듯 온다연은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그러다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웃음소리는 점점 커졌고 마침내 눈물까지 흘러내렸다.“속인 적 없다니... 아저씨, 아저씨 입에서 진실된 말이 단 하나라도 나온 적이 있긴 해요?”“하늘을 걸고 맹세해봐요. 날 속인 적 없다고. 정말 진실만 말했었다고요!”“할 수 있겠어요?”그녀는 한 번도 이렇게까지 감정을 폭발시킨 적이 없었다.목이 터질 듯 외치는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게 만들었다.하여 유강후는 온다연의 이마에 손을 대며 물었다.“어디 아픈 거 아니야? 주성원 선생님 부를까?”“손 치워요!”온다연은 그의 손을 세게 쳐내며 격렬히 숨을 몰아쉬었다.‘참을 만큼 참았어.’다정하면서도 유강후의 몸에서는 여전히 달달한 향수 냄새가 났다.역겨웠다. 정말 끔찍하게 역겨웠다.그와 얽혔던 모든 기억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그녀의 심장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온다연은 유강후를 밀쳐냈다.“아저씨는 정말 역겨워요. 진짜 끔찍해요!”순간 유강후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창백한 온다연의 얼굴을 보며 그는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온다연, 지금 무슨 말 하고 있는지 알아? 방금 한 말 당장 취소해.”그러자 온다연은 차가운 웃음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3화

    “예전에는 작은 도련님을 앞에 데려다만 놓으면 꼭 안아서 놓으려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만지려고도 하지 않아요.”잠시 망설이던 장화연이 이어 말했다.“사모님이 아마 이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아버린 것 같아요.”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유강후는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그리고 장화연은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 건네며 말했다.“차라리 이제 사실을 사모님에게 말하는 게 어때요?”유강후는 마음이 죄어드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눈빛이 어두워졌다.“안 돼. 견디지 못할 거야. 정말 죽을 만큼 아파할 거라고...”장화연은 한숨을 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이제는 제 말을 믿지도 않고 제게 응답도 하지 않아요. 진시현 씨 일은 직접 사모님에게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유강후는 고개를 돌려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방 안에서 온다연은 유강후가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아이의 볼을 살짝 건드리며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이제 이 아이만 보면 자신의 아들이 그 여자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그 고통은 마치 칼로 심장을 도려내는 듯했고 유강후에 대한 증오가 점점 깊어졌다.그의 무정함과 거짓말이 더욱 미웠다.장화연을 시켜서 외부의 여자가 자신의 대역이라는 말이나, 누군가 그녀를 암살하려 했기에 보호를 위해 대역을 세웠다는 말까지 하게 만들다니.온다연은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이었다.‘이런 허술한 거짓말을 대체 어떻게 만들어낸 걸까? 설령 누군가 내 목숨을 노렸다 해도 어떻게 내 아들을 그 대역한테 맡길 수 있어? 웃겨서 정말!’그의 입에서는 한 마디의 진실도 나오지 않았다.온다연은 멍하니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너는 내 아기가 아니지만 명목상 내 아이니까 정말 좋긴 해. 걱정 마. 내가 널 포기하지 않을 거야. 작은 희망이라도 있으면 반드시 널 데리고 나갈 거야.”“하지만 지금은 널 좋아한다는 걸 티 내면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아저씨가 널 이용해 날 또 옥죌 거니까.”“그 사람은 정말 나쁜 사람이야. 내가 얼마나 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2화

    병원에서.며칠간의 치료와 정성 어린 간호 끝에 나은별은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그녀는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며 소이섭이 깎아준 사과를 받아들었다.“그 사람은 어떻게 처리했어요?”소이섭은 안경을 살짝 고쳐 쓰며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죽었어. 너무 많은 걸 아는 사람은 살려둘 수 없지.”나은별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그 사람... 강후 씨 비서였잖아요. 갑자기 죽으면 의심을 사지 않을까요?”그러자 소이섭은 냉소적으로 대답했다.“강후는 지금 온다연이라는 여자애를 찾느라 온 세상을 뒤지고 있어. 이런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야.”곧 나은별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이번 수는 제대로 먹혔네요. 비서를 이용해 강후 씨의 말을 왜곡해서 아래 사람들에게 전달하게 하고 강후 씨가 온준휘를 구하지 않으려 한다는 오해를 만들었잖아요. 그 결과 온준휘는 골든타임을 놓쳐 죽게 됐고 지금 온다연의 눈에는 강후 씨가 살인범이나 다름없겠죠.”“온다연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사랑도 받지 못했어요. 자신이 잠깐 돌봐줬다는 이유만으로 심미진이 온다연을 학대하고 유하령이 괴롭히게 놔뒀는데도 아직도 심미진을 잊지 못하더라고요. 그런 애가 가장 중시하는 건 가족이에요. 그런데 온준휘가 강후 씨의 무관심으로 죽었다고 믿고 있으니... 온다연이 강후 씨를 용서할 리 없겠죠.”“게다가 온다연은 강후 씨가 자기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버렸다고 믿고 있어요. 이제 강후 씨를 더더욱 용서하지 못할 거예요.”“근데 정말 보고 싶어요. 그 여자가 자기 아이가 사실 이미 죽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생각만 해도 속이 시원해!”소이섭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차갑게 말했다.“지금은 온다연이 그 사실을 알게 하면 안 돼. 김원도와 계획한 대로 모든 걸 진행해야 해. 하지만 걱정 마. 온다연이 너한테 그런 짓을 했던 만큼 내가 온다연한테 그보다 더한 고통을 줄 거니까.”나은별은 이를 드러내며 비웃었다.“온다연 따위가 감히 나와 경쟁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1화

    유강후는 온다연이 다른 남자를 위해 애원하는 모습을 보며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만약 내가 안 된다고 하면?”온다연은 침묵했다.그녀의 손에는 지금 그를 위협할 만한 아무것도 없었다. 유강후가 지금 신경 쓰는 건 아마 그녀의 목숨뿐일 것이다.그도 그럴 것이 유강후는 아직 온다연을 완전히 가지고 놀지 못했다.한참을 망설인 끝에 온다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나쁜 소식을 들으면 나는 이곳에서 뛰어내릴 거예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으니까. 정말로... 너무 지쳤어요.”그녀의 눈에 가득한 피로감은 거짓이 아니었다.유강후는 가슴 한가운데가 쥐어짜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그녀가 또다시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그를 위협하니 말이다.며칠 동안 그녀를 찾기 위해 유강후는 잠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다.염지훈과 그녀가 한 방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그럼에도 온다연이 김원도의 사람들에게 노출될까 봐 그는 끊임없이 조바심을 냈다.몇 차례 그녀가 납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유강후는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었다.그런 상황 속에서 아무도 그가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몰랐다.사실 유강후는 한 번도 이렇게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어린 시절 임씨 가문의 미치광이가 유강후를 방 안에 가둬두고 불을 지를 때도, 납치되어 피를 뽑히고 총구가 이마에 겨눠졌을 때도, 심지어 고층 건물에서 떠밀려 죽음이 코앞에 닥쳤을 때도 그는 이렇게 두려워하지 않았다.하지만 온다연이 어딘가에서 고통받거나 모욕당할지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는 미칠 지경이었다.심지어 그녀가 살해되었다는 거짓 소식을 들었을 때는 순간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릴 뻔했다.이런 이유로 그는 염지훈을 죽이지 않았다.그의 평소 성격대로라면 염지훈은 이미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텐데 말이다.비록 온다연을 데리고 갔지만 염지훈은 그녀를 김원도의 광기에서 철저히 보호했다.그런 점에서 염지훈을 죽이는 대신 단지 한 번 심하게 때리는 것으로 끝낸 것이다.물론 유강후는 여전히 염지훈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800화

    그 대답을 들은 유강후는 애써 참고 있었지만 금방이라도 터질 듯했다.그는 천천히 온다연의 목에 감긴 붕대를 쓰다듬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참 안됐군. 너는 평생 나와 함께할 수밖에 없어. 죽어도 내 무덤에 묻혀야 하고 묘비에는 내 이름이 새겨질 거야.”이내 유강후는 그녀의 턱을 들어 올리며 낮게 물었다.“온다연, 네가 내 곁을 떠나 있었던 날들이 며칠인지 기억이라도 나?”온다연은 그의 손을 뿌리치며 답했다.“기억도 안 나고 알고 싶지도 않아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저씨 곁에 없는 동안 훨씬 자유로웠다는 거예요.”유강후는 그 말에 가슴이 너무 아파 견딜 수 없었지만 차분히 온다연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하지만 네가 그랬잖아. 절대 날 떠나지 않겠다고.”그의 목소리는 차갑기 그지없었고 그 눈빛 속의 감정은 더없이 서늘해 그녀의 숨을 막히게 했다.온다연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런 말 다 잊어버리세요.”그 순간, 유강후는 갑자기 그녀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며 말했다.“온다연, 나한테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그는 한 단어 한 단어를 곱씹어가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만약 이 일이 10년 전이었다면 난 염지훈을 내 손으로 죽였을 거고 너도 직접 목을 졸라 끝냈을 거야.”“5년 전이었다면 네 존재를 이 세상에서 완전히 지웠겠지. 그리고 널 평생 감옥 같은 곳에 가둬뒀을 거야.”“하지만 지금은 내가 좀 나이를 먹었으니 참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 너 때문에 물러나 주는 거야. 이번 한 번만. 단 한 번뿐이야.”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경고했다.“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널 새장 속에 가둬둘 거야. 내 말 하나하나 다 진짜니까 의심하지 마.”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온다연은 그의 말에서 뼛속까지 서늘해지는 차가움을 느꼈고 본능적으로 유강후의 손을 피해버렸다.그가 하는 말이 진심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유강후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9화

    그러자 이내 수화기 너머에서 염지호의 잔뜩 당황한 목소리가 들렸다.“뭐라고?”유강후는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장 이난과 연락하고 직접 와서 확인하세요.”그 말을 끝으로 그는 전화를 끊고 온다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전화했어. 그러니까 이제 칼 내려놔.”온다연은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레 칼을 내려놓았다.칼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유강후 또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재빠르게 그녀에게 다가가 상처를 확인했다.칼날은 매우 날카로웠고 그로 인해 생긴 상처는 생각보다 많이 깊었다. 만약 조금만 더 깊었더라면 큰일이 날 뻔했다.유강후는 그녀를 재빨리 안아 들고 성큼성큼 밖으로 향했다.차에 오르자마자 유강후는 경호원이 건넨 붕대를 건네받더니 온다연의 상처를 간단히 응급으로 처치를 해줬다. 그리고는 곧바로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상처는 꽤 깊어서 열 몇 바늘을 꿰매고 지혈제를 맞은 후에야 겨우 피가 멈췄다.그제야 유강후는 안도하며 온다연의 손에 시선을 돌렸고 그제야 아까 자신에게 밟힌 손가락 중 하나가 부어오른 것을 발견했다.그것은 바로 예전에 문에 끼어 부러졌던 그녀의 새끼손가락이었다.온다연의 손가락을 본 유강후의 심장이 다시 철렁 내려앉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한참 들여다보다가 낮게 물었다.“아프지? 왜 안 말했어?”온다연은 그런 유강후를 조롱하듯 대답했다.“말하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말하면 아저씨가 절 걱정이라도 해줄 것 같았어요?”“게다가 이 손가락도 아저씨가 부러뜨린 거잖아요. 한 번 더 부러진다고 달라질 게 뭐가 있겠어요?”유강후는 그녀의 눈에 깃든 증오의 감정을 보고 마음이 저려오는 듯했고 마치 누군가 그의 가슴을 쥐어뜯는 기분이 들었다.이내 그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뗐다.“온다연, 말 그런 식으로 하지 마.”하지만 온다연은 그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며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연기는 그만하죠. 구역질 나니까.”유강후는 그녀가 화가 난 상태라는 걸 알고 더 이상 대응하지 않고 곧바로 의사를 불러 검사를 요청했다.결국 예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98화

    온다연은 옆에서 모든 장면을 보고 있었고 겁에 잔뜩 질려 얼어붙은 채로 유강후의 팔을 붙잡으며 외쳤다.“그만해요! 제발 그만두세요!”하지만 그녀는 곧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염지훈은 눈이 붉게 충혈된 채 유강후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혹시 당신이 신이라도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사람의 생사까지 결정할 수 있는 줄 아시나 본데 그건 틀렸습니다. 유강후 씨가 이럴수록 온다연은 당신을 더 증오할 겁니다. 다연이를 보세요. 당신을 쳐다보는 것조차 싫어하지 않나요?”“유강후 씨가 아무리 다연이를 억지로 데려가도 쟤는 어떻게든 당신을 떠날 방법만 찾을 겁니다!”“당신 같은 사람은 절대 사람의 진심 어린 마음을 얻을 자격이 없거든요.”그 말에 유강후의 눈빛은 더욱 살기를 띠었고 그는 발을 들어 다시 염지훈을 거세게 찼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훨씬 더 무자비했다.염지훈은 거친 기침을 하며 피를 미친 듯이 뱉어냈고 온다연은 깜짝 놀라 경호원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철저히 제압당해 꼼짝도 할 수 없었다.이 순간, 유강후는 온다연의 눈에 핏빛으로 물든 악마처럼 보였다. 그의 통제 불가능한 모습은 마치 염지훈을 죽일 작정인 것 같았다.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반드시 막아야 했다. 순간, 온다연의 시야에 방금 테이블 위에 놓였던 과도가 들어왔다.그러자 온다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칼을 집어 자신의 목에 갖다 댔고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 달려들며 외쳤다.“사모님, 안 됩니다!”“사모님, 칼 내려놓으세요!”온다연은 한 발짝 물러섰고 손에 힘을 주어 칼끝을 목에 깊숙이 밀어 넣었다.“다가오지 마세요!”유강후는 갑작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온다연을 보고는 충격에 몸이 굳었다.하지만 온다연의 목에는 이미 날카로운 칼날이 깊이 박혀 선혈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온다연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본 유강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칼 내려놔. 온다연.”그러나 온다연은 벽 쪽으로 물러서며 단호하게 말했다.“다가오지 마

DMCA.com Protection Status